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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만남 (김광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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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4. 1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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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만남
(김광수 칼럼)
먹빛바다는 오늘 따라 바람 한 점 없어 잔잔함이 마치 어머님의 품속처럼 편안한 함을 안겨준다. 하늘이 시샘할 때면 성난 파도는 하늘과 자웅을 겨룰 정도로 무서울 정도지만 시비를 걸지 않는다면 언제나 푸른 초원처럼 누구나 쉬어갈 수 있는 휴식처기기도 하다.
보름 전에 초등학교동창 총무님으로부터 모인다는 안내를 받았다. 항상 그렇지만 초등학교 친구들 생각만 하여도 즐겁다. 강산이 일곱 번이나 변하는 동안 세상풍파에 휩쓸려 변화도 될 수 있는 시간들이었지만 우리들의 만남은 순진무구함이 그때나 지금이나 가식이란 찾아 볼에야 볼 수 없기에 하는 이야기다. 고희(古稀)가 지났지만 그들과 함께 하면 언제나 그 어려웠던 6. 25 전쟁 중에 변변한 교실하나 없이 마을회관과 창고 건물 등등 전전하면서 꿈 많았던 소년소녀시절을 함께하였기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게 되었지 안았나한다.
따뜻한 봄날이 되면 학교아래 강가에서 넓적한 돌을 찾아 책상과 의자로 삼아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았으며 봄가을 소풍도 이곳 강가에서 보물찾기도하였다. 수변에 피어오른 물안개를 벗 삼았고 진달래 꽃잎 따서 입속에 넣을라치면 향긋함을 잊을 수가 없구나, 봉선화 꽃잎 따서 손톱에 물들이기도 하였으며 휘늘어진 버들가지에 잎 돋아나고 아지랑이 아롱아롱 피어오르는 들녘에 망아지처럼 뛰어 놀았지,
태양이 중천에 오는 여름철에는 언제나 반변천에서 물과 고기와 더불어 숨바꼭질하면서 꿈을 키웠다. 비록 개구리헤엄이나 개헤엄이지만 깊은 물속에 바위가 어느 곳에 있고 어디쯤에 수초가 있는지 모두 꿰고 있었다. 그처럼 1급수에서 하루 종일 강은 우리의 학습장이요 놀이터였다. 느티나무에 앉아 시절을 노래하는 매미 잡으려 이 나무 저 나무 오르며 성장을 과시하기도 하였다. 봄철에 씨앗 뿌려 키워온 농작물들은 산 빛과 들 빛 그리고 강 빛도 모두 푸름을 뽐내는 모습들을 체험하면서 그들과 같이 성장하였다. 눈에 보이는 것 모두가 우리들의 선생님이셨다. 냇가 숲속에서 딸기랑 머루도 잊을 수 없는 간식거리였지. 마당에 깔아 놓은 멍석위에서 밤하늘을 바보면 별똥별들의 밤하늘을 가르는 모습과 별들의 도시인 은하수 바라보면서 이별 저별 헤어가면서 어린 꿈을 키웠지.
오곡백과가 무르익을 때면 산야는 오색으로 물들어 하나님이 주는 천국 같은 선물에서 천방지축 뛰면서 놀았지, 산으로 강으로 들로 사방천지가 우리들의 무대였다. 벼 포기 사이로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메뚜기 잡아 강아지풀 줄기에 꿰어 보기도 하였으며, 고추잠자리 잡아 실로 매어 날리기도 하였다. 담장 너머 늘어진 감나무 가지에서 감이나 대추도 슬쩍 따 먹다가 야단맞기도 하였다. 추수가 끝나고 텅 빈 들녘에는 무리지은 동내 강아지들의 놀이 마당이었다. 김장철이 되면 무와 배추 뿌리도 깎아 먹은 기억들이 잊을 수가 없다.
엄동인 겨울철이 되면 밖에 나가는 일은 드물어지고 주로 집안에서 공부하면서 부모님의 훈육 받는 시간들이 많아지기도 하였지, 짧은 낮 시간에는 앞 연못에 얼음이 얼면 썰매를 타는 일로 친구들과 만나기도 하고 썰매 경주도 하면서 성장하였다. 간혹 얼음이 녹아 빠지는 사고도 있었다고 기억된다. 눈 오는 날 이면 눈사람 만들어 세우고 좋아하기도 하였으며 먼발치 낙낙 장송에 눈꽃이 활짝 핀 모습은 정말로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우리들이 꿈을 키웠던 그 아름다운 고향의 4계절을 어찌 한 두 장의 글로써 표현할 수 있겠는가마는 스쳐 지나는 것만으로도 잠시의 즐거움이 아니겠는가? 김광열 회장님께서 불의 사고로 참석하지 못한다는 연락을 받고 대구로 내려가서 김필자 총무님께서 준비하신 물건들을 실고 강구항으로 이동하였다. 파란 바닷가에 주차를 하고 예약된 장소를 이동하니 벌써 이춘섭씨, 박유정 사장님, 정천섭 사장님이 도착하였다. 부산에서 오는 임영자 동창이 곧 도착한다고 연락이 왔다. 우리가 졸업할 때는 40명이 가까웠는데 세월이 가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고인이 되고, 남아있는 분들도 지병으로 또는 고령으로 삶에 지쳐 함께하지 못하는 분들도 있다. 모두 모여 반가운 인사를 하고 지나온 이야기 봇짐을 풀었다. 주로 살아온 이야기며 친구들이야기 참석하지 못한 동창들의 소식들 자신들이 가정사 까지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하고 또 하였다. 총무님이 준비한 쇠고기 등심을 구워 맛있는 중식을 하면서 음료수도 몇 순배 돌아가면서 주거니 받거니 시간가는 줄 몰랐다. 저녁때가 되어 강구항으로 나아가 저녁 횟감을 구입하여 매운탕과 함께 저녁을 해결하였다. 얘기는 계속 이어지고 때로는 깔깔 거리면서 웃음바다를 만들기도 하였으며 가슴 아픈 친구 이야기를 들을라치면 모두가 안타까워하기도 하였다. 스트레스 풀자하여 2시간 정도 가무를 즐기면서 깊어가는 우정처럼 밤도 함께 깊어만 갔다. 숙소에 돌이와 잠자리에 들려고 시계를 보니 새벽 2시경이었다.
아침 늦게 일어나 9시경에 조반을 마치고 바다바람 맞으면서 동해의 무한한 기를 받아드렸다. 시간을 말뚝에 메어놓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친구들은 하루 밤 더 있다가 가자고 한다. 만남을 정리하고 오찬을 한 후에 석별의 정을 나누고 각자 처소로 돌아갔다. 오래 오래 가억하기를 기원해 본다. 끝
2017년 04월 14일 금요일
夢室에서 김광수
#일상·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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