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벽대전에서,
주유(fea. 방통, 황개, 제갈량)의 화공계로 인해 죽다 살아난 조조.
회군 도중, 양갈래 길을 만나게 되는데, 척후병 曰
"님아, 큰 길 있고 좁은 길 있는데, 좁은 길 곳곳에서 연기가 나."
이에 대뜸 좁은 길行을 주장하는 조조. 곁의 장수들이 알 수 없다는 듯,
"님아, 연기가 난다는 것은 군사가 있다는 뜻인데, 지금 팀킬 하는 거심?"
이에 조조 曰
"멍청한 놈들, 니들은 병서도 안 봤음? <있는 듯 하며 없고, 없는 듯 하며 있다>
제갈량 그 새끠가 짐 나 물 멕이려고 꾀 쓰는 거임.
좁은 길에 불 피워놓고, 우리가 넓은 길로 들어서면, 그 때 들이치려고 하는 거임.
내가 다 헤아려 결정한 일이니 딴 말 하지 마심!"
허나, 너무 많이 아는 것이 오히려 병이 되어 버린 꼴이니.
제갈량은 조조가 병법에 다식하단 사실을 역이용,
오히려, 좁은 길(화용도)에 관운장을 매복시킴으로써 조조를 거진 죽음 직전까지 몰아 붙일 수 있었다...
때로는 모르는 것이 약이다라고 하죠.
안다는 것은 대개 힘이 되지만,
오히려 그걸 앎으로써, 상황에 적절히 대처치 못 하는 경우도 발생하곤 합니다.
이런 걸 심리학자들은 curse of knowledge, 즉, 지식의 저주라고 부르지요.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나로 하여금, 그 틀 속에서만 사고하고 행동하게 만든단 건데,
일단 일련의 지식을 습득하게 되면, 그걸 알기 전의 mindset으로 돌아가긴 힘듭니다.
그 지식이란 게 이미 베이스가 되어, 내 의사결정들에 중요한 "참조점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죠.
_조조는 본인이 봤던 병법서란 틀에 매몰되어, 이미 편향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을 거에요.
'있는 듯 하며 없고, 없는 듯 하며 있다.'
아예 모르면, 앗싸리 여러 방향으로 생각이 뻗어 나갈 수 있겠죠.
허나, 내 뇌리 속 깊게 각인된 지식이 나로 하여금, 내가 옳다고 믿은 그 지식에만 의존케 만듭니다.
세상을 해석하는 일정한 틀이 이미 내 머리 속에 만들어진 거지요.
__내가 보신탕을 엄청 좋아하는데, VJ특공대에서 보신탕 식당들의 위생 상태를 까는 편을 봤다 칩시다.
몰랐으면 좋았을 걸, 괜히, '보신탕 식당들의 위생 상태가 나쁘다'란 정보가 머리 속에 자리잡게 되어,
그 좋아하던 보신탕을 못 먹게 된 겁니다.
(헌데 내가 자주 가는 그 식당은 사실은 위생 상태가 별 다섯개 였다 생각해 봅시다. 헐퀴)
___<최고의 선수는 최고의 감독이 될 수 없다>
"일단 무언가를 알고 나면 알지 못한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상상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저주는 우리의 지식을 타인에게 전달하기 어렵게 만든다."
Made to stick (by Chip heath & Dan heath) 中
부모님에게 스맡폰이나 컴퓨터, 운전을 가르쳐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미 내가 뭘 빠삭하게 알고 있는 경우라면,
그걸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어떤 부분을 모르는 지, 어디서부터 가르쳐야 하는 지, 왜 그걸 그다지도 이해하지 못 하는 지
답답해 하셨던 경험이 있을 겁니다.
그걸 왜 몰라!!!!!!!!!
개구리 올챙이 적 기억 못 한다고,
이미 뭔가에 대한 지식을 완벽하게 습득한 사람의 뇌구조(지식의 참조틀 多)와,
그렇지 못한 자의 뇌구조(지식의 참조틀 少)는 많이 달라서, 그러한 gap이 "교육"이라는 사회적 과정을 어렵게 만들곤 하죠.
