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중앙시장'과 맛집... 퍼드덕 뛰는 바다
대물들 지천으로 꿈틀대는 곳 '생선회 마니아' 엔 맛의 천국
이건 숫제 고문이다.
맛깔스런 여름 바다 것들이 사람 애간장을 다 녹인다.
남해의 푸르디 푸른 바다를 모두 이 곳에 옮겨 놓은 듯,여기서도 퍼드덕,저기서도 퍼드덕 고기의 은빛 비늘이
여름 햇살을 받아 온통 눈부시다.
우당탕탕 튀는 힘찬 꼬리짓에 보는 사람마저 흥분하여 전율이 일어날 정도다.
과연 통영 앞바다는 '대물의 고향'이자 '어족의 전시장'이다.
미터(m)급의 농어를 비롯하여 분홍빛 몸매가 아름다운 '참돔' 바다의 난폭자 '돌돔'
낚시꾼만이 싱싱한 맛을 즐길 수 있다는 '벵에돔' 등 50㎝가 훨씬 넘는 대물들이 지천으로 꿈틀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통영의 여름 대표어종인 '볼락' '쑤기미' '갯장어(하모)' 등도 곳곳에서 눈길을 끈다.
잡어로 분류되지만 그 맛이 예사롭지 않은 '자리돔' '쥐치' '용치놀래기(술뱅이)' '쥐놀래미(게르치)' 등도 넘쳐난다.
심지어 횟감으로는 낚시꾼만이 맛볼 수 있는 '전갱이 새끼(메가리)' '배도라치' '범돔(나비고기)'도
한 쪽 구석에서 여유롭게 유영을 하고 있다.
모두들 제각각 특별한 맛으로 사람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먹고 싶은 생선을 손으로 찍으면 얼마든지 맛볼 수 있는 곳.
그래서 통영은 '생선회 마니아'들에겐 '맛의 천국'인 셈이다.
통영의 대표 수산시장인 '중앙시장.'
통영의 수산물은 모두 이 곳에 다 모인다.
인근 '서호시장'이 선어 위주의 새벽시장이라 하면,'중앙시장은' 활어 위주의 낮시장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통영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통영을 대표하는 친숙한 활어시장이기도 하다.
좁은 활어 좌판들 사이로 수많은 인파와 함께 줄지어 장을 둘러본다.
고무대야마다 온갖 고기들이 넘쳐난다.
'풍년 끝에 인심난다'고 했던가?
활어의 고장 '부산'보다도 고기 금이 좋고 저울 량도 낫다.
주로 중치급의 참돔 한 마리에 농어 한 마리,그리고 우럭 두어 마리,또는 넙치(광어) 한 마리를 섞어 팔고 있다.
대물 급의 참돔이나 농어는 마리 당 2만~3만원에,사고 파는 사람들이 모두 만족하는 듯 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일반 횟집에서 맛보려면 최소 20만~30만원은 지불해야할 크기이기 때문이다.
농어를 흥정한다.
통영의 여름고기로는 농어가 단연 최고다.
70~80㎝쯤 될까?
4만원에 팔던 것인데 3만 5천원만 달란다.
대답 대신 마냥 뭉기적거린다.
"그라몬 얼마에 달란 소린교?"
'목마른 사람이 새미 판다'고 원하는 가격을 제시하란다.
"3만원에 주소 마~"
두 말 않고 한 칼에 농어를 잡는다.
횡재한 기분이다.
뽀얀 유백색의 살결이 햇살을 받을 때마다 무지개 빛으로 번득인다.
뒤돌아서는 발걸음이 너무나 경쾌하다.
통영의 대표시장 '중앙시장' 주변에는,통영을 대표하는 고유의 맛집도 즐비하다.
충무김밥의 원조 '통영할매김밥집'('갑오징어 어묵무침'이 대단한 맛이다),통영 해물 한정식의 '풍년식당'(제철 생선회와 장어구이,해물탕,해물된장국,각종 젓갈과 제철 해물이 나온다),졸복으로 끓여내는 졸복국의 '분소식당'(시원한 맛이 일품이다),서호시장 부근의 '원조 시락국집'(각종 생선을 갈아 국물을 내고,반찬은 뷔페식으로 먹게 되어 있다.
막걸리를 곁들이면 해장으로는 더 이상 가는 음식이 없다) 등등이 통영 입맛을 대표하고 있다.
통영은 그야말로 '여름의 보물섬'이다.
'바다의 도시'이자 풍요로운 '휴양도시'이다.
9월 초까지 '여름의 통영'은 계속된다.
회 한 점으로도 여행 경비가 보충되니 '늦여름 피서'가 아직도 유효한 셈이다.
최원준·시인 cowejo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