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의 삶 속에서 가장 긴 휴가-
31년 간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정년을 십여 년 앞둔 1993년 6월에 명예퇴직을 하고 화훼농장과 꽃배달 서비스업을 22년 동안 해오면서 그저 열심히 일하느라 따로 휴가라곤 낼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8년째 과학관의 큐레이터까지 해오다보니 국내는 모르지만, 해외로 여행을 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러다가 16년 전에 호주로 유학 가서 거기서 엔지니어로 취업하고 시민권까지 얻어 살아가는 아들에게서 둘째 손주가 지난 여름 태어났습니다.
십여년 전 첫째 손주가 태어났을 때는 아내 혼자만 다녀왔지만 이번에는 함께 동행하기로 하였습니다.
2015년 11월 30일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시드니행 아시아나 여객기에 탑승을 했습니다. 내가 하는 사업은 다른 사람에게 맡겨놓고 과학관 규레이터 근무도 몇 번을 변경 근무를 했습니다.
몇 번을 한국을 다녀가긴 했어도 시드니 공항에서 만난 아들, 며느리와 손주를 맞게 되니 더 없이 기쁜 일이었습니다.
공항에 마중 나온 아들의 차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 시드니 시가는 한 마리도 평화로운 도시였습니다. 나무와 숲이 우거진 아름다운 도시였습니다.
호주에서 열심히 일해 온 아들은 시드니 북서쪽 고급주택지인 버몬트 힐즈에 집을 장만하고 살고 있었습니다. 거의 300평이나 되는 대지에 파단 잔디가 덮이고 온갖 꽃들로 뒤덮인 훌륭한 집이었습니다. 명예 퇴직을 하고 화훼 사업을 하면서 유학을 시킨 보람이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와 아내는 이렇게 좋은 집을 장만하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아이들을 위해서 축복해주신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잔디밭을 거닐고 여러 군데의 관광지를 다니기도 하고 아들, 며느리가 출석하는 교회에 나가 함께 예배를 드리기도 하면서 하루 하루를 즐겁게 보냈습니다.
며느리는 출석하는 시드니 영락교회에서 성악을 전공하여 메조소프라노로 봉사하며 중찬단의 지휘를 하고 피아노 반주와 바이올린 연주로도 교회를 돕고 있었습니다.
저는 호주에 보름간 머물고 귀국했지만 아내는 아이들이 붙잡아서 두달 정도 더 머무르다 오게 되었습니다. 갑자기 독거노인(?)이 돼 버렸다고 할까요.
보름동안 시드니에서 머물면서 아내와 함께, 때로는 아이들과 함께 다섯 차례의 투어를 했는데 그때의 일들을 적어 보겠습니다.
첫 번째: 포토스테판으로 여행입니다. 시드니에서 북쪽 해안을 따라 약 240km 지점에 떨어져 있는 야생 돌고래를 구경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곳을 향하면서 와이너리 농장에 들러 빙빙 돌아가면서 네 가지 포도주 맛을 보게 되었는데 저는 아이스와인 한 병을 후주 달러 20불에 사가지고 왔습니다.
거기서 해변을 달려 길게 뻗은 작은 사막과도 같은 모래 언덕을 찾았지요. 사막용 버스를 달려 모래 언덕까지 가는 길은 차가 크게 흔들렸습니다.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라 호주 사람들이 여기, 저기, 이차로, 저차로 하면서 안내하고 시원한 생수 한 병씩을 주었습니다.
아내와 저는 구경만 하고 돌아가려다가 높은 모래 언덕으로 걸어 올라가 어린아이처럼 모래 썰매를 타고 내려 오는 스릴은 여간 좋은 게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포토스테판의 야생 돌고래보기 관광은 유람선을 타고 넬스베이를 한바퀴 도는 여행이었는데 수온이 적당해 돌고래가 조상 대대로 이동하지 않고 한군데서 살아가는데 몇 번이나 물위를 뜨는 돌고래를 구경했습니다. 유람선에서는 커피와 홍차 다과도 대접하는 친절함을 보였습니다.
유람선을 내려서 돌핀스 하우스라는 한국 식당에서 맛있는 비빔밥을 먹고 하루를 즐기는 여행이었습니다.
