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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진방선(亂眞妨善)
참된 것에 대한 가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선으로 나아가는 것을 방해한다는 말이다.
亂 : 어지러울 난(乙/12)
眞 : 참 진(目/5)
妨 : 방해할 방(女/4)
善 : 착할 선(口/9)
출전 : 위백규(魏伯珪)의 존재집(存齋集)
위백규(魏伯珪)가 정원에 여러 종류의 국화를 길렀다. 그중 소주황(蘇州黃)이란 품종이 단연 무성했다. 빛깔도 노랗고 꽃술은 빽빽했다. 가지는 무성하고 잎사귀는 촘촘했다.
정원을 둘러보던 그가 갑자기 사람을 불러 소주황을 모두 뽑아 버리라고 했다. 곁에 있던 객이 어찌 저 고운 꽃을 미워하느냐고 묻자 그의 대답이 이렇다.
빛깔과 모양이 좋은 국화의 품종과 비슷하고 피는 시절도 같다. 요염하고 조밀한 모습이 사람들의 눈을 기쁘게 한다.
한번 심으면 거름을 안 줘도 무성하게 퍼진다. 나눠 심지 않아도 절로 덩굴져 뻗는다.
바위틈이나 담 모서리라도 뿌리를 교묘하게 내려 토양을 썩게 하고 담장을 망가뜨린다. 안 되겠다 싶어 뽑으려 들면 뿌리가 얼키설키 엉겨 제거가 아주 어렵다.
밑동과 잔뿌리가 조금만 남아도 장마 한번 지나고 나면 다시 무성해진다. 인근 둑까지 번져 좋은 식물을 몰아내고 고운 화초를 시기해 쫓아낸다.
함께 무성해지는 꼴은 죽어도 못 본다. 마침내 온 동산을 차지해 어여쁨을 뽐내며 사람의 안목을 현혹한다.
어쩌다 뜨락에서 쫓겨나 제방 밖에 버려져도 낮고 더럽고 음습한 곳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등나무 넝쿨이나 가시나무와 뿌리를 서로 얽고 양보해가며 아주 겸손한 태도로 돌변한다.
꽃을 피우면 작은 방울같이 둥근 꽃봉오리가 제법 약초밭의 분위기까지 자아낸다. 시골 사람들의 중추절 모임에서 좋은 감상 대상이 된다.
내가 이 꽃을 뽑아 버리라 한 것은 그 난진방선(亂眞妨善), 즉 참된 것에 대한 가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선으로 나아가는 것을 방해하는 태도 때문이다.
공자가 말한 사이비(似而非)다. 피는 벼와 구분이 어렵다. 콩밭에도 비슷하면서 콩에 피해를 주는 놈이 있다. 겉은 멀쩡해도 가짜들이다. 뽑아 버리는 것이 마땅하다.
최근 간행된 한국고전번역원의 '존재집(存齋集)'에 실린 '소주황을 배척하는 글(斥蘇州黃文)'에 나온다.
멋모르고 좋다 하다가 정원을 모두 점령당한 뒤에는 때가 이미 늦는다. 어렵게 쫓아내도 잔뿌리만으로 원상태를 회복한다. 발본색원(拔本塞源)함이 마땅하다.
(註)
위백규(魏伯珪, 1727~1798)
본관은 장흥(長興). 자는 자화(子華), 호는 존재(存齋), 계항(桂巷), 계항거사(桂巷居士). 장흥 출신이다. 할아버지는 위세보(魏世宝)이며, 아버지는 진사 위문덕(魏文德)이다.
처음에 증조부에게 수학했으나 유년기를 지난 뒤에는 자수면업(自修勉業)하였다. 위백규는 어려서부터 제가서(諸家書)를 탐독해 학문적 자세를 굳혔다. 향리의 장천재(長川齋)에 기거하면서 면학과 교화의 일익을 담당했고, 1750년(영조 26) 학행으로 향천(鄕薦)을 받기도 하였다.
1751년 스승 윤봉구(尹鳳九)를 만나, 그 뒤 1766년까지 경서, 의례, 이기심성론(理氣心性論)에 관한 논의를 통해 학문적 계도를 받았다.
