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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정의·기억 투쟁에 전환점 새긴 2025년"
친일 역사쿠데타 윤석열정권 3년 만에 역사적 퇴장
‘기억투쟁’ 새로운 학습장 ‘시민역사관’ 건립 가시화
연말 뜻깊은 시민 기부...새 공간에서 이금주 ‘재조명’
- 되돌아본 2025 시민모임 -
<총평>
| 2025년은 한국 정치사에 또 하나의 역사적 분기점이었다. 국민은 불의의 정권을 결코 용납하지 않았다. 강제동원 ‘제3자 변제’(2023.3.6.)를 통해 민심을 잃은 친일역사쿠데타 정권은 친위 쿠데타인 비상계엄(2024.12.3.)을 통해 권력 강화에 나섰지만 그것은 곧 자충수였다. 엄동설한을 뚫고 일어선 시민 저항 속에 끝내 역사적 퇴장을 면치 못했다.(2025.4.4.) 2022년 5월 정권 출범에서 2024년 4월 몰락에 이르기까지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싸움의 한복판에 있었다. 윤석열 정권에 의해 입은 내상도 작지 않았지만 끝내 <시민모임>은 역사정의에 복무했다. 2025년은 <시민모임> 내적으로서도 중요한 이정표였다. 광주시가 북구 임동 방직공장 보존 건축물을 활용해 ‘강제동원시민역사관’을 건립하겠다는 것을 공식화하고, 이금주 회장 강제동원 기록물 유네스코 등재 추진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밝힌 것이다. 다음 세대 100년을 향한 기억투쟁의 새로운 진지가 될 역사관 건립이 한 발 가시화된 것이다.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었다. 광주시가 발표한 역사관 건립 구상에 일부 반발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화위복이었다. 일부 학계 및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와 토론을 거치면서 임동 방직공장에 배인 일제 강제노동·인권유린의 역사를 다시 소환해 내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역사관 건립의 당위성을 더욱 확고히 다지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2025년은 다시 ‘이금주’를 소환해 낸 해였다. 피해자가 사라져가고 있는 시점에 시민역사관 건립 추진의 당위성도, 강제동원 기록물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 추진의 부푼 과제도 ‘이금주’에서 비롯됐다. 라르브르앙상블 음악극(‘어디에도 없는 나라’)을 통해 더 많은 시민적 공명을 얻은 것도, 시민모임이 뜻있는 시민으로부터 쾌적한 터전(공간)을 기부받은 것도 ‘이금주’를 빼놓고 얘기하기 어렵다. 덧붙여 도쿄 금요행동이 ‘마루노우치행동’으로 전환된 것, 나고야소송지원회의 ‘봉선화’ 도쿄 공연, 광주전남지역 일제전쟁유적이 재조명되고 있는 것, 전라남도가 ‘밀리환초’ 진실규명에 나서기로 한 것, 정신영 할머니가 80년 만에 나고야를 방문한 장면은 2025년을 기억하는 중요한 발자취다. |
■금요행동 바통 이어 ‘마루노우치’ 행동으로 전환
‘나고야소송지원회’가 2007년 7월 미쓰비시중공업의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면서 시작된 ‘금요행동’이 18년 만인 2025년부터 ‘마로노우치’ 행동으로 새롭게 전환됐다. ‘나고야소송지원회’뿐 아니라 ‘한국 원폭 피해자를 구원하는 시민회’, ‘일본제철 전 징용공 재판을 지원하는 회’가 함께 연대해 금요행동을 확대해 이어가기로 한 것이다.
도쿄 중심가인 지요다구 마루노우치에는 미쓰비시상사, 미쓰비시중공업, 일본제철 본사 빌딩 등 2018년 한국 대법원으로부터 각각 배상 명령을 받은 피고 기업들이 100m 반경 내에 집결해 있어, 각 단체들이 피고 회사를 상대로 함께 연대 투쟁을 더욱 강화하기로 한 것.
■윤석열 퇴진에 함께 힘 보태
12.3 내란을 획책한 윤석열 파면, 내력 세력 척결 투쟁에 지역 시민사회와 함께 힘을 보탰다. 매주 5.18 광장에서 진행된 총궐기대회에 참여하고, 몇 차례 퇴진 촉구 천막 농성에도 결합했다. 이와 별개로 2월 25일 지역 역사 관련 단체를 묶어 윤석열 파면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한데 이어, 3월 18일에도 6개 역사단체(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광주전남지부/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민족문제연구소광주지역위원회/호남의열단/한말호남의병기념사업회/바른역사시민연대)와 함께 헌재 탄핵 심판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등 윤 퇴진 투쟁에 앞장섰다.
