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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복수행(惜福修行)
복을 아끼는 수행이란 뜻으로, 현재 누리고 있는 복을 소중히 여겨 더욱 낮추어 검소하게 생활하는 태도를 말한다.
惜 : 아낄 석(忄/8)
福 : 복 복(礻/9)
修 : 닦을 수(亻/7)
行 : 갈 행(行/0)
넘치는 것은 모자라는 것보다 못하다는 말이 있다. 정도를 지나침은 미치지 못하는 것과 같다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이 나타내는 바다.
재물이 계속 나온다는 보물단지 화수분이 아닌 다음에야 아무리 풍부한 재물을 갖고 있더라도 흥청망청하면 바닥이 난다.
욕심이 지나쳐 전성기가 지나면 쇠퇴하게 된다는 교훈을 주는 말은 숱하다. 고진감래(苦盡甘來)고 권불십년(權不十年)이며, 월만즉휴(月滿則虧)에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 잘 알려졌다.
과음을 경계하는 계영배(戒盈杯)의 가르침을 새기며 과욕을 부리지 않아 조선 후기의 거상 임상옥(林尙沃)은 거부가 되었다고 했다.
삶에서 만족할 만한 행운을 말하는 복(福)도 마찬가지다. 행복한 사람이라도 자기에게서 떠나가지 않을 것이라 믿고 절제하지 않는다면 달아날 것이다.
그래서 검소하게 생활하여 복을 오래 누리는 석복(惜福)이 중요하다고 예로부터 성현들이 교훈을 많이 남겼다. 복을 아끼라는 말이 나오는 곳이 많지만 몇 군데만 보자.
중국 원(元)나라 때 탁극탁(托克托) 등이 편찬한 '송사(宋史)'에는 태조가 공주의 사치를 나무라는 말이 나온다. '너는 귀하고 풍요롭게 자랐으니 복 받은 것을 소중히 여기고 지나침이 없도록 하라(汝生長富貴 當念惜福).'
북송(北宋)때 승상을 지낸 장상영(張商英)은 '일은 끝장을 보아서는 안 되고, 세력은 온전히 기대면 곤란하다. 말은 다 해서는 안 되고, 복은 끝까지 누리면 못 쓴다(事不可使盡, 勢不可倚盡. 言不可道盡, 福不可享盡)'고 말했다.
소동파(蘇東坡)의 계살시(戒殺詩)라 알려져 있는 경구도 보자.
口腹貪饕豈有窮
먹는 것에 어찌 끝이 있으랴
咽喉一過總成空
목구멍을 넘겨도 비게 되는데
何如惜福留餘地
어떻게 복을 아껴 남길 수가 있을까
養得淸虛樂在中
맑게 비우는 마음에 즐거움이 있도다
조선의 허균(許筠)도 문집 '성소부부고(惺所覆瓿藁)'에서 좋은 말을 남겼다.
事不可使盡, 勢不可倚盡.
일은 완벽하게 끝을 보려 하지 말고, 세력은 끝까지 의지하지 말며
言不可道盡, 福不可享盡.
말은 끝까지 다하지 말고, 복은 끝까지 다 누리지 말라.
어느 선에서 만족할 줄 알고 절제하며 더욱 낮추어 생활하는 수행은 도인(道人)들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욕심에 찌든 현대인들에게 더 필요한 것이 아닐까.
석복수행(惜福修行)
복을 아껴 검소하게 생활하다.
이덕무의 '입연기(入燕記)'에 각로(閣老) 부항(傅恒)이 죽자 그 아들 부융안(傅隆安)이 석복(惜福)을 하려고 집안의 엄청난 보물을 팔았는데, 그 값이 은 80만냥이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석복은 더 넘칠 수 없는 사치의 극에서 그것을 덜어냄으로써 적어도 그만큼 자신의 복을 남겨 아껴두려는 행위였다.
송나라 여혜경(呂惠卿)이 항주(杭州) 절도사로 있을 때 일이다. 대통선사(大通禪師) 선본(善本)을 찾아가 가르침을 청했다.
선사가 말했다. '나는 그대에게 출가해서 불법을 배우라고 권하지는 않겠다. 단지 복을 아끼는 수행을 하라고 권하겠다(我不勸�出家學佛 只勸�惜福修行).'
