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는 이미 고령화(高齡化) 사회가 됐다. 오래 사는 것은 분명 축복이지만,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장수는 가족 상호 간에 고통이다. 이제는 ‘노인 자녀’가 ‘노인 부모’를 봉양하며 살아야 하는 고령화 사회의 ‘복병’이 노년을 고통스럽게 한다. 현재 한국에는 60대 이상의 자녀가 팔순· 구순의 부모를 부양하는 이른바 ‘노·노(老老) 봉양’이 15만 가구에 달할 정도로 급증했다. 이제 이 문제는 당사자들만의 문제만이 아닌 국가적인 중요 현안이 되고 있다.
인천에 사는 H(65)씨 부부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95)를 모시고 산다. 목욕을 시키기 위해 옷을 벗기려 하면 어머니는 "왜 나를 버리려고 하느냐"며 욕하고 화를 낸다. H씨는 "아내도 유방암에 걸려 항암 치료를 받고 있어 생활비 마련조차 어려운데 홀어머니 모시는 것이 너무나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요양보호사가 집에 와서 도움을 주지만, 어머니는 "수건을 훔쳐가는 도둑"이라며 적대시한다. H씨는 또 "나도 50대까지는 몰랐지만 환갑이 넘으니까 부모 모시기가 너무 벅차다. 어딜 모시고 나가지도 못하고 집에만 머무르게 하니 나도 죄인이 된 느낌"이라고 했다.
급속하게 진행된 고령화의 여파로 백발의 60대 자녀가 팔순·구순의 부모를 모시고 사는 노·노(老老) 봉양 가구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60대 이상 가구주 명의로 노부모가 가구원으로 올라있는 가구는 2013년 현재 14만2065가구. 건강보험공단의 한 관계자는 "2014년 통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15만 가구 안팎일 것으로 추정한다"며 "초고령 인구인 85세 인구가 계속 늘고 있어서 노·노 봉양 가구는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초고령인 85세 이상 노인 수는 2014년말 현재 49만8321명으로, 2013년(45만5785명)보다 4만여명 늘어났다. 하루 평균 116명이 초고령 노인으로 바뀌는 셈이다. 통계청 추계에 따르면 앞으로 10년 뒤인 2025년이면 85세 이상 노인이 현재의 2배가량인 116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평균 수명이 1980년 66.2세→2000년 76세→2010년 80.8세로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초고령 인구가 늘어나면서 노·노 봉양 가정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조영태 서울대 교수는 "고령화 사회에서 '불편한 동거'를 하는 노·노(老老) 봉양 가구가 늘면서 60·70대 노인이 노부모를 학대하거나, 빈곤 때문에 노인 자살로 이어지는 일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100세시대 복지死角, '버거운 동거'가 학대 불러--정부가 老老케어 지원해야 85세 이상 노인들이 늘어나면서 노·노(老老) 봉양 가구가 늘고 있다. 자손들과 오손도손 사는 가정도 많지만, 노인들끼리 사는 가정에는 장수(長壽)의 그늘이 깊게 드리워져 있다. 제대로 노후(老後)를 준비하지 못한 채 은퇴한 60, 70대 자녀 노인들이 팔순, 구순 부모를 모시고 사는 게 경제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장수가 축복만은 아닌 시대다. 더욱이 늙어갈수록 가난해지는 악순환 속에서 노인 빈곤은 노인 학대나 자살로 치닫는 악순환도 이어지고 있다.
◆며느리·사위 눈치 보는 노인들서울에서 아들(80)·며느리(73)와 함께 사는 A(100) 할머니는 교회 목사와 상담했다. 할머니는 "며느리가 무서워 반찬도 이것 해달라, 저것 해달라 말도 못한다"며 "내가 오래 사는 게 죄"라고 말했다. 며느리와 툭하면 다퉈 며칠간 방 안에서 나오지도 않아 하루하루가 지옥 같다는 하소연이었다. 목사가 중재에 나서 화장품 포장공장에서 일하는 며느리와 상담했다. 며느리는 "내가 70이 넘은 나이에 반찬 투정하는 시어머니 모시고 사는 게 너무 힘들다. 시어머니를 봉양하고 남편도 먹여 살려야 하는 내 처지가 한심하다"며 서럽게 울었다. 아들은 "맏이인 내가 어머니를 모시는 것은 당연한데 나도 몸과 마음이 지쳐 어머니와 아내 사이에서 갈등만 쌓인다"고 했다. 이인수 한서대 교수는 "육순의 노인 며느리가 구순의 시어머니를 모시는 스트레스는 점차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부산에 사는 P(78)씨는 장모(93)를 6년째 모시고 산다. 처남들이 모두 사망해 큰사위인 그가 장모를 모시고 있다. 그는 "장모님이 워낙 성격이 까다로워 함께 사는 게 너무 불편하고 힘들다. 나도 자식들에게 대우를 받으며 살아야 하는 나이인데 각자 이야기를 하다 보면 말다툼으로 변하기 일쑤다"고 했다. 장모는 온종일 방에만 누워 있고 나도 얼굴을 맞대기 싫어해 밥상도 함께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했다.
