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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유] 12
씬/1 모텔 앞 (밤)
천둥번개 요란하고 비는 쏟아지고..
씬/2 모텔 방 (밤)
11회 67씬, 70씬에서 이어지는.
연주 : 누명을 썼죠...? 말도 안 되게. 그래서 도망친 거죠..?
강철 : .....!
연주 : 어떻게 된 건지 어떻게 해결해야 될 지 알아볼게요. 뭔가 큰 문제가 생긴 거 같은데 나도 지금은 잘 모르겠어요.
강철 : (표정)
연주 : 여기 계속 있는 건 위험하고.. 치료하려면 약도 더 필요하고.. 그래서 나 여기서 꼭 나가야 돼요. 혼자서 버틸 수 있죠..?
강철 : 이봐요.. 오연주씨..
연주 : 좀만 참고 기다려요.
강철 : 난 당신이 하는 말... 하나도 못 알아듣겠어.. 지금 무슨 말이에요..? 당신이 어떻게 해결을 해...? 왜 나를 돕죠...?
연주 : 난 강철씨 인생이 해피엔딩이길 바라는 사람이에요.
강철 : (표정)
연주 : 그래야.. 이별한 보람이 있죠.
강철 : (표정) 오연주씨.
연주 : .....
강철 : 당신... 누구죠...?
연주 : (말 돌리는) 난 지금 꼭 나가야 돼요. 그래서 이게 제발 또 먹혔으면 좋겠는데. 이번에도 먹힐까요...?
강철 : 뭘...
연주 : (갑자기 고개를 숙여 강철에게 키스하는)
강철 : ....!
연주 : (잠시 후 입술을 떼고)
강철 : (정신없고 아픈 와중에도 황당하다) 당신 지금 뭐... (하는데)
강철의 시선으로 연주, 갑자기 일어나 강철의 시야에서 사라지는.
고개를 돌리기 힘든 강철, 연주가 어둠 속으로 사라져 더 이상 안 보이자.
강철 : 이봐요... (대답 없자) 오연주씨...?
강철, 힘들게 침대 옆의 버튼을 눌러 조명을 켜는. 환해진 방을 둘러보지만 연주는 어디에도 안 보이고.
요란한 천둥소리가 들려오고..
연주가 현관으로 나갔다고 착각한 강철, 힘들어 다시 툭 눕는다.
강철, 빗소리를 들으며 난데없이 키스를 하고 사라진 연주를 잠시 생각하다가.. 다시 혼미해지며 정신 잃는..
씬/3 레지던트 숙직실 (저녁)
11회 70씬에서 이어지는 연주, 입술을 만져보며 잠시.. 바로 정신 들어 뛰어나가는.
씬/4 처치 준비실 (저녁)
필요한 약들과 의료 용품들을 황급히 쓸어 담는 연주.
씬/5 성무집 앞 (저녁)
수선의 차가 와서 끽 선다. 수봉의 차는 없고.
연주, 급히 약품이 가득 담긴 종이백 들고 내리는데 대문이 열려 있는.
연주, ....???
작은 크로스백을 맨 채 불안한 표정으로 들어가는.
씬/6 성무집 거실 (밤)
현관문도 활짝 열려있고.
연주가 들어오는데 불은 다 켜져 있고 한참 작업 중이었던 분위기.
연주 : (불안해) 수봉아..?
수봉은 안 보인다. 주방 식탁에 수봉이 장 본 봉지가 풀지도 않은 채 그대로.
연주 : 수봉아..? 아빠..? (두리번거리며 작업실로 향하는)
씬/7 성무의 작업실 (밤)
연주, 들여다보면 성무가 의자에 앉아 책상을 등지고 앉아있다.
연주 : (!! 성무가 멀쩡한 걸 보고 안도하며) 아빠..
성무 : (대답 없고)
연주 : (들어오다 바닥에 떨어진 엽서를 보고 멈칫한다)
성무가 떨어뜨린 끔찍한 그림이 바닥에 암시처럼.
연주 : ...... (엽서를 지나쳐 다가가며) 아빠 왜 그러셨어요..? 해피엔딩으로 끝낸다고 하셨잖아요. 왜 사람들을 다 죽이고..
성무 : (대답이 없고)
연주 : (대답 없자 분통 터져) 왜 강철한테 누명을 씌우세요..? 제발 그냥 좀 행복하게 해주시라구요..!
(그래도 대답이 없자) 아빠..! 듣고 계세요? (더 다가가다가 멈칫한다)
의자 팔걸이에 놓인 성무의 검은 손이 그제야 보이고.
연주 : 아빠..? (두려움에 떨며 가까이 가서 성무를 들여다보고 표정)
씬/8 성무집 거실 (밤)
빈 거실에 연주의 비명 소리가,
이어서 소스라쳐서 놀라 뛰어나오는 연주. 수봉과 똑같이 충격을 받고 밖으로 혼비백산해서 뛰쳐나간다.
씬/9 성무집 앞 (밤)
마당을 뛰쳐나오는 연주. 너무 공포에 질려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떨며..
이때 가방에서 핸드폰이 울린다.
씬/10 흉부외과 의국 (밤)
그 사이 연주를 찾아 반대로 병원으로 온 수봉. 무서워서 떨며 울며 제정신이 아니고..
석범과 김간호사가 이상해서 쳐다보는.
수봉 : (핸드폰 귀에 대고 있다가) 여보세요? 누나 어디예요! 병원 왔는데 왜 없어요?
씬/11 성무집 앞 + 흉부외과 의국 (밤)
연주 : (사색이 되서) 나 작업실에 왔는데 아빠.. 어떻게 된 거야?
수봉 : (다른 사람들 못 듣게 작게) 봤어요..? 선생님 얼굴이 없어졌어요..!!
연주 : 그래.. 어떻게 된 거냐고...?!
수봉 : (미친 사람처럼) 눈코입이 없어요..! 아무것도 없어..!
씬/12 회상 - 성무의 작업실 (밤)
기절해 있던 수봉, 갑자기 눈을 번쩍 뜬다. 수봉이 일어나 앉아 보면 성무가 고개 숙이고 펜을 들고 뭔가 작업하고 있다.
자막이 허공에 뜬다.. <본부장 심장에 총을 쏴>
수봉, ....??!
<강철 손에 권총을 그려 넣어> 자막이 빠르게 계속 뜨고..
수봉, 더 이상 못 보고 그대로 어어어... 하며 혼비백산 도망친다.
씬/13 성무집 앞 + 흉부외과 의국 (밤)
연주 : (...!!)
수봉 : 막 미친 듯이 뭘 그리더라구요.., 막 글자가 시키는 대로...
연주 : 그럼.. 아빠가 진범 명령대로 그린 스토리란 말이야 그게..?
수봉 : 몰라요 난 뭔지.. 난 뭔지 모르겠고... 난 난 난 너무 무섭고.. (울먹이는)
연주 : (혼란) 아빠는 어떻게 된 거야 그럼..? 아빠가 진범이야..? 그럼 저기 있는 저..
수봉 : 모른다구요 나도...!! 하여튼 일단 이리 와요 누나. 거긴 위험하니까..
연주 : 강철이 총에 맞았어..! 놔두면 죽을 지도 몰라!
수봉 : 아 씨 그러다 누나가 먼저 죽는다고요! 선생님이 선생님이 아니라니까!
석범/김간호사 : (?! 뭔 소린가 하고 놀라 보는)
수봉 : 그거 선생님이 아니라구요 그냥 껍데기지..!
연주 : (....!)
수봉 : 일단 이리 와요 얼른! 문 잠그고! (겁먹어 전화 확 끊고 숨을 몰아쉬는데)
석범 : (다가와) 연주가 죽는다고요..? 그게 무슨 말... (어깨에 손을 대자)
수봉 : (소스라치며 발작하는) 으아아악~~
석범 : 어어억~ (더 놀라고)
연주, 전화를 끊고 잠시 망설이며 서 있다가... 그냥 있을 수는 없는, 도로 들어간다.
씬/14 성무집 거실 (밤)
연주, 두려움에 떨며 작업실로 다가간다.
씬/15 성무의 작업실 (밤)
연주, 조심스레 다시 들어온다.
성무, 의자를 뒤로 돌린 채 창가를 향해 여전히 조용히 앉아있고.
연주, 조심스레 숨을 죽이고 태블릿을 향해 간다. 성무는 꼼짝도 안하고..
연주, 식은땀이 흐르고 무서워 눈물이 날 것 같고.. 떨리는 손으로 눈치를 보며 책상 앞까지 가서 태블릿을 손에 집는..
전원 코드를 빼는 순간... 갑자기 성무의 검은 손이 연주의 손을 확 잡는.
연주, .....!!!!!
씬/16 성무집 거실 (밤)
우당탕탕 소리와 함께 연주, 태블릿을 들고 뛰쳐나오는데
발목을 확 잡는 검은 손에 연주, 바닥에 넘어지며 태블릿은 바닥에 쿵 나가떨어지고.