4월 4일 헌법재판소는 만장일치로 윤석열에 대한 파면을 선고했다. 2022년 5월 10일 제20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윤석열은 이로써 1,060일 만에 대통령 직위를 상실했다.
■광복 80년, 언론 광주전남 일제 전쟁유적 주목
2025년은 그동안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광주전남지역 일제전쟁유적이 새롭게 조명된 한 해 였다.
<광주일보>는 광복 80주년 기획으로 <되짚어본 광주∙전남 아∙태유적>을 다뤘다. 1월 2일 프롤로그 ‘참혹한 전쟁 유적 기억하고 평화·미래로 나아가자’라는 제목과 함께 황폐하게 파헤쳐진 해남 옥매광산 정상 모습을 1면에 소개했다. 이후 8월까지 격주 15차례에 걸쳐 광주전남지역에 흩어져 있는 일제 전쟁유적을 찾아 일제가 남긴 상흔을 집중 조명했다.
<KBS목포, 광주>는 일본 육군 150사단의 진지 배치도 전체를 확보해 신안 용출도, 진도 가사도, 영광 법성포 등 서남해안 및 해안에 인접한 내륙에서 그동안 존재가 확인되지 않았던 다수의 일본군 시설을 처음으로 발굴해 보도했다.
또한 당시 광주항공기지에 근무했던 일본군 부대원의 영상, 사진, 일기, 구술자료 등을 통해 베일에 가려져 있던 광주항공기지의 실체 규명에 큰 전기를 마련했다. 아울러 화정동 옛 505 보안대 인근에서 발견된 벙커 중 한 곳은 일본 구마모토에 남아 있는 히토요시 해군항공기지의 지하 시설과 거의 흡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제 잔재물로 취급돼 사실상 관심 밖이었던 광주전남지역 일제 전쟁유적을 본격적으로 기획 조명한 것은 광복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시민모임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역사자원으로 활용할 것을 제기해 온 것에 따른 결과물이기도 하다. 전라남도가 2026년 관련 실태 조사에 나서기로 한 것도 큰 성과다.
한편 시민모임은 11월 22일 KBS 지종익 기자의 해설로 광주 서구 일대 일제전쟁유적 답사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특히 처음으로 관련 유적을 소개하는 지도를 제작해 참가자들에게 배포해 관심을 끌었다.
기획취재에 대한 시상도 잇따랐다. <광주일보>의 광복 80주년 기획 <되짚어본 광주∙전남 아∙태유적>은 <광주전남기자협회> 올해의 기자상 신문통신 기획부문 최우수상, <KBS목포, 광주>의 ‘日군사요새 추적 <서남해안은 전쟁기지였다>’ 보도는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이 주최한 2025 광주전남민주언론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사회적 관심 사안 이슈화에 앞장
시민모임은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사안에 한발 앞서 문제를 제기하고 이슈화해 왔다. 새해 시작과 함께 뉴라이트 <한국 경제사 개관> 저자 전남대 김재호 교수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했다. 1월 2일 일제를 미화하고 독재를 옹호한 김재호 교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1월 6일 142개 시민단체와 전남대 구성원 9단체와 함께 파면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이끌었다.
4월 21일에는 문형배 헌법재판관을 통해 재 소환된 김장하 선생을 다시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영화 ‘어른 김장하’를 취재한 김주완 기자를 초청해 한약방을 운영해 일군 재산을 사회에 내 놓으면서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우리 시대의 품격 ‘어른 김장하’ 다큐멘터리 공동체 상영회를 열어 훈훈한 감동을 나눴다.
6월에는 ‘자유총연맹’ 문제를 제기했다. 김용임(국민의힘) 광주시의원 외 7명 공동발의로 ‘광주광역시 한국자유총연맹 지원 조례안’이 행정자치위원회를 통과한 것을 인지하고, 광주시민단체협의회와 ‘윤석열정권 퇴진 광주비상행동’ 등에 상황을 전달해 대응하도록 했다. 곧바로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등 시민사회단체 규탄 성명이 이어졌고, 빗발친 비판 여론 속에 광주시의회는 결국 ‘조례안’ 본회의 상정을 포기해 자동 폐기했다. 아울러 공동발의에 참여한 몇 몇 의원들은 뒤늦게 사과를 표명했다.
