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것은 빠른 것의 어머니이다. 빠른 것은 느린 것의 운반자이다. 그리고 빠른 것과 느린 것은 ‘시간’과 ‘공간’의 모든 지점에서 분리될 수 없다.
성장은 성장이고 쇠락은 쇠락이며, 성장이 쇠락의 적이라고 어떻게 말할 수 있는가? 쇠락한 것으로부터 어떤 것이 새로 나오는 게 아닌가? 성장하고 있는 것이 결국 쇠락하는 것 아니던가?
그대는 성장하는 동시에 쇠락하고 있지 않은가? 그대는 쇠락하는 동시에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지 않은가? 죽은 것은 살아있는 것의 토대가 되고, 살아있는 것은 죽은 것의 공급원이 아니던가?
성장이 쇠락의 아이가 되고 쇠락이 성장의 아이가 된다면, 생명이 죽음의 어머니가 되고 죽음이 생명의 어머니가 된다면, ‘시간’과 ‘공간’의 모든 지점에서 그것들은 바로 하나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죽음과 쇠락을 슬퍼하고 삶과 성장을 기뻐하는 것은 어리석도다.
그대는 어떻게 오직 가을만이 포도의 계절이라고 말하는가? 나는 겨울에도 포도는 익어가고 있다고 말하노라. 겨울에는 포도나무 안에서 눈에 보이지 않게 숨을 쉬며 꿈에 취해 있고, 봄이 되면 작은 에메랄드 빛 포도송이들이 돋아나고, 여름에는 포도송이가 크게 자라나 태양 빛 아래에서 두 뺨이 붉게 익어간다.
하나의 계절이 다른 세 개의 계절을 담고 있다면, ‘시간’과 ‘공간’의 모든 지점에서는 모든 계절이 담겨 있다.
그렇다. 시간은 위대한 곡예사이고, 인간은 대단한 얼간이이다. 마치 쳇바퀴를 도는 다람쥐처럼 시간의 수레바퀴를 돌리는 인간은 자신이 그것을 돌리는 사람이라는 믿음과, 돌아가는 시간을 멈출 수 없다는 믿음에 의해 사로잡혀서 계속 움직인다.
- <미르다드의 서> 중에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할 수 있기를 바라며 수많은 사람들이 책을 썼지만, 그들은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나는 유일하게 실패하지 않은 책, [미르다드의 서]를 알고 있다. 그대가 이 책의 정수를 이해하지 못했다면, 그것은 작가의 실패가 아니라, 그대 자신의 실패이다.
- 오쇼 -
첫댓글 겨울 나무도 성장하고 있는 중이라는 말에 동감입니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매사를 부정적인 면을 부각시켜 확대해석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습관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우리를 포함해 모든 자연이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고 하는 '無常'이라는 말을 부정적의미로 해석하여 사람 사는 것이 덧없다고 하면서 '인생무상'이다라고 푸념하듯 말하기도 합니다. 진정한 '인생무상'의 의미는 모든 것이 변하게 되어 있으니 나 자신을 고정관념에 묶여 살자말며 자연의 모든 것들의 무한한 변화를 자연적으로 받아들여서 발생할 수 있는 오해와 편견 등을 버리고 넓은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라는 의미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나이먹음을 익어간다고 표현하면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자고 하는 것이겠지요.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