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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난 재인은 몸이 조금 아팠다. 그래서 다들 수영하러 갔지만 숙소에 남아 있었다.
민정이 그녀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는 수영을 하러 나갔다. 재인은 샤워를 하기 위해 욕실에 들어갔다.
그녀는 사랑을 나누면 어딘가 변할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변화가 없어서 놀랐다.
샤워를 마친 재인은 테라스로 나가 음료수를 마셨다. 그리고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벨이 울리는 소리에 재인이 문을 열었다. 그녀는 우열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병원에 가야 해.”
“네? 왜요?”
그가 마른 침을 삼켰다.
“피임을.. 안 했어..”
재인의 눈이 커졌다.
두 사람은 재인에게 급한 집안 일이 생겨서 먼저 올라간다고 말했다. 재인의 표정이 너무 안 좋아서 다들 그의 말에 수긍하는 것 같았다. 재인은 뒷좌석에 올라 고개를 숙였다. 그가 차를 출발시키며 그녀를 살폈다.
“미안해. 내가 했어야 했는데.. 어제는 나도.. 제 정신이 아니어서..”
“괜찮아요. 병원에 가서 약을 먹으면 괜찮다면서요.”
“만약 임신이 된다면 결혼할 거야. 다른 생각하지 마.”
“엄마가 가슴아프실 것 같아서.. 그게 걱정이지. 저도 다른 생각은 안 해요.”
“재인아..”
“정말.. 괜찮아요.”
말과 다르게 점점 창백해지는 재인을 바라보며 그는 액셀을 더 밟았다.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바로 먹고 집에 돌아왔다. 그녀를 침대에 눕히고 그가 죄인인 듯 고개를 숙였다. 그녀가 손을 뻗어 그의 손을 잡았다.
“어제 일을 후회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그렇게 자책하지 마세요.”
“미안해.”
“옆에 누워서 안아주세요.”
“미안해..”
“왜요?”
“또 사랑하고 싶거든.”
재인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얼굴을 붉혔다.
“저도 사랑하고 싶지만.. 사실은 좀 아파서요..”
“알아. 그럼 쉬어. 난 다시 가봐야 해.”
“네.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그가 일어나 그녀의 이마에 뽀뽀를 해 주었다. 그리고 몸을 돌려 그녀의 집을 나섰다.
그날 밤에 은서가 집으로 찾아왔다.
“웬일이니.. 이게 웬일이야.. 재인이가 드디어..?”
“야..”
“약은 먹었다면서. 아픈 건..”
“쉬었더니 괜찮아졌어.”
“내일 쉰다고 말씀드리고 왔어. 그러니까 일단은.. 자자. 나도 피곤하니까.”
“선생님이 전화하셨어?”
“그럼 누구겠니? 내가 욕을 욕을.. 아주 쌍욕을 날려드렸지.”
재인이 키득거리며 웃었다.
“25이나 먹어서 콘돔도 모르면 어떻게 하냐?”
“둘 다 정신이 없었어.”
“그러셨어요~?”
재인이 쿡쿡 웃으며 지난번의 일과 전 날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해주자 은서의 입이 놀람으로 커졌다.
“선생님 대단하다~. 그런 남자가 있었네? 신기하다..”
“그런거야?”
“야. 대부분 그 상황에서 그렇게 못 참아. 다시 보이는데? 쌍욕은 조금 너무했나?”
“잘 했어..”
두 사람은 한 침대에 누워 손을 잡았다.
“좋아?”
“응. 그런데 매번 이렇게 아파?”
“내가 아냐? 점점 나아진다더라. 뭐.. 선생님이 하시기 나름이겠지. 아프면 아프다고 말해. 좋으면 좋다고 말하고..”
“응.”
“결혼을 생각해 보긴 해야겠다. 소문 이상하게 나기 전에.”
“응. 엄마한테 다시 말씀드려야지.”
“이번엔 너도 맞을 수 있어.”
“응. 각오는 했어.”
“에휴.. 힘 내~.”
“응.”
두 사람은 은서의 위층에 사는 남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잠이 들었다.
재인은 엄마에게 정말 제대로 한 대 맞는 줄 알았다. 그런데 우열이 그녀를 감싸는 바람에 우열이 맞았다. 재인과 재인엄마가 놀라 우열을 바라보았다.
“재인이 시집살이 시킬거면 안 보내요.”
“네. 걱정하지 마십시오. 부모님은 영국에 계시거든요. 삼촌만 국내에 계십니다.”
“뭐.. 그렇다면.. 해요. 임신은 결혼해서 했으면 좋겠으니까.”
