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과 그 일취월장한 실력 앞에 연패를 거듭하는 축구 강국들을 지켜보며 박수를 보내고 열렬한 응원을 보내는 순수하고 열정적인 국민의 맴은 백번 이해가 가지만 이런 사심없는 분위기를 이용해서 어떻게든 지들 뱃속 챙겨보겠다는 언론과 자본과 정치가 졸라 꼴뵈기 싫었던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p>
<p>솔직히 백성이 뭔 죄가 있습니까, 순수한 분위기를 이용해 먹는 돼먹지 못한 인간들이 밉지....</p>
<p>암튼.... 근데 요사이 이태리 스페인등과의 대전을 거치면서 흘러나오는 편파판정과 심판의 자질 문제에 대해서는 정말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수 없슴다. 솔직히 말하면 월드컵 열기에 애써 무덤덤해지려는
저로서도 열받는거 사실임다. </p>
<p>그래서 제 인생의 좌우명...역지사지...오히려 흥분을 가라 앉히고 쫌
생각을 해봤슴다. 대구리에서 이미 많은 부문 사라져간 예전의 기억까지 떠올리면서...</p>
<p>한 20-30년전 제가 초등학교 다닐때 그러니까 70년대 중반이겠네요.
그당시 열리는 축구시합중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국제대회는 말레이시아산 메르데카컵과 태국산 킹스컵이였슴다. </p>
<p>울 나라에서도 이를 본딴 박임금님 사발뺏기라 불렸던 박스컵이 있었지만 이는 울나라 대회였고 사실 위성중계를 통해 가장 많이 본 혹은
청취한 대회는 두 대회였슴다. 차범근 김재한 박성화 허정무 조광래
박상인 이차만.....기라성 같은 당대의 울나라 스타들이 이 두 대회에서 벌인 활약상은 지금도 생생하기만 함다. 솔직히 네임벨류로만 따지면 당시 스타들이 지금 월드컵 국대선수들 보다 훨 지명도가 높았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아시아라는 우물 안이기는 했지만 암튼 대단했슴다. </p>
출전국은 주로 버마(미얀마)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등등의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일본과 한국 정도가 매회 참가하던 나라였는데 그래도 왜 그리 그 대회들이 대단해보였는지 열심히 응원하고 언론들도
열심히 보도하고 뭐 그랬슴다.</p>
<p>근데 솔직히 이런 별볼일 없는 팀이랑 하니까 매번 우승은 울나라가
먹었겠구나...라고 생각하겠지만 그치만도 않았슴다. 메르데카컵은
말레이시아가 킹스컵은 태국이 가끔 울나라를 제치고 진짜 감격의 우승을 차지할때도 있었슴다. </p>
<p>지금 생각하면 믿어짐니까? 울나라... 월드컵 4강신화를 이끌고 있는
울나라가 차범근 김재한 박성화 허정무 같은 스타 플레이어가 즐비한
울나라가... 태국이나 말레이시아 심지어 버마에게 졌다는 사실이....
근데 사실임다. </p>
<p>그렇게 한번 지고 나면 먼저 언론이 난리가 남니다. 울나라 선수들 못싸웠다고요? 아님다. 편파판정땜이라는 겁니다. 홈그라운드 텃세 땜이라는 검다. 사실 제 기억으로도 졸라 억울하긴 했슴다. 오프사이드도 아닌데 오프사이드라고 하구... 페널티라인 안에서 넘어지면 무조건 페널티킥 선언하구....</p>
<p>지금도 비가 쏟아지는 쿠알라룸프르 경기장에서 심판에게 절규하는
울나라 선수들 얼굴이 선함다. 중계를 맡은 아나운서나 해설자도 이를 지켜보는 울나라 국민도 난리가 남다. 이건 시합도 아니다... 심판을 매수했다... 억울하다... </p>
<p>맞슴다. 그땐 진짜 억울했고 그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싸우는 울나라
선수들이 넘 불쌍했슴다.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래 니들 홈그라운드 잇점 살려서 울나라 같은 강팀을 상대해 잘 싸웠다. 좀 억울하지만
어쩌냐 요번엔 니떵이 굵었다...." 하고 넘어가도 그만인 그런 경기들이였슴다. </p>
<p>그치만 그 당시 울나라 국민들 맘속에는 이런게 있었슴다. 울나라가
같은 축구 강국이...차범근 허정무같은 스타가 즐비한 강팀이... 어떻게 말레이시아같은 축구 후진국에게.. 어떻게 태국같은 약팀에게 질
수가 있나... 라는 생각들. </p>
<p>아시아에서 항상 우위를 점하다가도 어쩌다 함 지면 우린 솔직히 그
패배를 받아들이기가 정말 쉽지 않았슴다. 그리고 그런 마음 바닥에는 게으르고 못사는 나라에 대한 멸시와 이제 쫌 살게됐다는 울나라
사람의 우월감이 깔려있던 것도 사실이 아니었을까 생각함다. </p>
<p>그리고 시간은 흘러 이제 월드컵이 울나라에서 개최됐슴다. 폴투갈,
이딸리, 스페인... 그들이 보면 울나라는 정말 젖도 아님다. 감히 코레아가 우릴 이겨? 상상도 못했을 껌다. 억울하기도 할껌다. 거기에 자국 언론이 가세함다. 국민들의 분노를 졸라 선동함다. 예전에 울나라도 그랬듯이... </p>
<p>그러고 보면 유럽의 언론들도 울나라 찌라시와 별 다를 바 없슴다. 따지고 보면 그넘들 억울할 것도 별루 없슴다. 걍 졌슴다. 심판땜에? 광적인 응원땜에? 니미 뽕임다. 건국신화에 축구 잘하는거 타고 난 나라
있답니까? 없슴다. </p>
<p>이젠 축구의 영원한 강자는 없슴다. 이번에 스페인 이딸리 프랑스 같은 나라도 이 사실, 알아야 함다. 지들도 아시아 국가에게 질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건 기적이나 우연이 아니라 당당히 실력이였다는 사실.... 인정해야 함다. </p>
<p>하지만 울나라도 마찬가지임다. 그렇게 당당히 그들의 편견에 맞서
우리의 승리를 주장하듯이, 울 보다 축구 몬하는 나라 잘 살지 몬하는
나라에 대한 편견, 이거 아주 나쁨다. </p>
<p>못사는 나라에서 온 근로자들 차별하고 중국동포 등쳐먹고 이래놓고
이딸리, 스페인 뭐라고 욕 몬함다. 자격없슴다. </p>
<p>이번에 보여준 울국민 그 화끈한 열정으로 힘쎈 나라에 개길 줄도 알고, 없이 사는 나라에 베풀줄도 알고 그랬슴 좋겠슴다. 그 시끄러운 목청으로 부당함에 항의할 줄도 알고 쌈박한 음주가무로 소외된 사람
끌어 안을 줄도 알았슴 좋겠습니다. 정말 그랬슴 좋겠슴다. </p>
<p>요번 월드컵.. 아주 약간의 역지사지.. 쬐끔 아주 쬐끔 부족한 거 같다는 생각에 함 적어 봤슴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