과거에 계속 응시했으나 떨어졌다. 그 뒤 1794년(정조 18) 68세 때 서영보(徐榮輔)의 천거로, 저술과 덕행이 정조에게 알려져 선공감부봉사(繕工監副奉事), 기장(機張), 태인, 옥과현감, 장원서별제(掌苑署別提), 경기전령(慶基殿令) 등을 차례로 지냈다.
학통은 이이(李珥), 김장생(金長生), 송시열(宋時烈), 권상하(權尙夏), 윤봉구로 이어지는 노론계이나, 향촌 생활을 통해 형성된 강한 현실 비판 의식이 저술에 나타나고 있어 학문적 성격은 경세적 실학의 색채가 짙다.
경전의 이해나 심성론·이기론에서는 전통 성리학자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정현신보(政鉉新譜)'나 봉사류(奉事類)에서 당시의 현실을 세세하고 적나라하게 비판하고 있어 실학자적 면모를 여실히 보여준다.
위백규의 주장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향촌사회 개선론이라 할 수 있다. 첫째, 지방 교육 개선을 통해 향촌 질서의 유지와 교화뿐만 아니라 관리 선발, 지방 관리의 경제 기능까지도 담당할 것을 주장하였다.
둘째, 정치 기강의 해이와 이에 따라 도탄에 빠진 민생을 구제하기 위해서 관제 축소, 향촌의 자율적 공평 부세론, 지방 관리 선도책 등을 구상하고, 셋째, 견실한 향촌 방위 체제를 주장한 점이다.
이 향촌사회 개선론을 일관하는 기본 구상은 향촌의 자율성 모색과 공의(公議)의 구현으로 집약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향촌 사회의 지식인들이 자율성과 공의 창달의 주도자나 중간 계층으로서, 사회의 견제 및 비판과 민중 옹호라는 양면적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고 하였다.
경세론 외에도 경학, 지리, 역사, 의학 등에 관한 저술이 문집 '존재집(存齋集)' 22권 안에 망라되어 있어, 학문 폭이 매우 넓고 다양했음을 보여준다.
다만, 위백규에 대한 후인의 인물평이나 저술과는 달리, 교우 관계나 후학은 매우 소략하고 묘연해 밝히기가 힘들다. 이는 호남의 벽지에서 무명의 선비로 거의 전 생애를 보냈기 때문이다.
1805년(순조 5) 향리 유생들의 발의로 죽천사(竹川祠)에 배향되었다. 저서로는 존재집(存齋集), 정현신보(政鉉新譜), 사서차의(四書箚義), 환영지(寰瀛誌), 본초강목(本草綱目), 고금(古琴), 격물설(格物說), 원류(原類), 연어(然語) 등이 있다.
◼ 존재집(存齋集)
조선후기 학자 위백규의 시가와 산문을 엮어 1875년에 간행한 시문집이다.
1875년(고종 12) 위백규의 후손 위병석(魏炳錫)과 족손 위영복(魏榮馥) 등에 의해 간행되었다. 권두에 임헌회(任憲晦)의 서문이 있고 발문은 없다.
위백규의 저서는 본디 90여 권이었다 하는데, 정조의 명으로 24권을 내각(內閣)에 들여보냈다는 기록으로 보아 많은 양의 저작이 유실된 듯하다.
1974년 후손에 의해 종가에 전해 오던 정초본(正草本)에 '환영지(寰瀛誌)'를 합해 '존재전서(存齋全書)'로 영인되었다.
卷1에 시,
卷2에 만언봉사(萬言封事),
卷3에 소(疏),
卷4에 장(狀)·서(書),
卷5∼10에 독서차의(讀書箚義),
卷11∼20에 잡저,
卷21에 서(序)·기·발,
卷22에 명(銘), 잠(箴), 제문, 축문, 비명, 묘갈, 묘표,
卷23에 묘지, 행장, 유사, 전(傳),
卷24에 부록으로 연보, 행장, 묘지명, 위유사계목(慰諭使啓目), 경기수계(京畿繡啓), 별단이조계(別單吏曹啓) 등이 수록되어 있다.