“죄송합니다.”
엄마가 재인을 품에 안아주셨다.
“다컸네.. 우리 딸이 다 컸어..”
“엄마.. 죄송해요.”
두 사람의 결혼 소식이 전교에 떠돌았다. 도서관 문이 열리고 지훈이 씩씩거리며 들어왔다. 그리고 재인의 손목을 잡고 도서관에서 끌고 나갔다. 민정이 전화기를 들어 우열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파. 이거 놓고 말해.”
“왜 거짓말 했어.”
“안 했어.”
“웃기지 마. 나를 단념시키려고 그런거지? 거짓말로 하고 돈 많은 이사장한테 마음을 준 거야? 그 짧은 시간에?”
“7년이 짧다고 생각해?”
그가 걸음을 멈추자 재인은 그제야 숨을 내쉬었다.
“그럼.. 이사장이.. 그 남자야?”
“그래. 선생님이셨고, 난 제자였어. 그 땐.. 일이 있어서 떠나셔야 했지만 다시 돌아오셨어. 나를 위해서. 선생님이 프로포즈는 아직 제대로 안 하셨지만 결혼하자고 하셨고, 부모님 인사도 했어.”
“그런 남자를.. 사랑해? 12살이나 많은 남자를?”
“그래.”
“차라리 나를 선택해. 아니면 확 죽어 버릴거야.”
“그게 네 사랑이야?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면 더더욱 너를 선택하지 않아.”
“뭐?”
“7년 전에 사건이 있었어. 궁금하면 검색해보던가.”
재인이 그의 손을 뿌리치고 도서관으로 걸음을 옮겼다. 우열이 숨이 차도록 달려와 그녀를 품에 안았다.
“괜찮아?”
“네..”
“하아.. 늦은 줄 알고..”
“고마워요. 달려와 줘서..”
“언제든지.. 언제든지 달려올 거야.. 너를 위해서.”
“사랑해요, 선생님.”
“나도.. 사랑해..”
재인이 그의 가슴에 귀를 대고 미소를 지었다.
지훈이 그들을 바라보다 몸을 돌려 교문을 나섰다.
지훈은 학교에 잘 나오지 않지만 컴퓨터를 잘하는 녀석의 집에 찾아가 그의 방 소파에 누워 야구공을 천장을 향해 던졌다가 받았다를 반복했다.
“얼른 해라~.”
안경을 쓴 남학생이 움찔하며 안경을 조금 올리며 손을 빠르게 움직였다.
“그런데 7년 전 사건을 왜..”
“쓰읍! 궁금해 하지 말라고 했지.”
“아.. 알았어. 찾았어.”
지훈이 소파에서 일어나 걸음을 옮겼다.
“비켜.”
“으응..”
그가 일어나자 지훈이 의자에 앉아 마우스를 움직였다.
“너 이자식..”
그가 벌떡 일어나자 남학생이 움찔했다. 그가 손을 들어 남학생의 어깨를 잡았다.
“대단한데? 어떻게 경찰서에 보관된 증거들에 접근을 한 거지?”
남학생이 헤~ 하고 웃었다.
“웃지 마.”
“응.”
지훈이 다시 앉아 사건기록을 읽기 시작했다. 그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그러다 그 남자가 몰래 촬영한 재인의 모습도 증거 사진들이 보였다.
“저건 몰래 찍은 것 같은데?”
“나도 알아, 인마..”
그가 다음 사진으로 넘기자 남학생이 놀란 숨을 들이마셨고, 지훈의 눈도 커졌다. 사진 속 재인은 옷이 뜯기고 얼굴과 복부와 가슴부근에 피멍이 들고 상처가 나 있었다. 그의 손이 떨려왔다.
“젠장..”
그가 턱에 힘을 주고 고개를 숙였다.
민정이 퇴근을 하려고 도서관을 나오자 우열이 그녀에게 인사를 했다. 민정도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인사를 했다.
“내일 봬요. 이사장님.”
“네.”
민정이 지나가다 말고 걸음을 멈추었다.
“이사장님.”
“네?”
그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왜 프로포즈를 안 하세요? 재인이가..”
“투덜거렸습니까?”
“네..”
“지금 하려고요.”
민정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를 살폈다.
“꽃도 풍선도 없이요?”
그가 손을 들어 재킷 가슴 부근을 톡톡 두드렸다.
“제일 중요한 것은 있습니다.”
