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생각지도 않은 일들이 일어나는 것이 인생이다.
사랑인줄 알고 결혼해 자식도 낳고 살았는데
어느 날 문득 생각해 보니 사랑은 온데간데 없고
아무런 열정도 없이 그냥 관습적으로 함께 살고 있다.
이런 자각이 결혼한 중년의 위기의 시작이다.
어디 허전한 가슴을 불러지줄 남자나 여자는 없는가?
체면도 있고 번거로움도 있고 책임감도 있어
차마 이혼은 못하고 들키지 않고 애인 하나 두고 살 수는 없을까?
애인 까지는 아니라도 보고 싶으면 언제라도 만나서
차 마시고 담소하고 영화도 보고 함께 걷고 때론 술도 한잔 하는
그런 이성 친구 하나 가질 수는 없을까?-
그러다 보면 남녀 관계가 그냥 그 자리에 머물러 있기는 어렵겠지만.
아무튼 자신을 여자로 보고 그리움을 갖고 다가오는
그런 남자 하나 숨겨두고 살 수는 없을까?
자신을 남자로 알아주고 그리워하는 여인 하나 숨겨둘 수는 없을까?
이것이 위기를 맞은 중년의 로망이다.
살아보니 인생 다 거기서 거긴데
그냥 이렇게 절절한 사랑 한번 못해 보고 가는 것인가?
잘못된 만남이나 어그러진 사랑은 말할 것도 없고
그냥 살만한데도 이런 마음이 생기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물론 지금 아내나 남편을 너무 사랑해서 단 한번도 그런 생각 조차 해보지 않은 사람은
하늘의 축복을 받은 사람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음은 있어도 기회가 없거나
도덕의식 때문에 그러지 못하고 있고,
실제로 그런 애인을 두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도덕적 기준을 떠나서 이런 사람이 정말 행복한지 불행한지 알 수는 없지만.
육체 관계 없는 정신적 사랑은 가능한가?
나는 이것이 불가능한 가능성(impossible possibility)이라고 믿는다.
이런 사랑이 가능하다면 그런 사랑까지 반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목사님이나 신부님, 스님이나 선생님을 사랑하듯
이성 친구를 이해하고 존경하며 정신적으로만 사랑하고
서로 만나 사귐을 갖는 것은 인생의 축복이며 아름다움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살다보면 말이 통하는 사람 하나 만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결혼해 사는 사람과 말이 통해 자주 깊은 대화를 나누는 사람은 축복받은 사람이다.
마음과 마음이, 아니 영혼과 영혼이 통하는 여자 친구나 남자 친구(soul mate) 하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마 젊어서는 이런 일이 쉽지 않을 것이고
나이들면(최소 60이 되면) 사람에 따라 다르긴 해도 가능할 것이다.
나는 60이 넘은 사람은 아내가 다른 남자를 남편이 다른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해
약간의 자유를 주어도 좋다고 생각한다.
나는 수평선을 바라보며 푸른 바다와 푸른 하늘이 만나는 것을 보고
남녀 간의 플라톤적 사랑을 꿈꾸곤 했다.
아직도 가끔 육체가 살아 움직이는 걸 느끼지만
이제 그걸 억제할 수 있을 것 같아 해방감을 느낀다.
서로 좋아하는 남녀가 만나 서로 바라만 보고
말만하다가 헤어지는 일이 가능하며 설사 가능하다 해도 그게 좋은 것인가?
나의 경험으로는 남녀간의 사랑은 말과 마음과 몸이 통하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三通之交라 부른다.
이성 간에는 말과 마음이 통하면
그것이 포옹이든 입맞춤이든 애무든 색스든 몸이 통하지 않기가 어렵다.
이미 결혼한 사람이 다른 이성과 이 단계에 접어들면 고통과 기쁨이 쌍둥이처럼 따라 다닌다.
이것을 이름하여 불륜이라 한다.
조용필이 노래한 이른바 사랑이라는 아름다운 죄다.