만언봉사(萬言封事)는 1796년(정조 20) 정조에게 올린 것으로, 입성지명성학(立聖志明聖學), 간보필거현능(簡輔弼擧賢能), 여염치진기강(勵廉恥振紀綱), 정사습억분경(正士習抑奔競), 율탐장금사치(律貪贓禁奢侈), 유구장혁폐정(由舊章革弊政) 등 6개 항목으로 나누어 논하였다.
성학(聖學)을 밝힘으로써 사도(邪道)를 물리치는 것을 근본 사상으로 하여 폐정을 광정(匡正)하고 정치 제도를 개선하자는 것으로, 저자의 경세적인 면모를 볼 수 있는 자료이다.
대황사간봉사(代黃司諫封事)는 학교, 문체(文體), 용인(用人), 군현, 노비, 무선(武選), 관직 등의 폐단을 들어 시정을 확립할 것을 주장한 내용이다.
독서차의(讀書箚義)는 사서를 공부하면서 경문과 전문(傳文)의 훈고를 중점적으로 다루며 장(章)마다 상세하게 주석을 가한 것이다. 저자의 학문적 심오함을 살필 수 있음은 물론이고, 사서를 공부하는 데에도 훌륭한 참고서가 되는 저작이다.
차의발(箚義跋)에서는 '수기이사천(修己以竢天)'이라는 말이 천고성현(千古聖賢)이 대대로 전하는 묘결임을 강조하고, 이를 위해서는 과거 공부보다 경서의 자구를 깊이 연구하고, 이를 음미하며 사색할 줄 알아야 한다고 하였다.
격물설(格物說)과 원류(原類)는 유교 철학 사상을 찾아볼 수 있는 자료이다.
기해의례변(己亥議禮辨)과 절휴변(絶鑴辨)은 노론학통(老論學統)에 속하는 송시열(宋時烈)의 설을 옹호하는 논변이다.
잡술변(雜術辨)과 오황해(五荒解)는 실학적 사고에 대한 논설이며, 사약강령(社約綱領) 및 완의(完議)는 사회사 연구에 도움을 주는 자료이다.
정현신보(政絃新譜)는 저자의 정치 철학과 실학 사상을 가장 잘 대변하는 것으로, 학교, 공거, 용인, 군현, 관직, 전제(田制), 노비, 군제(軍制), 무선, 조운, 궁둔(宮屯)·전결(田結) 등 13조에 달하는 시폐를 설정하여, 당시의 사회 현상과 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조목조목 피력하고 있다. 이는 스승인 윤봉구(尹鳳九)에게 개진하였던 것인데, 윤봉구는 시폐만을 논하지 말고 구폐(舊弊)도 함께 연구하라고 일렀다.
이에 시폐 13조 외에 인리(人吏), 벌열(閥閱), 호장(戶帳), 승니(僧尼), 관복(冠服), 전포(錢布), 봉수(烽燧), 금도(禁盜), 제언(堤堰), 목장(牧場), 포호(捕虎), 시전(市廛), 해도(海島), 어염(魚鹽), 우주송금(牛酒松禁), 총지(塚地), 공물(貢物), 공의(工醫), 기술(技術) 등을 합해 32조목에 걸쳐 폐단을 구하는 방법을 논하고 있다.
정현신보(政絃新譜)의 총론과 후서(後敍)에서는 법(法)은 화민(和民)하는 데 있어서 마지막 수단임을 지적하고, 마음에서 우러나서 따르도록 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있다.
