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무덤 김옥춘 동백꽃 땅 위에 누워 피면 봄이 온다. 동백꽃 고운 자태 그대로 누우면 햇살은 무덤이 된다. 아직도 고운 동백꽃 같은 햇살이 동백꽃 무덤이 되면 봄이 온다. 2004.4.5 | 언제나 겸손하게 하소서 김옥춘 어느 날 내게 주어지는 작은 권력 있다면 그 권력으로 사람을 내리치는 일 없게 하소서 위에 있음이 사람을 섬기는 일임을 잊지 않게 하소서 어느 날 주어진 작은 권력으로 절대로 사람을 멸시하는 일 없게 하소서 어느 날 내게 모인 적은 재산 있다면 그 재산으로 사람을 비웃는 일 없게 하소서 많이 있음이 사람의 도리를 다하고 사람을 귀하게 여기기 위함임을 잊지 않게 하소서 절대로 적은 재산으로 사람을 업신여기는 일 없게 하소서 어느 날 내게 찾아오는 사랑이 있다면 그 사랑으로 사람을 아프게 하는 일 없게 하소서 사랑함이 사람을 존중하는 일이며 사람을 내 마음대로 하는 게 아님을 잊지 않게 하소서 절대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사람에게 함부로 하는 일 없게 하소서 2004.4.13 |
눈물은 마음입니다 김옥춘 감사할 땐 정말 감사할 땐 눈물이 흐릅니다. 감사할 때 흐르는 눈물은 감사한 마음입니다. 넘쳐나는 감사입니다. 슬플 땐 너무나 슬플 땐 눈물이 흐릅니다. 슬플 때 흐르는 눈물은 슬픈 마음입니다 넘쳐나는 슬픔입니다. 아플 땐 너무나 아플 땐 눈물이 흐릅니다. 아플 때 흐르는 눈물은 아픈 마음입니다 넘쳐나는 아픔입니다. 기쁠 땐 정말 기쁠 땐 눈물이 흐릅니다. 기쁠 때 흐르는 눈물은 기쁜 마음입니다. 넘쳐나는 기쁨입니다. 마음이 가득 차고 넘치면 눈물이 흐릅니다. 내 얼굴에 흐르는 눈물은 나의 마음입니다. 2004.4.14 | 봄비 내리면 김옥춘 봄비 내리면 꽃비 함께 내린다. 봄비 내리면 향기비 함께 내린다. 봄비 내리면 마음비 함께 내린다. 봄비 따라 꽃도 내리고 향기도 내리고 마음도 내린다. 봄비 내려앉은 자리에 꽃잎 곱게 눕고 향기 다소곳하게 머물러 마음속 내 임까지 정갈하게 한다. 봄비 내리면 봄비 내리면 꽃비처럼 향기비처럼 가슴 속 내 임 비가 되어 내린다. 2004.4.18 |
민들레 씨 김옥춘 민들레는 봄비 올 때마다 키를 키웠습니다. 민들레 씨의 행복한 독립을 위해 허리 가늘어지도록 키를 키웠습니다. 부드러운 봄바람에 민들레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어도 기쁜 마음으로 민들레 씨를 보냅니다. 민들레 씨가 독립을 합니다. 민들레 씨가 잡고 가는 하얀 그것은 그동안 민들레가 키워 준 희망일 겁니다. 2004.4.22 | 어버이날에 김옥춘 자식 눈에 넣고도 눈물 대신 환한 미소를 흘리신 당신 당신의 사랑은 내 생의 햇빛이었습니다. 남은 생 전부를 자식에게 주고도 행복해하신 당신 당신의 사랑은 내 생의 토지였습니다. 애간장 다 녹이는 생활의 어려움에도 넘치도록 주신 사랑 당신의 사랑은 내 생의 생명수였습니다. 언제나 장하다 기뻐하며 믿어주신 사랑 당신의 사랑은 내 생의 우주였습니다. 짐 될까 두려워 혼자가 편하다 하시는 당신 늙고 힘없는 오늘 하루도 빠짐없이 자식 위해 기도하시는 사랑 당신의 사랑은 내가 닮고자 했던 하느님입니다. 2004.5.8 |
비가 내리면 김옥춘 비가 내리면 내 임 다녀가는 것만 같아 창을 연다. 한참을 두리번거려도 내 임 발자국 빗소리에 씻겼는지 내 임 발소리 빗소리에 묻혔는지 내 임 조용하다. 내 가슴처럼 빗소리만 소리를 키운다. 비가 내리면 내 임 안겨 올 것만 같아 눈을 감는다. 눈을 감아 스미는 습기에 입맞춤하고 가슴을 열면 내 임 다녀가셨는지 소름이 돋아있다. 비가 내리면 내 임도 날 그리워할 것만 같아 눈물이 난다. 내 임의 뜨거운 눈물처럼 빗소리를 맞으며 내 임의 차가운 눈물처럼 빗소리를 맞으며 내 임의 창을 찾아 나서는 내 손엔 우산 대신 내 임의 체온 같은 따스한 찻잔이 들려 있다. 2004.5.12 | 넌 나의 운명이다 김옥춘 기구한 인생이어서 널 만났어도 난 널 사랑하리라 복이 없어 널 만났어도 난 널 사랑하리라 내일 당장 헤어질 운명일지라도 사랑할 오늘의 운명을 거역하지 않으련다. 사랑하는 사람아 네게 가는 길 가시밭길일지라도 눈물바다일지라도 운명 같은 널 사랑하리라 2004.5.15 |
