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맞게 불어대던 바람은 간곳이 없고 새아침^___________^ 초겨울 햇살치곤 너무나 곱다.
오늘은 뭐할까? 새벽4시부터 불때서 시래기를 4솥이나 삶았다.
우~시래기 삶은 냄새도 이라고 좋냐^^ 촌뇬은 어쩔수가 없꾸만 히히히^^
시래기 4솥을 삶으며 타드락~타드락 ~낙엽타는 냄시를 맡는다.
굴뚝에서 후앙이 팽팽 돌아가뿌니 문을 닫아두어도 황토방 부엌에는 연기하나 나지 않는다.
조쿠만^^ 아궁이에 불을 밀어넣지 않아도 굴뚝에서 전기로 바람이 잡아당기니
불살은 활활 잘도 타들어 간다. 구식하고 현대가 어우러져 구색이 잘도 맞는구나.
시래기 삶은거 널을려고 하는데 ~우리집 남자 눈 비비고 인나서 문빙긋이 열더니
아침 인사를 한다. 굿 모닝~~^^ 얼마전 소닭보듯 하든날이 언제였던가.
옹^^ 잘잤어? 일 부려 묵어야지 ㅎ 신신꼬 뒤로 나와봐요~~~~~~~
그물망을 밭에다 펴놓고 널면서 저거 들고오세요^^ 시래기 삶아놓으니 물먹어서 무겁다.
그래 무거운건 남자가 해야지이^^ 끙~소쿠리 3개를 들어다가 엉거주첨 널고 있네.
오늘은 반찬좀 만들자. 날배추 숭숭 썰어가꼬 팔팔 끓는물에 데쳤다. 한개 뜯어묵으니
달다. 조선간장에 참기름 참깨만 넣고 조물락~조물락 무쳤는데 넘 맛이 있다.
반은 꼭짜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반쪽 데친거 밥이 덜되서 둘이 맨입으로 다 먹어버렸다 ㅎ
자글~자글~무우를 듬뿍깔고 지진 갈치조림이 군침을 삼키게 한다. 완전 갈치국이네
덜 조려진걸 내려다가 밥을 먹었다. 냠냠~~~~~~무청김치 긴채로 뜯어묵으며
굽지않는 김 참기름 간장에 찍어먹는 간소한 식탁이지만 밥한공기가 금방 도망을 가고 없다.
영감 눈치를 슬쩍 봐가며 오늘은 머할까아~하고 말끝을 흐렸다. 머할라고?
옹^^ 달마산으로 낭구하러 갈까나^^ 낭구? 그러지머 어디로? 엉!저번에갔던 등산길에
낭구 널부러졌잖우 그러자^^ 새끼꼬아논거 챙기고 낫도 챙기고 새로산 톱도 챙겼다.
가방에 귤이랑 물도 ㅎㅎㅎ 소풍가는겨? 산림청에서 대대적인 벌목을 하고 그자리에
편백나무랑 황칠/후박나무를 심었다. 잘라낸 나무들은 줄을 지어 쌓아두었는데
한 일년쯤 되었나. 어떤거는 툭툭 잘도 부러진다. 옛날 같으면 집 주변에 널부러진
억새풀이며 쑥대도 좋은 나뭇감 이련만 베어놓은 나무도 실어 오려니 시간이 걸리네.
바위에 걸터않아 귤까먹으며 땀을 식히고 있는데 두런~두런~산행을 마친 사람들이 오신다.
안녕하세요^^ 어디서 오셨소. 네^^ 요 아래 살아요. 황토방에 불땔라고 낭구하러 왔어요.
어쩌구 저쩌구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바닷가 새로지은 멋진집 주인이시고 한분은 학교근처
가든을 경영하시는분이시넹 놀러한번 갈라고 근디 잘 만났단다. 놀러 오셔요. ^^
땀을 뻘뻘흘리며 자르고 부질른 나무가 한차~~고만하고 갑시다 열흘은 때것네
담에는 자르지 말고 그냥 통째로 실고가서 집에서 틈나는대로 자를까바 넘 힘들어~~
낭구한차 하고난뒤 점심은 꿀맛~~먹고나니 졸음이~~~~~~~~~~~쿨 온돌방이 뜨끈뜨끈
허리를 지지며 잠이 들었다. 띠리리리~~에구 더자야 허는디 전화밸이 깨우넹
어쩌구 ~저쩌구 딸아 살고 있는 빌라 재개발하느라 건설회사에서 경쟁이 붙어가꼬
날마다 선물 공새에 최고급 구경을 시켜주었단다. 비싸서 못가본 63빌딩 뷔페 일인당 6마넌
손녀딸래미 태어나서 첨으로 소족관 구경도 하고 물개앞에서 안간다고 난리~난리
금서 유자차 먹여야 한단다. 아라써 엄마가 유자차 만드러가꼬 맛있는 김이랑 보내주께 잔챙이 고구마도...