두 번째: 블루마운틴으로 여행입니다.
시드니에서 한국인이 많이 살고 있는 스트라스필드에서 한국인이 경영하는 대한관광으로 떠난 블루마운틴은 시드니에서 서쪽으로 약 80km 지점에 위치해 있고 높이는 1100m정도입니다.
그런데 워낙 완만하게 오르다보니 높은 지역이란 감이 들지 않았습니다. 호주는 거의 산이 평평하여 우리나라처럼 뽀족 뽀족하지 않아 아이들에게 그림을 그리라고 하면 -(일)자로 그린다고 합니다. 블루마운틴도 일자형 산이면서도 웅장하고 세 자매 바위 등 경치가 좋았습니다.
깊은 긴 계곡을 케이블카로 건너는데 아래쪽을 내려다보니 현기증이 날 정도였지요. 케이블카를 내려서는 원시적인 자연숲 길을 십 여분 걸은 다음 경사가 50도가 넘는 모노레일을 타고 위로 오르는데 정말 아찔했습니다.
블루마운틴은 옛날에 7부 능선 쯤에 양질의 석탄광산이 있었는데 거기 광부의 조각강과 말 조각상이 있었는데 나는 말 등을 타고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블루마운틴은 사암으로 되어 있고 고생대 때 바다엥서 융기 현상으로 올라왔다고 하며 70년 전부터 관광지로 개발하여 세계 사람들이 찾는 관광명소가 되었다고 합니다.
블루마운틴을 관광하고 내려오면서 한국인 식당에서 맛있게 구운 스테이크로 점심 식사를 하고 시드니 시내의 동물원에 와서 코알라와 캥거루, 공작새, 양떼들을 구경하고 일일 투어를 잘 했습니다.
세 번째: 캠버러로 여행입니다.
이날도 스트라스 필드에서 차를 타고 약 300km 떨어진 호주 수도 캔버러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한국인 운전사가 가이드까지 겸한 여행이었는데 시드니와 멜버른 두 시 사이에 세워진 수도인 캔버러는 인구의 40만 정도의 아주 적은 도시였는데 중심가는 아주 적은 도시였습니다.
국회의사당과 박물관, 전쟁기념관을 돌아보았는데 국회는 상, 하원으로 되어 있고 평화로움으로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서로 멱살을 잡지도 않고 신사도를 지킨다니 너무 부럽기도 했습니다. 인공 호수가 있는 캔버러의 국회의사당 주변에 총리 관저가 있고 삥 둘러 각국 대사관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호수가에 있는 박물관은 원주민 시대부터 지금까지의 역사성을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국회의사당 정남쪽으로 전쟁기념관이 있었는데 각 시대별 전쟁사료를 모아두었는데 특히 한국전 참전코너에서는 가평 마령산 전쟁사를 들으면서 6.25때 도와준 고마운 혈맹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솟구쳤습니다.
네 번째: 오페라하우스와 맨리 해변 여행입니다.
이 날은 아내와 아들 며느리, 손주와 함께 했습니다. 오페라 하우스는 워낙 유명해서 세계적 관광 명소이고 아름다운 시드니항의 하버블리지가 놓여 있고 참으로 세계 각국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거기는 초호화 대형 크루즈선도 들어오고 거기서 삼십분 거리인 맨리라는 곳에 유람선을 타고 갔습니다. 파도타기를 즐기는 그 곳에서 생선튀김 요리도 해변 벤치에서 식사를 하는데 갈매기들이 머리 위를 날면서 낚아채려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연신 손을 흔들어 쫒았는데 특히 여자는 귀신같이 알아차린다고 하더라고요.
다섯 번째: 다링하버와 수족관 그리고 웨스트 필드 타워
이날은 며느리와 함께한 하루였는데 이스트우드 전철역에 차를 세우고 전차로 타운 홀에 내려 호주역사가 새겨진 시계탑을 관람하고 수많은 보석으로 단장한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다링하버에서도 점심을 먹는데 계속 갈매기가 음식을 낚아채려는 통에 감시를 해야했지요. 바다 위와 바다 속을 자연스럽게 이용한 수족관에서 규모는 적지만 다양한 물고기를 관람했습니다.