고삐리에게 최고의 물리 선생이란,
아인슈타인이 아니라, 작년에 대학 들어간 동네 형일 수 있단 얘기고,
이는 곧 마이클 조던이나 래리 버드 같은 전대의 수퍼스타들이 왜 감독직에 있지 못 하나에 대한 답변 역시 될 수 있을 겁니다.
illusion of transparency(투명성의 착각)이라고.
우리 인간들이 매우 일상적으로 범하곤 하는 심리적 오류 중 하나인데,
다른 사람들이 내가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 지를 다 알고 있을 것이라 착각하는 경향성을 일컫습니다.
발표할 때, 내가 엄청 떨리는데, 쟤들도 내가 떠는 것 다 알겠지, 날 어떻게 볼까? 아 쪽팔려 라 생각하고 더 떤단 거죠.
학교에서 엎드려 쳐자다가 갑자기 부르르 발작하고 깨었는데, 고개를 들기가 두려워지잖아요.
이 역시, 투명성의 착각으로부터 이어지는 spotlight effect로 말미암은 현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치 내가 무대 위 주인공(스포트라이트를 받는)이라도 되는 것처럼,
관객 역할의 주변인들이 내 심리 상태라던지 일거수일투족을 전부 다 꿰고 있을 거라 착각하는 거에요.
헌데, 그렇지 않죠.
사람들은 의외로, 다른 사람들의 일엔 별다른 주의를 기울이지 않습니다. 다들 제 코가 석자이기 때문이지요.
먹고살기 바쁜 타인들에게 난 그저 엑스트라감도 안 되는데,
마치 난 내가 무대 위 주인공인 것처럼,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민감해 하니,
이 역시 문제라면 문제일 겁니다.
정도 이상으로 사람을 주눅들게 하고, shy하게 만드니 말예요.
기억합시다. 나는 불투명 수채화다, 게다가 타인들은 나 따위엔 관심도 없다. ㅋㅋㅋㅋ
개미들이 주식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 하는 이유로,
hindsight bias(사후확신편향), endowment effect(소유효과) 등의 심리적 오류 등을 지적할 수 있겠는데,
전자는, '아 내가 그럴 줄 알았지'라며 "사건 발생 이후" 자신의 예견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성을 일컫고,
ex) SM 주식이 100배 이상 치솟자, 원랜 그닥 관심도 없었으면서, 아 그럴 줄 알았어 미리미리 사 놓을 걸!!! 하는 거.
후자는, 자기 소유물에 대해서는 실제와는 무관하게 가치를 절상하는 것을 말합니다.
ex) 중간중간에 SM 주식으로 갈아 탈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 주식들을 믿고 기다리는 거.
'이 놈들이 알짜배기야, 믿고 기다리다 보면 언젠간 SM처럼 터지겠지'
개미들의 위와 같은 사후확신편향은,
향후 주식투자에서 근거 없이 자신의 직감을 과신하게 만듭니다.
과거 투자들에서 무엇이 잘못되었고, 또 무엇을 잘했는지 분석하게 하지 않고,
모든 게 내 예측 범위 안에 있다며, 이 시장에서 충분히 서바이브할 수 있고 쉽사리 돈을 벌 수 있다 착각하게끔 하죠.
또한, 소유효과는, 개미들이 나쁜 주식을 손절매 못 하고, 계속 보유케 하도록 유도합니다.
그저 본인이 소유하고 있단 사실 하나만으로, 별다른 근거 없이,
해당 주식에 나만의(subjective) 어드밴티지를 주면서 장밋빛 미래를 꿈꾸는 거지요.
"내 거니까"란 얼토당토않는 생각으로 주식을 한다는 게 굉장히 어리석어 보이겠지만,
실제로, 행동경제학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이와 같이 생각하고 행동하며 서투른 실수들을 범하고 있답니다.
객관적이(objective) 아닌,
지극히 자기 중심적(egocentric)이며 주관적인(subjective) 사고 및 행동들을 통해서 말예요.
뭔가 행동을 하기에 앞서, 왜???라는 것을 자문해 봤을 때,
별다른 이유를 생각해 내지 못 하거나, 논리적으로 연결이 안 된다는 것이 느껴진다면.