석복수행(惜福修行), 즉 복을 아끼는 수행이란 현재 누리고 있는 복을 소중히 여겨 더욱 낮추어 검소하게 생활하는 태도를 말한다.
여기에는 단단한 각오와 연습이 필요하다. 구체적 지침을 몇 가지 들어본다.
송나라 때 승상 장상영(張商英)이 말했다. '일은 끝장을 보아서는 안 되고, 세력은 온전히 기대면 곤란하다. 말은 다 해서는 안 되고, 복은 끝까지 누리면 못 쓴다(事不可使盡 勢不可倚盡 言不可道盡 福不可享盡).' '공여일록(公餘日錄)'에 나온다.
송나라 때 진단(陳�)도 '사우재총설(四友齋叢說)'에서 말했다. '마음에 드는 곳은 오래 마음에 두지 말고, 뜻에 맞는 장소는 두 번 가지 말라(優好之所勿久戀 得志之地勿再往).' 비슷한 취지다. 한껏 다 누려 끝장을 보려 들지 말고 한 자락 여운을 아껴 남겨두라는 뜻이다.
명나라 진계유(陳繼儒)의 말은 이렇다. '나는 본래 박복(薄福)한 사람이니 마땅히 후덕(厚德)한 일을 행해야 하리. 나는 본시 박덕(薄德)한 사람이라 의당 석복(惜福)의 일을 행해야겠다(吾本薄福人 宜行厚德事 吾本薄德人 宜行惜福事).' '미공십부집(眉公十部集)'에 나온다.
'소창청기(小窓淸記)'의 말이다. '일은 통쾌할 때 그만두어야 한다. 그래야 인생이 적막함을 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조화를 능히 부릴 수 있다. 말은 뜻에 찰 때 멈추어야 한다. 몸을 마치도록 허물과 후회가 적을뿐더러 취미가 무궁함을 느낄 수 있다(事當快意處能轉 不特此生可免寂廖 且能駕馭造化 言當快意處能住 不特終身自少尤悔 且覺趣味無窮).' 끝장을 보아야 직성이 풀리는 세상에서, 멈추고 덜어내는 석복의 뜻이 깊다.
석복수행(惜福修行)
석복수행(惜福修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석복(惜福)은 '검소하게 생활하여 복을 오래 누림' 또는 '검소하게 생활하여 길이 복을 누리다'라는 뜻이니 복을 아껴가며 하는 수행을 '석복수행'이라 할 것입니다.
왜 우리가 가난하게 살아갈까요? 아마도 오는 복을 아끼지 않고 너무 물 쓰듯이 써버린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복진타락(福盡墮落)이라 했습니다. 복이 다하면 나락(奈落)으로 떨어진다는 뜻입니다.
어느 시골교당 후원에 숨어서 숨을 쉬고 있던 씨앗 하나가 어느 날 눈자위가 간지러워 눈을 떴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저 만큼에는 잔설이 남아 있네요. 씨앗은 지레 겁이 나 얼른 눈을 감았습니다.
그런데 발그레한 기운이 뺨에 어리어 다시 눈을 떴지요. 그것은 담장 곁에 있는 동백나무로부터 오는 것이었습니다. 빨갛게 피어있는 꽃송이들! 씨앗은 동백나무에 물었습니다. "아저씨는 어떻게 이 추운 겨울 날씨에도 꽃을 피워 낼 수 있는지요? 비결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동백나무가 대답합니다. "복을 아껴서 살면 한겨울에도 꽃이 피는 기적이 있는 법이지."
씨앗이 다시 물었습니다. "복을 아끼라니요? 이 법당에 오는 사람들은 모두 일원상부처님께 복을 달라고 빌던데요?"
동백나무가 대답합니다. "그것은 욕심 많은 인간의 바람이지. 사실은 이 세상에 복이 널려져 있는데 간수를 못하는 것이야."
씨앗이 또 물었습니다. "복이 어디에 널려져 있는가요?"
동백나무가 대답합니다. "저기 저 햇빛을 보아라. 이 얼마나 따뜻하고 많은 복이냐? 어제는 촉촉이 비가 내렸지. 그것도 고마운 축복이야. 그리고 오늘도 이렇게 건강함을 주셨고..."