거기서 나와서 서울 명동이나 강남의 번화가 같은 타운 홀의 거리를 거쳐 웨스트 필드에 있는 308m 전망대에 올라 그림 같은 시드니 항구와 남쪽의 킹스포드, 서쪽의 블루마운틴, 북쪽의 리치몬드, 혼스비 등의 시가지를 관망하며 좋은 관광을 했는데 특히 중국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시드니에도 캠시, 이스트우드, 스트라스필드에는 한국인이 많이 살고 있어 거리에서 많으 동포들을 접할 수 있었고 여기 저기 현대 자동차, 삼성전자, 엘지 같은 한국 회사들의 영업소와 지사들이 있어 국력 상승의 한 장면을 보게 되어 무척 뿌듯했습니다.
첫댓글 축하합니다. 아들을 잘 두어서 호주를 누빈 뿌듯한 여행을 즐기고 왔으니 말입니다. 아들내외와 손주들의 모습도 보고싶은데 ㅎㅎㅎ
사진 설명이 필요합니다. 좋은 추억 되셨습니다.
아주 좋은 곳을 여행하셨습니다. 시드니 어디를 가나 참 아름다운 도시지요, 멜본은 올림픽을 한번 개최했던 지상 전철이 아직도 있는 고전적인 도시로 포탄니 가든은 더할나위없이 크고도 아름답지요, 수도 칸베라 도시라기 보다는 공원속에 집들이 아름답게 자리잡고 있다고 해야겠죠,아드님 성공하셨습니다. 축하합니다. 호주 여행 기행문 잘 읽었습니다.
좋은 여행 하셨습니다. 여행기 잘 읽었습니다. 여행기는 글도 글이지만 적절한 사진이 곁들여야 제맛입니다. 많이 찍었을텐데 공개를 하시지요. 영감할멈 증명사진만 잔뜩 있네요. ㅋㅋ 아들내외와 손주 모습도 궁금합니다.
좋은 일이 많았네요.
축하드리고요.
기행문도 잘 읽었습니다.
얼마나 여행이 좋으셨는지 매년 해외여행을 가셔야 하겠다는 의중을 알 듯 합니다. 효자 효부 자랑스러우시겠습니다. 늦게나마 축하드립니다.
뜻 깊은 여행 다녀오셨습니다. 항상 큰 사랑베프니 아들 내외에게 큰 복이 내려지도다. 축하합니다. 글 사이 사이에
사진 삽입하면 좋을 듯 합니다. 사랑스런 손주와의 한때 사진 등
호주에서 아드님의 성공적 정착과 둘째 손자 보심을 축하드리고
여행기까지 올려 주시어 잘 보았습니다.
지난번에 잠깐 이야기는 들은것 같지만 평소 인터넷에 잘 들어가지 않아 이렇게 여행기럴 멎지게 서놓은 줄은 몰랐는데 오늘우연히 보고 감격스럽게 느꼈읍니다.축하합니다
몇년전 호주 아드레이드를 거쳐 켄버라 시드니,를 다녀왔는데 너무좋았습니다. 다시한번 가고 싶은곳입니다.
훌륭한 자제분을 두셨네요. 금년에도 호주에 가시면 좋은곳 다니시고 사진 많이 올려주세요. 일 봉사도 좋지만 이젠 잠시 여행이나 하면서 쉬어가는것도 좋을듯 하네요. 좋은구경 하였습니다
사랑하는 부인과 아들, 손자, 며느리 다 함께 한 여행 정말 감동적입니다. 나는 아직 호주여행을 못했습니다. 꼭 한번 가서 오페라하우스와 맨리해변을 보고 싶습니다.
호주 경치도 좋고 살기도 지상천국 같다지만 나는 그 이야기 보다는 인간 이상덕이 "호주에다 뿌린 씨를 거두는 것 같은 감동"스런이야기에 더 귀 기우려 집니다 ·
흐뭇한 내용의 글 뒤 늦게 읽었습니다.감동적입니다.
의미있고 현실적인 사진도 감동적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