씬/17 천둥번개 요란하고 비가 쏟아지는 서울 전경 (밤)
씬/18 펜트하우스 회의실 (밤)
밖에 빗소리와 천둥소리 요란하고.
경찰들이 압수수색 중이다. 모든 서랍 꺼내 서류 다 뒤지고 있는.
문 앞에 선 소희가 떨면서 서 있고.
경찰1 : (잠긴 서랍을 가리키며) 열어요.
소희 : (떨면서 비밀번호를 누르는데 긴장해 잘못 누르고)
경찰1 : (거칠게 노려보며) 이봐요, 지금 뭐해?
소희 : (다시 겨우 여는)
경찰1 : (문이 열리자마자 소희를 밀치며 바로 다 통째로 들어서 책상 위에 쏟고)
소희 : (벽에 밀린 채 충격 받아 손톱을 물어뜯으며 서 있고)
씬/19 펜트하우스 침실 (밤)
경찰들, 서랍, 침탁, 옷장 등등을 다 열어놓고 거침없이 뒤지고 있다.
베개 밑에서 권총을 발견하는 경찰2.
박형사 : (들어오며) 뭐 좀 나왔냐?
경찰2 : 여기 권총 있습니다.
박형사 : (! 바로 와서 넘겨받아서 보며) 이 자식이 아주 총질이 일상이었구만.
사람들이 히어로 대접 좀 해주니까 지가 뭐나 되는 줄 알고. (생각할수록 화가 나는)
씬/20 펜트하우스 거실 (밤)
도윤, 소파에 멍하니 앉아 경찰들이 드나들며 무전하고 서류들을 모두 들고 나가는 걸 보고만 있다.
도윤은 판단불가의 패닉에 빠진 상태.
이때 박형사가 비닐 봉투에 담긴 권총 들고 나오며.
박형사 : 어이 서도윤씨.
도윤 : (고개 들자)
박형사 : 당신도 같이 가야돼요. 조사 아주 길어질 거야.
도윤 : ......
박형사 : (이를 갈듯) 내가 지금까지 당신들한테 속아서 온갖 정보 다 주고 협조한 걸 생각하면 아주 그냥..
(하다) 하긴 뭐 거긴 알았겠어? 30년을 봤다는 본부장도 속아서 저승길로 갔는데.
도윤 : (대꾸할 의욕도 없고)
이때 경찰2가 뛰어 나오며.
경찰2 : 강철 도주경로 확인됐답니다!
도윤 : (!!)
박형사 : 어디래?
경찰2 : 1시간 전에 경기도 용인 근곡 사거리까지 찍히고 백봉 교차로 구간 사이에서 사라졌답니다.
3키로 밖에 안 되는 구간이라 곧 찾을 거 같습니다. 총에 맞았다니까 멀리 못 갔을 거구요.
도윤 : (!!!)
씬/21 국도 (밤)
비가 내리고 있고.
구간 사이에 바리케이트를 쳐 놓고 검문검색 중인 우비 입은 경찰3,4. 야광봉으로 수신호하자
오던 승용차가 바리케이트 앞에 멈추고.
승용차의 남자 운전자가 창문을 열자 경찰, 들여다보며.
경찰3 : 도주 피의자 검문검색중입니다. (내부를 확인하며) 트렁크도 좀 열어주세요.
트렁크까지 샅샅이 확인하는 경찰4.
씬/22 모텔 앞 (밤)
바리케이트 구간 사이에 있는, 강철이 있는 모텔 앞.
경찰차가 불을 밝히며 와서 선다.
씬/23 모텔 카운터 (밤)
경찰4가 카운터 직원과 얘기 중인.
직원 : (놀라) 강철이 여기요? 잘 모르겠는데요. 전 좀 전에 교대를 해서..
경찰4 : (모자 벗으며) 투숙객 명단 좀 봅시다.
씬/24 모텔 복도 (밤)
엘리베이터 띵 울리고 문이 열리며 경찰4,5가 내린다.
경찰5는 투숙객 명단을 들고 있고.
경찰5 : (명단 보며) 503호요.
경찰4,5 : (투숙객이 있는 방 중에 엘리베이터 가장 가까운 방부터 초인종을 누르는. 권총을 손에 댄 채)
여자손님 : (E) 누구세요?
경찰4 : (E) 경찰입니다.
카메라 그 사이 복도 맨 끝으로 빠르게 다가가면 피가 손잡이에 묻어있는 518호 방이 있고.
씬/25 모텔 방 (밤)
아까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져있는 강철, 고통과 오한에 떨며 신음하다가.. 밖에서 울리는 초인종 소리에 퍼뜩 눈을 뜬다.
남자손님 : (E) 누구세요?
경찰4 : (E) 경찰입니다. 잠시 수색 좀 하겠습니다.
강철 : (....!)
씬/26 모텔 복도 (밤)
이미 518호에 가까이 온 경찰 4,5. 러닝셔츠 차림으로 자다 깨 문을 연 남자 손님과 얘기 중이다.
남손님 : 무슨 일인데요?
경찰4 : 살인 피의자 수색 중입니다. 잠시 실례 좀 하겠습니다. (하며 들어가는)
남손님 : (놀라 얼결에 비키며) 살인이요?
씬/27 모텔 방 (밤)
강철, ....!!! 자신을 찾는 걸 알지만 꼼짝도 할 수가 없고.
겨우 버튼을 눌러 조명을 다 끄고 옆에 걸쳐놓은 양복을 손끝으로 간신히 잡아당기는.
씬/28 모텔 복도 (밤)
경찰 4,5 다시 방에서 나오고.
경찰4 : 협조 감사합니다. (문을 닫으며) 다음?
경찰5 : 518호요.
씬/29 모텔 방 (밤)
강철, 양복 안에 있던 권총을 꺼내 겨우 들고 고개를 들고 현관을 겨누는.
씬/30 모텔 복도 (밤)
경찰4,5가 518호로 향하는데.. 518호 문, 갑자기 지우개 효과처럼 빠르게 지워지기 시작하는 (C.G)
경찰4,5가 518호 앞에 와서 섰다가 표정. 몇 초 사이에 방이 있어야 할 위치에 방이 없고 벽지만 보이고.
경찰4,5 : ???
그 사이 경찰 4,5가 서 있는 바닥 카펫의 핏자국도 사라지기 시작하는 (C.G)
씬/31 모텔 방 (밤)
강철, 마지막 힘을 다해 겨우 총을 현관 쪽을 겨눈 채 숨죽이고. 그러나 초인종은 울리지 않는다.
씬/32 모텔 복도 (밤)
경찰5 : 518호가.. 없네? (숙박 명단 다시 보는)
경찰4 : 가자. (먼저 가는)
경찰5 : 뭐야.. 잘못 기재됐나? (구조상 좀 이상하자 갸웃하고 따라가는)
씬/33 모텔 방 (밤)
경찰4 : (무전하는, E) 5층 확인했습니다. 6층 올라갑니다.
강철 : (...?!)
떨리는 손으로 겨우 총을 겨누며 긴장하고 있던 강철, 경찰들의 목소리가 멀어지자..
겨우 들고 있던 총을 놓치며 도로 툭 쓰러지고.
씬/34 모텔 엘리베이터 (밤)
경찰 4,5가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는데 그 위에 있던 CCTV 카메라. 갑자기 사라지고. (C.G)
씬/35 모텔 주차장 (밤)
경찰 6이 우비를 입고 주차장 쪽으로 나오는. 손전등을 들고 차량 번호판 확인하는데
구석에 세워져있던 강철의 차 번호판이 갑자기 바뀐다. (C.G)
이어서 차의 색깔이 바뀌기 시작하고. (C.G)
씬/36 성무의 작업실 (밤)
주차장에 있는 강철의 차, 만화 컷으로 바뀌며.
연주가 머리 헝클어진 채 성무의 책상 앞에 앉아 성무의 태블릿에 그려진 강철차의 색깔을 정신없이 바꾸고 있다.
씬/37 모텔 주차장 (밤)
연주가 바꾼 색깔 그대로 색이 바뀐 강철의 차. 핏자국까지 다 사라지고.
경찰6이 강철의 차로 뒤늦게 오면 이미 색깔과 번호판 완전히 바껴있다.
경찰6, 확인하고 바로 다음 차로 넘어가는.
씬/38 모텔 앞 (밤)
불을 밝히고 서 있는 경찰차에 경찰들이 아무 소득 없이 타는. 경찰차, 바로 떠난다.
씬/39 성무의 작업실 (밤)
급히 도주흔적부터 지우느라고 정신이 없었던 연주. 이마의 땀을 닦으며 옆에 둔 종이 백을 꺼내 다 책상 위에 쏟아 붓는다.