“아하~.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그가 고개를 돌려 다시 걸음을 옮겼다. 안으로 들어간 그는 창턱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재인의 모습이 보였다. 다리를 모아
발목에서 꼰 후 조금씩 앞뒤로 흔들며 책장을 한 장 뒤로 넘겼다. 그가 천천히 다가가자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그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이사장님..”
“오재인씨..”
재인이 진지한 듯 그녀의 이름을 부르는 그를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그녀가 앉은 곳 양 옆으로 손을 짚고 그녀와 얼굴 높이를 비슷하게 했다.
“누가 치마입고 이렇게 창턱에 올라가서 책 읽으라고 했습니까?”
“아..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건 학교 다닐때부터 버릇이라서요. 그리고 치마 안에 반바지를 입고 있어서 괜찮습니다, 이사장님.”
그녀가 치마를 조금 들어올리려고 하자 그의 미간에 주름이 만들며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재인이 치맛단을 내려놓고 키득
거리며 웃었다.
“진짜 보여드리는 줄 아셨어요?”
그가 웃고 있는 그녀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누르자 그녀의 웃음이 멈추었다. 재인이 양 손을 들어 그의 목에 감싸고 고개를 약간 기울였다. 그가 입술을 떼고 인상을 찡그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런 사람인 줄 몰랐습니다만..”
“쿡쿡.. 그러셨어요?”
“보는 눈들이 있을지도 모르니..”
그가 재인 뒤에 있는 커튼을 펼쳐 두 사람을 감쌌다. 재인의 눈이 커졌다.
7년 전 그녀가 상상했던 일이 정말로 일어날 줄은 상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가 주머니에서 아이팟과 그에 연결 된 이어폰을 꺼냈다. 재인이 피식 웃었다.
그가 이어폰을 그녀의 귀에 꽂아주고 재생버튼을 눌렀다.
글렌 메데이로스 (Glenn Medeiros)의 <Nothing's gonna change my love for you> 라는 곡이 시작되었다.
재인이 조금 인상을 찡그렸다가 고개를 숙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의 손에 반지 케이스가 들려있자 재인은 숨을 멈추었다.
그가 케이스를 열고 반지를 꺼내고 그녀의 손을 잡았다.
재인의 눈에 눈물이 고이고 그가 잡고 있는 손이 가볍게 떨렸다.
그녀의 네 번째 손가락에 그가 반지를 끼워주었다.
그리고 그녀의 두 볼을 가볍게 감싸 들어올려 자신을 바라보게 했다.
그녀의 귀에서 이어폰을 빼고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오재인씨.. 지금 이 상황이 상당히 오글거리고, 죽을 것 같아서 짧게 이야기 할 테니까 잘 들어요. 나와.. 결혼해 주시겠습니까?”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또르륵 흘렀다.
“네 옆에서 너를 사랑하고, 너의 미소를 바라보고, 너를.. 지켜줄 수 있게 해 줘..”
그녀가 팔을 들어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 그리고 웃음을 터트렸다.
“사랑해요..”
“나도.. 사랑해..”
그가 그녀의 얼굴을 감싸고 천천히 그녀의 입술을 찾았다.
그녀의 집으로 가면서도 우열은 그녀의 손을 놓지 않고 있었다.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신 건가요?”
“뭐..”
우열이 인상을 찡그리며 고개를 돌렸다.
책상 위에 쌓아놓은 순정만화들을 읽으며 우열은 인상을 찡그리고, 한 숨을 내쉬고, 책을 손에서 떨어뜨리고, “말이 돼?” 라고 소리치고,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었다.
재인이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웃지 마. 다시는 못해.”
“네.. 한 번으로 충분해요.”
“커튼을 둘렀을 때.. 왜 그렇게 놀랐어? 혹시 무서웠어?”
“아니.. 그게 아니라..”
재인이 입술을 살짝 깨물자 그가 고개를 조금 갸웃거렸다.
잠시 후 재인은 스케치북을 품에 안고 좁은 집 안을 뛰어다녔다.
“어~? 금방 잡힐거면서 이런다. 얼른 보여 줘~. 뭐 얼마나 이상한 그림이길래 그래.”
“그냥 가시면 안 돼요? 소름 끼치실지도 몰라요.”
“싫어. 다 볼거야. 그 때 나한테 다 보여준 게 아니었어. 그치..?”
“미움받기 싫었단 말이예요~.”
하지만 결국 재인은 그에게 잡혀버렸다. 재인은 바닥에 앉아 뒤에서 그가 그녀를 앞에 안고 스케치북을 펼치자 재인이 무릎을 끌어 모아 안고 고개를 숙였다.
