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지금, 여행 KTX FEBRUARY 2022(2022.2.7.)
한국철도공사(2022)
들어가는 글
잡지라는 편지를 씁니다_KTX매거진 편집장 김현정
나야, ◯◯이, 시집 한 권 보내. 마음에 들면 좋겠어. 생활은 재미있니? 놀라지마. 지금 강의
시간인데 너무 지루해서 편지 쓰는 거야.(...)나는 재미있게 생활 잘하고 있어. 친구들도 아주
좋고 선배님도 모두 잘해 주시고. 저번 주 토요일 ◯◯대 일문과랑 체육대회 했거든? 재미있
었어. 부침개도 부쳐 먹고 뛰기도 열심히 뛰고 아쉬운 건 사진을 한 장도 못 찍었다는 거야.
잘 지내. 또 편지할게. p.s. 답장 부칠 때 학교로 해 줄래? 학교에서 네 편지 받아 보고 싶거
든. 히!
자란 곳을 떠나 다른 도시 대학에 입학한 1학년 때, 제가 자란 도시의 대학에 진학해서 서로
떨어져 지내게 된 친구가 보내 준 편지예요. 손으로 정성스레 쓴 이 편지를 20년 넘게 지난
지금도 갖고 다녀요. 사랑하는 친구는 이민을 가서 만나기가 힘든데 편지를 읽을 땐 옆에 있
는 느낌이에요. 친구가 그리워서 아리는 심정이 99.9퍼센트지만 편지 덕분에 친구랑 눈 마주
치고 수다떠는 기분을 0.1퍼센트라도 누려요. 0.1퍼센트 가느다란 느낌이나마 옆에 있는 듯한
감정이 얼마나 소중한지요. 이 편지가 제 평생 가장 많이, 가장 아껴 읽은 글 중 하나겠네요.
편지 좋지요. 저도 편지 좀 주고받아 봤습니다. 한번은 중고등학생 시절 6년간 모아 놓은 편
지를 헤아렸더니 700통 가까이 되더라고요. 바야흐로 대(大)편지의 시대였네요. 대상을 점찍어
내 일상과 생각, 그를 향한 마음을 쓰는 글은 비밀스럽고 다정하지요. 오직 그 사람에게만, 그
사람이라서 하는 얘기니까요.
매우 사적인 매체인 편지는 때로 책으로 묶여 나옵니다. 발신인과 수신인이 누구냐에 따라,
어디서 왜 썼느냐에 따라 어떤 편지는 역사가 되지요. 신영복 선생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에는 닳도록 온통 밑줄입니다. 한창 청춘에 억울하게 감옥에 갇힌 선생께서 바깥에 보낸 편지
지요. 큰 슬픔이 인내되고 극복되기 위해서 반드시 동일한 크기의 커다른 기쁨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작은 기쁨이 이룩해내는 엄청난 역할이 놀랍다. 인생이 겨울 같은 날, 선생의 문장들
을 촛불처럼 켜 놓고 씹어 삼키곤 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제가 좋아하는 이슬아 남궁인 작가님이 주고받은 편지가 출간되어 신나게 읽었습
니다. 내가 못하는 경험을 하고, 못 만나는 사람을 만나고, 못 하는 생각을 하고, 못 쓰는 문
장을 쓰시는 분들의 편지가 재미있어 우리 잡지에서 편지를 꼭 다루어야지 별렀어요. 그게 이
번에 문화 돋보기로 탄생했습니다. 강은주 기자가 편지책 열다섯 권을 고르고 골라 독자님께
권하는 편지 글을 써 주었어요.
각종 편리한 의사소통 수단 때문에 편지가 뒤로 밀린 시대라지만, 우리는 여전히 건넬 이야기
가 있고 상대에게 가닿길 바라지요. 이 모두를 넓은 의미에서 편지라 본다면 저희 잡지는 편
지를 묶은 책입니다. 완주, 김천, 충주, 파주, 낙화장 김영조 선생님을 만나서 머리와 가슴에
차오르는 말을 정성스레 기록한 2월의 편지가 독자님 마음에 들면 좋겠습니다.
■ 테마여행_완주
새해 새 마음을 다지기 위해 전북 완주 대둔산을 찾았다. 간밤 함박눈이 내려앉은 기암괴석
앞에서 한동안 걸음을 멈춰 선다. 바위 위에 자라난 저 소나무처럼 하루하루 천천히, 조금씩
굳건해지고 싶다.
간밤 내린 눈위에 첫 발자국을 내며 산길을 오르고, 얼음 풀리는 강변에서 백로와 함게 노닐
었다. 이 겨울, 전북 완주에서 계절의 지극한 즐거움을 누렸다.
오르다_우람한 돌병풍이 손에 닿을 듯 가까워진다. 활공의 짜릿한 감각에 아드레날린이 솟구
친다.
머물다_한 사람은 어깨를 내어주고, 다른 사람은 그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친구란 망망대해
의 등대와 배 같은 사이 아닌가.
흐르다_달뿌리풀과 물억새, 마른 쑥꽃 위로 누런 볕이 내려앉는 시간이다. 노을이 타는, 황홀
한 겨울 강이다.