병원에서 급히 챙겨 온 각종 약병들과 의료 기구들이 잔뜩 나오고.
밖에서는 잠긴 문을 열려고 손잡이를 돌리는 소리가 계속 난다.
연주, 무서워 연신 문 쪽을 힐끔거리며.
씬/40 성무집 거실 (밤)
실랑이 중에 위치가 바뀐 성무. 문 앞에 서서 영혼 없이 손잡이를 돌리고 문을 두드리고 있는.
씬/41 성무의 작업실 (밤)
연주, 급히 항생제 약병을 찾아 앞에다 놓고 펜을 드는.
연주 : (중얼) 버텨요.. 좀만 버텨..
씬/42 모텔 방 (밤)
권총을 떨어뜨린 채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는 강철.
천둥소리는 계속 요란하고 번갯불이 번쩍거리고. 열에 달뜬 상태로 환각 같은 기억들이 파편처럼 스쳐지나가고..
<회상 인서트>
C#1 스튜디오의 참혹한 살육 현장
C#2 강철을 향해 비웃음 짓던 성무의 영상
C#3 강철집 거실 (5회 中) 강철의 시선, 거실에 쓰러져있던 부모님, 동생들의 시신의 모습에..
C#4 입원실 (11회 42씬 中)
강철 : 저를... 의심하세요..?
현석 : 진실을 알고 싶은 거다.
C#5 입원실 (11회 40씬 中) 이어서 눈을 뜬 채 죽은, 가족들과 똑같은 최후를 맞은 현석의 마지막 모습.
악몽을 꾸는 강철의 눈가는 눈물로 젖어있고.. ‘안 돼..’ ‘선생님’ ‘전 아녜요..’ 같은 말을 알아들을 수도 없이 중얼거리며..
그 사이, 침대 위에 갑자기 항생제 약병 하나가 생겨난다. (C.G)
이어서 진통제 약병이 생겨나고.. 차례로 주사, 핀셋, 수액이 든 팩과 혈액 팩, 링거 바늘 등이..
이어서 알람 소리가 갑자기 울린다.
환각 속을 헤매던 강철, 알람 소리가 점점 커지자 겨우 눈을 뜬다. 흐릿한 시선에... 손 옆에 작은 알람시계가 보이고.
강철, 반사적으로 알람을 눌러 끄다가 그제야 그 옆에 약들이 가득 있는 걸 보고..
강철 : (연주가 다시 온 줄 알고) 오연주씨..? (안도하듯) 당신이야..?
그러나 대답이 없고.. 버튼을 겨우 눌러 침대 스탠드를 켜나 연주는 보이지 않는다.
이름밖에 모르는 여자를 이렇게 간절히 기다리게 될 줄은.
강철 : 이봐요.. (외로움에 사무치는 기분) 대답 좀 해요.. 어디 있어..?
그러나 아무런 기척도 없고.. 강철의 흐릿한 시선에 약들 사이에 놓인 편지 한 장이 보인다.
편지에 연주의 메시지가 빠르게 생겨나는.. (강철에겐 안 보이는 각도로)
씬/43 성무의 작업실 (밤)
급히 편지의 메시지를 타이핑하는 연주의 모습에..
연주 : (E) 정신 차리고 일어나요. 난 지금 갈 수가 없어요..
씬/44 모텔 방 (밤)
강철, 편지를 간신히 집어 든다.
연주 : (E) 그러니까 스스로 치료해야 돼요. 제발 일어나요..
그러나 채 읽기도 전에 다시 의식이 흐려지고.. 편지를 손에 그대로 쥔 채 정신을 잃고 눈을 감는 강철.
씬/45 성무의 작업실 (밤)
연주, 마지막으로 강철이 쓸 스킨 스테플러(봉합도구)를 그리고 있다. 밖에서는 계속 손잡이 돌리는 소리가 나고.
연주, 불안에 떨며 거의 다 마무리했을 때, 갑자기 자막이 뜨는. <너 누구야?>
연주, 멈칫...!!
씬/46 진범의 아파트 거실 (밤)
강철에 관한 뉴스를 틀어놓고 새로 생긴 자동 소총을 손질하고 있던 성무(진범). 낯선 기운을 느끼고 허공을 주시하고 있다.
성무 : 너... (하다 날카롭게) 너 오연주냐?
씬/47 성무의 작업실 + 진범의 아파트 거실 (밤)
<너 오연주냐?>
연주, ....!! 그대로 굳어 펜을 든 채 태블릿 응시하는데
갑자기 태블릿 하얗게 변하면서 성무의 손이 확 튀어나온다. (욕실과 같은 차림)
연주, !!!!! 바로 멱살을 잡히는. <너 오연주지?> <너 언제 나갔어?>
연주, !!! 책상의 칼을 집어보려고 하는데 손이 안 닿고, 목을 죄어오자 퍼뜩, 태블릿의 전원버튼을 확 끄는데
전원버튼 꺼지는 순간 갑자기 손은 사라지고.
연주, ....!!!
씬/48 성무집 거실 (밤)
문을 두드리던 성무, 갑자기 동작을 멈추는.
씬/49 진범의 아파트 거실 (밤)
손이 억지로 튕겨 나온, 감전이라도 된 듯 놀라며 손을 만지는 성무. 당황한, 교신이 끊긴 것처럼 아무것도 안 느껴지고.
씬/50 성무의 작업실 (밤)
연주, 숨을 몰아쉬며 서 있다가 조용해진 문을 돌아보고.
씬/51 성무집 거실 (밤)
연주가 조심스레 나오면 성무가 배터리가 나간 것처럼 한쪽에 벽을 보고 조용히 서 있다.
연주 : 아빠...?
성무 : ......
연주 : ....... (가까이 가서 떨리는 손으로 조심스레 손목을 잡아보는)
성무 : (조용하고)
연주 : (비로소 아빠처럼 느껴지는) 아빠... (눈물이 핑)
씬/52 성무집 앞 (밤)
수봉의 차가 와서 서고 석범이 운전석에 내린다.
수봉, 겁먹어 조심스레 문을 열고..
석범 : 여기가 작업실이에요?
수봉 : (나오자마자 석범 손을 잡는)
석범 : (??)
씬/53 성무집 거실 (밤)
현관문이 열리고... 수봉이 석범의 손을 잡고 들어온다.
수봉 : (겁먹어) 누나...?
석범 : (좀 짜증, 손을 풀며) 아 손 좀 놓고 들어가요. 왜 이렇게 친한 척을 해요? 우리가 언제부터 안다고?
수봉 : (작업실로 향하는) 누나..?
석범 : (상황 모르고, 두리번거리며) 작업실 좋다.. 이거 강철 아냐? (벽에 걸린 그림 구경하는)
씬/54 성무의 작업실 (밤)
수봉이 고개를 들이미는.
연주, 창가를 서성거리며 안절부절 고민하고 있고.
수봉 : 누나..?
연주 : (돌아보는)
수봉 : (후다닥 들어오며) 아 씨...! 안 와서 뭔 일 난 줄 알았잖아요!
연주 : ......
수봉 : 선생님은요?
연주 : ..... (책상 위의 열쇠를 가리키며) 잠궈놨어. 어쩔 수가 없어서.
수봉 : (?)
씬/55 성무집 거실 (밤)
두리번거리며 구경하던 석범.
석범 : 화장실이.. 여긴가? (하며 연주방 문을 열려고 하는)
방문이 잠겨서 안 열린다.
석범, ??
씬/56 성무집 연주방 (밤)
성무, 침대에 벽을 보고 얌전하게 모로 누워있고.
씬/57 성무의 작업실 (밤)
연주 : 태블릿 전원을 끄니까 갑자기 조용해지셨어..
수봉 : 왜요? 전원을 끄면 그 놈하고 교신이 안 되는 건가?
연주 : 그런 가봐... 잘은 모르겠지만..
수봉 : 근데 어떡해요? 선생님 이제..? 저건 선생님이 아닌데...?
연주 : (괴로워 머리 헝클며) 꿈으로 돌리려고 했거든... 지난번처럼.
수봉 : 꿈..? (하다 놀라며) 어, 그럼 되겠네! 꿈! 아예 완전 옛날로 돌아가면 어때요? 강철 어렸을 때로!!
10년 전에 강철 가족이 죽기 전으로요! 아예 진범이 등장하기도 전에 꾼 꿈으로..! 그럼 싹을 잘라버리는거잖아요!
연주 : 근데 (태블릿을 가리키며) 전원을 킬 수가 없어. 진범이 이거 켜기만 기다리고 있을텐데 어떻게..?
수봉 : (...!)
연주 : 저걸로 뭘 그릴 수가 없어 지금은.
수봉 : (도로 심각해져) 그럼 어떡해요..?
연주 : (얼굴을 감싸며 한숨)
이때 석범이 문을 살짝 열고 노크하며.
석범 : 야 들어가도 되냐?
수봉 : (그 말에 돌아보는)
석범이 들어온다.