“이건 뭐야? 왜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어딘가 다른 것 같은데..”
그가 2개의 그림을 바라보며 물었다.
“첫 수업 받은 날 그린 거예요. 이건 선생님이 다른 학생들을 바라보시는 모습이고..”
“이건?”
“선생님이 저를 바라보시던 모습이예요.”
“음? 진짜? 내가 널 이렇게 바라봤다고?”
그가 인상을 찡그렸다.
“제가 그.. 사람을 좋아한다는 생각에 정말 싫어했었나보죠.”
“뭐.. 첫날이니까..”
그가 다음 그림으로 넘어갔다.
“이건 봤고.. 이것도 봤고..”
그러다 문제의 그 그림이 나오자 재인이 고개를 숙였다. 커튼 안에서 교복을 입은 긴 머리의 소녀와 교복을 입은 그가 입을 맞추기 전에 멈춘 그림이었다. 그의 손이 가볍게 떨렸다.
“남자는 선생님이 맞는 것 같고, 여학생은.. 누군지 모르겠더라고요. 저도 모르게 상상을 하고 있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모르는 여학생을 그렸더라고요. 교복을 입고 있던 선생님은 이런 느낌었어요?”
재인이 고개를 조금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뭐.. 너무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잘 안 나네. 지금이랑 닮았나?”
그가 인상을 찡그리며 그림을 그녀 얼굴 옆으로 가져가 그림과 그녀를 번갈아 바라보자 그녀가 그의 손을 내리며 피식 웃었다.
“안 닮았어요.”
“뭐.. 옛날에 그린 거니까 용서해 주지.”
그가 다른 그림으로 넘어갔다. 재인은 조금 전의 그의 표정을 떠올리며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림을 다 보고 난 후 그가 천천히 일어났다.
“미안해. 오늘은 조금 피곤하네..”
“네. 괜찮아요.”
그가 손을 들어 재인의 볼을 감싸자 재인이 고개를 돌려 그의 손바닥에 얼굴을 묻고 눈을 감은 채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가 피식 웃으며 그녀에게 다가와 그녀의 입술에 다정한 입맞춤을 하고 집을 나갔다.
그가 가고 난 후 소파에 앉아 있던 재인은 가디건과 지갑을 들고 집을 나섰다.
그녀가 도착한 곳은 찬식의 가게였다. 혼자 온 그녀를 바라보며 찬식이 미소를 지었다.
잠시 후 재인은 메뉴판을 조금 오래 바라보고 있었다.
“먹고 싶은 게 없어? 프로포즈도 받은 것 같은데 어째 안색이 안 좋은 것 같은데.. 설마.. 임신했나?”
“아니거든요?”
재인이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자 그가 피식 웃었다.
“뭔데.. 뭐.. 결혼 전에 찾아오는 신부 우울증같은 건가? 우리 와이프도 조금 심각했었는데..”
“부탁이.. 있는데요.”
“응.”
“제가 이런 부탁을 했다는 걸 선생님이 아시면 불같이 화를 내실 것 같고.. 그냥 넘어가자니.. 자꾸 걸리고..”
“유리에 대해 궁금한 거구나?”
재인이 침을 꿀꺽 삼키고 그에게 말했다.
“사진 좀.. 보여주세요.”
찬식의 미간에 깊은 주름이 만들어졌다. 잠시 후 도착한 찬식의 아내가 사진을 그녀에게 보여주었다. 재인의 손이 떨렸다.
“알아?”
“그게요..”
재인은 가방에서 스케치북을 꺼내 두 사람에게 보여주었다. 찬식과 아내는 서로를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이걸 네가 어떻게..”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저도 모르게 상상을 하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이런 그림을 그렸더라고요.. 소름.. 끼치실 거예요.”
“그 정도는 아니야~. 그냥 조금 놀랐을 뿐이야.”
“저는 상상 속에서 저를 예쁘게 생각했나보다 했었는데..”
고개를 숙인 재인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찬식의 아내가 재인을 안고 토닥였다.
“이 세상 사람이 아닌데 뭘 걱정해..”
“아직 선생님 가슴속에 이 분이 있는 것 같은데.. 물론 잊으라고 하고 싶지는 않아요. 하지만..”
“괴롭겠다.”
찬식이 재인에게 조용히 말했다.
“선생님이 저 모르게 혼자 고통스러워하시는 것을 그저 모르는 척 넘겨야 하는 건가 싶고.. 평생 할 수 있을까.. 결혼했는데 잘 안 되면 어떻게 하나.. 두려워졌어요.”
“말 해 봐.”