난 이미 오류를 범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존 경제학 모델이 실패한 이유란,
인간을 너무 합리적이며 이성적인 존재로 상정했기 때문이었죠. (naive scientist/ 순진무구한 과학자적 관점)
최근의 행동경제학 조류는 허나, 인간들이 "실제로" 어떻게 사고하고 행동하는가에 촛점을 맞추고 있으며,
오히려, 별다른 생각없이 여러가지 자기중심적 cue들로 인해 쉽사리 의사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많은 부분들에서 실수를 하고 실패를 겪는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즉, "반(反)이성적인 처리"가 우리들 사이에 만연해 있단 얘기고,
그것들의 근저에는 위와 같은 심리적 오류들이 똬리를 튼 채 존속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겠지요.
나는 과연 이성적인 사람인가?
글쎄요, 제가 알고 있고, 실제로 또 범하고 있는 오류들이 졸라게 많은 거 보니,
전 그리 이성적인 치는 못 되는가 봅니다. 껄껄껄~~
첫댓글 야심한 새벽에 좋은글 읽고 갑니다 안주무시나요 껄껄껄~
그리고 개인적으로 무명자님 제목은 특유의 색깔로 지정했으면 합니다
그럼 그럴까요? 껄껄껄~
조조 관우 화용도 에피소드는 소설상의 허구라서 예시에는 좀 안맞는게 아닐까 합니다...
제 생각과는 다르시군욤 개인적으론 허구라도 논리를 설명하기엔(사실 유무를따지는게 아니므로) 이만한 예도 없다고 생각했는데요
제가 삼국지랑 슬램덩크 예시를 워낙에 좋아해서.. ㅎ ㅣ ㅎ ㅣ
기다렸사옵니다 ㅎㅎ 잘 봤어요 ㅎㅎ 가위바위보 할 때 괜히 생각 많이하다 진 적이 더 많은 듯 ㅎㅎ 걍 되는 대로 낼 때 더 잘되고.. 남들은 나 따윈 신경쓰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순간~ 혼자 영화보고 밥 먹고 이러는게 가능해지는 듯 ㅋㅋ 근데 발표는 왜 이렇게 안될까요 ㅠㅠ 발표는 기본적으로 내 말에 집중한다고 생각하니 이것 저것 다 신경쓰이고 ㅠㅠ/ 조던이 감독하면.. 그냥 이렇게 해서 페이드어웨이 해서 넣으면 됨~ 어때요..참 쉽죠?...
조던이 감독하면 감독이나 선수나 양자간에 졸라게 답답할 듯ㅋㅋㅋㅋ
글 정말 잘쓰시네요 ㅋㅋㅋ 몰입이 정말 잘되는거 같아요 ㅋㅋㅋ 지금까지 쓰신거 모아서 출판해도 괜찮을듯~
ㅋㅋ 항상 재밌게 잘 읽습니다 :D
이번에도 재밌게 잘 봤습니다.^^
잘 봤습니다 ^^
얼마전 읽은 책에서 의사결정의 방향성에 대해서 언급한 부분이 생각나는군요. 자기가 선택한 결정이 점점 시간이 지나고 확실하게 믿고 있었던 것일 수록 그 선택이 공경에 처했을 때 더욱 빠져나오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죠. 종말론에 전 재산을 다 바쳤던 사람이 그 종말에 아무일이 일어나지 않았던 것을 보더라도 다른 그럴듯한 이유를 찾아서 자신의 선택을 더욱 확고히 믿으려고하는..
하여튼 생각하면서 살아야합니다.ㅠㅜ
그래서 KISS를 하라고 하죠...............KEEP IT SIMPLE STUPID! 저도 좀 오버스럽게 생각을 많이 하는편인데, 좀 단순하게 살려고 노력중입니다.
"왜"라는 질문은 감당하기 힘든 세살어린이의 무시무시한 속사포 렙이기도 하지만, 철학의 시작이기도 하죠..."왜?"라고 던지는 그 잠깐의 텀이 참 중요하다는걸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지식은 좀더 확장되어 책과 교육, 체득(경험), 주변지식, 간접경험, 소문, 뒷담화 등....이 모두 포함되겠죠. 예시로 벼룩의 점프 실험도 가능하겠네요. 이처럼 살면 안되겠죠. (쉽지는 않지만...)
흥미있는 글입니다. 잘 보고 갑니다^^
늘 잘 읽고 있습니다~
적절한 예시덕에 이해하기 정말 좋습니다~
잘 봤습니다
잘 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