석범 : (?) 어 여기가 아버님 방이구나~ (하고) 연주는요?
수봉 : 여깄잖아요. (뭘 묻냐는 듯)
석범 : 어디요?
수봉, 돌아보면 연주 있던 자리에서 순식간에 다시 사라진.
수봉 : (!! 헉)
석범 : 어디 있어요? (두리번거리는)
수봉 : (표정)
씬/58 철호의 의원실 (밤)
얼굴을 감싸고 있던 연주, 갑작스레 귓가에 천둥소리가 요란하자, ..? 손을 떼고 표정.
연주, 눈앞에 펼쳐진 낯선 넓은 사무실 풍경에 당황한다.
이때 뒤에서 철호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철호 : (E) 오연주? 오연주가 실명이야?
연주 : (?!)
돌아보면 철호, 자기 의자에 앉아 책상에 다리 걸치고 앉아 여유롭게 앉아 통화 중이다.
손에는 연주가 병원에서 작게 찍힌 CCTV 사진을 들고. 비밀스런 측근과 통화 중이다.
철호 : 오연주가 누구야? 뭔데 이 여자랑 같이 도망을 쳐?
연주 : (표정)
연주의 시선에 철호의 명패가.
연주, 철호의 사무실로 오게 될 줄은 상상도 못한, 기막히고.
철호 : 그럼 오연주부터 찾아야겠구만. 그 새끼 잡으려면.
연주 : (표정)
철호 : (뭔가 듣다가) 하하하하~ 강철은 인과응보지~ 하늘이 아직은 정의의 편이라는 뜻이고.
세상이 아직은 제대로 돌아간다는 뜻이고. 내가 그 자식은 사이코패스라고 그랬잖아~ (즐거운)
연주, 그 사이에 뒷걸음질 치며 문으로 조용히 나가려는데.
철호 : (껄껄 웃다가 뭔가 소리를 듣고 다시 정색하며) 사실은 그렇지. 강철이 체포되면 너무 질질 끌게 되거든.
이미 총 맞고 뒤진 게 훨씬 낫지. 참회의 유서까지 있으면 더욱 더 좋고. (하며 자세를 바꿔 앉다가 연주를 발견하고) ...?
연주 : (...!!)
철호 : (놀라 핸드폰 확 끊으며) 아가씨 누구야?
연주 : (표정)
철호 : 아가씨 누군데 맘대로 들어와서..?
연주 : 죄송합니다.. (하며 뒷걸음질)
철호 : 이봐요 누구냐고?
연주 : (...! 바로 튀어나가는)
철호 : (황당)
씬/59 철호의 의원실 보좌관실 (밤)
철호의 보좌관들, 서류 보거나 TV 보고 있다가 연주가 방에서 튀어나오자 다 쳐다보는.
철호비서 : 누구...
연주 : (바로 밖으로 도망친다)
철호비서 : ??
철호 : (문을 쾅 열고 나오며) 저 여자 누구야?
철호비서 : 네..?
철호 : (버럭) 이 새끼들이 정신들이 나가서!! 누군데 방에 막 들여보내?!
씬/60 의원회관 복도 (밤)
연주, 헐레벌떡 도망가는.
씬/61 의원회관 엘리베이터 (밤)
국회의원 배지 단 의원1과 보좌관들이 타는데 연주, 급히 들어간다. 안 어울리는 복장을 하고 있자 모두 연주를 힐끔 보는.
연주, 머리를 헝클어 얼굴을 가리며 고개 숙이고.
씬/62 국회 앞 (밤)
여의도 대로변. 연주가 국회의사당을 뒤로 하고 걸어오고 있다.
연신 국회를 돌아보며 정신이 없이 비를 맞으며 오다가 어디론가 뛰어가는..
씬/63 편의점 (밤)
연주, 급히 들어와서 머리를 털며 한숨 돌리며.
연주 : (정신없어하며 E) 뭐야.. 내가 왜 한철호 방으로 들어 가..? 한철호가 왜...?
씬/64 철호의 의원실 (밤)
철호, 뭔가 해서 어리둥절, 서성거리는데 비서가 들어온다.
철호 : 잡았어?
철호비서 : 놓쳤습니다.
철호 : (버럭) 넋 놓고 뭘 하고 있어서 누가 방에 들어올 때까지 아무도 몰라?!
철호비서 : 죄송합니다.
철호 : 뭐하는 기집애야 그거..? (하다가 문득 시선에 뭔가 걸리는) ....??
(아까 들고 있던 연주의 CCTV 사진을 집어드는, 자세히 보면 똑같고) 뭐야 이거... (이상한) 오연주...?
씬/65 편의점 (밤)
연주, 갑자기 퍼뜩 드는 생각이...
연주 : (E) 한철호가 나를 찾아서..? 한철호가 나를 여기 끌어들인 건가..?
연주, 생각해보니 이상한..
연주 : (E) 그럼 지난번에도.. 강철이 나를 찾은 게 아니고.. (하다 표정)
아까 작업실에서 본 자막이 떠오르고. <너 오연주지..?> <언제 나갔어?>
연주 : (E) 진범이 나를 기억해서...? 진범이 나를 불러들인 거였어..?
연주 : (표정에)
연주 : (E) 주인공만.. 소환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왜 갑자기...
연주, 당황스런 표정.
컷 튀어 연주, 우산을 사서 가방에서 돈 꺼내 점원에게 주는.
점원 : (돈 거슬러 주는데)
연주 : 저.. 오늘이 며칠이죠?
점원 : 20일이요.
연주 : 몇 시요?
점원 : (시계 보며) 11시요.
연주 : (불안해) 강철씨.. 혹시 어떻게 됐어요..?
점원 : 강철이요?
연주 : (초조한) 네 뉴스를 못 봐서..
점원 : 아까 사람 죽이고 도망쳐서 아직 안 잡힌 거 같던데요.
연주 : (...!)
씬/66 국회 앞 (밤 - 낮)
연주, 우산을 쓰고 나와서 두리번거리다.
연주 : (중얼) 11시면 아직 두 시간밖에 안 지난거지..?
헤어지기 직전, 모텔방의 강철이 떠오르고. 바로 쫓아가면 치료할 수 있다는 생각에, 희망이.
택시를 잡으러 도로변에 나와 서서 택시 찾는다.
이때 연주의 시선에.. 갑자기 주변이 빙글빙글 돌기 시작하면서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 시작한다. (2회와 같은)
연주, ....???!!
연주, 우산을 쓴 채 뭘 어쩌기도 전에 시간이 휙 건너뛰고. 쨍쨍한 낮이 된.
연주, 정신을 차려보면 한여름 대낮에 혼자 우산을 쓰고 있고. 국회의사당은 저 앞에 보이고 대로변에 차들이 쌩쌩 달리는.
연주, ...!! 시간이 건너뛴 걸 깨닫고 당황해 우산을 접는다.
씬/67 편의점 (낮)
연주, 급히 들어온다. 아까 있던 직원이 여전히 카운터에서 알바 중이고.
직원 : (몰라보고) 어서 오세요.
연주 : (낯익은) 저기.. 오늘이 며칠이죠?
직원 : 오늘이요? (하다) 20일이요.
연주 : 20일이요..? 아까도 20일이라고..
직원 : 네?
연주 : (...!) 설마.. 8월 20일이요..?
직원 : 네.
연주 : (!!!) 그 새 한 달이 지났다고요..?!
직원 : (??) 네?
연주 : (망연자실)
그 사이 40대 남자 손님이 음료수를 먼저 계산하는.
연주 : 저기.. (떨며)
직원 : 네.
연주 : 혹시 강철씨.. 어떻게 됐는지 아세요?
직원 : 강철이요?
연주 : 외국에 갔다 오느라고... 뉴스를 못 봐서.
손님 : (끼어드는) 도망쳐서 수배중이잖아요. 벌써 한 달 됐는데도 안 잡히네요. 징한 새끼.
연주 : (...!!)
직원 : 어디서 죽었다는 소문도 있고. 도망칠 때 총에 맞았다고 하더라구요.
연주 : (....!!)
손님 : (과격한 분노) 콱 뒤져버린 거면 좋겠어 그 새끼. 변사체로 썩어서 구더기한테 다 뜯겨 먹인 거면 속이 시원하겠어.
강철 이름만 들어도 혈압 올라서.
직원 : 에이 쉽게 죽으면 안 되죠. 잡아서 법으로 심판 받아야죠. 평생 감방에서 썩게.
연주 : (표정)
씬/68 국회 앞 (낮)
연주, 신문을 한 부 사 들고 나온다. 몸이 오한이 든 것처럼 떨리는...
겨우 손을 들어 택시를 잡는다. 택시가 한대 와서 서고..
씬/69 택시 안 (낮)
택시 달리고 연주, 뒷좌석에 앉아있다.