동백나무가 말을 이었습니다. "나는 작은 복을 아낀다. 햇볕 한 톨, 비 한 방울, 바람 한 점, 그것을 모으고 모았더니 이렇게 한겨울 날에도 꽃을 피울 수 있는 기적이 되더구나."
씨앗은 눈을 번쩍 떴습니다. 법당의 진리부처님이 빙그레 웃고 있었지요. 이렇게 '석복수행'은 복을 아껴가며 하는 수행입니다.
이덕무(李德懋)의 '입연기(入燕記)'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각노(閣老) 부항(傅恒)이 죽자 그 아들 부융안(傅隆安)이 석복(惜福)을 하려고 집안의 엄청난 보물을 팔았는데 그 값이 은 80만 냥이었다고 합니다. 부융안의 석복은 더 넘칠 수 없는 사치의 극에서 그것을 덜어냄으로써 적어도 그만큼 자신의 복을 남겨 아껴두려는 행위라고 했습니다.
송(宋)나라 여혜경(呂惠卿)이 항주(杭州) 절도사로 있을 때의 일입니다. 대통선사(大通禪師) 선본(善本)을 찾아가 가르침을 청했습니다. 선사가 말합니다. "나는 그대에게 출가해서 불법을 배우라고 권하지는 않겠다. 단지 복을 아끼는 수행을 하라고 권하겠다."
송나라 때 승상 장상영(張商英)이 말했습니다. "일은 끝장을 보아서는 안 되고 세력은 온전히 기대면 곤란하다. 말은 다 해서는 안 되고 복은 끝까지 누리면 못 쓴다."
역시 송나라 때 진단도 '사우재총설(四友齎叢說)'에서 말했습니다. "마음에 드는 곳은 오래 마음에 두지 말고 뜻에 맞는 장소는 두 번 가지 말라."
모두 비슷한 취지의 말입니다. '한껏 다 누려 끝장을 보려 들지 말고 한 자락 여운을 아껴 남겨두라'는 뜻일 것입니다.
그리고 명(明)나라 진계유(陳繼儒)의 '미공십부집(眉公十部集)'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본래 박복(薄福)한 사람이니 마땅히 후덕(厚德)한 일을 해야 하리. 나는 본시 박덕(薄德)한 사람이라 의당 석복(惜福)의 일을 행해야겠다."
또한 '소창청기(小窓淸記)'에서는 "일은 통쾌할 때 그만두어야 한다. 그래야 인생이 적막함을 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조화를 능히 부릴 수 있다. 말은 뜻에 찰 때 멈추어야 한다. 그리하면 몸이 미치도록 허물과 후회가 적을뿐더러 취미가 무궁함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예에서 불 수 있듯이 복을 아끼는 석복수행이란 현재 누리고 있는 복을 소중히 여겨 더욱 낮추어 검소하게 생활하는 수행을 말합니다. 끝장을 보아야 직성이 풀리는 세상에서 멈추고 덜어내는 석복의 뜻은 참으로 깊고 고귀합니다.
예로부터 성현(聖賢)이 '석복'에 관한 교훈을 많이 남긴 까닭은 무엇일까요? 바로 '멈춤의 미학', '절제의 미학'이 인간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를 행하기란 절대 쉽지 않지요. 생각이 깊어 자기 성찰과 함께 중도, 중화, 중용, 균형, 그리고 멈춤의 미학을 깨달아야만 가능한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시대는 끝장을 보아야 직성이 풀리는 세상인 것 같습니다. 사상, 이념, 정치, 역사, 권력, 명예, 심지어 사랑까지 끝장을 보려고 합니다. 결코 적당한 선에서 멈추는 법이 없지요.
수양(修養)과 달관(達觀)을 통한 영적 발전을 이루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멈춤(止)입니다. 멈출 때 멈출 수 있어야 하고, 또 적당한 선에서 그칠 줄 알아야 하지요.
혼탁한 이 시대에서 가장 필요한 게 바로 '멈춤의 미학'입니다. '一' + '止' = '正' 입니다. 멈춤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사람은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와 같습니다.