자신이 30세 때 쓴 만록(漫錄)을 보면서 그 폐해를 말하고, 구폐순말(救弊循末)하려 함에 있어서는 구차한 규절(規節)로 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순화시키는 데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 亂(어지러울 란/난)은 ❶형성문자로 乨(란), 乱(란), 釠(란)은 통자(通字), 乱(란)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새 을(乙=乚; 초목이 자라나는 모양)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란(실패에 감긴 실의 상하에 손을 대고 푸는 모양으로 일이 어지러움)으로 이루어졌다. 얽힌 것을 바로잡는 일로, 나중에 얽힌다는 뜻으로 쓰였다. ❷회의문자로 亂자는 '어지럽다'나 '손상시키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亂자는 실타래를 손으로 풀고 있는 모습과 乙(새 을)자가 결합한 것이다. (난)자는 엉킨 실타래를 손으로 풀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금문까지만 하더라도 '어지럽다'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여기에 乙자가 더해지면서 도구를 이용해 실타래를 푸는 모습을 표현하게 되었다. 그래서 亂(란)은 ①어지럽다 ②어지럽히다, 손상시키다 ③다스리다 ④음란하다, 간음하다 ⑤무도하다, 포악하다 ⑥물을 건너다 ⑦가득 차다, 널리 퍼지다 ⑧난리(亂離), 반란(叛亂) ⑨위해(危害), 재앙(災殃) ⑩음행(淫行), 음란(淫亂)한 행위 ⑪버릇없는 행동 ⑫풍류(風流), 악장(樂章) ⑬요지(要旨) ⑭함부로, 마구잡이로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다스릴 치(治), 다스릴 리(理)이다. 용례로는 전쟁이나 재해 등으로 세상이 소란하고 질서가 어지러워진 상태를 난리(亂離), 어지럽게 마구 추는 춤을 난무(亂舞), 총이나 활 따위를 함부로 쏘는 것을 난사(亂射), 이리저리 흩어져서 질서나 체계가 서지 않는 일을 난맥(亂脈), 질서없이 여기 저기서 마구 나서는 것을 난립(亂立), 몹시 거칠고 사나움을 난폭(亂暴), 어지러운 판국을 난국(亂局), 어지럽게 함부로 들어가는 것을 난입(亂入), 공기나 물의 불규칙한 흐름을 난류(亂流), 사물이 얽히고 뒤섞여 어지럽고 수선스러움을 난잡(亂雜), 질서를 어지럽히며 마구 행동하는 것 또는 그런 행동을 난동(亂動), 조화나 정상을 잃은 흐트러진 상태를 난조(亂調), 마구 때림을 난타(亂打), 어지러워 살기가 힘든 세상을 난세(亂世), 세상이 어지러운 때를 난시(亂時), 양편이 서로 뒤섞여서 어지럽게 싸움을 난투(亂鬪), 갈피를 잡을 수 없이 어지러움을 혼란(混亂), 시끄럽고 어지러움을 요란(搖亂), 뒤흔들어서 어지럽게 함을 교란(攪亂), 음탕하고 난잡함을 음란(淫亂), 야단스럽고 시끄러움을 소란(騷亂), 도덕이나 질서나 규칙 등이 어지러움을 문란(紊亂), 크게 어지러움이나 큰 난리를 대란(大亂), 마음이 어둡고 어지러움을 혼란(昏亂), 어수선하고 떠들썩함을 분란(紛亂), 왜인이 일으킨 난리를 왜란(倭亂), 사변으로 일어난 소란을 변란(變亂), 나라 안에서 정권을 차지하려고 싸움을 벌이는 난리나 반란을 내란(內亂), 나라를 어지럽게 하는 신하와 어버이를 해치는 자식 또는 불충한 무리를 일컫는 말을 난신적자(亂臣賊子), 한 오라기의 실도 흐트러지지 않았다는 뜻으로 질서나 체계 따위가 잘 잡혀 있어서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일사불란(一絲不亂), 같은 패 안에서 일어나는 싸움을 일컫는 말을 자중지란(自中之亂), 헝클어진 삼을 잘 드는 칼로 자른다는 뜻으로 복잡하게 얽힌 사물이나 비꼬인 문제들을 솜씨 있고 바르게 처리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쾌도난마(快刀亂麻), 마음이 번거롭고 뜻이 어지럽다는 뜻으로 의지가 뒤흔들려 마음이 안정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심번의란(心煩意亂) 등에 쓰인다.