신문에는 <한철호 의원, 가파른 지지율 상승> <총기난사 희생자 유족들, 강철씨 상대로 집단소송> 헤드라인들이.
라디오에서 뉴스가 나오고 있고..
아나운서 : (E) 정의실천연합 회원 300여명은 오늘도 채널 W 사옥에 모여 방송 중단이 아닌 방송국 폐업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채널 W는 실종된 강철씨의 소유로 그동안 범죄수사 분야에 많은 성과를 올렸습니다만..
기사 : (60대, 라디오를 꺼버리는) 아.. 지겨워 죽겠네 그 놈의 강철 뉴스. 그만 좀 들었으면 좋겠어요 한 달 내내.
좋은 소식도 아니고. 그죠?
연주 : .......
기사 : 참... 인간의 탈을 쓰고 어떻게 그런 짓을 하나..? 지 애비를 쏘고 지 스승을 쏘고.. 뻔뻔하게 정의의 사도인 척 말이야..
연주 : ......
씬/70 모텔 앞 (낮)
택시가 모텔 앞에 서고 연주가 내린다.
씬/71 모텔 복도 (낮)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연주, 급히 복도 끝으로 온다. 연주가 벽지로 없애버렸던 복도 끝, 여전히 벽지로 막혀있다.
연주, ....?! 혹시나 싶어 벽을 두드려 보는.
연주 : 거기 있어요...? (두드려보는) 대답해 봐요... 혹시 거기 있어요..?
대답이 없고. 문이 없어져버려 들어갈 수도 없는.
갑자기 편의점의 남자가 한 말대로 상상이 펑 스쳐가고.
씬/72 상상 - 모텔 방 (밤)
침대에 걸쳐진 강철의 다리 부분 컷. 마지막 봤던 그대로 바지와 신발을 신은 채. 썩어서 파리가 잔뜩 꼬이고.
씬/73 모텔 복도 (낮)
이 안에 갇힌 채 죽었을 지 모른다는 생각에.. !!!
연주, 갑자기 미칠 것 같은.
씬/74 모텔 주차장 (낮)
연주, 뛰어나와 급히 두리번거리는데 빈 주차장. 자신이 색깔 바꾼 강철의 차는 보이지 않는다.
강철이 떠났다는 걸 깨닫고 연주, 안도하며 풀썩 주저앉는다.
씬/75 펜트하우스 회의실 (오후)
도윤, 남은 짐들 중에 자기 물건을 박스에 넣고 있는. 싹 빈 책장. 가구만 남고 물건들 다 없어진.
도윤, 박스를 들고 나간다.
씬/76 펜트하우스 주방 (오후)
소희가 와인을 비우고 있다. 사복 차림의 도윤이 들여다보는.
식탁 위에는 소희의 물건들을 담은 박스가 놓여있고.
도윤 : 안 내려가?
소희 : 일루와요. 오빠도 한 잔해.
도윤 : ......
소희 : 마지막 날인데 기념으로. (빈 와인 잔에 와인 따라주며) 그 자식 죽었나봐.
도윤 : (힐끔)
소희 : 죽은 게 아니고선 이렇게 버틸 리가 없어. 뭘 어쩌자고..? (눈물도 말라버린. 긴 한숨) 총에 맞아 죽었던지..
나타날 자신이 없어서 어디 저수지에 뛰어들었든지. 둘 중에 하나야 그치...?
도윤 : ......
소희 : 그냥 죽은 거면.. 정말 나쁘다. 어떻게 말 한마디 안 남기고.. (마시는)
경호원1 : (문을 열고) 형.
도윤 : (돌아보자)
경호원1 : (손짓하는)
씬/77 펜트하우스 거실 (오후)
도윤이 나오자 경호원1이 초조한 표정으로 서 있다.
경호원1도 사복 차림이고. 모두 체크아웃 전에 자기 물건 가지러 온 상황.
경호원1 : 누가 찾아왔는데요.
도윤 : 누구?
경호원1 : (작게) 오연주요.
도윤 : (?!)
경호원1 : 내가 그때 얼굴 봤잖아요. 그 여자 맞아요. 형을 만나게 해달라는데.
도윤 : (!) 어딨어?
씬/78 펜트하우스 현관 (오후)
연주, 지치고 힘이 빠져 벽에 기대 서 있다. (3회처럼, 시간이 눈앞에서 한 달이 흘러가서 체력 떨어진 설정)
이때 도윤이 바로 나오자 연주, !!!
도윤 : (긴가민가하며) 오연주씨...?
연주 : (인사하는) 네..
도윤 : (놀라 다가와) 오연주씨 맞아요? 경찰이 찾고 있었는데 왜 이제야...
연주 : 사정이 좀 있어서요..
도윤 : 근데 왜 저를...
연주 : 강철씨.. 어떻게 됐는지 혹시 아시나 해서요..
도윤 : .....!
연주 : 그때 이후로 저도 못 봐서.. 혹시 소식을 아시나 해서..
도윤 : (세게) 그 친구가 어디 있는 지 내가 어떻게 압니까? 경찰도 못 찾는데.
연주 : (! 그 말에 절망하는)
도윤 : (살피며) 강대표랑 무슨 관계세요?
연주 :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아무.. 관계도 아니에요.
도윤 : 근데 왜..
연주 : 그냥.. 살아있는지 궁금해서요.. 살아는 있는 건지... (침착하려 했으나 결국 울음이 터지고) 죽었을까봐요..
제가 마지막으로 봤을 때 많이 다쳤어서.. (눈물이 펑펑) 그냥 놔두고 가는 게 아니었는데.. 약이 모자라서..
도윤 : ...... (우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안주머니에서 수첩을 꺼내더니 뭔가 쓰는)
연주 : (고개 숙이고 우는데 도윤이 수첩을 찢어 쓱 내밀자) ....?
도윤 : (낮게) 이리 가봐요. 내가 연락해 놓을게요.
연주 : (종이에 주소와 버스 정류장 이름이 적혀있는, 쳐다보자)
도윤 : (낮게) 강대표가 오연주씨 계속 찾고 있었어요.
연주 : (!!!)
씬/79 국도 (밤)
시골 국도를 달리는 버스.
씬/80 버스 안 (밤)
승객도 거의 없는 버스를 타고 있는 연주.
연주, 도윤이 준 주소가 적힌 메모를 들고 지쳐서 앉아있다.
도윤 : (E) 대신 밤에 가야 됩니다. 낮엔 그 친구가 움직일 수가 없어요.
연주 : ......
도윤 : (E) 그리고 부탁 좀 할게요.
씬/81 회상 - 펜트하우스 엘리베이터 (낮)
메모를 들고 엘리베이터에 탄 연주에게 밖에 서서 당부하는 도윤.
도윤 : 강대표랑 무슨 관계인진 모르겠지만.. 만나면 자수 좀 권해줘요.
연주 : (...!)
도윤 : (한숨) 더 버텨도 방법이 없어요. 감형 받으려면 빨리 자수해야 됩니다. 나도 더는 도와줄 수가 없어요.
연주 : ......
이때 현관문이 열리며 소희가 박스를 들고 나오자.
도윤 : 제발 설득 좀 해주세요. (바로 잡고 있던 문을 놓는)
연주 : (표정)
엘리베이터 닫히고.
소희 : 누구야..?
도윤 : (모른 척) 호텔 직원.
씬/82 버스 안 (밤)
회상에서 돌아오는 연주. 강철의 결백을 믿는 사람이 이제는 아무도 없다는 사실에 서글퍼지고.
이때 정류장이 저 앞에 보이자 연주, ?! 얼른 하차벨을 누른다.
씬/83 국도변 버스 정류장 (밤)
연주가 버스에서 내린다. 버스는 떠나고. 시골 할머니 하나가 서 있다.
연주 : 할머니. 여기가 신오리 마을회관 앞 맞아요?
할머니 : 맞어.
연주, 안도하며 서서 기다린다.
디졸브로 시간이 지나고.. 너무 지친 연주, 돌에 쭈그리고 앉아있다. 할머니도 없고.
시계를 보고 두리번거려도 강철은 나타나질 않고. 지나다니는 차도 없고. 장소를 잘 못 알았나 싶어 초조해지는데.
잠시 후, 차 한대가 헤드라이트를 비추며 다가온다.
연주, 설마.. 하며 눈부셔 보는데 차가 연주 옆에 와서 선다.
연주, .....?! 일어나는데.. 차창이 열리고 강철이 운전석에 앉아 내다보는.
연주, .....!!!
강철, 모자를 눌러쓰고 최대한 눈에 띄지 않는 낡은 티셔츠에 청바지.
연주 : (...!!!)
강철 : (묘한 눈빛으로 연주를 잠시 보는) 오연주씨.
연주 : (표정)
강철 : (미소) 오랜만이네요.
연주 : (...!!! 입을 떼면 눈물이 나올 것 같아 말을 못하고)
강철 : (고갯짓하며) 타요.
