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휴일은 잘 보내셨나요?
저는 오랜만에 서울나들이를 한 김에 침인척들과 남한산성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멋진 야경도 둘러보고 한정식을 잘 한다는 집에서 맛있게 먹었지요.
모두 열여섯명이나 되니... ^^* 왁자한 사투리가 섞여서 꽤나 부산스러웠을겁니다.
마치 코스 요리처럼 다 먹고 나자, 같이 간 처제가
“이모! 이제 여기 누룽지 주세요!” 라고 소리쳤더니,
그 식당에서 일하는 조선족 아주머니가 오시더니,
“누룽지 드릴까요, 눌은밥을 드릴까요?”라고 묻더군요.
허걱!!!!!
저는 그 순간 망치로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았어요.
우리나라 사람들도 헷갈려서 대충 쓰는 ‘누룽지’와 ‘눌은밥’을
조선족 아주머니는 정확하게 구별하고 있더라구요.
누룽지는 “솥 바닥에 눌어붙은 밥”으로 딱딱하게 굳은 것을 말하고,
눌은밥은 “솥 바닥에 눌어붙은 밥에 물을 부어 불려서 긁은 밥”을 말합니다.
따라서
저와 같이 식당에 간 처제는,
“누룽지 주세요!”라고 말하지 않고, “눌은밥 주세요!라고 말해야 옳았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저녁밥을 다 먹고 난 후에,
입가심으로 먹을 구수한 국물이 있는 ‘눌은밥’을 달라는 것이었으니 말입니다.^^*
실은 저도 식당에 가서,
‘누룽지’달라고 하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그 말이 제 입에서 떠나는 순간
아차... 눌은밥인데... 하면서 제 ‘주둥이’를 한 대 치죠...
그나저나 남한산성 한정식, 정말 맛있더군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