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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의 가을, 중년이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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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깃을 올려 세운 중년 남성의 중후한 멋이 어울리는 가을이다. 그러나 그들에게 닥친 ‘인생 가을’은 그다지 멋있고 낭만적이지 않다. 총천연색으로 불타는, 절정의 순간을 지나버린 단풍처럼 중년 남성의 몸과 마음은 초라하고 을씨년스럽다. ‘마음은 청춘’인데 움직여 주지 않는 제 몸을 보며 “나도 늙었구나” 하는 한탄이 새어 나온다.
‘남성의 가을’은 숨길래야 숨길 수 없다. 세포 내 단백질 합성이 저하되고, 수분이 적어지면서 얼굴과 목 주변에 짙은 주름이 생긴다. 남성호르몬 분비가 불규칙해지면서 탈모도 진행돼 전형적인 ‘아저씨’ 모습이 된다. 뱃살도 허리를 비집고 나온다. 중년에 접어들면 기초대사량이 15% 정도 감소하고, 지방세포의 크기가 커지는 ‘비대성 비만’ 때문에 아무리 적게 먹고 운동을 해도 허리 주위에 지방세포가 집중된다.
체력과 운동 능력도 예전 같지 않다. 40대 중반을 넘어서면 30대에 비해 근육 량과 근력이 10~20% 정도 줄어 든다. 심폐지구력, 유연성, 평형감각 등 기초체력도 30대보다 8~13% 정도 떨어진다. 이 때문에 뛰고 싶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고, 무리해서 뛰면 다치기 쉽다. 40~50대의 운동 부상 확률은 전 연령대서 가장 높다.
‘남성성(男性性)’도 상처를 받는다. 대한남성과학회에 따르면 40대 남성의 약 8%, 50대 남성의 약 15%가 병적인 발기부전이다. 고혈압·당뇨·심장질환 등 만성질환자는 발기부전 유병률이 최고 4배까지 높아진다. 기대 수명은 갈수록 늘어나는데 인생의 절반을 갓 넘긴 시점부터 ‘남자의 힘’을 잃은 ‘고개 숙인 남성’이 되는 것이다.
‘건강 성적표’는 그야말로 낙제 수준이다. 40~50대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39.2%로 60~70대(35.8%)보다 오히려 높다.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복부비만 등 ‘고약한’ 만성병을 모두 갖고 있는 사람이 중년 남성 10명 중 4명이나 된다는 뜻이다. 고혈압 유병률은 40~45세 24.5%에서 55~59세가 되면 47.7%로 급상승한다. 30대 1%에 불과하던 당뇨병 유병률도 45세가 되면 9%로, 50대엔 17%가 된다. 40~50대 남성의 공복 시 혈당 평균치는 99.2~104.5㎎/㎗다. 100㎎/㎗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그 밖에 눈에 보이지 않는 혈관과 세포와 뇌의 노화도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면역기능이 떨어져 툭하면 잔병치레를 하게 된다.
지치고 힘겹기는 정신도 마찬가지다. 2006년 통계청 사망률 통계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 중 40대는 25명, 50대는 33명이 자살했다. 우울한 기분을 막는 뇌의 갑상선 호르몬 대사가 줄어드는 대신 세로토닌 같은 뇌의 신경전달물질 분비가 증가하면서 우울 증상이 쉽게 오기 때문이다. 신경과민, 무기력증, 강박증 등도 중년 남성을 괴롭히는 대표적 문제들이다.
삼성제일병원 비뇨기과 서주태 교수는 “육체적 노화를 수동적이고 비극적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청년 못지 않은 자신감과 운동 등 자기 몸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로 ‘인생 후반전’을 적극적으로 설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글=정시욱 헬스조선 기자 sujung@chosun.com">sujung@chosun.com
/ 사진=홍진표 헬스조선 PD jphong@chosun.com">jpho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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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16 17:23 입력
/ 2007.10.17 09:4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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