이는 쇠(衰)함과 성(盛)함이 돌고 돌아 순환하는 게 우주의 법칙임을 모르기 때문이지요. 세상만사가 성하면 반드시 쇠합니다. 이것이 우주 만고불변의 철칙입니다.
가을이 지나면 겨울을 향해 조금씩 향해갑니다. 그리고 겨울이 가면 봄이 오고 여름이 오는 것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은 계속 순환 반복합니다. 이 음양상승(陰陽相乘)의 법칙은 조금도 어긋남이 없는 인과의 법칙이지요.
인간은 무엇이든 끝까지 누리면, 쇠할 때 그만큼 큰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많이 가졌던 만큼, 끝까지 향유했던 만큼, 절정으로 즐거워했던 만큼, 상실의 폭 또한 깊고 넓을 것입니다.
이는 엄혹한 대자연의 법칙입니다. 인간 세(人間世)엔 결코 영원불변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복이 많을수록, 일이 순조롭게 풀릴수록, 더욱 근신하고 복을 아껴야 하지요.
수도인(修道人)이 구하는 바는 마음을 알아서 마음의 자유를 얻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생사의 원리를 알아서 생사를 초월하자는 것이며, 죄 복의 이치를 알아서 죄 복을 임의로 하자는 것이지요. 우리 오는 복을 아끼는 석복수행을 통해서 영생의 복록(福祿)을 장만하지 않으시려는지요!
▶️ 惜(아낄 석)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심방변(忄=心;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昔(석; 찔린다)으로 이루어졌다. 마음에 찔리는 아픔, 전(轉)하여 아끼다의 뜻이 있다. ❷회의문자로 惜자는 '아끼다'나 '아깝다', '애석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惜자는 心(마음 심)자와 昔(예 석)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昔자는 고대에 있었던 큰 홍수를 뜻하는 글자로 해가 물에 잠길 정도였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惜자는 이렇게 큰 피해가 있던 대홍수를 뜻하는 昔자에 心자를 결합한 것으로 '애석하다'나 '애처롭게 생각하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니까 惜자는 오래전에 있었던 큰 피해를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담은 글자라 할 수 있다. 그래서 惜(석)은 ①아끼다, 소중(所重)히 여기다 ②아깝다, 애석(哀惜)하다 ③아깝게 여기다, 아쉬워하다 ④애처롭게 여기다 ⑤가엾게 생각하다 ⑥탐색(探索)하다, 인색(吝嗇)하게 굴다 ⑦두려워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서로 떨어지기를 서운하게 여김을 석별(惜別), 경기나 시합에서 약간의 점수 차이로 애석하게 짐을 석패(惜敗), 장사치가 값이 오르기를 기다리며 물건을 팔지 않음을 석매(惜賣), 생활을 검소하게 하여 복을 오래 누리도록 함을 석복(惜福), 시간을 아낌을 석음(惜陰), 가는 봄을 아쉬워 함을 석춘(惜春), 아끼고 슬퍼함을 석민(惜閔), 슬프고 아깝게 여김을 애석(哀惜), 시세가 오를 것을 예측하고 팔기를 꺼리는 일을 매석(賣惜), 아깝고 서운함 또는 사랑하고 아까움을 애석(愛惜), 불쌍히 여기며 아낌을 연석(憐惜), 죽은 사람을 애석하게 여기어 슬퍼함을 도석(悼惜), 몹시 아까움을 가석(可惜), 아끼지 아니함을 불석(不惜), 한탄하며 애석히 여김을 탄석(歎惜), 몹시 애석하게 여김을 통석(痛惜), 애달아서 아깝게 여김을 차석(嗟惜), 매우 분하고 서운함 또는 그렇게 여김을 개석(慨惜), 분해 하며 애석하게 여김을 분석(憤惜), 신중히 다룸을 신석(愼惜), 몸조심을 하여 위험한 행동을 하지 않음을 석신명(惜身命), 석별의 정을 나누기 위하여 베푸는 연회를 석별연(惜別宴), 슬퍼하고 아깝게 여기는 마음을 애석심(哀惜心), 물건값이 오를 것을 예상하고 물건을 많이 사두었다가 값이 오른 뒤 아껴서 팖을 일컫는 말을 매점매석(買占賣惜), 죄가 무거워서 죽어도 아깝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죄사무석(罪死無惜), 사랑하고 아깝게 여김을 이르는 말을 애지석지(愛之惜之), 죽여도 아깝지 않다는 뜻으로 죄가 매우 무거움을 이르는 말을 살지무석(殺之無惜), 만 번 죽어도 아깝지 않을 만큼 죄가 무거움을 일컫는 말을 만사무석(萬死無惜), 많은 돈을 아끼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불석천금(不惜千金), 애를 써서 하던 일을 중간에 그만두거나 또는 헛일이 되었을 때 그 전에 들인 힘이 아까움을 일컫는 말을 전공가석(前功可惜)등에 쓰인다.