한편, 광주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2025년 12월 10일 '12·3 비상계엄 사태'를 옹호해 물의를 빚은 것을 이유로 2026년 한국자유총연맹 광주시지부 지원 예산 2건(총 4천500만원)은 전액 삭감했다.
백금렬 교사 무죄 투쟁에도 힘을 보탰다. 광주지법 제4형사부가 11월 26일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은 소리꾼 백금렬 교사에 대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한 것과 관련해, 국민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신장시킨 획기적 판결이라며, 검찰의 상고 포기를 촉구 했다. 11월 27일 38개 광주시민사회단체 및 정당을 조직해 환영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12월 1일 광주지방검찰청 앞에서 검찰의 상고 포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에도 주도적으로 나서 힘을 보탰다. 대법원은 2026년 3월 12일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 ‘무죄’를 최종 확정했다.
■이재명 정부 ‘역사정의’ 빠진 ‘실용외교’에 반기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2025.6.4.) 직후 일본 기자와의 간담회에서 “국가 관계에는 정책의 일관성이 중요하다”며 제3자 변제 해법을 바꿀 생각이 없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시민모임은 다음 날인 6월 5일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입장문>을 내 이 문제를 강하게 질책했다.
시민모임은 “‘실용외교’와 일본의 압력에 일방적으로 굴복한 ‘제3자 변제’가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느냐?”며 “‘삼전도 굴욕에 버금가는 외교사 최대 치욕’이라던 2년 전 상황과 지금 무엇이 달라졌는가? ‘삼전도 굴욕에 버금가는 외교사 최대 치욕’이라고 할 때는 언제이고, 스스로 그 입장을 뒤엎는 것이 이재명 정부의 ‘국익’이며 ‘실용외교’인가?”라며 대일 외교 기조의 후퇴에 대해 강하게 지적했다.
또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자고 정권을 교체한 것이지 기존 정책을 그대로 답습‧관철할 것이라면 정권을 교체해야 할 이유가 어디있느냐”며 “이것이 응원봉으로 나선 광장의 요구였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외교는 8월 한일정상회담에서 면모가 더 확실히 드러났다. 미국 워싱턴 방문에 앞서 8월 23일부터 24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가진 정상회담에서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 등 역사문제는 아예 쏙 빠졌다. 올해가 을사늑약 120년, 광복 80년, 한일 수교 60년임을 생각하면, 의아하고 당혹스러울 정도다. 대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이행’ 등 한미일 군사협력과 대북 공조에 양국이 손뼉을 마주쳤다.
시민모임은 “일본 정부나 일본 피고 기업이 이행해야 할 법적 책임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재명 정부는 이런 문제에 대해 입도 뻥끗하지 않았다는 말이냐”며 “마당을 같이 쓰는 이웃 국가의 판결조차 따르지 않고 팽개치는 것이 과연 과거를 직시하는 태도이냐”며 지적했다.
한편 대선 직전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기금 고갈로 제3자 변제 추진이 벽에 막히자 200억원 규모의 기부금을 조성하려고 본격 계획한 것과 관련해, 2025.5.7.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주최로 일제피해자지원재단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반헌법적 제3자 변제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밀리환초 동원 640명 명부 공개... 전라남도 남태평양 밀리환초 사건 ‘재조명’
전라남도는 10월 22일 도청 김대중 강당에서 '기록 너머의 진실, 밀리환초 강제동원의 재발견'을 주제로 일제강점기 남양군도 밀리환초 강제동원과 학살 피해의 역사적 진실을 밝히는 학술대회를 열었다. 학술대회에는 강제동원 전문가와 지역 연구자, 관련 단체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전남도는 밀리환초 사건 진실규명에 나선 것은 강제동원 연구자 다케우치 야스토 선생님이 2024년, 2025년 시민모임과 함께 언론을 통해 재조명 필요성을 강조해 온 것이 큰 계기가 됐다. 전라남도는 2026년 관련 실태 조사 연구용역을 실시하는 등 후속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시민모임은 앞서 6월 13일 광주시의회 1층 시민소통실에서 강제동원 연구자 다케우치 야스토(竹内康人)씨를 모시고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일본 도쿄 소재 국립공문서관에서 새롭게 발굴한 남태평양 마셜제도 강제동원 명부의 존재를 고발했다.