완주의 웰니스 체험마을: 구이안덕 건강 힐링체험마을/경천애인권역 농촌체험마을
완주이 맛있는 먹거리: 자연을 닮은 사람들/산산산/화산애빵긋
■ 이 계절 이 여행_김천
백두대간 황악산 자락, 1600년 고찰 직지사 앞에 사명대사공원을 조성했다. 평화를 위해 전쟁
터에 뛰어들고 협상에도 임한 사명대사의 뜻을 기리는 평화의 탑을 바라보며 따끈한 커피를
마시는 시간, 평화로운 힐링이다.
시작하는 날의 여행_한 해를 시작하는 즈음, 경북 김천을 걸었다. 겨울이 가고 시간이 지나도
녹지 않을 말을 찾았다.
산에 깃든 오랜 절은 이미 자연이었다. 이름에 곧을 직을 지닌 절이 수많은 곡선을 그리며 너
그러운 품으로 여행자를 맞는다.
직지, 마음을 들여다보아 깨달음에 이른다는 이름의 절이다. 눈앞에 백두대간이 흘러간다. 마
음을 직시하라 가르친다.
한옥 카페는 사명대사공원의 상징인 평화의 탑을 감상하고 인증사진을 찍는 명소로 자리잡았
다.
김천의 하루가 저문다. 은은한 조명이 좋다는 감상도 잠시, 밤하늘 흐드러진 별에 말을 잊었
다. 별을 눈에 쓸어 담았다. 차가운 공기마저 달콤한 밤이다.
■ 기차타고_충주
충북 충주를 여행하는 날, 남한강 안개 속에서 나뭇가지마다 상고대가 피어올랐다. 선명한 물
줄기 소리를 따라 안개 싸인 새하얀 풍경 속으로 들어간다. 우리가 걷는 길도 선명해지길 바
라면서.
단단한 삶의 이야기, 충주_삶은 이야기를 꽃피운다. 지현동 사과나무 이야기길. 소태면 스페이
스선을 둘러부며 충북 충주의 이야기를 들었다.
지현동 주민 모두 재생 사업에 적극적이에요. 그 덕분에 이렇게 예쁜 벽화 마을이 탄생했죠.
인간이 함부로 대하는 자연에 너무 미안했어요. 지속가능한 삶을 고민하다 생태 공동체 스페
이스선을 설립했죠.
■ 작가의 방_김영조
김영조 낙화장이 달궈진 인두로 한지를 지진다. 수묵이 층을 이루어 가는 어느 순간, 산과 나
무가 솟고 여백은 강물이 되어 흐른다. 충북 보은 전통공예체험학교 작업실 한편에서 김영조
의 낙화는 자연이 된다.
낙화장 김영조가 인두로 한지를 지진다. 수묵이 꽃송이 흩날리듯 곱게 한지를 물들인다. 그를
닮은 낙화가 고아하다.
제가 낙화에서 찾은 색은 만분의 일도 안 돼요. 인두를 누르는 속도와 깊이에 따라 색이 달라
지니까요. 여전히 색을 찾고 있어요.
■ 콕콕 스탬프 여행
스탬프 투어와 함께 엄마까투리의 고향, 경북 안동으로 간다
엄마까투리를 만나기 위한 추천 여행지 5
01 병산서원
02 월영교
03 안동하회마을
04 만휴정
05 전통 리조트 구름에
■ 우연한 발견
모여서 놀고, 길흉을 점치고 정월의 풍속이 이렇게 다양하다
■ 신상 푸드
방울방울 귀여운 채소 래디시는 예쁜 겉모습만큼 맛도 좋다
■ 맛집 탐방
서울 홍대 일대에서 트렌디하고도 맛깔난 전통 주점을 방문했다
전통과 만난 주안상
윤달_편안한 마음으로 찾는 아담한 주점
수을관_깔끔한 한식 다이닝 바
얼쑤_전국 다양한 탁주를 보유한 집
■ 미니 인터뷰
정브르의 곤충일기를 펴낸 생물인 유튜버 정브르를 만났다
작은 생물과 정을 나누는 생물인 유튜버 정브르
■ 촬영지 여행
매일 이야기가 샘솟는 항구도시 전남 목포의 촬영지들을 소개한다
유달산으로 날아오는 바다 풍경 속에서 날마다 새 이야기가 피어오르는 곳, 전남 목포의 여러
촬영지를 소개한다.
목포대교_영화 마차타고 고래고래
목포근대역사관_드라마 호텔 델루나
시화골목_드라마 도도솔솔라라솔
목포 곳곳_예능 프로그램 더 리슨:바람이 분다
■ 문화 돋보기
아름답고 귀한 편지의 물결 속에서 열다섯 권의 따스한 편지책을 골랐다
■ 위스키 인사이트
미국 버번위스키의 상징, 와일드 터키는 그 역사처럼 깊은 맛을 선사한다
■ 에디터 자유여행_파주/마법처럼 보낸 하루_경기도 파주에서 해리 포터와 잎싹을 만나고,
회동길을 담은 스케치에 색도 입혔다.
1 하우스 오브 미나리마
2 명필름아트센터
3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4 스케치북플러스
■ Book
오늘도 우울증을 검색한 나에게
최소한의 선의
이미지로 글쓰기
연희동 우현이 걷다
■ Exhibit
박수근: 봄을 기다리는 나목
박노해 사진전: 내 작은 방
경이로운 전환
SPACE-가상과 실재
■ Show
강남오아시스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
장화 신은 고양이 비긴즈
댄싱 바흐-임현정의 바흐렉처 콘서트
■ Movie
매미소리
나일강의 죽음
보드랍게
애니멀 체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