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저는 민사소송법 교과서를 민사소송법 수업 때 이후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차근차근 읽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스터디원의 추천으로 알게 된 전원열 교수님의 “민사소송법 강의”를 제게 생소한 법리나 판례 공부를 위해 가끔 참고해서 보는 편이었습니다. 최근에 민사소송법 및 관련 법령이 다소 개정되었는데 이를 반영한 교과서가 정독에서 새롭게 나왔다고 하여 이벤트 신청을 하게 되었고, 감사하게 당첨이 되어 책을 읽고 도서 리뷰를 씁니다.
2. 책의 특징
이 책이 어떠한 책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아주 친절한 교과서’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요점을 목차를 나누어 설명드리면 아래와 같으며 필요에 따라 사진도 첨부하였습니다.
1) 법 규정에 충실하도록 함
실체법에 비하여 절차법은 법리와 체계의 조문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절차 전체를 망라할 수 있기 위해서는 조문 순서뿐만 아니라 내용도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저를 되돌아보면) 교과서를 읽으면서 법전을 옆에 끼고 살피는 것이 마냥 쉬운 건 아니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들이는 수고에 비해 절차법을 이해하는데 필수적인 단계적, 체계적 지식쌓기는 부족했던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설명에 앞서 조문을 들여다 보게 하는 범경철, 곽승구 교수님의 민사소송법 교과서는 법 해석을 규정에서 시작하는 습관이 부족한 저 같은 사람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라 확신합니다.
책의 형식이나 구성 자체가 조문에서 출발하여 어떤 요건이 분설되어 나오는지 파악하기가 쉽고, “민사소송법”뿐만 아니라 “민사소송규칙”이나, “상법”의 경우도 중요한 조문들은 박스 처리가 되어 있어서 눈으로 쉽게 확인이 가능하도록 해놓았습니다(아래 사진 참고).
2) 기재례 수록
특정 부분(사해행위취소소송, 예비적 병합 등)에서는 기재례 학습도 가능하도록 예시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3) 판례집으로도 기능
교과서에 많은 양의 판례 사실관계와 원문이 소개되어 있는 것도 특징입니다. 제가 참고하여 본 교과서들에서는 본문 내용에 판례의 요지나 주요 사실관계를 요약하여 설명하는 것이 주된 서술 방식이었고, 이 책 역시 그런 설명 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주요 판례의 사실관계나 핵심 부분을 별도로 본문 뒤에 수록해놓아 더 자세히 이를 살필 수 있도록 한 것이 다른 교과서들과 비교될만한 특징이라 느꼈습니다.
또한 판례마다 그 요지를 제목처럼 붙여놓고 있어서 판례를 읽는 부담이 줄어드는 것도 장점입니다.
판례집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상당수의 판례가 아래의 사진처럼 수록되어 있습니다.
4) 문체의 평이함과 매끄러움
저는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문체가 쉽고 매끄럽다는 것을 꼽고 싶습니다. 독자들이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되도록 평이한 단어와 문체를 사용하여 개념과 취지를 설명하고, 목차를 적당하게 세분화시키고 가독성 있게 해놓았고, 학설의 경우에는 경중에 따라서 적절한 분량으로 설명하되 중요한 학설은 특히 풀어서 설명하는 것이 인상에 남습니다. 제가 읽은 전원열 교수님의 책은 많은 양을 압축적으로 해설한 것이 탁월하다면, 범경철 교수님의 책은 조문에서 시작하여 차근차근 판례까지 알차게 정리할 수 있게 해주는 점이 매력으로 느껴집니다.
3. 나가며
판례가 많이 실려 있어서 그런지 책 볼륨은 어느 정도 있는 편입니다. (900페이지 가량인데 제가 가진 책에서 비교하면 이창현 교수님의 형사소송법 사례집의 양장본 느낌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술술 읽히는 교과서는 처음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책을 받고 20일 정도 흘렀는데,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았음에도 편하게 1회독 할 수 있었습니다.
민사소송법을 처음 접하거나, 판례집을 겸한 교과서를 보고 싶거나, 그리고 민사소송법을 차근차근 공부해보길 원하는 분이라면 만족하실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이 책으로 공부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어요.
긴 리뷰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무엇보다 좋은 책 출판해주시고 증정해주신 도서출판 정독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