누구를 좋아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은 기적 중의 기적이라
나는 그것이 설사 불륜이라 해도 그런 감정을 추하게 보고 싶지는 않다.
불 같은 사랑은 아니라도 설레는 그리움 하나 없이 사는 인생은 얼마나 슬픈가?
이런 간절한 그리움을 현실화시킨 사람들은 그걸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과 대가를 지불한다.
정말 사랑해서 이혼하고 새로운 가정을 이룬다 해도 그 과정의 고통은 말로 다 할 수 없다.
요즘 사람들은 이혼을 밥먹듯이 하지만
이혼이 자식과 배우자에게 줄 고통을 생각하면
아무리 힘들어도 성서 말씀 대로 하늘이 짝지어 준 것을 갈라놓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사는 것이 낫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물론 결혼의 족쇄가 인생을 고통의 감옥에 가두어 둔다면 그것을 자르고 나와야겠지만.
이혼도 않고 숨겨둔 이성과 이중생활을 하는 것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이것을 내연관계라고 한다.
문화에 따라서는 일부다처나 일처다부가 허용되기도 하여
일부일처제라는 제도의 족쇄에 매여 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공공연히 그런 주장을 하며 자신의 내연관계를 드러내 놓고 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그런 사람은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수많은 거짓말을 해야한다.
아마 죽을 때까지 아무도 모르게 이런 관계를 유지한 사람이 있다면
그는 천재이거나 완벽주의자일 것이다.
사랑이 어찌 흔적을 남기지 않을 수 있겠는가?
도중에 들킨 사람들의 비극적인 얘기는 하지 않아도 다 알 것이다.
그러면 이런 내연의 관계로 발전하지 않는 일시적 사랑은 어떨까?
나는 이 정도로 멈출 수 있다면
아쉽지만 그런 사랑을 하늘이 우리 연약한 인간에게 베푸시는 축복으로 여긴다.
아무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고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는 이런 사랑은
아름답다고 말해야하지 않을까?
숨겨둔 사랑의 추억 하나 없다면 떳떳할진 몰라도 인생이 좀 헛헛하지 않을까?
이 밤에 일어나 이런 글을 쓰는 나는 외로움 때문일까? soul mate가 그리운 시간,
나는 위태로운 것인가?
첫댓글 가을이면 언제적 가을인가요?
지금은 봄,아직도 솔메이트를 못찾으셨나봅니다
읽다가 각 단어의 정의를 보고 미소가 절로 납니다
남녀가 정신만 교통된다? 왠만한 인내력아니고선 힘들듯
정신이 교통되는 순간 몸은 자동~그래서 전 황진이와 서화담이 오직 정신적교통만 있었다함을 솔직히 믿기어렵습니다
30년 면벽선사도 무너뜨린 황진이인데~~~서화담이 지은 시조만 봐도 서화담 허벅지가 성하진 못했을 듯~~
많이 생각하게 되는군요
좋은 화두를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중년 아니 노년의 속 마음을 어찌그리
편하게 잘 쓰셨는지 처음접한 불덩이님
글결이 좋습니다.
@서일 글쎄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래서 감히 꿈꾸지도 않으려하는
방어태세 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5년은 넘빨라요
같이 만든 자식 성인되그ㅡ나서
연장할지 바꿀지
그게 낫지않을까요? 합리성 정아
남여사이에 정신적사랑만 가능할까요.
불가능히죠..중년의 로망이있는 사람은 대부분 패가망신하죠.ㅎㅎ 가정에 충실하는것이현명합니다.공짜가 어디 있어요 ㅎㅎㅎㅎㅎㅎㅎ
있습니다.
쉽진 않습니다.
짧은 문구
강한 확신
무슨 의미?
@정 아 사랑을 제어 할 수 있다면 제한을 두지 않는게 가장 아름답고 행복하다고 생각해서요.
사랑에 실패해서 한사람과도 함께 못하는 사람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내생각이 이상한가?