▶️ 眞(참 진)은 ❶회의문자로 真(진)의 본자(本字)이다. 사방팔방(八) 어느 곳에서 보더라도(目) 올바른 것으로 참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眞자는 ‘참’이나 ‘진실’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眞자는 目(눈 목)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눈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眞자는 본래 鼎(솥 정)자와 匕(비수 비)자가 결합한 글자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鼎자는 제사를 지낼 때 사용하던 큰 솥을 뜻하고 匕자는 ‘수저’를 표현한 것이다. 신에게 바치는 음식은 참되면서도 정성이 담겨야 할 것이다. 그래서 眞자는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음식을 바친다는 의미에서 ‘참되다’나 ‘진실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眞(진)은 (1)참 거짓이나 허식이 아님 (2)진실(眞實)의 도리(道理). 진리(眞理) (3)일시적이 아님 변하지 아니함. 상주 불변(常住不變) (4)섞임이 없음. 순수(純粹)함 (5)자연(自然). 천연(天然) (6)해서(楷書). 진서(眞書) (7)일부 명사(名詞) 앞에 쓰이어 참된 거짓이 아닌의 뜻을 나타내는 말 (8)중국의 국호(國號)로 춘추시대(春秋時代)의 12열국(列國)의 하나 (9)삼국(三國)의 위(魏)를 이러서 그 권신(權臣) 사마염(司馬炎)이 세운 왕조(王朝) (10)후진(後晉) (11)진괘(晉卦) (1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참 ②진리(眞理) ③진실(眞實) ④본성(本性) ⑤본질(本質) ⑥참으로 ⑦정말로 ⑧진실(眞實)하다 ⑨사실이다 ⑩참되다 ⑪명료(明瞭)하다 ⑫또렷하다 ⑬뚜렷하다 ⑭똑똑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참 심(諶),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거짓 가(仮), 거짓 가(假), 거짓 위(僞)이다. 용례로는 말이나 태도가 참답고 착실함을 진지(眞摯), 거짓이 아닌 사실을 진실(眞實), 진실하여 애틋한 마음을 진정(眞情), 잘 알려지지 않거나 잘못 알려지거나 감추어진 사물의 참된 내용이나 사실을 진상(眞相), 정말과 거짓말 또는 진짜와 가짜를 진위(眞僞), 참된 마음을 진심(眞心), 참된 도리를 진리(眞理), 거짓이 없이 참으로를 진정(眞正), 진짜 물건을 진품(眞品), 진실하고 솔직함으로 참되어 꾸밈이 없음을 진솔(眞率), 실지 그대로의 경계를 진경(眞境), 인위적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성질을 진성(眞性), 진실하여 잘못이 없음을 진제(眞諦), 진짜와 가짜 또는 참과 거짓을 진가(眞假), 참된 값어치를 진가(眞價), 참뜻으로 참된 의사나 진실한 의의를 진의(眞意), 주로 얼굴을 그린 화상 또는 사진을 진영(眞影), 진정에서 우러나온 거짓이 없는 참된 이야기를 진담(眞談), 실물의 모양을 있는 그대로 그려 냄을 사진(寫眞), 마음이 꾸밈이 없고 참됨을 순진(純眞), 임금의 화상이나 사진을 어진(御眞), 공리를 관찰하는 지혜로써 진제의 이치를 꿰뚫어 보는 일을 견진(見眞), 사물의 진상을 알게 됨을 득진(得眞), 가짜가 진짜를 어지럽히고 거짓이 진실을 뒤흔든다는 이가난진(以假亂眞), 천진함이 넘친다는 뜻으로 조금도 꾸밈없이 아주 순진하고 참됨을 천진난만(天眞爛漫),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지경임을 여진여몽(如眞如夢), 마음과 몸이 아주 깨끗하여 조금도 더러운 때가 없음을 순진무구(純眞無垢), 농담이나 실없이 한일이 나중에 진실로 한 것처럼 됨을 가롱성진(假弄成眞) 등에 쓰인다.
▶️ 妨(방해할 방)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계집 녀(女; 여자(女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구부리다의 뜻을 가진 方(방)으로 이루어졌다. 여자(女子)가 일을 방해한다는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妨자는 '방해하다'나 '순조롭지 못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妨자는 女(여자 여)자와 方(모 방)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方자는 둑을 쌓거나 밭을 가는 농기구를 그린 것이다. 고대 중국에서는 女자가 주로 부정적인 의미로 쓰였다. 妨자도 그러한 예 중 하나로 여자(女)가 가래(方)로 둑을 쌓듯이 방해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妨(방)은 ①방해하다, 거리끼다, 헤살을 놓다 ②순조롭지 못하게 방해되다 ③헤살을 놓다 ④장애(障礙), 방해(妨害), 거리끼는 일,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해할 해(害)이다. 용례로는 남의 일에 헤살을 놓아 해를 끼침을 방해(妨害), 막아 거리끼게 함 또는 거치적거려 순조로이 진행되지 못하게 함을 방애(妨礙), 전파를 방해함을 방전(妨電), 괜찮음이나 해롭지 않음 또는 거리낄 것이 없음을 무방(無妨), 서로 방해함을 상방(相妨), 일에 방해가 되는 사물을 방해물(妨害物), 권리자의 일정한 행위 또는 이익을 방해함으로써 되는 죄를 방해죄(妨害罪), 별로 해로울 것 없음을 야무방(也無妨), 남의 일에 해살을 놓아 해롭게 함을 이르는 말을 방공해사(妨工害事), 남이 잠을 잘 때에 요란스럽게 굴어서 잠을 이루지 못하게 함을 이르는 말을 안면방해(安眠妨害) 등에 쓰인다.
