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후기 머리 박박감아도 하루만에 떡지고 비듬 땜에 가렵다? 이럿개 함 잡솨봐 ※헤드앤숄더 아님※

[물주먹에이스]

출처 : 여성시대 제로투 추는 양희은


안 물어봤지만 내게는 슬픈 추억이 있음…
때는 바야흐로 연말 분위기 뿜뿜하던 2023년의 겨울날.
평소 가던 미용실이 너무 멀다는 이유로 한번은 집 근처에 있는 다른 미용실을 방문하기로 함.
그리고 그것이 내 인생 최대의 실수 중 하나였음.

원래 무난하게 단발컷 하려고 했는데 뒷머리를 한줌만 남기고 바리깡으로 다 올려치더라.
정신 차리고 보니까 거울 속에 왠 신정환이 한 명 있어서 눈물 왈칵 쏟아질 뻔함.
그래서 울며 겨자먹기로 붙임머리 100피스 달고 있는데 문제는 그 이후로 비듬이 너무 심해짐.

원인을 찾아보니 대충 이럼.

1. 붙임머리 매듭 풀어질까봐 빡빡 못 문지름
2. 머리숱이 갑자기 많아져서 머리 안쪽까지 잘 안 말려짐
3. 트리트먼트 들이붓지 않으면 붙임머리 산발돼서 많이 쓸 수밖에 없음. 그래서 샴푸 후에 오히려 머리가 기름져짐.


마음 같아선 붙임머리 당장 떼고 싶었음.
하지만 이거 하느라 40만원 날린 것도 아깝고
머리도 여전히 쥐파먹은 상태 그대로라서…
유튜브도 찾아보고 그냥 직접 검색 이것저것 해보고 사서 씀.

1. 약
내가 지루성 두피염 같은 걸 앓고 있는 건 아니였지만
비듬도 피부과에서 약 처방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알아봤는데 피부과 약이 효과는 좋은데 약 끊으면 리바운드 현상 때문에 되려 증상이 다시 심해진다는 소리를 들어서 다른 방법을 찾기로 함.

그래서 찾은 게 니조랄인데 약국에서 팔면서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다고 해서 삼.
매일 쓰면 머리결 나빠진다고 해서 화요일이랑 목요일에만 니조랄로 머리 감았는데
일주일에 두 번만 써도 붙임머리가 확하고 상해서 쓸 때마다 트리트먼트 한 바가지 발라줘야 했음. 그렇게 그냥… 트리트먼트 많이 쓰는 여성이 됐어요. 기대치에 비해 큰 효과는 못 봄.



2. 민간요법
나 실제로 고딩시절에 여드름 심했던 거 화장품 바꾸고 피부과 다니고 해도 안 나았는데
식초로 세수하고 나았던 경험이 있음. (따라하지 마)
그래서 그때의 기억을 떠올려서 머리 감을 때 계면활성제 들어간 샴푸 대신 식초로 머리 감았었는데 효과 전혀 없었음. 그냥… 머리냄새 시큼한 여성이 되.



3. 샴푸, 샴푸법
사실 이걸 가장 먼저 시도했어야 했는데 탈모샴푸처럼 효과 1도 없는데 효과 있다고 부풀려서 얘기하는 얘들 때문에 샴푸에 대한 불신 같은 게 있어서 시도 안 하고 있었음. 근데 자게 같은 데 보니까 샴푸 바꾸고 광명 찾은 여시들 많아서 마음이 바뀜.

붙임머리 하고 있던 동안 나름 많이 갈아치워 봤는데 간단하게 말하자면

닥터방기원: 올영 1위라고 해서 기대했지만 생각보다는 별로…
비듬양이 그렇게 줄었다는 느낌도 없었고 무엇보다 붙임머리가 많이 상해서 나한텐 안맞았음. 한 일주일 쓰다가 친구줘버림.

쿤달 딥클렌징 지성샴푸: 베이비파우더향 썼는데 향 진짜 좋고 거품도 잘 나고 두피 상쾌해서 바로 이거다 했음. 그러나 비듬이 줄진 않아서 갈아탐. 본가에 갖다놓고 가끔 갔을 때 씀.

온유어라이프 브로콜리 샴푸: 여시 비듬샴푸 연어하다 삼. 머리결 안 상하게 하면서 비듬 잘 없애는 샴푸라고 해서 샀음. 풀냄새? 솔솔나면서 시원개운. 두피 간질간질 거리던게 아예 싹 사라짐. 근데 사용감이 약간 생소해서 구석에 처박았었음.

러쉬 대디오: 누군가가 러쉬샴푸 쓰고 비듬 싹 사라져서 러쉬빠가 됐다하길래 샀는데… 사악한 가격과 좋은 향기가 전부임. 쓰고 나면 머릿결 진짜 빗자루돼서 트리트먼트 두 번씩 발라야 됨. 근데 너무 비싸서 차마 버리진 못하고 있음. 거의 욕실 인테리어임.

