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 모드로 들어서는 늦가을 바람을 등 뒤로 받으며 나서는 길.
약간의 긴장감이 온 몸으로 스며들지만 그 묘한 근육의 팽팽함을 즐기게 되는 순간만큼은
재미라는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개인적인 희열을 수반한다.
날마다 일 대 일 상담을 하다가 많은 청중 앞에 선다 는 것,
진행 할 때 마다 상황도 다르고 듣는 사람도 달라져 늘 변수가, 돌발 상황이 생기기 마련이지만
그 또한 강의자로서 즐겨야 할 일상이므로 어떠한 여건에도 당황치 않을 능력을 키워내는 것 역시
산다는 것이 연습이 필요하 듯 강의 또한 당연할 일이므로 그저 여건 여건을 즐기면서 해내는 강의 시간이
나름대로 뿌듯하고 즐길만한 일이다.
2013년의 수능시험이 끝난 다음 날 오후,
안성여고에서 학생들을 위해 중점적으로 신경 쓴다는 "인성 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외부 강사 초청 강의에 응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한참 전에 예고 받았던 터라 나름 소신껏 준비를 하고 안성여고 교문을 들어서니 점심시간인 듯
아이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교정을 거닐며 밝게 웃는 모습이 참으로 좋아보였는데 게다가
아, 이 아이들...한결같이 친절하기 짝이 없다.
일단 외부 인사, 학부형이거나 학교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는 당연히 "안녕하세요?" 라고
적극적인 목소리 인사를 하거나 아니더라도 눈인사는 기본인 게다.
일단 첫인상이 좋다.
게다가 인사를 하기 위해 찾아든 교감선생님 방에서 발견되어지는 찻잔....알고보니
교감 선생님 역시 차인 茶人이라는 말씀이니 같은 차인으로서 더더욱 저절로 반가울 일이다.


인사차원에서 쥔장의 사진으로 꾸며진 "바다의 선물" 책을 개인적으로 전달해드리고
체육담당이자 주임선생님이신 박미아 선생님의 안내로 시청각실로 들어서니
2백명이 넘는 2학년 아이들의 눈빛이 장난이 아니다.

호기심은 물론이요 더러는 도대체 뭔 이야기를 하는지 들어나 보자는 반응,
별 볼일 없으면 잠이나 자야지 로 보이는 자세...다양한 면모를 드러내는 아이들을 보자니 웃음이 절로 나왔지만
이 또한 관심인 게로 기본적으로는 할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역시 주의 집중을 위해 명상음악을 들려주는 순간에
흐르는 명상 음악으로 일단 몸과 마음의 여유를 갖기 시작하더니,
듣는 귀로 전달되는 명상음악에 취해 분위기가 안정되고
강의가 시작되는 순간에는 아이들의 집중도와 몰입도는
과연 인성교육을 확실히 한다는 안성여고 다웠다.

시작 전에 수다발로 시끄러운 분위기를 걷어내기 위해 당찬 아이의 "조용히 해" 라는 강한 어조는
강의자인 쥔장에게는 응원의 멧세지 였음은 물론 명상음악을 듣는 동안에는
조용히 눈을 감고 경청하며 선율에 따라가는 모습은 보기에도 좋았고
강의하는 동안에 주어지는 질문에는 정답은 아니어도 기발한 발상의 답을 해내며 웃음을 유발시키거나
강의자가 원하는 답을 척척 대답하거나 - 쥔장의 책 "바다의 선물"과 "에스프레소의 마력"을 선물로 주었다 는-
완전한 몰입도를 지닌 채 하나라도 더 듣겠다는 자세로 강의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아이들을 보노라면
어른들이 걱정하는 것만큼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그렇게 어둡지 만은 않다는 것을 알겠다.

게다가 주제 자체가 인식의 변화을 주장하는 "고인물이 되지 말자" 였으니
받아들이기에 따라서는 훨씬 더 그 아이들의 지평이 넓어질 기회이기도 할 것 같아
마음을 다해 아이들을 위한 강의에 집중을 하게 되었다.

시작과 동시에 타임 머신을 타고 40여 년전 쥔장의 여고 시절로 돌아가 봄으로써
현재와 과거를 동시에 넘나들고 지금 시점에서 학생들의 입장으로 들어가 보았더니 반응이 의외로 좋다.