스승이라 함은 김옥춘 스승이라 함은 사람을 가르쳐 이끌어 주는 사람이다. 스승이라 함은 가르치기 위해 스스로 모범이 되어야 하는 절제가 있는 사람이다. 스승이라 함은 무엇보다 바른 삶의 태도를 통해 행복에 이를 수 있다는 믿음이 있는 사람이다. 스승이라 함은 아무리 어리고 아무리 어리석은 자라도 무시하지 아니하고 존중하니 예의가 있는 사람이다. 스승이라 함은 어려움이 닥쳤을 때 스스로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용기를 주니 지혜가 있는 사람이다. 스승이라 함은 꾸지람할 때도 눈과 가슴을 바라보니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사랑 사랑이 있는 사람이다. 오늘 나의 스승은 때로는 어린이요 때로는 지나는 걸인이며 지금 이 순간 내 앞에 있는 사랑할 수밖에 없는 당신이다. 2004.5.15 | 안을 수 있는 부부이게 하소서 김옥춘 아침에 한쪽 눈만 간신히 뜨고도 서로 힘 되는 하루를 위해 안을 수 있는 부부 이게 하소서 마른 입이 까칠해도 찡그리는 대신 마주 보며 흐릿하나마 미소를 보낼 수 있는 부부 이게 하소서 아무리 바빠도 집을 나서며 하루를 빌어주며 포근하게 안을 수 있는 부부 이게 하소서 아무리 바빠도 집을 나서며 밝은 미소로 서로를 응원하는 부부 이게 하소서 온종일 잊고 살아도 너무 피곤해 밤새도록 쉬고만 싶어도 집에 돌아와 마주하는 순간만은 서로에게 기대어 서로에게 감사하며 미소로 안을 수 있는 부부 이게 하소서 홀로 잠들어도 잘 자라는 인사로 입 맞추는 부부 이게 하소서 2004.5.20.(부부의 날을 맞으며) |
웃어줄 거지? 김옥춘 표현하지 않는 가슴이 더 깊다고 사랑의 말을 막지는 마! 표현하지 않는 가슴이 더 크다고 감사의 말을 막지는 마! 일일이 어떻게 다 표현하냐고 외면하지는 마! 행동으로 표현하지 않아도 다 안다고 밀어내지는 마! 우리 매일 웃자! 기쁠 땐 마음껏 호탕하게 행복하게 웃고 너무 힘겨울 땐 억지로라도 조금이라도 웃자! 아무리 흐리게 웃어도 웃기만 하면 널 사랑할 용기 언제나 생길 것 같아 웃어줄 거지? 2004.5.25 | 두 손을 모으면 기도가 됩니다 김옥춘 할 일 많은 열 개의 손가락 가지런히 모았습니다. 손가락을 모으고 두 손을 합치면 기도가 됩니다. 키 다른 열 개의 손가락 가지런히 모았습니다. 손가락을 모으고 두 손을 합치면 평화가 됩니다. 닮았지만 다른 손 하나로 온전히 모았습니다. 두 손 모으면 나뉘기 전 온전한 마음 사랑이 됩니다 두 손 모았습니다. 따뜻해집니다. 생각이 모입니다 마음이 모입니다 내 안에 우주가 들어옵니다. 쥐었던 것 놓아야 내 손 온전히 맞잡을 수 있었습니다. 하던 일 멈추어야 내 손 온전히 맞잡을 수 있었습니다. 생각을 모아 마음을 모아 두 손을 모아 기도를 합니다. 하던 일 멈추어야 욕심을 놓아야 두 손 모아 기도를 할 수 있습니다. 2004.5.26 |
미소도 종교다 김옥춘 웃을 수 없다면 어떤 고행으로도 깨달음을 얻을 수 없습니다. 고요할 수 없다면 어떤 다스림으로도 도에 이르지 못합니다. 고개 숙일 수 없다면 어떤 공경으로도 해탈할 수 없습니다. 미소도 마음의 평화도 겸손도 으뜸 된 가르침 종교입니다. 2004.5.26.(부처님 오신 날에) |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다 김옥춘 나만 보면 그냥 입이 벌어져 웃고 마는 그런 사람 딱 한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나만 보면 그냥 입술 모아 뾰족하게 내미는 그런 사람 딱 한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나만 보면 그냥 팔 벌려 안고야 마는 그런 사람 딱 한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나만 보면 그냥 바쁜 걸음으로 다가오는 그런 사람 딱 한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나만 보면 그냥 목소리가 부드러워지는 그런 사람 딱 한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나만 보면 그냥 손을 잡는 그런 사람 딱 한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나만 보면 그냥 눈 맞추고 웃어주는 그런 사람 딱 한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나만 