헤드앤숄더 두피케어: 확실히 가려움 사라지고 상쾌함. 비듬도 약간 줄어듦. 근데 이제는 반대로 희한하게 각질?이 너무 생겨서 이게 찐득한 비듬이 건조한 비듬이 됨. 알아보니까 성분은 사실 좋지 않다고 해서 포기.


비가졸 액 약용샴푸: 한번 실패 맛보긴 했지만 그래도 비듬 없애는데는 약용샴푸가 좋다고 해서 알아보다가 니조랄 상위호환이란 말 듣고 마지막으로 속는 셈 치고 약국에서 샀음. 이것도 단독으로 쓰면 머리결 상하는 느낌 있는데 비듬은 빨리 줄어들음. 근데 너무 독한 느낌.

여기까지 써보고 얻은 깨달음: 비듬 잘 없애는 샴푸는 붙임머리를 상하게 만들고, 그렇다고 붙임머리 안 상하게 하는 샴푸 쓰면 비듬이 안 사라짐.

그래서 생각한건? 섞어쓰자!

난 천재인듯

<지금 정착한 루틴>

- 제품: 브로콜리 샴푸+비가졸액 약용샴푸
- 사용법: 기본적으로 데일리하게 브로콜리 샴푸 사용,
일주일에 3번 정도는 브로콜리로 초벌 후, 비가졸액 약용샴푸로 한번 더 감아줌.

- 사용순서(중요)
1. 샤워 단계에서 샴푸질을 제일 먼저 하고, 3분간 손끝으로 몽글몽글 마사지 거품 내놓고 방치!!!!!!!!!!!!!
2. 방치해놓고 몸 샤워하고 똥꼬닦고 발꼬락 끝까지 샅샅이 다 닦기
3. 샤워 끝나고 마.지.막. 단계에서 머리 헹구기! (머리에 샴푸칠 한 시간의 2~3배는 되어야 함. 공들여서 구석구석 샤워 물줄기 두피에 넣어가며 헹굼)

샴푸할 때 거품을 바로 헹구면 샴푸 약효가 머리 안 쪽까지 잘 안 스며 든다고 해서 샴푸칠을 제일 먼저 해놓고 한참 방치한다음 헹군건데 이렇게만 해도 개운함이 남다르고 뽀송한 상태가 더 오래감.

브로콜리는 처음에는 크게 더 좋다는 느낌이 없어서 걍 처박템이었는데 비가졸액이랑 같이 쓰면서 효과 존좋. 생각보다 거품 잘 나고 대충 문질러도 설설 잘 씻기고 지성샴푸라 그런지 비듬 뭉친 거 잘 닦이고 머리결도 안 상함. 뭔가 건강한 느낌인데 가려움도 아예 없어짐. 근데 머릿결은 약간 빳빳해지는 느낌있었고 이것만 긴머리에 다 쓰기에는 용량이 좀 적어서 통장 거덜날 거 같았음. 그래서 두피에만 쓰고 머리카락은 그냥 헹구면서 흘려보내는 샴푸로 닦음. (이렇게 해도 붙임머리는 충분하대)
비가졸액은 옵션으로 두고 다른 샴푸랑도 조합해봤는데 똑같이 감았다 쳤을 때 건조하지 않은 선에서 제일 기름기가 쫙 빠지는게 브로콜리였음. 신기한 점은 브로콜리만 썼을 때보다 약용샴푸랑 같이 쓰니까 시너지 효과가 나는건지 비듬이 쑥쑥 줄었음.
가끔 붙임머리 끝이 Y자로 갈라지고 그럴 때가 있긴 한데 그때는 미라클10 액체로 된거 뿌리고 10초 기다렸다가 문질문질하고 씻어주면 물미역됨.

비포를 보여주고 싶은데 당연하게도 비듬같은거… 찍어둘리가 업잔아요?
붙임머리한 걍 일상사진임. 보다시피 약간 머릿결은 거시기하고 존나 가려웠음.
겉에 머리 살짝만 들면 안에 비듬 다다다다 있어서 누가 내 정수리 보는 게 무서울정도.

그리고 이건 어제 찍은 따끈따끈한 머리카락 상태.
루틴 지키면서 머리 감으니까 비듬도 안 생기고 머릿결이 자연스럽고 부드러움.

내 수없는 자체 테스트 끝에 비듬이 줄어든게 팩트라는걸 알게 된 순간
불을 처음 발견한 원시인 마냥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음.
괜히 오바해서 개 호들갑 떠는거라면 ㅈㅅ
근데 머리 기름 잘 끼고 비듬도 많다면 손민수. 잡솨봐요. 잡솨봐.


문제 시 붙임머리 떼고 신정환 머리로 살아가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