재인이 놀란 표정으로 찬식을 바라보았다.
“직접 들어. 그리고 솔직하게 말해. 지금 우리한테 했던 말을 그 녀석한테도 똑같이 들려주라고. 그러면 뭔가 대답을 하겠지. 엉뚱한 대답을 하면 한 대 때려주고..”
재인이 피식 웃으며 고개를 숙이자 테이블 위에 놓인 정유리의 사진이 보였다. 재인이 한 숨을 내쉬었다.
찬식의 가게에서 집으로 돌아온 재인은 터덜터덜 집으로 올라갔다.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운 재인은 불안한 마음에 떨리는 숨을 내쉬고 눈을 감았다.
우열이 소파에 앉아 세운 무릎 위에 올린 팔의 주먹을 쥐었다 폈다를 반복했다.
눈을 감자 웃고 있는 유리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동안 잊고 있던 얼굴이었다.
7년 전 영국으로 가고 나서 다시 꾸기 시작한 악몽에서는 더 이상 유리가 없었다.
대신 울고 있는 재인의 모습만 그를 괴롭히고 있었다.
재인을 다시 만나고 나서부터는 악몽을 더 이상 꾸지 않았다.
지난 7년을 그는 정유리라는 여자를 완전히 잊고 있었다.
그랬는데 오늘 그림을 보는 순간 그는 다시 자신을 그 날 그 시간 그 장소에 갖다 놓고 있었다.
숨이 턱에 차오르도록 달려 도서관 문을 열었을 때 바닥에 누워있는 유리의 모습을 본 그는
충격으로 심장이 멈추는 듯 했다. 달려가 셔츠를 벗어 피가 흐르는 그녀의 손목을 감싸 세게 눌렀다.
희미하게 웃고 있는 유리가 차가운 다른 손을 들어 그의 볼을 감쌌다. 그가 눈물을 흘리며 그녀에게 말했다.
“정신 차려.. 내가 왔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내가 지켜줄게.. 내가.. 지켜줄게.. 그러니까 살아 있어 줘..”
“우열아..”
“응..?”
“우열아..”
그가 소파에서 벌떡 일어났다. 서성이던 그가 핸드폰을 들었다. 성준에게 전화를 걸자 그가 받았다.
<닭살스러운 프로포즈는 성공했냐?>
“오늘 우리 집에서 자면 안 되냐?”
<응? 왜.. 오늘같은 날은 재인어머니의 경고따위 가볍게 무시하고 밤새 재인이를 품에 안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왜 나랑 같이 있으려고 그래?>
“악몽을.. 꿀 것 같아.”
<재인이랑 잘 되고 있으면서 무슨 악몽..>
“재인이 말고..”
<.... 알았어. 금방 간다.>
“응.”
전화를 끊은 우열이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성준과 이야기를 하며 잠을 안 잘 생각이었지만 어느 새 우열은 꿈속에 있었다.
유리가 응급수술을 하러 가고 찬식과 성준이 왔다. 성준이 병원에 남고 찬식이 우열을 데리고 집으로 갔다.
찬식의 집 욕실에서 몸에 묻은 피를 닦으며 우열은 갑자기 구토증세가 일어 변기를 잡고 구역질을 했다.
샤워기를 틀어놓고 손에 묻은 피를 닦는데 자꾸만 지워지지 않고 여전히 그의 손을
검불게 물들이고 있었다. 그가 벽을 손으로 짚고 한 숨을 내쉬는데 뒤에서 누군가 그의 허리에 팔을 둘렀다.
“재인?”
그가 고개를 돌리자 유리가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가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평생 지켜준다고 하더니.. 다른 여자를 사랑하는 거야?”
“유.. 유리야..”
“나를 잊어버린 줄 알았는데 이렇게 다시 나를 찾아왔으니까.. 용서해 줄게.”
유리가 그의 가슴에 안기자 우열이 떨리는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그리고 그녀를 자신의 몸에서 떼어냈다.
“미안해. 재인이를.. 사랑해.”
“나를 사랑하면서.. 왜 거짓말을 하는 거야? 그 애를 향한 감정은 죄책감에서 비롯된 거야. 그걸 너는 사랑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거라고.”
“아니야.”
그가 조그맣게 말하자 유리가 미소를 지었다.
“괜찮아. 앞으로 이렇게 만나지, 뭐. 난.. 상관없어.”
그녀가 다시 품에 안기자 그가 떨리는 손을 들어 얼굴을 문질렀다.
그가 벌떡 일어났다. 고개를 돌리자 성준이 누워있었다.