연주 : (표정)
씬/84 국도 (밤)
도로를 달리는 강철의 차.
씬/85 강철의 차 안 (밤)
강철이 운전하고 연주는 옆에 앉아있고.
연주, 살아있는 걸 확인하자 기운이 다 빠져 아무 말이 없고.
강철 : (웃으며) 반갑네. 오랜만에 아는 사람 만나서.
연주 : .....
강철 : 어떻게 지냈어요..?
연주 : ......
강철 : 무슨 말 좀 해봐요. 난 간만에 대화상대 생겨서 설레는데.
연주 : ...... 죽은 줄... 알았어요..
강철 : 설마요. 오연주씨가 그렇게 친절하게 치료법을 다 설명 해놨는데.
연주 : (표정에)
씬/86 회상 - 모텔 방 (밤 - 낮)
빗소리는 밖에 계속 되고.. 편지를 손에 쥔 채 쓰러져있던 강철.. 핏기를 잃은 채 죽어가는 듯.
이때 어마어마하게 큰 천둥소리에 강철, 얼핏 눈을 뜬다.
강철 : (퍼뜩) 오연주씨..?
대답이 없자 멍하니 있다가.. 손에 쥔 편지가 시선에.. 힘이 없어 그대로 누운 채 겨우 편지를 가까이 눈앞에 대고 보는.
연주 : (E) 정신 차리고 일어나요.
강철 : (....!)
연주 : (E) 난 지금 도와줄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스스로 치료해야 돼요. 제발 일어나요.
강철 : ...... (언제 와서 이걸 놓고 갔는지 모르겠고)
컷 튀어 힘들게 일어나 앉는 강철. 편지를 보는 모습에.
연주 : (E) 항생제가 없어서 아까 주사를 못 놨어요. 항생제부터 찾아요.
강철, 침대 위에 잔뜩 뒤섞인 약품 사이에서 편지를 보며 항생제를 찾아낸다.
연주 : (E) 그건 정맥주사로 놔야 돼요. 내 말대로 따라 해요.
편지를 보며 주사기를 뜯어 항생제 약병에 꽂아 주사약을 빼내는 컷. 주사를 자기 팔에 직접 꽂는 컷.
연주 : (E) 아까 봤을 때 파편이 세 개 박혀있었어요. 아파도 직접 빼내야 돼요.
붕대를 힘들게 푸는 컷. 편지를 보며 국소마취제를 확인하고 집어드는 컷.
의료용 거울에 비춰가며 핀셋으로 빼내고 있고.. 중간 중간 힘들어 쉬었다가 다시.
총알 파편이 침탁 위에 하나 둘 쌓이고.
연주 : (E) 봉합까지 하면..
스킨 스테플러로 벌어진 곳을 힘들게 봉합하고 있는. 붕대를 겨우 다시 감고...
연주 : (E) 다 된 거예요. 수고했어요.
마지막 매듭을 짓자마자 강철, 널브러지고.
디졸브로 다음 날. 햇살이 커튼 사이로 들어오고.
정신이 명료해진 강철, 침대에 그대로 누워 기계처럼 현석의 핸드폰으로 음성파일을 반복해서 듣고 있다.
어린강철 : (E) 상관하지 말라고요!! 아버지가 뭔데?!
강철부 : (E) 이게 어디 술 퍼먹고 들어와서! 이 자식이!!
뺨을 때리는 듯 찰싹 소리와 강철이 넘어지는 소리.
어린강철 : (E) 왜 때려요?! 한 번 더 손대면 가만 안 있는댔죠!!
강철모 : (E) 여보 그만 해요!! 철아 그만 해!!
강철부 : (E) 야 이 새끼야 나가! 너 다시는 들어오지도 마! 너 같은 놈 자식도 아니니까 연 끊어!
너 같은 걸 내가 자식이라고 지금까지 (하는데 총소리 탕!!)
강철모 : (E) 여보...!! (절규하는 비명소리)
강철, 아무 표정 없이 다시 반복해서 듣는.
어린강철 : (E) 왜 때려요?! 한 번 더 손대면 가만 안 있는댔죠!!
강철모 : (E) 여보 그만 해요!! 철아 그만 해!!
강철부 : (E) 야 이 새끼야 나가! 너 다시는 들어오지도 마! 너 같은 놈 자식도 아니니까 연 끊어!
너 같은 걸 내가 자식이라고 지금까지 (하는데 총소리 탕!!)
하루 종일 반복해서 들어도 자신의 목소리가 맞다는 결론에, 결국 핸드폰을 벽에 세차게 집어던진다.
가까이 가면, 절망의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리고..
씬/87 회상 - 모텔 복도 (밤)
벽지가 발라져있던 벽. 갑자기 없던 문이 다시 나타나며 강철이 양복 걸치고 문을 열고 나오는.
(** 피 묻은 와이셔츠를 일단 빨아 입은 설정입니다)
강철, 문을 닫고 몇 발자국 가다가 뭔가 이상해서 돌아보면 문이 다시 사라진.
강철, .....? 다시 와서 벽을 만져보며 믿을 수 없어서..
씬/88 회상 - 모텔 주차장 (밤)
고개 숙이고 나오는 강철. 차키를 들고 차를 찾는.
자기 차가 안 보여 두리번거리다 키를 눌러보자 구석에 있던 차가 깜박거리는.
강철, 바로 와서 차를 타려다가 멈칫한다. 차의 색깔이 바껴있다. 낯설어 다시 보고.. 이상해서 맞나 살피면 번호판도 바껴있고.
강철, 표정에...
씬/89 회상 - 전원주택 거실 (밤)
도윤이 마련해준 시골의 거처로 옮긴 강철. 소주병, 맥주캔들이 뒹굴고 있고.. 신문들이 여기저기 흩어져있고.
소파에 기대 소주를 마시고 있는 강철. 소리 죽여 놓은 뉴스에는 강철의 영상이 계속 나오고 있고.
강철, 비운 소주병을 집어던지고 다시 소주병을 따다가 멈칫한다. 소주병을 든 자신의 손을 보는.. 손이 순간 반투명하게 보이고..
강철, ....?! 다시 정신 차리고 보면 어느새 다시 돌아와있고..
강철 : (중얼) 너... 진짜 미쳤구나... (기가 막힌)
씬/90 강철의 차 안 (밤)
연주에게는 얘기 못하는 회상들에서 돌아와.
강철 : (담담하게) 오연주씨 가고 난 뒤에 여기저기 전전했죠. 여기가 다섯번짼가.
이때 핸들을 잡은 오른손이 갑자기 반투명하게 다시 변한다.
강철, 표정. 이미 한 달 내내 겪어서 익숙해진. 연주가 못 보게 바로 손을 내리고 왼손으로 운전하며.
강철 : 근데 왜 이제 나타났어요? 금방 돌아올 것처럼 그러더니.
연주 : (할 말이 없고)
강철 : 알아보고 해결책을 찾아보겠다고 하지 않았었나? 난 그래서 금방 올 줄 알았죠.
연주 : 사정이... 있었어요.
강철 : 무슨 사정?
연주 : ......
강철 : (그 사이 슬쩍 내려다보면 손은 다시 원상태로 돌아와있고) .... 표정 보니까 해결책을 못 찾았나보죠?
연주 : ......
강철 : (피식) 역시 위로삼아 한 말이었구나. 난 또 혹시나 기대했죠.
이 여자가 뭔가 있나? 왜 모두가 내가 진범이라는데 누명을 썼다고 확신할까? 혹시 국정원 직원인가?
연주 : ......
강철 : 아니면 진범을 알고 있나? 혹시.. 진범의 지인..? (하고) 진범의 딸?
연주 : (?! 정곡을 찌른 말에 움찔)
강철 : ......
연주 : (대답할 말이 없어)
강철 : 해결책도 없는데 왜 나를 찾았어요?
연주 : 걱정이 돼서요.. 그때 놔두고 간 게 마음에 걸려서.
강철 : ..... (힐끔) 아직도 남편은 안 돌아왔구요?
연주 : .....
강철 : 남편한테 맺힌 욕정을 나한테 푼 거예요? 입 맞추고 사라지고. 내가 남편하고 닮아서?
연주 : (울컥) 욕정이라뇨 무슨 말이..
강철 : (웃으며) 저녁 안 먹었죠? 장 보고 들어가죠. 뭐 사다 놓은 게 없어서.
연주 : (...? 보자)
강철 : 또 갈 데 없는 거잖아요. 또 돈도 없고 갈 데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고. 그래서 수배범한테라도 빌붙어야 되는 거. 아녜요?
연주 : (표정)
강철 : (읍내 쪽으로 틀며) 돈은 없지만 그래도 내가 책임져야죠. 생명의 은인인데.
연주 : (너무 쉽게 더 이상 질문도 없이 연주에 대해 넘어가버리자, ??)