보면 사랑한다는 말 그냥 나오는 그런 사람 딱 한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나만 보면 고마워라는 말 그냥 나오는 그런 사람 딱 한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나만 보면 그냥 볼 비비는 사람 딱 한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나만 보면 그냥 등 다독이는 사람 그런 사람 딱 한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나만 보면 그냥 장미 한 송이 사고 싶은 마음 생기는 그런 사람 딱 한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이 세상에 그런 사람 딱 한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나의 사랑을 사랑으로 받아들이고 나를 향한 사랑을 사랑으로 표현하는 사람 이 우주에 딱 한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2004.5.30 |
비나이다 김옥춘 비나이다. 비나이다. 두 손 싹싹 비빕니다. 두 손 싹싹 비비면 걱정은 기도가 되기 때문입니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마음 둘 곳 없어 정화수 한 그릇 상 위에 모십니다. 흩어져 걱정이 되고 한이 되었던 영혼이 하나로 모이기 때문입니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두 손 싹싹 비빕니다. 두 손 싹싹 비벼 흩어져 어지러운 영혼을 하나로 모읍니다. 두 손 싹싹 비벼 걱정 많은 가슴을 한 많은 가슴을 기도로 만듭니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가난하여 귀한 제물 대신 정화수에 마음 모아 천지신명께 기도를 합니다. 한 많은 가슴은 두 손 싹싹 비벼 기도를 합니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두 손 싹싹 비벼 기도를 합니다. 한 깊어 마음 간절하여 하늘도 땅도 작은 풀 한 포기도 기도를 들어줄 신이 됩니다. 2004.6.18 | 오늘 내리는 비는 김옥춘 하염없이 흘려야만 했던 지난 어느 날의 내 눈물인 것만 같아서 하염없이 바라봐진다. 정처 없이 떠나야만 했던 지난 어느 날의 내 모습인 것만 같아서 정처 없이 빗소리 따라 마음이 돌아다닌다. 끊임없이 찾아 헤매고 있는 오늘의 내 사랑 찾기인 것만 같아서 끊임없이 크고 작은 빗방울을 받아 가슴에서 녹인다. 오는 내리는 비는 몰아침 없이 꾸준히 떨어진다. 오늘 내리는 비는 흔들림 없이 곧바로 떨어져 초록이 되고 사물이 되어 내 앞뜰이 되었다. 기약 없이 가야만 하는 내 남은 인생의 희로애락인 것만 같아서 오늘 내리는 비가 슬프기도 하고 편안하기도 하다. 2004.6.19 |
모순 김옥춘 내 어머니 못 배웠어도 내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내 어머니인데 내 아들딸의 아버지는 배운 사람으로 찾는다. 내 어머니 가진 것 없어도 자식 사랑 극진한데 그래서 그 큰 사랑에 늘 감사하는데 내 아들딸의 아버지는 가진 것 많은 사람으로 찾는다. 내 어머니 키 작아도 예의에 벗어남 없이 조상 섬기고 어른 공경하며 누구보다 바르게 사시는데 내 아들딸의 아버지는 키 큰 사람으로 찾는다. 내 어머니 허름한 옷 입고 모양새 나지 않는 일 해도 이 세상에 어머니만큼 고운 사람 없는데 내 아들딸의 아버지는 좋은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 찾는다. 자식 사랑 지극하신 어머니 부족하다고 느낀 적 없는데 미래의 내 아들딸에게 부족한 사람을 아버지로 맞이하게 할까 봐서 하는 걱정이 조건과 잣대를 만들어 낸다. 내 아들딸의 잣대는 사랑 단 하나일 것인데 난 엉뚱한 잣대로 내 아들딸의 아버지를 고른다. 사람을 귀하게 여겨 존중하고 사람답게 살려고 하는 마음으로 자식 사랑하는 부모를 누가 작다 하고 누가 부족하다고 하겠는가? 내 아들딸을 위해 내가 가져야 할 잣대는 사람다움을 바탕으로 하는 사랑 단 하나인 것을 자주 잊는다. 2004.6.29 | 장마야 김옥춘 장마야! 곱게 지나거라. 순하게 지나거라. 그렇지 않아도 가난하다. 그렇지 않아도 기운 없다. 가난에 부채질 말고 곱게 지나거라. 장마야! 사계절처럼 늘 오는 장마야! 올 때마다 큰 걱정 만들고 가서 반갑지 않은 장마야! 넉넉하게만 뿌리고 시원하게만 불고 길지 않게 머물고 가거라. 장마야! 반지하 방 물들지 않을 만큼만 튼튼하게 자라는 농작물 잠기지 않을 만큼만 넉넉하게만 뿌리고 시원하게만 불고 가거라. 2004.7.2 |