불덩이님 닉만 봐도 열정있는 사람같습니다
산다는 것은 그냥 로버트처럼 살아서 무슨 의미가 있을까만
식어버린 가슴에 느즈막히 애틋한 사랑에 그것도 자신을
지키기엔 고통, 이래도 고통 저래도 고통 고통의 세월이 힘들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사랑은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 라고들 합니다.
님이 나열해 놓은 글이 어쩜 우리들의 세대에 있을 수 있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러나 이목을 생각하지 안을수 없지요. 법적으로 불륜으로 묶어놓지 않았다면 어떻게 될까 생각도 해봅니다.
그래서 한마디로 표현이 안됩니다. 사람들이 말해요.남녀간에 친구가 있을 수 없다고.
그건 남녀 신체구조와 의식구조가 다르기 때문인 것 같아요.
솔직하게..
나열된글.....동감합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의 희망사황 이지만..
인중되지않은 사람과의 만남은 일회용으로 끝나기에 상처가 너무 큽니다..
헤어지고..
만나고..
계속이어지면 좋지만...그렇지 못하기에 불륜의사랑을 하지 못하는것 같습니다..
그러기에..
남편은 아네에게..
아네는 남푠에게 서로 존중하면서...남은 여생 행복하게 잘 살아가는것이!
가장 큰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분 부분 공감하는 부분이 있네요
그치만 쉽진않은 부분이라...
"위태롭지 않습니다" 지극히 당연. 질문에 답이 됩니까? 요즘을 사는 우리들의 마음을 잘 앍고 계시군요.
soul mate 는 삶을 아릅답고 기름지고 힘차고 즐겁고 행복하고 바보스럽게 하는 묘약이지요,
단 서로를 배려하는, 아끼는, 믿음을 선결 조건으로 하구요.
가정이 있다면 서로의 가정사에 충실하도력 도와주는 아량과 그 가족을 인정해주는... 데프콘1의 생각(위험합니까?)
아뇨
하지만 영원히함께하자
맹세했던 약속을 지키기위한
신뢰 믿음은 깨지않으면서요
위태로운 절벽에 서 계시군요
절벽 아래로 아름다운 공포가 있겠고
절벽에서 한 발 물러 서면 또 다시
위태로운 생각의 숲이 있겠지요
고도의 인내심으로
어느 길을 선택하든 그 또한
인간이기에 겪어야 하는 심연의 폭풍인것을.
와~~멋진댓글에
고개끄덕이면서 꼬리잡습니다
새로움도 설렘도 느끼고픈것이지만
편안함이 좋다는 저는
그저 젤편한 짝지가 좋습니다
새롭다는건 다시 거기에 맞추고
맞춰져가야하는 불편함도 있으리라하면서요
저도 뭔가 잘못되었을까요?
사랑 못한 사람의 합리화일까요?
금슬좋은 부부의 한분이
솔메이트가 생겼는데
그분왈 난 내마음이 하나인줄 알았는데
새로 하나가 생기기도 하더라였습니다
그런 관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꽤 많을 거 같아요.
알게모르게... 그렇다고 그들을 사랑이라고 표현하기는 좀 그렇구요.
서로 원하는 것이 맞으면 같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죠. ㅎ
저도 거의 대부분 그렇지 않을까하는
그저 서로의 목적이 맞아떨어져
잠시 함께해보는?
민강님 얼굴못보나요?
전과자는 말이 없습. ㅎㅎ
애틋한 사랑은 짝사랑이요
아름다운 사랑은 추억속에 사랑이요
안타까운 사랑은 가버린 사랑이고
열정적 사랑이란 행위 직전의 사랑일 것입니다.
그러나 사랑은 살아 있는것
사랑도 수명이 있습니다.
꽃처럼, 태양처럼, 별처럼...
논제에서 벗어난것 같은데
다 채널 방송이 있듯이, 양방향 통신이 있듯이 두사람 사랑 있을수 있습니다.
다만 다소의 차이는 있을수 있을것 입니다.
도덕, 양심, 법, 그러한 것은 이미 관습이요 사랑과는 관련이 없다고 봅니다.
사랑한다면 모두 감수 해야지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