유자를 잘게 썰어 씨를 빼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머하시요.? 어딘디라? 지비지라우
오셔요. 가도 되것소? 양파 아저씨 팥칼국수 먹고 싶다고 해서 오시라고 했더니 ^______^
아줌마랑 아드님도 같이 와요. 바쁘다. 부랴 부랴 팥 걸르고 반죽 해논거 치대고 밥 안치고
있는데 부르릉~~ 아들이 운전하고 인자는 홀애비가 아닌 양파아저씨 얼굴은 핼쓱해보이고
절름발이에 팔하나 못쓰지만 왠지 ^^ 처량애 보이지가 않는다.^__________^
얼른 들어오셔요. 아줌마 손에 검은 봉지랑 병원에서 가지고 온 드링크 박스가 들려있다.
이런거 가꼬 오지마세요. 이거 어머님댁에 들렸더니 주셨단다. 대룽게^^ 하얀 대가리 (달래)
간만에 않아 이런 저런 야기를 나누며 벅벅 칼국수 반죽을 밀어 걸죽한 팥물에 죽을쑤고
배추데쳐 놓은거 나물도 하고 금방 가지고온 달래도 참기름 간장에 무쳐서 놓았다.
팥칼국수를 몇년만에 묵어본담서 입담도 좋으신 어떤분 /양파아저씨 집에 오셨다가 우리집에
있다고 하니 오셔서 술드시면서 참 말씀을 잘도 하신다. 따져보니 사돈벌이네 ㅎㅎㅎ
차돌님 염려하신 것처럼 무슨 꿍꿍이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우선은 수족 못쓰는 남편
애들 아버지인지라 보살펴 주려고 왔으려니 믿고싶다. 아들 둘은 엄하게 잘 키운 아저씨께
만원짜리 10장 쥐어주려는데 깜짝 놀라며 받지를 않으신다. 먼돈이라 안받어요.
아따미 고구마도 팔고 했으니 고기라도 사셔 드시고 허셔요 암말말고 받어요.
돈이 궁한 아저씨지만 유별나게 내가 주는거는 받으려고 하지를 않는다.
맨날 와서 밥먹고 하니 미안해서 고구마도 주셨을 것이란걸 잘알지만 한사코 마다하니
아들손에 쥐어주며 눈치를 줬다. 찔끔~~~~~~~~^*~
양파아저씨 맛나게 팥칼국수 먹고 남은거 가지고 간단다. ㅎ 기분이 엄청좋아분다.
남편친구가 보내온 거창사과가 굵고 맛이 직여준다. 꺼내서 몇개 담아 아줌마 손에 들려보내고 마치 동서지간 인듯 머라도 들려보내고만 싶다. 단감이랑 상품으로 탄 봉화 땅콩에 은행까지 후식을 먹고 바이~~
비오니^________^ 아자씨 마음도 착해지고 아줌마도 착한 아저씨 보살피며 이웃에서 오손 도손 정답게 살아가도록 도와주시 옵서서 아멘^^ 행님? 하고 따르며 자주 들락거릴 생각에 ^^
성깔 괴팍한 사람이 온순해 지는걸 보면서 느끼는 뿌듯함 아마도 존사람이 될것만 같으다.
인자 빙신이 되었으니 할일이라곤 개나 돼지를 키우는 일밖에 없다고 한다.
내 생각엔 아줌마 젊으니 바닷가 마을에 일손이 부족한 김공장`파래공장 전복따는데도
일손이 무지하게 필요하다고 하던데 도시에서 혼자 살때보단 훨 따듯하지 않을까?