당신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김옥춘 자녀가 있습니까? 당신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사랑해야 할 사람이 있으니 부모가 있습니까? 당신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사랑해줄 사람이 있으니 형제가 있습니까? 당신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의논할 사람이 있으니 배우자가 있습니까? 당신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함께하고 나눌 사람이 있으니 이웃이 있습니까? 당신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인사할 사람이 있으니 친구가 있습니까? 당신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만날 사람이 있으니 2004.7.6 | 인생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김옥춘 부모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 부모 돌아가시기 전에 마음과 정성을 다해야 한다. 아내와 남편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아내와 남편이 믿음을 잃기 전에 마음과 정성을 다해야 한다. 자식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자식이 필요로 할 때 마음과 정성을 다해야 한다. 나도 기다려주지 않는다. 나 더 늙기 전에 마음과 정성을 다해야 한다. 인생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사랑할 수 있을 때 마음과 정성을 다해 사랑해야 한다. 인생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기다리지 말고 더 늦기 전에 사랑도 행복도 찾아야 한다. 2004.7.6 |
바보 김옥춘 바보! 사랑에 눈멀어 아무것도 보지 않는 바보야! 바보! 정말 바보네? 사랑을 해봐. 너도 금방 바보가 돼! 사랑은 바보처럼 자꾸자꾸 웃게 하고 사랑은 바보처럼 아까운 줄 모르고 다 퍼주게 하지. 사랑은 바보처럼 거짓말도 구분 못 해 다 믿어버리게 하고 사랑은 바보처럼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 사소한 것으로 목숨 건 것처럼 크게 싸우게 하지. 사랑은 바보처럼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게 바로 자신이라는 걸 까먹게 하고 그래서 목숨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하게 하지. 사랑은 바보처럼 바라봐 줄수록 쓰다듬어 줄수록 사랑한다고 말해 줄수록 사랑해줄수록 더 많이 사랑받고 있다고 믿게 하고 사랑은 바보처럼 사랑 놓칠까 봐 불안해 의심을 하다가 사랑을 떠나보내게도 하지. 사랑은 바보처럼 한여름 더운 날에도 땀 흘리며 꼭 껴안고 있게 하고 사랑은 바보처럼 사랑하는 사람이 공주거나 왕자라고 생각해 섬기게 하지. 사랑은 바보처럼 바쁜 출근 시간에도 입 맞추고 안게 하고 사랑은 바보처럼 슬플 때도 기쁠 때도 평안할 때도 위기가 닥쳤을 때도 사랑한다는 말만 하게 하지. 사랑을 해봐! 분명 행복한 바보가 될 테니. 2004.7.8 | 마음 김옥춘 마음은 배어 나와 몸에 피어난다. 마음은 표정이 되고 태도가 된다. 마음은 배어 나와 말에 피어난다. 마음은 말씨가 되고 음색이 된다. 2004.7.15 |
