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일하고 검정고무신 한 켤레 산께 아무것도 없어"
장성에서 태어나 1942년 만주에 봉천에 있는 방적공장으로 동원돼 3년 동안 강제노동 피해를 겪은 오연임 할머니가 지난달 30일 별세하셨다고 따님게서 소식 전달해 주셨습니다. 호적에는 1936년이지만 다섯 살 늦게 올라가 실제는 1931년생이라고 합니다.
연세가 믿어지지 않을 만큼 건강하셨는데 다른 병치레 없이 따님 있는 가운데 편히 작고하셨다고 따님이 전해 주셨습니다.
나물을 캐고 있던 중 어느 남자에 의해 영문도 모른채 공부 가르쳐 준다는 말에 따라가 서울을 거쳐 주야 기차를 타고 사흘 만에 중국 봉천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방적공장에서 실 빼는 일을 했는데, 실이 끊어지면 혹독한 벌을 받았기 때문에 화장실도 제대로 가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고...
"거그는 기숙사에서 회사까지 갈라면 햇볕을 못 봐. 이렇게 지붕이 다 되아 갖고. 긍께 '동지섣달 긴긴 밤에 밤잠 못자고. 삼사월 긴긴 해에 햇볕을 못 보고….' 공장에서 몸을 썩히고 있다고. 우리가 그렇게 노래를 지어서 불렀당께".
또 월급은 받아 보지 못했고, 2년 넘게 일했지만 고무신 한켤레 사고 나니 아무것도 없었다고...
할머니의 사연은 2021년 발간한 강제동원 피해자 구술집 『배고픔에 두들겨 맞아가면서도 하얗게 핀 가시나무 꽃 핥아먹었지』에도 소개돼 있는데, 2023년 8월 15일 광복절 행사에 초대돼 참석한 뒤 광주시청 1층 로비에서 진행된 사진 전시회도 같이 둘러보기도 했습니다.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