▶️ 福(복 복, 간직할 부)은 ❶회의문자이나 형성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음식과 술을 잘 차리고(豊) 제사(示) 지내 하늘로부터 복을 받는다 하여 복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福자는 '복'이나 '행복'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福자는 示(보일 시)자와 畐(가득할 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畐자는 술이 가득 담긴 항아리를 그린 것으로 '가득하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福자의 갑골문을 보면 제단 쪽으로 무언가가 쏟아지는 듯한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제단에 있는 술잔에 술을 따르고 있는 모습이다. 신에게 정성을 다해 제사를 지내는 것은 복을 기원하기 위함일 것이다. 福자는 그런 의미에서 '복'이나 '행복'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福(복, 부)은 (1)아주 좋은 운수(運數). 큰 행운(幸運)과 오붓한 행복. 삶에서 누리는 운 좋은 현상(現狀)과 그것에서 얻어지는 기쁨과 즐거움 (2)당하게 되는 좋은 운수(運數)를 이르는 말 등의 뜻으로 ①복(福), 행복(幸福) ②제육(祭肉)과 술 ③폭(幅), 포백(布帛)의 너비 ④복을 내리다, 돕다 ⑤상서롭다 ⑥음복하다 ⑦같다 그리고 ⓐ간직하다(부) ⓑ모으다(부) ⓒ저장하다(부)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다행 행(幸), 경사 경(慶), 복 지(祉), 복 조(祚),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재앙 화(禍)이다. 용례로는 행복한 삶을 복지(福祉), 행복과 이익을 복리(福利), 감옥의 다른 말을 복당(福堂), 매우 반갑고 기쁜 소식을 복음(福音), 행복이 많은 집안을 복가(福家), 복을 누리며 살 만한 땅을 복지(福地), 행운과 경사를 복경(福慶), 타고난 복과 후한 마음을 복덕(福德), 행복과 즐거움을 복락(福樂), 오래 살며 길이 복을 누리는 일을 복수(福壽), 타고난 복과 나라에서 주는 벼슬아치의 녹봉을 복록(福祿), 복스럽게 생긴 얼굴을 복상(福相), 행복과 좋은 운수를 복운(福運), 행복을 가져오는 원인을 복인(福因), 제비를 뽑아서 맞으면 일정한 상금을 타게 되는 표를 복권(福券), 생활의 만족과 삶의 보람을 느끼는 흐뭇한 상태를 행복(幸福), 죽은 뒤에 저승에서 받는 복을 명복(冥福), 남을 위하여 행복하기를 빎을 축복(祝福), 재앙과 복을 화복(禍福), 많은 복을 만복(萬福), 복이 많음 또는 많은 복을 다복(多福), 행복은 무위한 마음에서 생겨난다는 말을 복생어무위(福生於無爲), 지나친 행복은 도리어 재앙의 원인이 됨을 이르는 말을 복과화생(福過禍生), 복이 너무 지나치면 도리어 재앙이 생긴다는 말을 복과재생(福過災生), 복은 거듭 오지 않으며 한꺼번에 둘씩 오지도 않음을 이르는 말을 복무쌍지(福無雙至), 복은 거듭 오지 않으며 한꺼번에 둘씩 오지도 않음을 이르는 말을 복불중지(福不重至), 복과 덕 즉 행복과 이익이 넘쳐흐를 정도로 가득함을 일컫는 말을 복덕원만(福德圓滿), 착한 사람에게는 복이 오고 못된 사람에게는 재앙이 온을 일컫는 말을 복선화음(福善禍淫), 복은 착한 일에서 오는 것이니 착한 일을 하면 경사가 옴을 일컫는 말을 복연선경(福緣善慶), 복은 재물이 아니라 사람을 키우는 데 있다는 뜻을 나타내는 말을 복재양인(福在養人), 화가 바뀌어 오히려 복이 된다는 뜻으로 어떤 불행한 일이라도 끊임없는 노력과 강인한 