다케우치 야스토씨는 이날 간담회에서 ▲밀리환초 강제동원 피해자 640명 명단(전남 635명, 그 외 5명) ▲677명 명단이 수록된 <반도공원 퀘젤린・루오트 옥쇄자(玉碎者) 명부> ▲96명의 ‘괌(Guam) 옥쇄자 명부’(75명 전남, 21명 강원)를 공개해 일본 정부의 강제동원 자료 은폐 실태를 지적했다.
■강제동원 활동가 일본 입국 과정 ‘억류’ 문제 이슈화
일본 정부가 그동안 한국 시민단체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블랙리스트’를 운용하고 있는 문제가 처음 이슈화됐다. 이국언 이사장의 경우 2025년 4월, 6월, 8월 세 차례 일본 방문 과정에서 매번 공항 입국 심사 과정에서 여권을 빼앗긴 채 1~2시간씩 방문 목적과 접촉 인사, 스케줄 등에 대해 조사를 받는 등 곤욕을 치러왔다.
<오마이뉴스>를 통해 그동안 관련 사례들이 속속 알려지면서 이슈가 되었고, 외교부는 뒤늦게 관련 상황 파악에 나섰다. 12월 일본 방문에서는 이런 상황이 해소되었다.
■역사관 TF 역동적 활동 - ‘광복 80년 식민지 역사의 기억계승 방안’ 세미나 개최, 광주시 견인...
광주시가 2023년 3월 역사관 관련 협의체(TF)를 구성해 놓고도 2년 동안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광주시가 역사관 건립 방향을 명확히 하도록 시민모임이 선제적으로 움직이자는 취지에서 이사회(4.2) 결의로 TF를 구성했다.
(▲김순흥, 안종철, 노성태, 황행자, 김남철, 이경훈, 김정호, 정성국, 이국언, 유종천)
▲4.14. 1차 TF 회의(산수동 제주항) 이후 ▲4.21. 박수기 광주시의원 면담 ▲5.14. 2차 TF 회의(싸목싸목) ▲6.4. 3차 TF 회의(풍암지구 카망돈) ▲6.12. 광주시의회 정책토론회.‘식민지 역사의 기억 계승 방안’(주최: 박수기 시의원) ▲7.1 4차 TF 회의(시민모임) ▲7.17. 강기정 시장 면담(역사관 건립 건의)에 이르기까지 모든 역량을 동원해 광주시에 필요성을 전달했다.
특히, 6.12 정책토론회가 분수령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임동 방직공장에서의 강제동원 사례가 처음 소개되었고, 특히 이금주 회장 기록물의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 필요성과 가능성을 두고 토론회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이날 토론회에서 제기된 성과를 바탕으로 강기정 시장 면담을 추진하는 등 TF는 광주시가 8.15 광복절에 ‘일제강제동원시민역사관’ 건립을 공식화하기까지 물밑에서 지대한 역할을 수행했다.
■무안 사라진 일본군 ‘충혼비’ 행방 찾아 나서
러일 전쟁 등에 참전해 사망한 일본군을 추도하기 위해 무안 망운면 일본인 소학교 정문에 세운 ‘충혼비’ 행방을 찾기 위해 공개적으로 나섰지만 소득이 없었다. 시민모임은 몇 년 전부터 비석의 존재를 알고 수소문에 나섰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도쿄 ‘봉선화Ⅳ’ 공연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문제를 고발하고 일본의 책임을 언급한 연극 ‘봉선화Ⅳ’ 도쿄 공연이 8월 9일 도쿄 닛포리 써니홀에서 2차례 성황리에 공연됐다. 앞서 2024년 2월에는 광주문예회관(한국)에서 500여 명의 관객이 함께한 가운데 첫 해외 공연이자 세 번째 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여러 사정으로 이번이 마지막 공연. 다카하시 대표님은 참석하지 못했다. 시민모임은 공연단에 후원금을 전달해 광주의 마음을 보탰다.
■정부, 양금덕 할머니 ‘국민훈장’ 서훈...
양금덕 할머니(96)가 윤석열 정부 당시 무산됐던 국민훈장을 3년 만에 이재명 정부에서 받았다. 국가인권위원회는 8월 2일 할머니가 입원한 광주 동구 세종요양병원에서 국민훈장 모란장을 전달했다.