씬/91 읍내 거리 (밤)
작은 상점들과 슈퍼마켓이 있고. 강철이 천천히 운전하다가.
강철 : 아 참, 입을 옷도 없죠? (힐끔 보고) 옷도 좀 사줘야겠네. (두리번거리다) 여기서 사면 되겠다. (옷가게 앞에 차를 세우는)
연주 : (....?)
강철 : 내려요.
연주 : 괜찮은데요.
강철 : 아니 사줘야 돼요. 사주고 싶어요. (하며 내리는)
연주 : (....??)
연주가 내리면, 강철, 이미 옷가게 앞에 내놓은 촌스러운 실내복들을 고르는.
강철 : 여기선 이런 게 편한 거 아닌가? 적당히 촌스럽고 좋네. (뒤적거리는) 골라봐요. 그 중 마음에 드는 거.
연주 : (표정)
강철 : 좀 쪽팔린데 좋은 건 못 사줘요. 내가 분명히 돈이 많긴한데 지금은 현금줄이 막혀서.
(하고 연주한테 대보며) 오천원이네. 값도 딱 좋다. 어때요?
연주 : (벙쪄) 뭐..
강철 : (지갑에서 이만원 꺼내주며) 둘 다 거지신세니까 우리 아껴 쓰자구요.
(농담처럼) 그래도 마음으론 삼백만원짜리 원피스라도 사주고 싶은 건 알아줘요.
연주 : (그 말에 멈칫, ? 보자)
강철 : 계산하고 와요. 난 들어가기 그래서.
연주 : (....?)
씬/92 옷가게 (밤)
연주, 강철이 골라준 싸구려 원피스와 속옷 몇 개를 들고 주인에게 내미는.
주인 : 만 팔천원이예요.
연주 : (이만원을 내밀고)
주인이 옷을 싸는 동안 연주, 밖을 힐끔거리는. 강철이 밖에 서 있다가 옆 가게로 사라지는 모습이 보이고.
연주, 이상한 기분, 강철이 뭐가 달라진 거 같고.
(** 버스 정류장부터 여기까지, 묘하게 2회의 버스 정류장에서 만나 명품매장까지의 상황과 비슷하게 흘러가면서
대조적인 분위기와 처지입니다)
씬/93 옷가게 앞 (밤)
연주가 옷이 든 봉지를 들고 나와 두리번거리는데 강철이 아이스크림 콘 두 개를 사들고 온다.
강철 : 자요. (불쑥 내미는)
연주 : (? 움찔하며 받는)
강철 : 너무 더워서. 하나씩 까먹고 가죠. (하더니) 아, 거스름돈?
연주 : (2천원을 내민다)
강철 : (웃으며) 한 푼이 아쉬워서. (주머니에 넣는)
연주 : (표정)
씬/94 슈퍼마켓 주차장 (밤)
아무도 없고 강철의 차만 있는 주차장에 둘, 주차기둥에 각자 앉아 아이스크림 먹고 있다.
(** 주차장 아니어도 되고 읍내 중 한적하고 괜찮은 곳이면 됩니다)
강철 : 맛있네. (하다) 그건 어때요?
연주 : 뭐.. 딸기 맛이에요..
강철 : 한 입만요. (하더니 팔을 잡아끌어 한입 뺏어먹는다)
연주 : (?!)
강철 : (먹더니) 별루다. 이거 먹어봐요. (하며 연주에게 내미는)
연주 : (표정)
강철 : (먹으라고 아예 입에 넣어주는)
연주 : (얼결에 한입 물고 당황스러운)
강철 : 내께 더 맛있죠?
연주 : ...... (결국) 왜... 이래요 진짜..? 아까부터?
강철 : 뭐가요?
연주 : 그쪽 지금 수배범이에요. 한 달 째 쫓기고 있잖아요. 그리고 내가 누군지나 알아요?
내 정체도 모르면서 덥석 같이 지내자고 옷 사주고.. 누명 벗을 생각은 안하고 아이스크림이나 까먹고
무슨 생각이에요 지금?
강철 : .......
연주 : 아무 것도 안 해요? 계속 이렇게 살려고요?
강철 : 너무 맥락 없는 일을 계속 당하면 사람이 돌거든.
연주 : (.....!)
강철 : (자기 머리를 가리키며) 미쳤다고 보면 돼요. 난 지금 아무 생각 없어요.
연주 : (표정)
강철 : 한 달 동안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해봤는데, 아무 해결책도 없던데요. 지금은 딱 두 가지 선택이 남았어요.
버티다 체포당한다. 아니면 자수한다. 그 다음부턴 법정싸움. 그래봤자 결국 평생 감옥에서 썩을테고.
연주 : (....!)
강철 : 정해진 운명처럼 가고 있어요. 아무리 노력하고 애를 써 봐도 계속 같은 결론.
(냉소) 내 인생은 새드엔딩으로 정해져 있나보죠.
연주 : (무기력한 대답에.. 연주도 무기력해지는)
강철 : ...... (갑자기) 그럼 우리 쇼핑하고 아이스크림 먹고. 두 개 한 거죠? (손가락으로 세는)
이제 장 보러 갑시다. (하며 잡아끄는)
연주 : (표정)
씬/95 슈퍼마켓 (밤)
공판장 분위기의 적당한 크기의 마트.
연주가 홀린 듯 멍해서 카트를 끌고 있다. 필요한 세면도구와 로션 등을 담고 있는데 건성이고 머릿속은 복잡하고.
이때 뒤에서 강철이 고개 숙이고 나타나 카트에 맥주 캔 여러 개를 확 던져넣는.
연주 : (움찔)
강철 : 과자도 좀 살까요? (카트를 잡아끄는) 뭐 좋아해요?
연주 : (표정)
간식 코너에서 이것저것 집어넣는 강철.
강철 : 나 이거 좋아하는데. 이거 먹어봤어요? 맛있어요. (대답도 안하는데 집어넣고)
이거도 사요. 안주로 딱이야. (하고 집어넣고)
연주 : (진짜 왜 이러나.. 걱정스럽고 어이없어 보자)
강철 : 같이 먹을 사람 생기니까 갑자기 식욕이 돋네 이상하게. (웃으며) 수박도 살까요?
연주 : (표정)
씬/96 시골 전원주택 마당 (밤)
작은 정원이 딸린, 눈에 안 띄는 소박하게 지어진 전원주택.
강철의 차가 주차되어 있고.
씬/97 시골 전원주택 거실 (밤)
주방이 딸린 작은 거실.
모자 벗은 강철이 싱크대 앞에 서서 장본 봉지에서 스파게티 소스를 꺼내고..
찬장에서 스파게티 면, 냉장고에서 야채 등을 꺼내며 혼자 분주한.
연주, 멍하니 강철이 요리 준비하는 걸 보며 서서..
강철 : 스파게티 좋아해요? 크림 스파게티 해줄게요.
연주 : (당황스런) 요리... 할 줄 모르잖아요..
강철 : 누가 그래요? 내가 요리 못한다고?
연주 : (말문 막힌)
강철 : 맞아요. 못했는데 인터넷 보고 공부했죠. 여기선 딱히 할 일도 없어서. (농담처럼) 언젠가 오연주씨가 나타나면 해주려고.
연주 : 네..?
강철 : 씻고 와요. (하며 냄비에 물을 담는)
연주 : (계속 뭔가 이상한) .....
강철 : 화장실은 저쪽. (가리키는)
연주 : ..... (옷 봉지를 들고 강철을 힐끔거리며 화장실로 가는데)
강철 : (냄비를 렌지에 올리며 혼잣말처럼) 네 개 한 건가 이제? 두개만 더 하면 오늘 숙제 다 하네.
연주 : (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가려다 그 말에 멈칫) ....? (돌아보면)
강철 : (야채 썰고 열심인)
연주 : (표정)
씬/98 전원주택 화장실 (밤)
연주, 옷과 세면도구 등을 들고 들어와 잠시 멍하다. 물을 틀어 손을 씻으려다가 퍼뜩.
씬/99 회상 - 펜트하우스 침실 (밤) 8회 51씬 이후 상황.
연주가 혼자 침대에 앉아 색색의 인덱스를 삽화책에 붙이고 있다.
장보는 그림.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는 그림. 길거리 쇼핑하는 그림.
남자가 요리해주는 그림에 즐거운 미소를 띠우고 인덱스를 붙이고 있는 연주.
씬/100 전원주택 화장실 (밤)
우연이라기엔 너무 똑같이 삽화처럼 진행되고 있는.
연주, 설마... 하면서도 아무래도 이상하다.
씬/101 전원주택 거실 (밤)
강철, 물 올려놓고 베이컨을 썰고 있는데 연주가 문을 벌컥 열고 나온다.
강철 : 베이컨 많이 넣는 게 좋아요?
연주 : 좀 전에.. 뭐라고 했어요..?