의지로 힘쓰면 불행을 행복으로 바꾸어 놓을 수 있다는 말을 전화위복(轉禍爲福), 길흉과 화복이라는 뜻으로 즉 사람의 운수를 이르는 말을 길흉화복(吉凶禍福), 한때의 이利가 장래에는 도리어 해가 되기도 하고 화가 도리어 복이 되기도 함을 이르는 말을 새옹화복(塞翁禍福), 화복이 꼰 노와 같이 서로 얽혀 있다는 뜻으로 재앙이 있으면 복이 있고 복이 있으면 재앙도 있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화복규묵(禍福糾纆), 부모를 명당에 장사하여 그 아들이 곧 부귀를 누리게 됨을 이르는 말을 당대발복(當代發福), 장차 운이 트일 땅이라는 뜻으로 좋은 묏자리를 이르는 말을 발복지지(發福之地), 복을 얻는 데 남보다 앞장서면 남에게 미움을 받으므로 남에 앞서서 차지하려 하지 않는다는 말을 불위복선(不爲福先), 화나 복은 모두 자신이 불러들임을 이르는 말을 화복동문(禍福同門), 복이 많고 아들이 여럿이라는 뜻으로 팔자가 좋음을 이르는 말을 다복다남(多福多男), 산 같은 수명과 바다 같은 복이라는 뜻으로 사람의 장수를 축하하는 말을 수산복해(壽山福海), 많은 복은 하늘이 주어서가 아니라 자기가 스스로 구해야 한다는 말을 자구다복(自求多福) 등에 쓰인다.
▶️ 修(닦을 수)는 ❶형성문자로 俢(수)는 고자(古字)이다. 음(音)을 나타내는 攸(유, 수)와 사람의 몸이나 사물을 털고 정돈한다(彡; 터럭삼) 하여 닦다를 뜻하는 사람인변(亻=人; 사람)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攸(유)는 사람이 내를 가다, 시내의 흐름, 길다의 뜻이다. 터럭삼(彡; 무늬, 빛깔, 머리, 꾸미다)部는 장식하다, 정돈하는 일, 사람의 몸이나 사물을 정돈하다, 다스리는 일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修자는 '닦다'나 '연구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修자는 攸(바 유)자와 彡(터럭 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攸자는 몽둥이로 사람을 때리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修자는 이렇게 사람을 때리는 모습을 그린 攸자에 彡자를 더한 것으로 여기에서 彡자는 땀이나 피를 흘리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그러니 修자는 누군가를 피가 나도록 때리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 할 수 있다. 修자는 본래 누군가를 '다스리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진 글자였다. 그러나 어떠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도덕이나 품행을 '기르다'라는 뜻이 파생되면서 지금은 '닦다'나 '연구하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修(수)는 ①닦다, 익히다, 연구하다 ②꾸미다, 엮어 만들다 ③고치다, 손질하다 ④다스리다, 정리하다 ⑤갖추다, 베풀다(일을 차리어 벌이다, 도와주어서 혜택을 받게 하다) ⑥도덕, 품행을 기르다 ⑦길다, 높다 ⑧뛰어나다 ⑨행하다, 거행하다 ⑩뛰어난 사람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배울 학(學), 갈 연(硏), 익힐 련(練), 익힐 습(習),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인도할 도(导), 끌 인(引), 가르칠 교(敎), 가르칠 훈(訓), 가르칠 회(誨)이다. 