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나도 종로서적이 부도 처리됐다는 얘길 듣고 가슴이
무쟈게 아팠다.
종로에서 약속이 있을 때마다 한 시간 정도 일찍 나가
종로서적 한 귀퉁이에 쭈그리고 앉아 책을 읽곤 했던
기억이 있는 터라, 앞으로 그런 즐거움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씁쓸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그러네...
좁은 계단, 그 곳에 있는 사람들의 손때가 타
맨질맨질한 손잡이도 이젠 볼 수 없고,
길가던 나그네의 목을 축여줄 시원한 생수도 이젠
마실 수 없을 테고,
신간, 베스트 셀러 등등의 코너를 돌아다니며
은근슬쩍 한번씩 책을 뒤져보던 그 즐거움도 없을 테고...
그 즐거움이 사라진다는데 나는 무엇때문에
종로엘 가야 하는 건지...
--------------------- [원본 메세지] ---------------------
1. 4일 종로서적이 부도 처리됐단다.
1907년 예수교서회가 목조 기와집을 구입,
기독교 서적 출판 판매를 시작한 뒤
교문서관, 종로서관 등으로 이름을 바꿔가며 영업을 하다
1963년 종로서적센터로 개칭하면서 서울의 대표서점으로 자리잡았다던데.
한때 하루 4만명이 좁은 계단을 오르내리며 계단이 파일 정도로 전성기를 구가한 전통의 이 서점은 90년대 후반 이후 교보 영풍 등의
현대식 대형 서점에 밀리면서
300명이였던 직원도 50명으로 줄어들고
제 3의 인수자를 물색했으나 여의치 않았다는 후문.
결국 어음 8천만을 막지 못해 최종 부도 처리됐다..
사람들이 깔끔하고 계단을 오르내릴 필요없는 교보등을
선호할때도 난 여전히 종로서적이 좋았다.
깍쟁이 같은 분위기의 교보보다는
구석자리에 앉아 책을 읽어도 아무소리 안하는
푸근한 분위기의 종로서적이 내 취향에 더 맞았던 것이다...
그깟 서점 하나 없어지는거 별 대수롭지 않은 문제일 수도 있다.
그러나 95년간이나 지속됐던, 한 시대 지성의 터전이자 상징이였던 만큼
종로서적 회생을 위한 문화인 시민운동이 일어나길 기대해 본다.
며칠전 종로서적 갔을때도 너무 한산해서 걱정했었는데
실제 이런일이 터지니....너무나 안타깝다..
2. 운동경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관심이 없다..
좋아하는 팀 하나 정도 갖고서 응원하는 야구도 보지 않는다.
축구도 말할 것 없다... 축구 선수 대표팀 이름은
안정환을 제외하고서 최근에 알았을 정도다...
그런 나도 월드컵 우리 나라 경기는 관심이 가긴 간다..
그러나 이번에는 경기를 일부러 보지 않는다..아니 , 보지를 못한다...
단 몇분간의 승부를 내는 경기라면 심장이 터질거 같은
초조함을 참고 보겠지만..
90분이라.........이건 날 죽이는 짓이다...고문이다..
나중에 경기 결과를 다 알고 보는게 난 좋다... 편하고 재밌다.
이런 얘길 들으면 사람들은 모두 날 한심해 하지만...
난 그 짜릿함이 공포스러워서 놀이기구도 못타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