강철 : (힐끔) 뭐가요.
연주 : 좀 전에.. 숙제.. 뭐라고 했잖아요..?
강철 : 아 숙제..?
연주 : 그게 무슨 말이에요?
강철 : (칼 내려놓으며) 달달한 거 하루에 열개씩 해주는 숙제. 근데 남편이 네 개밖에 안 해주고 없어졌다면서요.
그래서 내가 남편 대신 해주려고 한 건데. 목숨 빚 갚으려고.
연주 : (??!)
강철 : (장난처럼) 내가 남편 닮았다면서요. 그래서 나 쫓아다니는 거 아녜요?
연주 : 그걸 어떻게 알아요...?
강철 : .......
연주 : 난 숙제라는 말 한 적 없는데..?
강철 : 봤으니까.
연주 : 어디서요..?
강철 : (줄곧 농담처럼 얘기하던 표정, 진지해지고) ......
연주 : 어디서 그걸 봐요...?
강철 : ....... (손을 행주로 닦더니 거실을 가로질러 연주를 지나
소파 탁자 위에 흩어진 신문들 사이에 가려져있던 책 한 권을 집어 든다)
연주 : (....?)
강철 : 여기서. (하며 연주의 눈앞에 표지를 보여주는)
연주 : (??!!)
만화책 W의 34권, 강철의 그림이 그려진 표지가 연주의 시선에.
연주 : (???!!)
강철 : 이 만화.. 알죠?
연주 : (!! 너무 놀라 표정을 감추지도 못하고)
강철 : 표정 보니 아주 잘 아는 거 같은데.
연주 : (표정)
강철 : 여기서 봤어요. 오연주씨 남편이 달달한 거 딱 네 개 해주고 없어진 거.
연주 : (표정)
강철 : 좀 치사한 놈이던데. 기껏 결혼해놓고 여자한테 그래서야 되겠어요?
연주 : (표정)
강철 : .......
연주 : (믿을 수가 없는) 이걸.. 어떻게...
강철 : ......
만화책 클로즈업 되며 회상 펑 들어가는.
씬/102 회상 몽타주
역순으로 진행되는 회상.
C#1 전원주택 마당 (밤)
도윤, 누가 볼까 두리번거리면서 초인종을 누르고 서 있고.
바로 문이 살짝 열리자 도윤, 얼른 들어가고 문 닫힌다.
C#2 전원주택 거실 (밤)
강철, 폐인처럼 소주병을 든 채 이야기를 듣고 있고 도윤은 서성거리며.
도윤 : (갑갑한) 빠져나갈 구멍이 하나도 없다. 다 뒤져봐도 조작 증거가 하나도 없어. 임마, 자수하자. 방법이 없어.
강철 : ...... (대답 안하고) 오연주는, 알아봤어?
도윤 : 그 여자 한 일주일 흉부외과에서 얼쩡거린 건 맞는데.. 정체는 아무도 모르더라구.
강철 : ......
도윤 : 그리고.. 오연주를 한철호도 찾고 있다.
강철 : (날카롭게) 왜..?
도윤 : 기회가 왔으니까 확실히 하려는 거겠지. 한바탕 뒤지고 간 모양이야.
강철 : .......
도윤 : 소득은 없고.. 이거 하나 얻었다. (하며 품에서 만화책을 꺼내 주는)
강철 : (....?)
도윤 : 만화책인데.. 여기 오연주란 이름이 나온대서 갖고와봤어. 나도 아직 자세히 못 봤다.
강철 : ....? (받으며 자신의 얼굴이 그려진 표지를 보는)
만화책 표지, 클로즈업 되면서.
C#3 성진병원 흉부외과 의국 (낮)
도윤에게 남의사2(11회 등장했던)가 만화책을 준다.
남의사2 : 강철씨한테 나중에 만나면 드려야겠다 했더니.. 이런 사건이 터져서요.
도윤 : (뜬금없자 ?) 만화책이네요..?
남의사2 : 강철씨가 주인공이더라구요. 여기 오연주라는 캐릭터도 나오구요.
도윤 : (만화책을 생소해 내려다보는 표정에)
만화책 표지, 클로즈업되면서.
C#4 성진병원 레지던트 숙직실 (밤)
남의사2, 하품하며 들어와 벌러덩 침대에 눕는다. 침대에 눕다가 뭐가 등에 걸리자 아파하며 밑에 깔린 책을 꺼내보는.
남의사2 : 이게 뭐야.? (만화책을 펼쳐보는)
만화책 클로즈업 되면서.
C#5 명세병원 레지던트 숙직실 (저녁)
10회 61씬과 같은 장면.
연주, 침대에 누워 만화책을 들고 표지의 강철을 들여다보고 있다. 눈물이 핑 도는데
이때 문이 벌컥 열리며 석범이 들어오자 얼른 만화책을 펴서 얼굴 덮는다.
석범 : 저녁 안 먹어?
연주 : 나중에.. 졸려...
석범 : 아 씨 누구랑 먹냐 또? (긁적이며 나가고)
연주, 더블유 만화책을 펼쳐 얼굴에 올려놓고 누워 울고 있는.
이때 연주의 뒤로 보이는 책상의 배치와 소품들이 순식간에 변한다. 성진병원 숙직실로 순식간에 바뀐 걸 연주는 모르고.
잠시 후 벨소리와 함께.
안내방송 : (E) 코드 블랙, 코드 블랙 응급실... 총격사건 부상자들이 곧 도착합니다.
부상자가 많아 인력이 부족하니 최소 인원을 제외한 해당 각과 의료진들은 바로 응급실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그 소리에 눈물 젖어있던 연주, 만화책을 드는.
안내방송 : (E) 다시 알립니다. 코드 블랙 응급실.. 총격사건 부상자들이 곧 도착합니다.
부상자가 많아 인력이 부족하니 최소 인원을 제외한 해당 각과 의료진들은 바로 응급실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연주, ?! 눈물 닦으며 벌떡 일어나 만화책을 침대에 던져놓고 나간다.
침대 위에 표지에 강철이 그려진 만화책, 덩그러니.
씬/103 전원주택 거실 (밤)
연주 : (!!!)
강철 : 이거 당신 건 줄 알았는데. 아녜요?
연주 : (그제야 자신이 현실세계에서 들고 온 만화책이라는 깨닫고, 경악)
강철 : 오연주씨는 안 나타나고 할 수 있는 건 없고. 그래서 내내 이 책만 팠죠. 보고 또 보고. 대사도 다 외웠어요 이제.
연주 : (표정)
씬/104 회상 - 전원주택 방 (낮 - 밤)
강철, 소주를 마시며 침대에 기대앉아 만화책을 대충 넘겨보고 있다.
강철 : (E) 처음에는 별 생각 없었는데..
(** 10회 연주방의 만화컷과 같은 장면들 쓰면 될 듯 합니다)
1회, 강철이 연주를 찾으며 <오연주.. 당신 지금 어디있어?> 말하는 장면.
강철, 무심히 넘기다가 2회, 연주와 키스하는 컷에서 멈추고. 그 컷을 잠시 들여다보는.. 뭔가 이상한 기분.
다시 넘기다가 4회, 면회실에서 마주보고 대화하는 컷에서 멈추고.
강철, 그 컷에서 멈추고 한참을..
디졸브로 제대로 일어나 앉은 강철. 책장을 계속 넘기는 모습과 만화컷이 교차한다.
5회, 차원의 문을 뚫고 나가는 컷.
6회 성무에게 권총을 쏘는 컷에서 멈추고. 진범과 똑같은 얼굴의 성무를 보고, 강철, 놀라는..
7회 이어서 한강에 떨어져 물속에서 죽은 컷에서.
강철, 자신의 자살이 그려진 컷을 정색하고 뚫어지게...
씬/105 전원주택 거실 (밤)
연주 : (!!)
강철 : 스토리가 흥미진진하던데요. 강철이 바보 같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고 말이죠. 나처럼.
연주 : (표정)
강철 : 그래서 자수 안하고 버티고 있었어요. 오연주씨를 만나려고. 당신을 찾으면 다음 내용을 물어보려고.
알기 전엔 도저히 감옥에 그냥 들어갈 수가 없어서.
연주 : (...!!)
강철 : 이 다음 회도 혹시 봤어요?
연주 : (표정)
강철 : (마지막 장을 펼쳐서 보여준다)
9회, 강철이 호텔 옥상 난간에 서서 이별을 고하는 장면. 맨 아래에 <35권에 계속> 쓰여 있고.
연주 : (...!!!)
강철 : 이 다음에 강철과 오연주는 어떻게 되죠..?
연주 : (표정)
강철 : 이렇게 되서 강철은 영원히 오연주를 잊어버리나요?
연주 : (표정)
강철 : ......
연주 : ......
강철 : 대답해줘요. 갑자기 없어졌다는 당신 남편이... 나예요?
연주 : (!)
제 12 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