용례로는 새로 고쳐서 정돈함을 수정(修整), 잘못된 점을 바로 잡아서 고침을 수정(修正), 말이나 글을 다듬고 꾸며서 보다 아름답고 정연하게 하는 일을 수사(修辭), 나라와 나라 사이에 교제를 맺음을 수교(修交), 악을 물리치고 선을 북돋아서 마음과 행실을 바르게 닦아 수양함을 수신(修身), 고장난 데나 허름한 데를 손보아 고침을 수리(修理), 학문이나 기예를 닦음을 수행(修行), 도를 닦음을 수도(修道), 학업을 닦음을 수학(修學), 낡거나 허름한 것을 손보아 고침을 수선(修繕), 학업이나 실무 따위를 배워 익힘을 수습(修習), 서적 등의 잘못을 고침을 수정(修訂), 용언에 딸리어 그 뜻을 좀더 자세히 설명함을 수식(修飾), 심신을 단련하여 품성이나 지식이나 도덕을 닦음을 수양(修養), 일정한 기간에 정해진 학과를 다 배워서 마침을 수료(修了), 마음과 몸을 잘 닦아서 단련함을 수련(修鍊), 자신의 몸을 닦음을 수기(修己), 사이 좋게 지냄을 수호(修好), 학문 따위를 연구하고 닦음을 연수(硏修), 학문의 과정을 순서를 밟아서 닦음을 이수(履修), 잘못된 곳을 고치어 수정함을 개수(改修), 반드시 학습하여야 함을 필수(必修), 한 번 배웠던 과정을 다시 배우는 일을 재수(再修), 낡은 것을 보충하여 수선함을 보수(補修), 책의 저술 또는 편찬을 지도 감독함 또는 그런 사람을 감수(監修), 낡고 헌 것을 다시 손대어 고침을 중수(重修), 자기의 몸을 닦고 집안 일을 잘 다스림을 일컫는 말을 수신제가(修身齊家), 내 몸을 닦아 남을 교화함을 일컫는 말을 수기치인(修己治人), 선악의 인을 닦아서 고락의 종말을 느낌다는 말을 수인감과(修因感果), 얼굴을 벽에 대고 도를 닦는 것을 이르는 말을 면벽수도(面壁修道), 학문을 전심으로 닦음으로 공부할 때는 물론 쉴 때에도 학문을 닦는 것을 항상 마음에 둔다는 말을 장수유식(藏修遊息) 등에 쓰인다.
▶️ 行(행할 행, 항렬 항)은 ❶회의문자이나 상형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彳(척; 왼발의 걷는 모양)과亍(촉; 오른발의 걷는 모양)의 합자(合字)이다. 좌우의 발을 차례로 옮겨 걷는다의 뜻을 나타낸다. 또는 네거리, 굽지 않고 바로 가는 일, 나중에 가다, 하다란 뜻과 항렬(行列), 같은 또래란 뜻의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❷상형문자로 行자는 ‘다니다’나 ‘가다’, ‘돌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行자는 네 방향으로 갈라진 사거리를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行자를 보면 네 갈래로 뻗어있는 사거리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사람이나 마차가 다니던 사거리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行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길’이나 ‘도로’, ‘가다’라는 뜻을 전달하게 된다. 行자는 한쪽 부분이 생략된 彳(조금 걸을 척)자가 쓰일 때가 있는데, 이는 彳자 자체가 별도의 부수 역할을 하는 경우로 역시 ‘가다’라는 뜻을 전달한다. 참고로 行자가 ‘항렬’이나 ‘줄’이라는 뜻으로 쓰일 때는 ‘항’으로 발음을 구분하고 있다. 그래서 行(행, 항)은 (1)글의 세로 또는 가로의 줄 (2)길을 감. 군자(君子)는 대로(大路) (3)행동(行動) (4)한시(漢詩)의 한 체 (5)당(唐)나라에서는 한 곳에 집중되어 있던 동업 상점의 조합, 또는 도매상, 중간 업자 혹은 단순히 상점을 가리킴. 은행이란 말은 여기에서 유래되었음 (6)어떤 지명(地名)이나 시간 아래에 붙이어 그리로 감, 어떤 곳으로 감의 뜻을 나타내는 말 (7)일체의 유동(流動), 제행(諸行)하며 변화하는 존재. 