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14:8]
향나무와 레바논 백향목도 너로 인하여 기뻐하여 이르기를 네가 넘어뜨리웠은즉 올라와서 우리를 작벌할 자 없다 하는도다...."
향나무와 레바논 백향목도 너로 인하여 기뻐하여 - 향나무와 레바논 백향목이 기뻐하는 까닭은 바벨론의 넘어짐으로 이제 더 이상 군사적 목적으로 자신들이 벌목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향나무와 백향목은 건축물의 최상의 목재로 평가되어 왔다. 따라서 예로부터 열방들은 함대나 공격 무기 등을 제조하기 위하여 이들 나무들을 함부로 벌목하였다. 이 같은 일은 전쟁에 길들여진 갈대아인들에게 더욱 현저하였을 것이다.
[사 14:9]"아래의 음부가 너로 인하여 소동하여 너의 옴을 영접하되 그것이 세상에서의 모든 영웅을 너로 인하여 동하게 하며 열방의 모든 왕으로 그 보좌에서 일어서게 하므로...."
아래의 음부 - '음부'(히, 쉐올;헬, 하데스)는 죽은 자들이 머무는 곳으로, 고대인들은 그것이 땅 아래 실재한다고 믿었다. 너로 인하여 소동하여 너의 옴을 영접하되 - 땅 위의 평안과 땅 밑의 소동이 대조된다. 바벨론 왕이 음부에 내려온다는 소식은 그곳에 먼저 와 있던 세상의 영웅들과 열방의 뭇 왕들을 경악 속에 빠뜨린다. '레파임'은 음부에 거주하는 망령들을 가리키는데 산 자에 비해서 훨씬 연약하고 무기력한 존재들 - 그림자처럼 외형만 소유한 - 로 간주되었다. 게세니우스는 이 말이 '약해지다'는 뜻의 '라파' 동사에서 유래하였다고 본다.
[사 14:10]"그들은 다 네게 말하여 이르기를 너도 우리 같이 연약하게 되었느냐 너도 우리 같이 되었느냐 하리로다...."
너도 우리같이 연약하게 되었느냐 - 망령들이 바벨론 왕을 보고 외치는 소리이다. 생전에 아무리 뛰어난 사람도 죽음 앞에서는 무력하기 짝이 없다. 아삽이 노래한 바 같이, 스스로 신이라 자처하고 지존자의 아들이라 자부하는 이들도 결국 죽을 때는 범인들과 똑같이 엎어지기 마련인 것이다.
[사 14:11]"네 영화가 음부에 떨어졌음이여 너의 비파 소리까지로다 구더기가 네 아래 깔림이여 지렁이가 너를 덮었도다..."
구더기가...지렁이가 너를 덮었도다 - 선지자의 풍자는 점입 가경이다. 음부에 떨어진 바벨론 왕이 누울 이부자리가 소개되니, 그 요는 우글거리는 구더기요 그 이불은 꿈틀거리는 지렁이다. 생전의 영화와 사후의 비참이 극명하게 대조되고 있다.
[사 14:12]"너 아침의 아들 계명성이여 어찌 그리 하늘에서 떨어졌으며 너 열국을 엎은 자여 어찌 그리 땅에 찍혔는고..."
너 아침의 아들 계명성이여...땅에 찍혔는고 - 바벨론 왕의 급락을 선지자는 두 가지로 묘사한다. 첫째는 별이 떨어지는 모습으로, 둘째는 거대한 나무가 찍혀 쓰러지는 모습으로, '계명성'은 새벽별을 뜻하는 말이다. 그것은 태양보다 먼저 떠서 동트기 전에 비췬다는 의미에서 적절하게 '아침의 아들'이라 불리운다. 초대 교부 터툴리안과 그레고리 대제는 눅 10:18을 근거로 하여 이 말을 사단의 떨어짐에 적용하였는데,
그 이후로 '루시퍼'가 마귀의 왕을 가리킨다는 대중적 오해가 일어나게 되었다. 하지만 본문에서 선지자가 사단을 의식한 것이 아니라 하늘 끝까지 높아지려한 교만한 바벨론 왕을 염두에 두고 '계명성'이란 표현을 썼다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열국을 엎은 자'는 거대한 그늘로 주변을 뒤덮는 나무에서 따온 표상인데, 그 힘으로 열국을 압도했던 바벨론을 일컫는 말이다.
[사 14:13]"네가 네 마음에 이르기를 내가 하늘에 올라 하나님의 뭇별 위에 나의 보좌를 높이리라 내가 북극 집회의 산 위에 좌정하리라..."
북극 집회의 산 - 신들이 특정한 산에 모여 집회를 갖는다는 신화적인 관념은 고대에 널리 유포되어 있었다(예, 그리스의 올림푸스 산). 그 경우 산들은 언제나 북쪽 극단에 있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여기 언급된 '집회의 산'은 제신들의 집회의 장소로 알려진 시리아 북쪽의 자폰 산 혹은 카시우스산을 가리키는 듯하다.
[사 14:14]"가장 높은 구름에 올라 지극히 높은 자와 비기리라 하도다...."
지극히 높은 자와 비기리라 - '지극히 높은 자'는 히브리어로 '엘리욘'인데, '위로 오르다', '높다'는 뜻의 '알라'동사에서 유래하였다. 델리취에 의하면, 바사 왕들은 그들의 비문에 자신들을 '신의 후손' 심지어는 '신들'이라고까지 명명하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