인자는 돌아와 마음착한 남편이 되었으니 둘이 마음맞추어 아들둘 잘사는거 보면서 공기도
좋은 달마산 자락에서 새로운 부부로 태어났으면 하고 바래본다.
내같음 다른데 가지않고 달마산 정원삼아 과일나무도 심꼬 쳘철히 피는 꽃도 심어가꾸며
건강한 몸으로 일하여 옛날에는 사랑했을 남편 보살피며 잘난아들들이 데리고올 며느리도 보고
얼마나 좋을까. 그리살자고 다독 ~다독 타일러야 하겠다. 아마 손자 손녀가 태어나면
더많이 행복해 질것만 같으다. 더 두고봐야 알겠지만 진심으로 자기를 걱정해주고
위해주는 우리부부맘을 알아주어서 오래도록 이웃사촌으로 정답게 살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한참 멋을 부릴나이 양파아자씨 둘째아들 머리가 빨강머리앤이지만 허리를 구십도로 굽혀
인사를 한다. 잘먹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알바해서 번 돈 천만원을 아버지께 드렸다던
착한 아들 우리아들에 비하면 대견하기만 하다. 어린 나이에 혼자 살면서 모은돈을 아부지
쓰세요. 내놓는 아들이다. 아마 뒤에서 아줌마가 주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이 따듯해서 일까? 또독~또독 떨어지는 빗소리가 왜이케 정답게 들리냐 ^_______^
날 밝으면 깨깟이 씼고 이뿌게 단장하고 룰루~랄라~자매님 따라 공부하러 간다.
81년 세레받고 지금까지 날라리~~건성으로만 살어왔다. 그래도 맘속엔 항상 착하게 살자.
볼수 있는 눈과 들을수 있는 귀 먹을수 있는 입과 손발 서툴기는 하지만 말도 할수있어서
얼마나 편리하고 좋으냐. 감사합니다. 더많이 나이가 들면 진짜로 보살펴줄 사람을
찾아다니며 손과 발이되어주며 기쁘게 살자. 했던것들을 이제슬슬 시작해 보려한다.
맘속에품고 살았던 바램들....
누군가를 기쁘게 하는일은 바로
나 자신의 기쁨이기에...
고로 행복은 언제나 내 맘속에 있나니^^
첫댓글 저도 오늘아침 들깨가루조금 풀어서 시락국 끓여서 묵었답니다.겨울은 속이 뜨신게 들어가야ㅎㅎㅎ잘봤습니다
흠^________^ 지도요 오늘 아침에는 된장 풀고 맬치넣고 시래기 썰지않고 긴채로 푸욱 끓여 묵을랍니다. 달달 볶아도 맛이 이찌라이^^
무청시래기는 팔지는 않것지요 ?
아따 ~시래기 팔리는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날 좋으면 장날 시래기 줏으러 댕겨부러야 긋소이^^
달마산 한 자락에서 따스한 인정이 피어 오릅니다.
^__________^ 해남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란 카페에서 멀뚱 별로 아는 이가 없어 개밥에 도토리마냥혼자 떠드는 느낌이 들었었는디 히히히^^ 아우이 재부님을 만나니 넘 좋습니다. 반가워요^^
눈으로 귀로 익히며......완죤 대리만족! 마치 제 일인양....부러운건 두말하몬 입아푸고~ 그렇쑴돠^^
그렇쑴뇌껴 후후후 넘 재미있게 답글도 쑤심돠 ^^ 명희뉨^^
이래저래 마음도 우울하고...입맛도 없는 요즘.. 울 고향 음식이...정겨운 사투리가... 뜨근 뜨끈 황토방 아랫목이 그립습니다...
아따미 오늘 대룽케 한소쿠리 캐왔는디 참지름 넣고 무쳐가꼬 밥 비벼묵었쏘이 밥맛이 없을때는 최곤디 디리고 싶으요이^^ 22:20
마늘 밭도 정겹네요.다음에 보리 밭도 올려주세요.골고루 배려 하고 인정 많으신 직녀 언니시여!!!!ㅎㅎ
아직 보리밭은 삐죽~삐죽 ㅎㅎ 며칠 뒤면 보리솎아 홍어외 넣고 보릿국 끓여도 되것지요. 저숙님 고마워요. 낼 쉬는날이라 편안한 저녁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