현상 (8)십이 인연(因緣)의 하나. 과거세(過去世)에서 신(身), 구(口), 의(意) 세 업(業)으로 지은 선악 일체의 본원적 생명 활동. 십이 인연(因緣) (9)수행(修行) (10)실천. 행위. 인간적인 행동(知, 智) (11)칠사(七祀)의 하나. 도로와 행작(行作)을 주장하는 궁중의 작은 신(神) (12)조선시대 때 관계(官階)가 높고 관직(官職)이 낮은 경우에 벼슬 이름 위에 붙여 일컫던 말. 가령 종1품(從一品) 숭정 대부(崇政大夫)의 품계를 가진 사람이 정2품(正二品)의 관직인 이조판서(吏曹判書)가 되면, 숭정대부 행 이조판서(崇政大夫行李曹判書)라 했음 등의 뜻으로 ①다니다, 가다 ②행하다, 하다 ③행하여지다, 쓰이다 ④보다, 관찰하다 ⑤유행하다 ⑥돌다, 순시하다 ⑦늘다, 뻗다 ⑧장사(葬事)지내다 ⑨시집가다 ⑩길, 도로, 통로 ⑪길, 도로를 맡은 신(神) ⑫고행(苦行), 계행(戒行) ⑬행실(行實), 행위(行爲) ⑭여행(旅行), 여장(旅裝: 여행할 때의 차림) ⑮행직(行職: 품계는 높으나 직위는 낮은 벼슬을 통틀어 이르는 말) ⑯일 ⑰행서(行書), 서체(書體)의 하나 ⑱시체(詩體)의 이름 ⑲장차, 바야흐로 ⑳먼저, 무엇보다도 그리고 항렬 항의 경우는 ⓐ항렬(行列)(항) ⓑ줄, 대열(隊列)(항) ⓒ열위(列位), 제위(諸位)(항) ⓓ항오(行伍), 군대의 대열(隊列)(항) ⓔ순서(順序), 차례(次例)(항) ⓕ같은 또래(항) ⓖ직업(職業)(항) ⓗ점포(店鋪), 가게(항) ⓘ깃촉(항) ⓙ의지(意志)가 굳센 모양(항) ⓚ늘어서다(항) ⓛ조잡하다(항)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움직일 동(動), 옮길 반(搬), 흔들 요(搖), 옮길 운(運), 들 거(擧),할 위(爲), 옮길 이(移),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알 지(知), 말씀 언(言), 말씀 어(語)이다. 용례로는 길 가는 사람을 행인(行人), 동작을 하여 행하는 일을 행동(行動), 여럿이 벌이어 줄서서 감을 행렬(行列), 가는 곳을 행선(行先), 물건을 가지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파는 일을 행상(行商), 실지로 드러난 행동을 행실(行實), 정치나 사무를 행함을 행정(行政), 체면에 어그러지도록 버릇 없는 짓을 함을 행패(行悖), 법령의 효력을 실제로 발생 시킴을 시행(施行), 관례대로 행함을 관행(慣行), 앞으로 나아감 또는 일을 처리해 나감을 진행(進行), 계획한 대로 해 냄을 수행(遂行), 일을 잡아 행함을 집행(執行), 약속이나 계약 등을 실제로 행하는 것을 이행(履行), 절뚝거리며 걸어감이나 균형이 잡히지 않음을 파행(跛行), 자기의 거주지를 떠나 객지에 나다니는 일을 여행(旅行), 방자하게 제 멋대로 행함 자행(恣行), 두 가지 일을 한꺼번에 아울러 행함을 병행(竝行), 차량 등이 정해진 노선에 따라 운전하여 나감을 운행(運行), 출판물이나 돈이나 증권 채권 따위를 만들어 사회에 널리 쓰이도록 내어놓음을 발행(發行), 강제로 행함을 강행(强行), 몸으로 움직이는 모든 것을 행동거지(行動擧止), 그 해의 좋고 언짢은 신수를 행년신수(行年身數), 간 곳을 모름을 행방불명(行方不明), 일을 다하고도 오히려 남는 힘이 있음을 행유여력(行有餘力), 기러기가 줄을 지어 남쪽으로 날아감을 행안남비(行雁南飛), 길을 가는 데 지름길을 취하지 아니하고 큰길로 간다는 행불유경(行不由徑), 하늘에 떠도는 구름과 흐르는 물이라는 행운유수(行雲流水),타향에서 떠돌아 다니다가 병들어 죽음을 행려병사(行旅病死), 길에서 만난 사람이라는 행로지인(行路之人), 걸어가는 송장과 달리는 고깃덩이라는 행시주육(行尸走肉)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