장마 김옥춘 반갑기만 하던 비가 무섭기만 했습니다. 고맙기만 하던 비가 야속하기만 했습니다. 온종일을 내리고도 모자라 밤새 또 내리고 하루로 모자라 또 하루를 내리고 더위로 지쳤던 가슴들은 이제 장마로 지쳤습니다. 해마다 오는 장마는 해마다 농부 마음 더 많이 할퀴고 해마다 가난한 사람 마음 더 많이 할퀴고 갑니다. 아직도 빗소리 시원하다는 이 있고 이제는 빗소리 하나하나가 바늘처럼 따가운 이도 있습니다. 그래도 비는 내립니다. 하늘이 뚫린 것처럼 비는 정말 하늘에서 오나 봅니다. 인간의 기도가 닿지 않는 하늘에서 내리나 봅니다. 비가 내립니다. 막을 수 없는 비가 내립니다. 내리는 비를 막을 수는 없지만 자연의 일부인 우리는 장마를 이겨내고 좀 더 슬기롭게 내일을 살 겁니다. 무섭게 비 내리는 밤 하늘에 닿지 않을지라도 기도를 합니다. 장마 피해 더 이상은 없게 해 달라고 2004.7.17 | 사랑도 용기입니다 김옥춘 이제 당신을 마음 놓고 사랑하기로 합니다. 아니 벌써 마음 놓고 사랑하고 있습니다. 이제 두려운 맘 없애기로 합니다. 아니 벌써 두려운 맘에 용기가 생겼습니다. 이제 달아나고픈 맘 버리기로 합니다 아니 벌써 도망가는 대신 당신에게로 바싹 다가섰습니다. 이제 내 안에 숨 쉬고 있던 당신을 인정하기로 합니다. 아니 벌써 내 안에 숨 쉬고 있는 또 하나의 내가 당신이었다고 인정했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용기 있는 오늘이 당신을 믿은 용기 있는 오늘이 참으로 소중하고 귀합니다. 매일 용기 내어 매일 당신을 사랑하겠습니다. 매일 용기 내어 매일 당신을 믿겠습니다. 매일 용기 내어 당신을 사랑함이 잘한 일이라고 스스로 칭찬을 하겠습니다. 이제 당신을 마음껏 사랑하겠습니다. 사랑도 용기입니다. 2004.7.21 |
중년의 사랑 김옥춘 맞다! 우린 지금 목숨 걸고 사랑을 해야 할 때다. 사랑해도 좋고 사랑하지 않아도 상관없으면 안 된다. 목숨 걸고 사랑을 해도 내 삶에 주어졌던 사랑 반의반도 못하고 가는 거다. 맞다! 우린 지금 내일로 미룰 때가 아니다. 하루 미루면 오늘 하루치의 사랑을 영영 못하고 가는 거다. 맞다! 우린 지금 무작정 기다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중년에 시작하는 사랑 하루라도 더 늦기 전에 정성을 다하여 찾아야 한다. 찾아도 안 찾아지는데 무작정 기다릴 때가 아니다. 맞다! 우린 지금 아주 많이 행복해야 할 때다. 오늘 행복하지 못하면 행복한 내일을 장담할 수 없다. 지금 당장 행복해도 내 삶에 주어졌던 행복 반의반도 못 누리고 가는 거다. 맞다! 우린 지금 중년이다! 중년에 시작하는 사랑은 목숨 걸고 사랑을 해야 한다. 중년에 느끼는 행복은 목숨을 걸었던 것만큼 행복해야 한다 2004.7.22 | 잠들고 싶어 김옥춘 넌 마술사야! 사랑한다는 말 입술에 붙여 놓은 것처럼 사랑한다는 말만 하게 하네? 넌 마술사야! 입술 얼려놓은 것처럼 사랑한다는 말 입속에 고이지도 못하게 하네? 넌 마술사야! 얼굴 가득하게 기쁨의 꽃밭을 만드네? 넌 마술사야! 꽃밭을 금방 가시밭으로 만들어버리네? 넌 마술사야! 사랑의 마술사 울고 웃는 나는 너의 사랑의 마술에 걸려버렸어. 행복한 마술 이대로 오래였으면 참 좋겠어. 이대로 잠들고 싶어. 2004.7.24 |
우리는 김옥춘 우리는 여름마다 이렇게 폭염을 이기며 살아왔네요. 우리는 겨울마다 살을 에는 추위를 이기며 살아왔네요. 우리는 정말 많은 것을 이기고 살아왔네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또다시 기쁨으로 맞이하는 우리는 자연 앞에 나약하지만은 않군요. 그러니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와도 사랑으로 가정을 가꾸며 잘 살아가겠네요. 2004.7.29 | 산이다 김옥춘 내겐 너도 산이다 내겐 나도 산이다 험하고 가파른 산이다. 내겐 오늘도 산이다 내겐 내일도 산이다 힘겹게 올라야만 하는 산이다. 내겐 일도 산이다 내겐 휴식까지도 산이다. 내겐 올라야 할 산이 있다. 2004.8.14 |
