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와 오랜만에 노래교실에 함께 가는 날이다. 날씨는 겨울치곤 꽤나 따뜻했다.
“시간도 좀 남고, 오랜만에 나왔는데 바람도 좀 쐬실 겸 여기 주변 좀 걷다가 들어가시는 게 어떠세요? 이야기도 좀 나누고요!”
“좋아, 나 안 추워 귀마개 따뜻해”
아저씨와 오랜만에 노래교실 주변을 걸으며 그 동안 많이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눴다. 아저씨는 직원에게 가끔 장난도 치시곤 했다.
“여기 식당 기억나세요 아저씨?”
“여기?”
“네 여기 이 순대국밥 집이요 기억나세요?”
곰곰이 생각하시다가 모르겠다고 하셨다.
“저번에 여기서 순대국밥 드신 거 기억나세요?”
직원의 질문을 들은 아저씨께서 갑자기 기억난다는 듯이 이야기하신다.
“나 여기서 순대 먹었어, 아줌마랑! 맥주도 먹고”
“네 아저씨 여기가 거기예요! 어제 저한테 맥주 한 잔 하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그럼 조만간 외식 한 번 하시면서 기분 내시는 게 어떠세요?”
어제 아저씨가 맥주 한 잔 하고 싶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직원은 아저씨께 외식을 제안했다.
“좋지, 언제 마실 건데 맥주”
“음 아저씨 외식 어떤 분이랑 하시고 싶으세요?”
“몰라”
모른다고 하시는 아저씨에게 지난번에 식사 한 번 하자고 말씀하셨던 엄혜숙 선생님과의 식사가 어떤지 물어봤다.
“저번에 아저씨한테 밥 한 번 먹자고 얘기하셨던 분 있잖아요? 그 분이랑 드시는 게 어떠세요?”
“누구지?”
직원은 휴대폰으로 아저씨와 엄혜숙 선생님이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드렸다.
“나 알어 이 사람”
“저번에 식사 한 번 같이 하자고 하셨는데 어떠세요?”
“좋아 순대 먹을까?”
아저씨께서 좋다고 하시며 다음에 한 번 물어보시겠다고 하셨다.
사진 한 장 남겨놓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2023년 12월 13일 수요일 최승호
노래교실 구실삼아 회원들과 어울릴 수 있는 관계가 소중해보입니다. - 다온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