▶️ 善(착할 선)은 ❶회의문자로 양(羊)처럼 순하고 온순하며 부드럽게 말(口)하는 사람을 나타내어 착하다를 뜻한다. 옛날 재판에는 양 비슷한 신성한 짐승을 썼다. 신에게 맹세하고 한 재판이란데서 나중에 훌륭한 말이 훌륭함, 좋다의 뜻이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善자는 ‘착하다’나 ‘사이좋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善자를 보면 양과 눈이 함께 그려져 있었다.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답은 ‘양의 눈망울과 같은’이다. 뜻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 우리식으로는 ‘사슴 같은 눈망울’로 해석될 수 있겠다. 보통 착하고 선한 사람을 일컬어 사슴 같은 눈망울을 가졌다고 말하곤 한다. 善자는 그러한 뜻을 표현한 것이다. 금문에서는 目자 대신 言(말씀 언)자가 쓰이게 되었는데, 이것은 정감 있는 대화를 나눈다는 의미였다. 이후 善자는 변화를 거듭해 지금의 모습에 이르게 되었다. 그래서 善(선)은 (1)착하고 올바르고 어질고 좋음 (2)정리(正理)를 따름. 양심이 있고 도덕을 갖춤 (3)도덕적 생활의 최고 이상(理想) (4)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착하다 ②좋다 ③훌륭하다 ④잘하다 ⑤옳게 여기다 ⑥아끼다 ⑦친하다 ⑧사이좋다 ⑨착하고 정당하여 도덕적 기준에 맞는 것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악할 악(惡)이다. 용례로는 착한 것과 악한 것을 선악(善惡), 선량한 마음이나 착한 마음을 선의(善意), 좋은 길로 올바르게 인도함을 선도(善道), 착하고 어진 벗을 선우(善友), 깨우치고 이끌어서 착하게 되도록 만듦을 선화(善化), 친절하게 잘 대접함을 선대(善待), 착하고 바른 덕행을 선덕(善德), 착한 마음을 선심(善心), 이웃 또는 이웃 나라와 사이 좋게 지냄을 선린(善隣), 잘 막아냄을 선방(善防), 착하고 어짐을 선량(善良), 좋은 방법으로 알맞게 처리함을 선처(善處), 착하고 어진 행실을 선행(善行), 유종의 미를 거둠을 선종(善終), 잘못을 고쳐 좋게 함을 개선(改善), 가장 좋음이나 가장 적합함을 최선(最善), 자기 혼자만이 선으로 생각되는 바를 행하는 일을 독선(獨善), 본심에서가 아니라 겉으로만 하는 착한 일 또는 그것을 함을 위선(僞善), 착한 일을 여러 번 함을 적선(積善), 최선의 다음 정도를 차선(次善), 더할 수 없이 착함이나 지극히 착함을 지선(至善), 선의를 베풂을 자선(慈善), 서로 친하고 사이가 좋음을 친선(親善), 착하지 아니함을 불선(不善), 친구 사이에 옳은 일을 하도록 서로 권함을 책선(責善), 나쁜 짓을 고쳐 착하게 됨을 천선(遷善), 지난날의 잘못을 고치어 착하게 됨을 개과천선(改過遷善),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좋다는 다다익선(多多益善), 착한 남자와 착한 여자라는 선남선녀(善男善女), 착한 행실을 권장하고 악한 행실을 징계함을 권선징악(勸善懲惡), 잘한 뒤에 처리한다는 선후처치(善後處置) 등에 쓰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