“꿈이냐..?”
성준이 일어나 그를 바라보았다.
“아니야. 깬 거야..”
성준이 하품을 하며 말했다. 우열이 손을 들어 볼을 때렸다. 그가 때린 볼을 손으로 감쌌다.
“아프다..”
“으이구.. 꿈 아니라니까.. 왜 그러냐?”
“맞을 짓을 했으니까..”
“유리가 나왔어?”
“응..”
“땀 내러 가자.”
두 사람은 옷을 갈아입고 집을 나와 달리기 시작했다.
도서관에 있는 재인을 민정이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무슨 일 있지?”
“없어요.”
“내 눈을 속여. 프로포즈 받고 날아다닐 줄 알아서 그 모습을 어떻게 참아주나 했더니만.. 지금이 오히려 더 못 봐주겠는데?”
재인이 힘없이 웃었다.
“이사장님.. 요 며칠 오시지도 않고.. 전화만 하시지 않으셔?”
“바쁘시대요.”
“자기는 그 말을 또 믿고? 설마.. 이사장님 바람피워?”
“아니예요.”
“그럼 왜 그러는데..”
“저도 잘.. 모르겠어요.”
“결혼 앞두고 왜 그러냐..”
재인이 슬픈 미소를 지으며 책을 들고 책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문제는 주말에도 그가 출장이라며 그녀를 피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재인이 미용실에 들어가자 은서와 엄마가 그녀를 바라보
았다.
“출장갔어요.”
“응.”
엄마가 몸을 돌려 다른 곳으로 가시자 은서가 그녀의 손목을 잡아 네일아트 하는 곳으로 데리고 갔다.
“기분 전환 시켜줄게.”
“응.”
재인은 은서에게 네일관리를 받으며 조용히 있었다.
“무슨 일이야.”
“하여간 귀신..”
“뭔 일이냐고..”
“선생님 첫 사랑..”
“아.. 그 여자? 왜..”
“내가 예전에 그린 그림 있거든. 도서관 커튼 안에서 뽀뽀하려고 가까이 다가간 장면. 남자는 교복을 입고 있는 선생님이고 여자는.. 모르는 여자였거든.”
재인이 은서에게 핸드폰으로 찍어놓은 우열과 모르는 여학생의 그림을 보여주었다.
“너 아니야?”
재인이 고개를 저었다.
“선생님이 프로포즈를 하실 때 커튼으로 단 둘이 있는 것 같은 상황을 만드셨었는데. 거기까지는 좋았는데.. 내가 너무 놀란 표정을 지었었나봐. 그 그림이 확 떠올랐었거든. 상상이 현실로 이어져서 놀랐던 거라고 했더니 그림을 보고 싶으시다고..”
“보여줬어?”
“응. 그 후로 이상해. 바로 선배님한테 가서 알아봤더니..”
“그랬더니.”
“내가 그린 여학생이..”
“설마..”
재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진 보고 정말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어. 그 후로는 안 만나주시네..”
“도망치는 거야? 하여간..”
은서가 고개를 저었다.
“그런데 네가 그 여자를 어떻게 알아서?”
“나도 모르겠어. 기억이 안 나거든..”
“어디에서 사진으로 봤나부지.. 아니면 조금 비슷하거나. 그냥 긴 생머리에 예쁜 여자일 뿐이잖아.”
“모르겠어..”
“기운 내. 자꾸 피하면 내가 가서 정신 차리라고 때려줄게.”
재인이 피식 웃었다.
순간 문이 딸랑거리는 소리를 내며 열리자 은서와 재인이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두 사람의 표정이 그대로 얼어버렸다.
“어머~. 이게 누구야?”
재인엄마가 반갑게 다가가 그 여자의 손을 잡았다.
“여전하시네요?”
“어서 와. 어디에 살았어? 결혼은 했고?”
“오랜만에 들어왔어요. 호주에서 살아요.”
“재인아. 인사해.”
재인이 의자에서 일어나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가 눈을 반짝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네가 재인이야? 어머.. 어머.. 제 기억 속에는 여전히 6살 꼬맹이였는데.. 숙녀네?”
“저를.. 아세요?”
“알지~. 하긴.. 네가 6살이었으니까.. 잊어버렸을 수도 있겠다.”
재인은 갑자기 떠오른 영상에 그들을 지나쳐 문을 열고 밖으로 뛰어 나갔다.
“재인아!”
엄마와 그 여자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재인을 바라보았다.
“제가 가 볼게요.”