정부는 인권옹호 활동을 통해 국가사회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기념해 양 할머니에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국무총리, 윤호중 행정안전부장관 명의의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했다. 훈장과 함께 대통령 기념시계도 부상으로 전달됐다.
시민모임은 고심 끝에 이날 수여식에 동행하지 않았다. 대신 <입장문>을 통해 “어떤 미사여구를 동원하더라도 제3자 변제는 피해자의 한과 눈물을 씻겨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되려 일본 피고 기업으로부터 배상 책임을 벗겨 주기 위한 것”이라며 “여러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이러한 방식은 우리 법원이 헌법과 법률에 따라 명령한 정당한 배상이 아닐 뿐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인권 회복이라 할 수 없다. 많은 시민이 ‘역사정의시민모금’ 운동 등을 통해 양금덕 할머니를 함께 응원하며 염원해 왔던 역사 정의와도 배치된다”고 밝혔다.
또 “이재명 정부는 이번 서훈 재개가 윤석열 정부의 잘못을 바로잡는 취지라면서도 윤석열 정권의 강제동원 제3자 변제에 대해서는 바꿀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이는 ‘절반의 정의’이자, 필요한 것만 골라 취하는 ‘선택적 정의’”라고 밝혔다.
■광주시, ‘일제강제동원시민역사관’ 건립·이금주 기록물 유네스코 등재 추진 발표
강기정 광주시장은 제80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일제강제동원시민역사관 건립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복합쇼핑몰 개발이 한창인 임동 방직공장 부지 보존 건축물을 활용한다는 것. 아울러 강제동원 진실규명에 앞장서며 수많은 역사적 기록물을 남긴 이금주 기록물을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 등재 추진에도 함께 나서기로 했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단체 및 개인, 연구자들이 모두 망라된 ‘강제동원진상규명네트워크’와 ‘나고야소송지원회’는 환영 성명을 통해 “광주의 식민주의 극복 활동은 인권·평화·정의를 향한 빛이 될 것”이라며 크게 환영했다.
광주시의 이번 결정은 기억계승 사업의 중요한 발판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피해자 및 시민사회의 지난한 노력과 그 과정에서 쟁취한 역사적 성취들이 밑바탕이 돼 마침내 자치단체의 정책 결정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광주의 결단은 일본 시민사회의 노력, 한일 양국 시민사회 연대 정신이 광주에서 꽃 피운 결과라고도 할수 있다.
■역사관 진통...가네보방적 강제노동 역사 재조명
순탄할 것 같았던 ‘일제강제동원시민역사관’ 건립 문제가 의외의 반발에 부딪혔다. 광주시가 제시한 ‘제2보일러실’ 공간도 생각보다 협소해 적잖이 실망을 안긴 상태에서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의 주상복합 개발사업 시행사인 ‘챔피언스시티 복합개발 PFV’가 자신들과 협의 없이 광주시가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광주시 계획에 반기를 들고 나왔다. 또 광주시 문화도시조성과 ‘문화공원 조성 자문위원회’에서도 기존 논의 계획에 없다며 반발했다. 여기에 더해 ‘광주시민사회단체협의회’ 등 광주 시민단체에서도 기존 논의와 다른 것이라며 불쾌감을 표시하면서 큰 난관에 부딪혔다.
시민모임은 ‘광주시민단체협의회’가 주최하는 토론회, ‘자문위원회’ 간담회에 적극 참여해, 임동 방직공장이 갖고 있는 일제강제동원 및 인권유린 역사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아울러, ‘역사관’ 건립의 필요성과 이 공간을 통해 무엇을 구현하려고 하는 것인지에 대해 성의를 다해 설명했다. 또 애초 문화공원 조성 구상에서는 ‘노동의 가치’를 강조해 왔지만, 정작 논의되고 있는 것은 ‘노동의 가치’가 배제돼 있음을 지적했다.
진통은 있었지만 전화위복이었다. 논의 과정을 통해 ‘자문위원회’,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등은 전·일방 부지 논의 과정에서 일제강점기 가네보 강제동원과 인권유린 역사를 인식하지 못했음을 인정했다. 아울러 ‘시민역사관’의 필요성을 동의했다. 다만 구 화력발전소 건물 활용 방안을 포함해 <문화공원1> 콘텐츠에 대한 이견이 아직 남아 있어 광주시와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등과 함께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96세 정신영 할머니 80년 만에 ‘나고야’ 방문
정신영 할머니가 12.6~12.8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나고야를 방문했다. 1945년 구사일생으로 고향 나주에 돌아온 이후 나고야를 다시 밟는 것은 꼭 80년 만의 일.
