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바닥 수필>
- 말없는 사람이 더 무서분 기라. -
권다품(영철)
"나는 솔직히 그 사람 싫어한다."
가끔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을 볼 때가 있다.
나는 그 사람을 한 번 더 쳐다본다.
'혹시 나는 저런 말을 한 적은 없었을까'하며 나를 돌아보기도 한다.
'타산지석'이란 말에 해당 되겠다.
딴에는, 그런 사람을 보면, '나는 저런 말을 하지 말아야지' 생각하지만, 솔직히 언뜻 언뜻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 말을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내가 이런 놈밖에 안 되는구나 싶어서 참 부끄럽다..
나이가 들면서부터는 그러지 않으려고 조금씩 더 애를 쓰긴 하지만, 아직도 문득 문득 내가 작다는 걸 느낄 때가 있다.
사람의 그릇은 자신의 생각만큼일 것 같다.
남을 미워하는 만큼 작아지고, 남을 이해하는 만큼 커지지 않을까 싶다.
인간의 생각은 자신의 사람됨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나쁜 말을 하거나 짜증을 내고 화를 낼 때는 그 말이나 화가 자신의 뇌파나 몸속 신경계들에서 반응을 일으킨단다.
독한 생각을 입으로 내뱉을 때는 정말 무서운 독소들이 우리 몸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반대로, 좋은 생각을 하며 즐겁게 살면 엄청나게 건강해지고 젊어지기도 하고....
사람의 인품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인품은 그 사람이 하는 말에서도 느낄 수 있겠다.
그래서 어른들은 "항상 좋은 생각을 하고, 한 마디를 해도 선하고 부드러운 말을 해라. 속으로 하는 생각이 은연중에 말로 나오고 행동으로도 나오니라."고 하셨나 보다!
그래도 입으로 내뱉지 않고, 마음 속으로 생각만 하고 있는 것이라면, 머릿 속에서 수정은 할 수 있겠다.
그러면, 다른 사람으로부터 나쁜 평가는 피할 수 있겠다.
그런데, 그 생각을 입으로 내뱉는 순간, 인품은 그 생각이나 말의 내용으로 굳어질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는, '아~, 이 사람은 이런 사람이구나'하는 인식으로 굳어지기도 하고 .....
그 예들은 우리가 보는 TV 토론에 나오는 사람들을 보면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저렇게는 하지말아야지' 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감히 다른 사람을 평가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때도 있다.
나는 그런 나 자신의 꼴값에 경멸을 느끼고, 또 반성을 하긴 하지만, 나 자신에 대한 한심함은 피할 수 없다.
살다보면 싫은 사람도 있고, 미운 사람도 있겠다.
그래도, 그냥 마음 속에 넣어두면 될 걸, 부부간이라고, 혈육이라고, 또, 편한 친구라고, 그만 "솔직히 ....." 하면서 실수를 하는 경우도 있겠다.
그러면 그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그런 초라하고 추한 모습을 보여도 괜찮다는 말인가?
나는, 오히려 그 가까운 사람들에게 그런 모습을 보인 것이 더 문제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가까운 사람들을 더 자주 만나고, 나를 더 잘 판단하고 평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닐까?
나에 대한 평가는 나를 모르는 사람보다는 그 가까운 사람들을 통해서 더 많이 알려지는 것은 아닐까?
나는 다른 사람의 평가보다 더 무서운 것이 자신의 인품이라고 생각한다.
인품이 더러우면 내가 내뱉는 말도 더러울 것 같다.
다른 사람에게 남의 말을 하는 사람?
그만큼 자신 있는가?
자신은 다른 사람을 흉볼 만큼 말이나 행동에 험이 없을까?
다른 사람들은 남의 말을 하는 그 사람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할까?
차마 말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혹시, '지 코도 못 닦는 놈이 ....' 이런 생각은 하지 않을까?
TV에 나오는, 나라를 위하고 국민을 위해야 하는 정치인이나 공직자들에 대한 평가는 할 수 있겠다.
사실 나도 하는 편이다.
그런 사람들에 대한 평가는 공인이라 할 수 있다고 치자.
그런데, 모임이나 주변 친구 등 어떤 개인을 두고 자신의 개인적인 호불호를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럼, 자신은 말이나 행동은 얼마나 자신이 있어서, 그렇게 간 크게 자신의 주관으로 함부로 그런 간 큰 말을 할 수 있을까?
혹시, 자기 말이 잘 먹히고, 인정받는 사람이라고 착각하고 사는 사람은 아닐까?
자신만의 개인적인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동의하란 듯이 말하는 사람들을 '경솔한 사람'이라고 한다면, 내가 틀린 것일까?
과연, 그런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어이, 말없이 가만히 듣고 있는 사람들 있더라 아이가 와?
나는, 그 사람이 진짜 똑똑하다 싶고 무서분 사람이다 싶더라꼬.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아무 생각마져 없겠나?
어른들이 카시더라 아이가 와?
"저 사람은 말이 없어도 속으로 육두벼슬 하는 사람이라. 말없는 그런 사람들이 더 무서분 기라."
2026년 2월 28일 낮 1시 52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