은서가 예의 미소를 짓고는 미용실 직원 앞치마를 벗고 미용실을 나가 재인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재인의 머릿속에 떠오른 영상에 재인은 눈물이 고였다.
(과거회상)
그녀가 6살이었을 때.. 그 날은 엄마와 함께 미용실에 있었다.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교복을 입은 언니가 들어왔다. 엄마가 다른 손님의 머리를 하고 계셔서 그 언니는 재인 옆에 앉았다.
“우와~. 그림을 정말 잘 그리는 구나..”
“응. 내 딸이야.”
“정말요? 너무 귀여워요.”
그 언니가 손을 들어 재인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이거 먹을래?”
그 언니가 막대사탕을 재인에게 건넸다. 재인이 고개를 돌려 엄마를 바라보았다.
“엄마.. 사탕 먹어도 돼요?”
“응.”
“네.. 고맙습니다.”
“착하네.. 이름이 뭐야?”
재인이 눈을 멀뚱멀뚱하며 그 언니를 바라보았다. 그 언니가 미소를 지으며 재인에게 말했다.
“나는 정유리야. 너는 이름이 뭐야?”
“오재인입니다.”
“재인이구나~. 이름도 예쁜데?”
재인이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단골손님인 그 언니를 자주 보게 되었다. 미용실 의자에 앉아있는 언니에게 다가간 재인이 재인이 팔걸이에 턱을 대고 언니를 올려다보았다.
“언니.. 언니는 공주님 같아요.”
“진짜?”
“네. 머리도 길고 얼굴도 예쁘고.. 언니처럼 자라면 저도 공주님이 되요?”
“그럼~. 재인이도 예쁜 공주님이 될 거야.”
재인이 배시시 웃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언니가 찾아와 긴 머리카락을 짧게 잘라 버린 날이었다. 언니가 의자에 앉아 무슨 사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재인이 팔걸이에 턱을 대고 그 사진을 바라보았다. 그 위로 뭔가 물방울이 툭 떨어졌다. 재인이 고개를 들어 언니를 바라보
았다.
“언니.. 왜 울어요? 머리카락은 다시 자라요. 그러니까 너무 쓸쓸해 하지 마요.”
“응.. 그럴게.”
“이 사진 속에 있는 사람은 누구에요?”
“이건 나.. 그리고 이건..”
언니의 눈에서 눈물이 다시 흘렀다. 재인이 사진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달리기를 멈춘 재인이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사진 속에서 웃고 있는 언니가 팔짱을 끼우고 있는 남자는 교복 바지 주머니에 양 손을 넣고 정면을 바라보지 않고 고개를 돌려 언니를 부드러운 미소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 남자는.. 선생님이었다.
“재인아.. 괜찮아? 어디 봐봐.. 다쳤어? 어디 아파?”
은서가 그녀 앞에 앉아 재인을 살폈다.
“울지 마. 비슷한 사람이겠지..”
재인이 고개를 저었다.
“그 언니야.. 사진을.. 들고 있었는데..”
재인의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자 은서가 그를 데리고 벤치에 앉혔다. 그리고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 슈퍼에서 시원한 물을 사서 그녀가 마시게 했다. 조금 진정이 된 재인은 천천히 떠오른 과거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살아있었다는 거야? 그럼.. 뭐야.. 다들 거짓말을 한 거야?”
재인이 숨을 내쉬었다.
“아직 그 사람이 선생을 하고 있었잖아. 그 언니를 보호하기 위해서 그랬겠지.”
“어떻게 할 거야.”
“후우~. 모르겠어. 하지만.. 만나게 해 줘야 하지 않을까..?”
“미쳤어?”
은서가 재인의 팔을 때렸다.
“아! 아파..”
“정신 차려. 그러다 선생님이 너랑 결혼 안하고 그 여자랑 한다고 하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재인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그럼 어떻게 해. 다 알아버렸는데.. 나는 다 알아버렸는데 평생 숨기고 살아? 나는.. 그렇게 못 살아.”
“착한 것도 병이지.. 뭐하는 짓이냐?”
“위로해 줘..”
“싫어. 바보!”
재인이 입술을 내밀자 은서가 그녀를 품에 안았다.
“미치겠다.. 진짜 너 때문에 미치겠어..”
“응..”
재인이 은서의 품에 안겨 눈물을 흘렸다.
재인은 미용실 밖에서 그 언니를 다시 만났다. 그리고 전화번호를 받아 선생님 집으로 걸음을 옮겼다. 벨을 누르자 선생님이 문을 여셨다.
“재인아.. 그게..”