정 할머니는 ‘도난카이(東南海) 지진 81주년 희생자 추도식’에 참여해, 당시 지진에 숨진 동료 6명의 이름이 새겨진 추도비에 헌화하며 명복을 빌었다. 앞서 80년 전 동료들과 함께 찾았던 나고야성을 방문해 옛 기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나고야 방문은 2024년 위암 수술 후 투병 중인 다카하시 대표 위로 방문 차원에서 계획됐다. 쾌유를 기원하는 회원들의 응원 편지를 전달하며 광주의 마음을 전달했다. (이국언, 서진영, 황행자, 백금렬, 시철우 참가)
♥"광주에서 다시 뵙고 싶습니다"(다카하시 대표님 응원메시지)
https://cafe.daum.net/1945-815/jXhE/1654
■라르브르앙상불, 음악극 ‘어디에도 없는 나라’ 깊은 울림
▲“부끄러웠다. 이런 일이 있었는지, 이렇게 외롭게 그 싸움을 이어오고 있었는지 그동안 너무 몰랐다.”
▲“이만한 콘텐츠가 없다. 국회의원, 시장, 언론사 간부, 기자들부터 초청해 이 공연을 보여야 한다. 두 번 세 번 아니 몇 번이라도 이 공연을 통해 이금주 회장을 알려야 한다”
▲“공연 내내 너무 눈물을 흘린 탓에 어쩔수 없이 먼저 나왔다. 근래 이렇게 눈물 흘려본 적 없었어요”
▲“곳곳에서 훌쩍이는 사람들 모습을 봤다. 가슴을 적시는 공연이었다.”
이금주(1920.12~2021.12.) 태평양전쟁희생자광주유족회 회장의 삶과 투혼이 음악극으로 펼쳐졌다. ‘라르브르앙상블’(단장 김수연)은 12월 14일 전일빌딩245 다목적강당에서 이금주 회장 4주기 추모제를 맞아 추모 음악극 ‘어디에도 없는 나라’를 무대에 올렸다. 자선공연으로 마련된 이날 음악극은 일제에 남편을 빼앗긴 아픔, 일본 정부의 책임을 묻기 위한 지난한 투쟁, 그가 남긴 역사적 과제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시간으로 꾸며져 참석자들에게 깊고 진한 울림을 남겼다.
■4차례 일본 방문, 나카가와 미유키 초청 등 한일연대 활동 복원
▲4.10~4.12 일본 피고 기업 사죄 배상 촉구 방일(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6.11~6.14 다케우치 야스토 선생님 광주 방문(밀리환초 사건 기자간담회 개최)
▲6.19~6.22 한일협정 60주년 방일 활동(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8.7~8.10 봉선화 도쿄 공연 참가
▲12.6~12.8 도난카이 지진 희생자 추도식 및 다카하시 대표 병문안(나고야)
▲12.13~12.15 나카가와 미유키 외 2인, 이양수 선생님 방문(이금주 회장 4주기 추모제)
어느 때보다 일본 시민단체와 연대 활동이 활발한 한 해였다. 일본 피고 기업 배상 이행 촉구, 봉선화 공연 참가, 다카하시 대표 병문안 겸 정신영 할머니 도난카이 지진 추모제 참석 등으로 4차례 일본을 방문했다. 일본에서도 2차례 광주를 방문했다. 6월에는 다케우치 야스토 선생님이 광주를 방문해 밀리환초 사건 관련 기자간담회를 진행했고, 12월에는 나카가와 미유키 ‘호쿠리쿠연락회’ 사무국장, 이양수 선생님(고려박물관 이사장) 등이 시민모임 초청 형식으로 광주를 방문했다. 나카가와 미유키 사무국장은 처음 광주를 방문하는 젊은 2인과 함께 동행하기도 했는데, ‘나고야소송지원회’, ‘호쿠리쿠연락회’와 연대감을 높인 한해였다.
■더딘 집단소송 끝에 단비 2심 첫 승소
▲2025.4.22 니혼코크스(구 미쓰이광산) 이재희 외 2인 광주지방법원 원고 일부 승소
▲2026.1.22. 미쓰비시중공업 최주환 외 12인 광주고등법원 승소
2019년, 2020년 일본 11개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집단 소송이 일본정부의 방해로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승소 판결 소식이 이어졌다.
