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어그램(Enneagram)은 그리스어의 아홉(ennea)이란 숫자와 무게의 단위를 나타내는 그라마(gram)의 복합어로써 인간의 기본적인 아홉 가지 성격, 성향, 유형에 대한 이론이다. 인간에게는 아홉 가지 내면집착이 있는데, 이는 기질적인 특질로 나타나며 삶의 에너지로 표출된다. 대개 아홉 가지 성향이 모든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내재되어 있으나 그중 가장 강하게 집착하는 에너지를 경향성이라 일컫고 자신의 타고난 성향이라고 본다.
그러므로 에니어그램에 의하면 모든 사람은 아홉 가지 중 한 가지성향을 지닌다. 그러한 성향이 개개인이 처한 고유한 환경에 영향을 받아 현실의 성격으로 나타난다. 에니어그램은 개개인이 지닌 잠재적으로 내재된 기질을 다루는 작업이다. 이 잠재적 기질이 주어진 환경의 긍정적 부정적 영향으로 현실화되면서 본래적인 아무것에도 물들이지 않은 상태에서 벗어나게 되었고 자신의 기질이 집착적 성향으로 표현되는 현실적 지점을 이해하게 되면 본래적인 상태로 가는 길을 알게 되기 때문에 에니어그램에 의하면 자기 기질(자신의 유형)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평화, 완전함, 사랑, 진실, 창조력, 지혜, 신뢰와 믿음, 기쁨과 충만함, 순수함 등. 우리가 삶을 통해 추구하는 마음의 상태는 기질에 따라서 표현되는 단어에는 차이가 있지만 그 상태를 실현했을 때는 모두 똑같은 상태로 체험된다. 이러한 본질적인 상태를 개개인의 에고(ego)로 해석하여 에고의 좁은 틀, 시간과 공간이라는 제한된 틀 속에 가둠으로써 삶의 긍정적 가치관은 갈등을 야기하여 삶의 에너지를 지치게 하는 집착으로 표현된다는 것이다. 누구나 행복하게 갈등 없이 잘 살고 싶은데 잘한다고 하면 할수록 상대를 힘들게 하는 체험을 하게 된다.
나는 최선을 다했는데 상대방은 왜 나로부터 멀어지는가를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내 성향과 상대방의 성향이 다름을 인정하는데서 삶의 방식의 차이 가치관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부부관계, 부모와 자녀관계, 사회적 대인관계에서 풀리지 않는 관계의 다양한 문제와 궁극적인 자기 틀에서의 해방의 출구를 찾는데 에니어그램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에니어그램은 자신이 어떤 집착 때문에 균형이 깨졌는지 알도록 도와주어 궁극적으로는 우리 자신을 재인식하도록 안내하는 내면의 성찰도구이다.
무엇보다 행동의 동기에 주목해야 한다. 배고프면 밥 먹고 나를 무시하면 분노가 일어나는 인간 존재의 행동과 감정 표출은 대동소이하다. 그러므로 외견상 똑같은 행동을 할 때, 예를 들어 A와 B가 똑같이 기성복을 거부한다면 거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A는 자신의 개성이 드러나지 않는 까닭에, B는 정형화된 것은 지루하고 틀에 박혀 재미가 없기 때문에 싫어하는 것이다.
똑같은 행동이라도 그 행동의 동기가 무엇이냐를 분별해야 성격유형에 올바로 접근할 수 있다. 집착은 동기에서 구별된다. 누구도 더 우월하거나 열등하지 않다.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다를 뿐이다. 우열을 가린다면 그것은 그 사람만의 기준, 자기 집착에 따른 판단일 뿐이다. 또는 특정한 문화 속에서 형성된 상대적인 가치관에 기인하는 것이다. A와 B는 틀린 것이 아니고 다만 서로 다른 것을 추구할 뿐이다. 서로 다름 속에서 조화와 균형을 찾으려는 것이 에니어그램의 진정한 의미이다.
에니어그램의 기원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대략 2500년 전에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회교의 수피(Sufi)파 신비주의자들 사이에서 구전된 것으로 믿어진다. 수피들은 에니어그램을 인간의 내면을 성숙시키는 영적 지도와 상담에 사용하였고, 특히 제자들의 영적인 생활을 인도하기 위해 이 방법을 썼다. 그들은 이 이론이 갖는 위험성 때문에 많은 사람에게 가르치지 않고 오로지 수제자 두 사람에게만 에니어그램을 전수하였다. 그리고 실제로 사용하는 것은 두 사람 중 한 명인 차기 지도자에게만 허용되었고, 다른 한 명은 지도자의 얘기치 않은 죽음에 대비하기 위한 존재로써 에니어그램을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에니어그램은 오래도록 비밀의 장막에 가려져 있었다.
에니어그램을 1920년대에 유럽사회에 소개한 것은 러시아의 신비주의자 구지예프(G.I.Gurdjieff)이며, 1960년대는 미국으로까지 퍼지게 되었다. 이후 에니어그램의 명제를 확인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사람은 카톨릭 사제와 신학자들이었다. 현재 에니어그램이 가장 많이 보급된 나라는 미국으로 가정불화를 해결하는 것에서부터 일반 사업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에니어그램이라는 인간학을 생활이나 업무 수행의 지침으로 삼고 있다. 최근에 대기업에서는 에니어그램이 인사담당자들의 필수 아이템이 되었으며, 제너럴 모터즈, AT&T를 비롯해 많은 대기업들이 에니어그램 연수를 채택해 효과를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