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성가정본당 신자들과 함께한 피자발라 추기경
교회
피자발라 추기경, 가자지구 그리스도인 방문 “다시 만나 기쁩니다”
예루살렘 라틴 총대주교 피에르바티스타 피자발라 추기경이 5월 16일 가자지구의 가톨릭 성가정본당과 예루살렘 그리스정교회 성 포르피리오본당을 방문했다. 피자발라 추기경의 이번 방문은 몰타기사단과의 협력으로 이뤄진 인도주의 행보다. “이번 방문의 목적은 무엇보다도 그들과 함께하고, 그들을 보듬고, 지원하고,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그들을 돕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파악하기 위함입니다.”
Francesca Sabatinelli
가자지구 그리스도인들을 만나고, 보듬고, 지원함으로써 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래 예루살렘 라틴 총대주교 피에르바티스타 피자발라 추기경의 오랜 바람이었다. 전쟁이 시작된 지 7개월이 지나서야 그 염원이 이뤄졌다. 5월 16일 피자발라 추기경은 가자지구 성가정본당을 사목 방문했다. 피자발라 추기경의 가자지구 방문 소식은 예루살렘 라틴 총대교구 보도자료와 피자발라 추기경 자신이 가자지구를 방문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한 기쁨을 전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전해졌다.
피자발라 추기경은 영상 메시지에서 “오래 전부터 가자지구 그리스도인들을 만나고 싶었는데 이제 그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방문의 목적은 무엇보다도 그들과 함께하고, 그들을 보듬고, 지원하고,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그들을 돕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파악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모든 그리스도인 공동체에 “가자지구 그리스도인 공동체를 위한 기도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주민들을 향한 격려
예루살렘 라틴 총대교구 보도자료에 따르면 몰타기사단 알렉산드로 드 프란치스치 수사, 가자지구 성가정본당 주임 가브리엘 로마넬리 신부로 이뤄진 소규모 대표단이 사목 방문에 동행했다. 대표단은 “고통받는 가자지구 주민을 만나 격려하고 희망과 연대, 지지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었다”며 “피자발라 추기경은 지역 공동체와 함께 성가정본당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예루살렘 그리스정교회 성 포르피리오본당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몰타기사단의 인도주의 사명
이번 방문은 또 “가자지구 주민에게 식료품과 의료 지원 제공을 목표로 하는 예루살렘 라틴 총대교구와 몰타기사단의 공동 인도주의 사명의 첫 단계로, 몰타 인터내셔널 및 기타 파트너들과의 협력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구호품 전달
알렉산드로 수사 “가자지구는 초토화됐습니다”
몰타기사단 알렉산드로 드 프란치스치 수사는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피자발라 추기경과 함께 가자지구에서 보낸 약 7시간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텔레비전을 비롯해 주요 언론이 보도하는 가자지구의 모습이 안타깝게도 사실이지만 가자지구의 모든 것이 초토화된 현실을 온전히 보여주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알렉산드로 수사는 지난 5월 14일 예루살렘 라틴 총대교구-몰타기사단의 공동 인도주의 사명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몰타기사단을 대표해 서명했다. 그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피자발라 추기경을 본당 공동체에 맞이하는 신자들의 기쁨을 전하면서 벅찬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피자발라 추기경님은 오래 전부터 가자지구 주민을 다시 보듬을 수 있길 간절히 바랐습니다. 본당 마당에서 추기경님을 기다리던 신자들이 추기경님을 포옹하는 광경을 제 눈으로 직접 목격하니 감동이었습니다.” 이번 방문의 또 다른 중요한 측면은 가자지구 성가정본당 주임 가브리엘 로마넬리 신부가 동행했다는 것이다. “가브리엘 신부님은 지난해 10월 6일 본당으로 돌아올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신부님은 예루살렘에 남아 다른 일을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이튿날 돌아올 예정이었는데 그날 전쟁이 발발했습니다. 그래서 신부님은 7개월 동안 본당에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 7개월 만에 주임 신부님을 맞이하는 본당 신자들의 포옹은 끝이 없었습니다.”
구호품 도착
알렉산드로 수사는 구호품의 상당 부분이 앞으로 4-6주 내에 가자지구로 도착할 것이라며, 비상사태와 전례 없는 의료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가자지구는 식료품 부족과 A형 간염 환자 발생으로 “위생상태가 사상 최저 수준”이며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 측면에서 모든 것이 부족”한 상태다. 하지만 파괴, 기아, 질병 등의 곤경에도 불구하고 “지중해의 모든 민족의 전형적인” 삶의 성격을 가진 사람들처럼 가자지구 주민들도 굳건한 삶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알렉산드로 수사는 “일상의 삶을 재정비하고 있다”며 “아주 기본적인 시장이 다시 열리고 있다”고 전했다. “예컨대 본당 신부님과 수녀님들의 큰 관대함으로 성가정본당의 공용공간이 임시 침대와 임시 의료시설을 겸비한 100명 이상의 주거공간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알렉산드로 수사는 전쟁으로 파괴된 일상을 넘어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살고자 하는 의지”가 뚜렷했다며, 인도주의 비상사태 및 의료 비상사태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그에 대응할 의무가 있고 우리 몰타기사단도 우리 본연의 소명에 의거해 그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번역 김호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