가을과 커피 김옥춘 향기가 닮았어요. 낙엽 태우는 향기와 그래서 가을엔 커피를 더 사랑합니다. 색깔이 닮았어요. 돌아가 누울 무덤의 흙과 그래서 가을엔 커피를 더 사랑합니다. 온도가 닮았어요. 가슴에 파고들어 식어가는 온도가 그래서 가을엔 커피를 더 사랑합니다. 유혹이 닮았어요. 사랑해야 할 당신과 그래서 가을엔 커피를 더 사랑합니다. 커피색으로 나뭇잎 변해가면 낙엽을 불사르고 싶습니다. 커피 향으로 낙엽이 드러누우면 당신 그리워 커피를 마십니다. 2004.8.28 | 가을엔 김옥춘 가을엔 편지를 쓰고 싶다. 가을바람이 전해주는 느낌 그대로 담아 편지를 쓰고 싶다. 가을엔 사랑을 하고 싶다. 가을 햇살이 전해주는 느낌 그대로 내 살갗으로 너를 느끼고 싶다. 가을엔 시를 쓰고 싶다. 노을처럼 물들어가는 숲을 그대로 담아 마음의 노래를 하고 싶다. 가을엔 그림을 그리고 싶다. 떨어뜨리고 비우는 산과 들의 모습 그대로 담아 삶의 축복과 생명의 소중함을 그리고 싶다. 가을엔 울고 싶다.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는 느낌으로 너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울고 싶다. 가을엔 너의 가슴에 안겨 따스한 위로를 받고 싶다. 2004.8.31 |
가을 햇살 김옥춘 겨울 햇살은 창으로 들 때 곱다. 사랑스럽다. 가을 햇살은 들판으로 들 때 가장 곱다. 가장 사랑스럽다. 2004.8.31 | 이렇게 사랑하고 싶어 김옥춘 네가 보고 싶을 때보다 네가 아플 때 한걸음에 달려갈 수 있는 그런 나와 너였으면 좋겠어. 네가 기쁠 때보다 네가 우울할 때 미소를 보낼 수 있는 그런 나와 너였으면 좋겠어. 네가 열정적일 때보다 네가 삶의 의욕을 잃었을 때 응원을 보낼 수 있는 그런 나와 너였으면 좋겠어. 네가 젊었을 때보다 네가 늙었을 때 친구가 되어줄 수 있는 그런 나와 너였으면 좋겠어. 네가 필요할 때보다 네가 외로울 때 함께 해 줄 수 있는 그런 나와 너였으면 좋겠어. 2004.9.2 |
너와 나를 위한 오늘의 기도 김옥춘 지금 있는 그곳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길 지금 마음 그대로가 가장 행복한 마음이길 지금 함께 있는 사람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길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이길 지금 죽어 내일이 없어져도 한으로 남지 않을 정성을 다하는 오늘이길 지금 가족을 향해 미소 지으며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기를 2004.9.9 | 가을비 내리는 오늘 네가 그립다 김옥춘 비가 내린다. 가을비가 내린다. 찬 기운이 살갗을 지나 가슴으로 든다. 몸서리가 쳐진다. 팔짱 껴 가슴을 압박한다. 그래도 가슴이 아려온다. 쓸쓸하다 춥다. 아프다. 슬프다 그래서 차가운 기운 가슴으로 파고들어서 가을에 비가 내리면 더욱 그립다. 그립다 따스함이 다정함이 건강함이 즐거움이 비가 내린다. 그리움이 커간다. 내가 채워야 할 나다. 그러나 그러나 너 없이는 나를 채울 수가 없다 그리움을 채울 수가 없다. 그래서 그래서 가을비가 내리는 오늘 없는 네가 그립다. 그리워 빗물처럼 눈물이 내리려고 한다. 2004.9.11 |
두려움 이겨내는 사랑을 하고 싶다. 김옥춘 질척일 거 뻔히 알면서 산에 갔다. 비 올 거 뻔히 알면서 산에 갔다. 숨 막힐 것처럼 힘겨울 거 뻔히 알면서 산에 갔다. 결국은 내려올 거 뻔히 알면서 산에 올랐다. 산에 가듯 네게 가고 싶다. 가난할 거 뻔히 알면서 네게 가고 싶다 모양새 나지 않을 거 뻔히 알면서 네게 가고 싶다 할 일 많을 거 뻔히 알면서 네게 가고 싶다. 가족 간의 갈등으로 숨 막힐 거 뻔히 알면서 네게 가고 싶다 고생고생할 거 뻔히 알면서 네게 가고 싶다. 산에 가듯 네게 가고 싶다. 제발 산처럼 말없이 모진 비바람에도 흔들림 없이 같은 마음으로만 있어 주어라. 제발 산처럼 아름다운 본심 지키고만 있어라 비바람 불고 눈보라 치는 산에 가듯 두려운 현실 달게 이기며 네게 가리라. 제발 산처럼 맑음과 푸르른 마음만 지켜라. 결국은 이별하는 만남일지라도 사랑하기를 주저하지 않으리라. 산에 가듯 네게 가고 싶다. 그리고 두려움 이겨내는 사랑을 하고 싶다. 2004.9.13 (2004.9.12 청량산에 다녀와서) | 오늘의 기도 김옥춘 나 오늘 필요한 것은 단 하루를 정성으로 살 수 있는 용기입니다. 내 평생 필요한 것은 단 한 사람을 정성으로 사랑할 수 있는 용기입니다. 단 하루를 살 용기를 주소서 단 한 사람을 사랑할 기회와 용기를 주소서 2004.9.16 |