2020년 4월 니혼코크스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 5년여 만에 1심에서 승소(25.4.22)하고, 2019년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승소했다.(26.1.22).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와 함께 제기한 집단소송 중 2심 판결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소송이 길어지면서 원고와 관계가 느슨해지고 공익소송의 취지가 갈수록 희석되고 있는 것은 넘어야 할 숙제다. 소송 취지에 대한 원고의 이해 부족으로 항소 일부 비용 등을 민변에서 부담해 오고 있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연말 회원 배가 캠페인-36명 신규 가입
12월 22일부터 연말 후원회원 배가 캠페인을 시작했다. 아울러 시민단체 역할과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활동을 소개하는 글을 페이스북을 통해 8회 게재했다.
10일간 회원 가입 독려 캠페인을 진행해 36명이 신규 후원회원에 가입했다. 이 외에 증액 신청 2명, 연회비 납부 2명의 성과를 남겼다. 무엇보다 매년 어느 계기를 설정해 회원 가입 독려 캠페인을 함께 진행해 볼 수 있는 경험과 동력을 얻은 기회였다.
참고로 2026년 1월~12월 사이 65명이 탈퇴하고, 같은 기간 53명이 신규 회원으로 가입했다. 연말 배가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12명이 줄어든 것을 감안해, 회원들에게 회원으로서의 소속감과 자긍심을 느낄수 있도록 하는 세부적인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회원 확대 노력도 더 적극적이고 일상적으로 강조되어야 할 일이다.
■“뜻깊게 써 달라”... 독지가, 시민모임에 공간 기부
“추모제 공연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평전도 읽어봤는데 정말 울림이 컸습니다. 그동안 많은 분들이 오랫동안 애써 오셨는데 전혀 몰랐습니다. 이 공간이 하시고자 하는 일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합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시민모임에 큰 선물이 전해졌다. 한 독지가가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에 더없이 안락한 보금자리를 제공한 것. 시민플랫폼 ‘나들’의 따듯한 연대의 마음까지 보태진 결과였다.
무엇보다 2009년 창립 이래 17년 간 시민모임의 활동이 평가받은 것이라는 점에서 희소식이 아닐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이금주 회장 재조명 작업을 위한 선물이자 이금주 회장이 하늘에서 내린 선물”이라는 말을 남겼다.
향후 공간을 활용해 이금주 태평양전쟁희생자광주유족회 회장 자료 등 강제동원 관련 전시 형태를 꾸며, 청소년과 시민들이 이 문제를 보다 가깝게 체감할 수 있도록 꾸며 개방할 계획이다. 2026.1.19. 3년간의 서구 화정동 사무실을 정리하고 남구 사동으로 사무실을 이전했다.
■사무국 변동 등 기타
◐사무국 상근자 변동
2017년 1월부터 8년여 고락을 같이 한 김정은 사무처장이 퇴사(2025.3)하고, 2024년 10월부터 근무한 유종천 사무국장은 2025년 11월 퇴사했다. 2025년 10월 서진영 사무차장이 상근자로 새로 결합해 바통을 이어 받았다.
◐보조금 사업 없는 해.
보조금 없는 한해였다. 그동안 ‘광주시 여성노무동원 피해자 지원조례’에 의해 보조금 사업을 일부 진행해 왔지만, 광주시가 재정 상황을 이유로 관련 예산을 일체 반영하지 않음에 따라 본의 아니게 사업에 있어 잠시의 여유를 갖게 되었다.
◐2018~2024 보도자료 모음집 발간.
2018년~2024년까지 7년간의 보도자료와 기자회견문, 성명을 묶어 자료집을 발간했다.
■떠난 사람
◐2025.1.27. 일본제철 피해자 이춘식 할아버지 별세(향년 105세)
◐2025.10.22. 광주인 예제하(본명 양동금) 기자 별세(향년 61세)
◐2025.12.28. 오월어머니집 초대 관장 안성례 선생님 별세(향년 88세)
◐2025.12.30. 만주 방직공장 동원 오연임 할머니 별세
함께 손잡고 힘을 보태온 소중한 분들과 아쉬운 작별을 했다.
“소중한 인연 오랫동안 잊지 않겠습니다.”
"회원님의 응원과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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