재인이 문을 열고 그를 지나쳐 집으로 들어갔다. 그가 문을 닫고 그녀를 따라 들어와 그녀에게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멈추었다.
“설명할 게.”
“바람 피웠어요? 뭘 설명한대..”
재인이 몸을 돌려 그를 바라보지 않고 말했다.
“바람은.. 내가 그런 놈으로 보여?”
재인이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네.”
“뭐?”
우열이 걸음을 옮겨 재인 앞에 섰다.
“이유가 있었어.”
“알아요.”
“뭐?”
우열이 인상을 찡그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서해 드릴게요. 내일 시간 괜찮으세요?”
“응.. 조금 시간을 주면..”
“내일 점심 먹어요.”
“알았어. 내가 집으로 데리러 갈게.”
“오전에 할 일이 있어서 먼저 시내에 있을 거예요. 그러니까.. 12시에 별다방에서 만나요.”
“응.”
재인이 고개를 숙이고 그의 품에 안겼다. 그리고 그의 등의 티셔츠를 꽉 잡았다.
“미안해..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너야. 오재인 너라고..”
“네..”
재인이 몸을 돌렸다.
“그럼 내일 만나요.”
“응. 집에 데려다 줄게.”
“조금 걷고 싶어요. 내일 봬요.”
“응.”
재인이 그의 집을 나와 문을 닫고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우열이 인상을 찡그리며 눈을 감았다.
12시에 재인은 찬식의 가게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유난히 많이 웃는 재인을 바라보며 찬식이 물었다.
“무슨 일 있지?”
재인이 고개를 숙였다.
“알았어요.”
“응? 뭘?”
“정유리.. 제가 어렸을 때 우리 엄마 미용실 단골인 여고생이었어요. 절.. 많이 예뻐해 줬었는데 잊고 있었어요.”
찬식이 주먹을 꽉 쥐었다.
“어제.. 다시 만나서 떠올랐어요. 호주에 살고 계시대요. 결혼은 안 하셨다네요..”
“재인아.”
“아직도 선생님을.. 그 사람이 감옥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를 늦게 들었다면서.. 만나고 싶어서 왔다가 미용실이 떠올라서 왔댔어요.”
“재인아...”
재인이 고개를 들어 찬식을 바라보았다.
“그 언니도 궁금해 하는 부분이고, 저도.. 궁금해서요. 그 언니를 사망했다고 서류를 만들고, 신분증 만들어서 호주로 보낼 계획에.. 선생님도 있었어요?”
재인이 떨리는 손을 마주 잡고 테이블 아래로 내리며 고개를 조금 숙였다.
“아니.”
재인이 시선을 들어 찬식을 바라보았다.
“전적으로 성준이랑 내가 한 거야. 우열이는 그 때 제 정신이 아니었어. 죽었다고 하면.. 유리를 위해서도.. 우열이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고.. 우열이 삼촌의 도움도 받았고.. 교장선생님 도움도 받아서 우열이 몰래 한 일이야.”
재인의 입이 놀람으로 벌어졌다.
“지금 우열이.. 어디 있니..”
재인의 눈에서 눈물이 또르륵 흘렀다.
“죄송해요.. 지금.. 가 봐야 해서..”
재인이 가방을 들고 가게를 나갔다. 찬식이 한 숨을 내쉬었다.
우열이 커피숍에 들어가 재인을 찾기 위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 때 우열의 시선이 멈추었다. 유리가 의자에서 일어나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우열이 마른 침을 삼켰다.
“우열아.”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유리가 웃음을 터트렸다.
“반갑다. 정말 오랜만이야.”
유리가 손을 내밀자 우열이 턱에 힘을 주고 고개를 돌렸다.
“나가자.”
그가 몸을 돌려 커피숍을 나갔다. 유리가 눈썹을 조금 올린 후 걸음을 옮겼다.
첫댓글 말도 안돼... 죽은 유리가 살아 돌아오다뇨???재인이는 어떡하고 혼란스러운 우열은 어떡하고?? 이제 완결만 남은줄 알았는데... 또 이렇게 꼬여 버리네요... 작가님이 저를 들었다 놨다 하네요~
행복한 두 사람을 보며 저도 너무 좋았었는데...너무 가슴이 아프네요..ㅠㅠ 이제 결혼하는 일만 남은줄 알았는데
해피엔딩으로 안될까요?^^
저번부터 궁금했는데....
시내에서 만나는게...
무슨 뜻 인가요;;;:::: -_-;;
나만 이해를 못 하는 건가요;;;
저만 그렇게 말하는 걸까요.. 그냥 넘어가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