이후로 흐름을 타고 "언제나 때가 있다" 라는 첫 멘트를 시작으로
그 시점에서 학생들에게 필요한 부분 공부...라는 말이 나가자 마자 "에이 또 그런 말이야" 로
뒤집어지는 아이가 있는 반면 왜 필요한지에 대한 대뇌부 세포 활동상황에 대한 설명에는
"그렇긴 하다" 로 이해하는 아이들...점차로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다.
그로 부터 고교시절의 필수인 살아가는 동안 함께 하게 될 여고시절 친구가 왜 중요한지,
자신에게 주어진 적성을 무엇 때문에 찾아야 하는지, 인생의 지향점, 가치에 대해 한번쯤은 짚어볼 시점이라는 말과
이즈음에서는 반드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성찰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시작으로
사람에게 주어진 3만 6천 6백개에 달하는 유전자를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삶을
흔들리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낼 수 있음을 강조하는 반면
우주 생성 이래로 인류 탄생하기까지 걸린 시간이 138억년이라는 우주천문학자 홍승수 박사님의 말을 빌어
어렵게 태어난 인간인지라 함부로 살지말아야 함은 물론 마음먹기에 따라서,
자기만의 생존 방식을 갖고 살아냄으로써 얼마나 삶이 달라지는지 그리하여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 라는 것을 인지하면서 살아 가는 삶의 여정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각인 시켜 보았다.

더불어 자존감을 갖고 어느 위치에서도 본분을 잃지 않으며 도전을 해보고
변화하는 시기에 대처할 능력을 키움으로서 준비된 사람으로서의 면모를 지니자는 말로 끝맺음을 하면서
부모라는 끈을 놓고 자주 독립하여 자기가 원하는 삶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고인물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요 우물 안의 개구리 처럼 자족할 일도 아니라는 요지를 충분히 전달하였다.
또한 인생의 무한 에너지요 플러스 알파의 요건이 되어줄 책을 될 수 있으면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취지와
기회가 되면 여행해 봄으로써 얻어지는 시너지 효과에 대해 강변을 하고
아직은 청춘인 아이들에게는 준비만 되어있다면 수많은 기회가 부여된다는 말로 마무리 하였다.
당연히 "자유로운 영혼으로 인생을 살아내라"는 독려를 아끼지 않았지만
열정의 강의만큼 열심히 들어 준 안성여고 2학년 전체 학생들이
고인물인 채로 정체되지 않고 넓은 바다로 흘러가 글로벌 시대에 걸맞는
열린 마인드 살아가게 된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가 아닐까 싶은 바람을 가져 보았다.

" 고인물이 되지 말자" 라는 열정의 강의를 하는 동안 집중도를 보인 아이들이 있었는가 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만의 세상에 빠져 혹은 스마트폰에 저당잡힌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강의를 한다는 것이 전달하려는 쥔장의 열성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과연 얼마나 강의 내용을 충분히 스스로 인지를 하고 알아듣느냐의 차이에 따라
수험생이라는 무거운 짐으로 부터 벗어나게 된다는 말이기도 하니
강의 주제가 충분히 아이들에게 전달되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혼자만의 바람은 아니라 하겠다.
어쨋거나 이 시대의 아이들이 획일적인 교육, 일방적인 공부, 편협한 사고에서 벗어나
자유 의지로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물꼬를 틀었으면 좋겠다 는 바람을 담아 열강을 하고 나니
에너지가 고갈되는 느낌이었지만 그래도 견딜만 했으므로 기분은 당연히 좋을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나름, 뿌듯했던 것도 사실이다.
다음 주 수요일13일에 계속 진행될 1학년에게 주어진 시간은 예상보다 넉넉하므로
좀더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할 터요
그 다음주 월요일 18일에 진행될 3학년에게 주어진 강의는 성인이 되는 첫 발걸음을 떼게 될 아이들 인지라
주제가 달라져야 할 것이다.



돌아나오는 길에 안성여고를 기념하기 위해 한 컷...1943년 이래로 여전히 굳건하게 안성의 여성상을
창출해내면서 버팀목으로서의 역할을 해내는 안성여고를 보자면 창조인, 건강인, 실력인, 덕성인을
배출해내는 학교로서의 위상을 알겠다.
아래는 교장선생님의 말씀을 학교 홈페이지에서 퍼왔다...출장중이시라 뵙지 못하고 지면으로
인사를 드리는 바이다.
첫댓글 수고 참 많이 하셨네요~!
모쪼록 쥔장의 강의 내용이 꿈많은 여고시절의 피가되고 살이 되었기를~!
ㅎㅎㅎㅎ 그랬으면 좋겠네.
강의 잘 들었습니다 ^^
시작 무렵, 물소리처럼 명상음악이 자유로운 영혼들에게 흘러 들었을것 같네요
특히 의상, 포스가 참 좋습니다
명상음아, 반응이 나쁘지 않았어요.
복장....편편한 복장만 입다가 이럴 때만 세미 케주얼로 챙겨 입긴 하지만
그래도 청바지나 내맘대로 옷이 저에겐 최고.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러시군요...불러주시면 날아가죠 뭐.
어차피 청소년과 주부 대상으로 하는 편이니까요.
강의
재미있었을 것 같아요...
저는 요새
자살방지 차원의 강의를 맡아서 하게 되는 군요...
자살방지...중요하죠.
저 역시 목숨을 함부로 내어놓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아서
살만한 인생에 대해 강변을 하곤 합니다.
괜찮은 아주 썩 좋은 강의를 하시네요...열강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