오늘 내 친구는 너였다. 김옥춘 손잡는다고 넘어지지 않는 건 아니지만 손 내미는 네가 고맙다. 넌 오늘 내 친구였다. 응원한다고 힘든 산이 쉬워지는 건 아니지만 힘내라는 말 잘한다는 말 고맙다. 넌 오늘 내 친구였다. 일으켜준다고 상처가 아무는 건 아니지만 흙 털어주는 네가 고맙다 넌 오늘 내 친구였다. 물 모자란다고 당장 숨넘어가는 건 아니지만 생명수를 건네주는 네가 고맙다 넌 오늘 내 친구였다. 혼자 간다고 다 길 잃는 건 아니지만 기다려준 네가 고맙다 넌 오늘 내 친구였다. 말 한마디 안 한다고 우울해지는 건 아니지만 말 건네준 네가 고맙다 넌 오늘 내 친구였다. 이름도 모르는 네가 나이도 모르는 네가 친구 하나 없는 내게 오늘 가장 소중한 친구였다. 고맙다. 2004.9.19 월악산에 다녀와서 | 말이 씨가 된대 김옥춘 말이 고운 너였으면 좋겠어. 표정이 고운 너였으면 좋겠어. 마음이 말이 된대. 마음이 표정이 된대. 마음은 숨겨지지 않는대. 말이 험하면 저주하는 맘이 되어 표정으로 나타난대. 말한 대로 거두는 거래. 내 생활로 거두는 거래. 말할 때마다 저주가 아닌 축복의 기도였으면 좋겠어. 말은 예언이며 기도래. 말은 마음이래. 그래서 말은 미래래. 마음 고와야 말이 곱지만 말이 고와야 마음 고와진대. 말이 고운 너였으면 좋겠어. 그래서 말처럼 생활이 고운 너였으면 좋겠어. 표정이 고운 너였으면 좋겠어. 그래서 말처럼 마음 편안한 너였으면 좋겠어. 2004.9.26 |
이제 진정으로 그립습니다. 김옥춘 어려서는 몰랐어요. 커서도 몰랐어요. 자식 키울 나이에도 몰랐어요. 나이 사십이 되니 머리카락에 한숨의 세월 하얗게 서리처럼 성기기 시작하니 이제서 알겠어요. 이제서 진정으로 어머니가 그립기 시작합니다. 이제는 어머니 만드신 음식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어요. 이제는 어머니 만드신 음식이 자꾸 먹고 싶어져요. 중년의 남자들이 아내가 만든 보기 좋은 음식보다 늙은 어머니가 만든 수수한 음식을 더 맛있게 먹는 것을 이제는 이해합니다. 어려서는 몰랐어요. 어머니의 사랑을 먹고 큰다는 것을 커서도 몰랐어요. 어머니 가슴 녹여 먹고 컸다는 것을 자식 키울 나이에도 몰랐어요. 어머니의 손끝으로 매만지는 모든 것이 사랑이었다는 것을 어머니의 가슴 녹여낸 것이었다는 것을 나이 사십이 되니 어머니가 그립기 시작합니다. 그리움 커가다 보면 그리움 사무치다 보면 늙어진 어느 날 어머니를 닮아 있겠죠? 어머니, 사랑합니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세요. 어머니 만두 많이 먹을래요. 어머니 송편 많이 먹을래요. 계절마다 절기마다 어머니 음식 어머니 반찬 많이 먹을래요. 2004.9.26 | 송편은 김옥춘 하얀 쌀에 맑은 물 부어 뽀얀 떡쌀을 만듭니다. 뽀얀 떡쌀 곱게 빻아 하얀 떡가루 만듭니다. 하얀 떡가루에 펄펄 끓는 물 부어 익반죽을 만듭니다. 익반죽에 고물 넣어 송편을 빚습니다. 솔잎 깔고 뜨거운 김 올려 익히면 어머니의 긴 기도 맛있는 송편이 됩니다. 어머니는 어머니는 새벽에 정화수 떠놓고 손 비벼 기도하듯 정갈한 마음으로 송편을 빚습니다. 자식 앞날 기도하며 가족 건강 기도하며 정성으로 송편을 빚습니다. 송편은 마음으로 빚은 떡입니다. 송편은 사랑으로 빚은 기도입니다. 송편은 감사한 마음으로 드리는 선물입니다. 자식 귀하니 어찌 자식 있게 한 조상이 감사하지 않겠습니까? 송편은 가족 사랑입니다. 2004.9.27 |
우리의 명절은 김옥춘 행복해야 합니다. 넉넉해야 합니다. 사랑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의 명절은 꼭 그래야 합니다. 고향 다녀오는 길 평안과 기쁨 함께하고 가족 만나는 얼굴에 기쁜 미소 가득해야 합니다. 마음 상처 없이 열등감 없이 미움 없이 가족을 만나야 합니다. 행복해야 마음 넉넉해집니다. 넉넉해야 마음 행복해집니다. 사랑해야 마음 넉넉하고 행복해집니다. 명절이 쓸쓸한 이유는 사랑하는 만큼 마음으로 받는 상처가 크기 때문입니다. 행복해야 합니다. 넉넉해야 합니다. 사랑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의 명절은 꼭 그래야 합니다. 2004.9.28 | 춤을 춘다 김옥춘 임 보내니 춤이 된다. 널 보내니 춤이 된다. 맥 하나 없이 어깨 힘 빠지니 바람에 한삼 자락 날리듯 두 팔 너울너울 춤이 된다. 임 보내니 흥이 난다. 널 보내니 흥이 난다. 기운 하나 없이 다리 힘 빠지니 오금으로 걸어 세상이 출렁인다. 임 없는 세상 덧없다 너 없는 세상 덧없다. 움켜쥔 널 놓으니 모든 게 놓인다. 잡았던 널 보내니 모든 게 사라진다. 놓으니 늘어진 어깨 굿거리장단으로 춤을 춘다. 덩 기덕 덩 더러러러러러 덩 기덕 덩 따 보내니 맥 풀린 다리 굿거리장단으로 춤을 춘다. 덩 기덕 덩 더러러러러러 덩 기덕 덩 따 덧없어 읊조린다. 읊조리다 울컥 올려 추임새를 한다 흥이 난다. 흥이 나 아픈 가슴 한이 되니 흥이 난다. 임 보내고 춤을 춘다 널 보내고 흥을 낸다. 팔 벌리고 오금 주어 너울너울 춤을 춘다. 2004.10.1 |
아름답더라 김옥춘 높아서 높아서 설악이더라. 깊어서 깊어서 설악이더라. 웅장해서 웅장해서 설악이더라. 아름다워서 아름다워서 설악이더라. 작은 풀꽃도 키우고 작은 모래알도 품고 떠나는 구름도 섬기고 지나는 바람까지 섬기니 생명을 품고 섬기니 아름다운 이름 설악이더라. 2004.10.4 (10.3 설악산 공룡능선에 다녀와서) | 그립다. 김옥춘 그립다. 널 보고 나니 더욱 그립다. 그립다. 너무 그립다. 네게 입 맞추고 나니 너무너무 그립다. 그립다. 사무치게 그립다. 땀 흘리고 갈등과 고통을 느끼고 나니 사무치게 그립다. 그리운 걸 보니 다시 보고 싶은 걸 보니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걸 보니 사랑했나 보다. 고통스러워 갈등하며 땀 흘리는 동안 내가 네 안에 있는 동안 나도 너였나 보다. 내 안에 아름다운 네가 있다. 그리움이란 내가 아는 만큼의 내가 느끼는 만큼의 내 안에 크는 너다. 그립다. 네가 그립다. 사무치게 그립다. 이 그리움이 아주 좋다. 그리움이 크니 내 안의 네가 크니 마음 기쁘다. 2004.10.5(설악산 공룡능선에 다녀와서) |
설악산 김옥춘 의지가 솟아올라 바위가 되었나 보다. 그래서 내 가슴 이렇게 숨이 멎을 듯 네 앞에서 숙연해지나 보다. 기개로 펼쳐져 바위가 되었나 보다. 그래서 내 가슴 이렇게 무너지듯 부서지듯 네 앞에서 설레나 보다. 하늘에 닿는 의지로 솟아 하늘과 뜻을 같이하고 땅을 지키는 기개로 펼쳐 땅과 함께 생명을 지키며 희망을 열어가니 너는 아름다운 하늘의 가슴이다. 하늘의 가슴으로 말하는 아름다운 산이다. 2004.10.6 | 우리 모두 산이다 김옥춘 너도 산이다 나도 산이다 우리 모두 산이다 네게로 드는 길도 험하고 내게로 돌아오는 길도 힘들다. 너도 산처럼 이미 높고 아름답다 나도 산처럼 이미 깊고 아름답다 우리 모두 산처럼 사시사철 아름답다 사랑으로 가슴에 꽃피는 계절에도 열정으로 가슴을 태워 사랑에 푹 빠진 계절에도 이별로 눈물 콧물 흘리는 계절에도 그리움과 외로움으로 한숨을 쉬는 계절에도 우리는 아름답다. 산이 언제나 아름다운 것처럼 2004.10.10. |
억새 김옥춘 찬바람 불었어요. 억새는 몸부림을 쳤어요. 깊어가는 가을은 저물어 가는 저녁은 붉게 물드는데 안타까운 사랑은 늦깎이 사랑은 흐르는 시간 안타까워 하얗게 질립니다. 억새의 사랑은 늦깎이 사랑인가 봐요. 흰머리 이고 늦게 찾은 중년의 사랑처럼 안타까운 사랑인가 봐요. 찬바람 불었어요. 억새 서둘러 꽃을 피웠어요. 안타까운 만큼 소중해서 머리에 인 억새꽃은 겨울 앞두고 하얀 파도를 일굽니다. 2004.10.11 | 우리 모두 산이다 김옥춘 산 높을수록 산 험할수록 돌아와 앉으면 그리움이 크더라. 산에 올라보니 네가 산이더라. 산에 올라보니 나도 산이더라. 산에 오르듯 땀 흘리며 네게 가리라. 산에 오르듯 어려움 이겨내며 네게 가리라. 그리고 산에서처럼 언제나 감사하리라. 2004.10.11 |
가을의 인연 김옥춘 그립다 말하려다가 가을 하늘 참 높다고 말합니다. 보고 싶다고 말하려다가 단풍 참 곱다고 말합니다. 그대 그리워질까 두렵습니다. 그대 보고파질까 두렵습니다. 하루 종일 싱숭생숭합니다. 하루 종일 가을바람인 양 내 가슴 휘저은 그대는 가을가슴 속에 묻어야 할 내 님인가 봅니다. 2004.10.13 | 너를 찾는다 김옥춘 내게 남은 날이 단 하루라 할지라도 그 하루를 널 사랑하는 데 온전히 쓰리라. 내게 남은 힘이 단 한 걸음일지라도 그 한 걸음을 네 곁으로 다가가는 데 온전히 쓰리라. 오늘 내가 할 일 중에 가장 귀한 일이 네게 가서 너를 사랑하는 일이다. 널 사랑하는 일이 세상의 일 중 가장 힘들고 가장 낮은 일이 된다 할지라도 난 오늘 너를 찾는다. 가장 귀한 마음으로 오늘 너를 사랑하기 위해 너를 찾는다. 2004.1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