◆노인 학대 늘고 자살로 내몰려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다 보니 노·노(老老) 학대도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자녀와 며느리, 사위 등 존속(尊屬)에 의한 학대가 70%를 차지하고 있다. 치매에 걸린 B(82)씨는 아들, 며느리와 함께 휴가를 가자며 남해로 떠났다. 아들 내외는 그를 휴가지에 혼자 놔두고 돌아와 버렸다. 길을 헤매던 B씨는 경찰의 도움으로 집에 돌아왔으나, 아들은 "처음 본 사람"이라며 시치미를 뗐다. 결국 경찰은 관련 기관과 협의해 B씨를 요양시설로 보냈다.
경찰청 관계자는 "수사기관이 노·노 학대 조사에 나서도 존속폭행은 '반의사불벌죄(反意思不罰罪)'이기 때문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가 없다"며 "피해 노인이 처벌 의지를 접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2014년말 서울의 한 노인 보호전문기관에 온 J(92) 할머니는 울기만 했다. 할머니는 며느리(64)가 주먹으로 때려 한동안 숨을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고 했다. 10년 전 남편과 사별한 그는 맏아들 집으로 왔으나, 아들 내외가 "재산은 동생에게 주고 빈 껍데기로 왔다"며 폭언을 하고 옷 보따리를 집어던지거나 집 밖으로 내쫓기도 한다는 것이다. 노인보호전문기관의 한 관계자는 "노인이 노인을 학대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다툼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노인 자살률이 다른 나라보다 높은 것은 빈곤 노인들이 늘고 가족에게 학대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80세 이상 노인 자살률은 10만명당 123.3명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은 한국의 자살률(2012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29.1명)의 4배 이상이고, 10대 청소년 자살(5.2명)의 24배에 가깝다. 이심 대한노인회장은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사회는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생긴 필연적인 결과"라며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책임을 가정에만 맡기지 말고 정부가 시대적 변화에 맞춰 노·노(老老) 케어 사업을 늘려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거노인도 급증, 돌봄 서비스 혜택 20만명뿐---장기적인 대책 세워야할 때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 사는 독거노인 L(85) 할머니는 새벽 6시쯤 리어카 한 대를 끌고 폐지를 줍는다. 1~2시간씩 동네를 한 바퀴 돌아 폐지를 줍고, 2시간 정도 15평짜리 집에서 쉬다가 다시 폐지를 주우러 나오길 하루 4차례 이상 반복한다. 이렇게 해서 하루에 버는 돈은 많아야 4000원이다. 기초연금 20만원이 이 할머니의 주 수입원이다. "50대 아들은 희귀병에 걸렸고, 출가한 딸은 교통사고로 입원해 자식들이 날 신경 쓸 여유가 없어. 내 밥벌이는 내가 해야지." 할머니는 자식 때문에 괴롭고, 몸이 아파 힘든 생활을 수년째 하고 있다.
이 할머니처럼 일상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와 욕구를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독거(獨居)노인이 해마다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만 65세 이상 독거노인은 2005년 77만7000명, 2010년 105만6000명, 2014년에는 131만7000명으로 증가했다. 통계청은 독거노인 수가 2025년엔 224만8000명, 2035년 343만명으로 크게 늘 것으로 예상했다.
대전에서 보증금 200만원짜리 임대아파트에 사는 P(94) 할머니는 폐지도 못 줍는다. 귀가 잘 안 들리고 허리도 불편해 걷기조차 힘들다. 치아가 하나도 없어 씹는 음식을 먹기도 힘들다. 서울에 사는 아들은 암에 걸려 위독한 상황이어서 가끔 감기약이나 노인 기저귀, 먹을거리를 챙겨주는 아파트 반장이 유일하게 자신을 돌보는 이웃이다.
이처럼 독거노인들의 삶이 고달프다 보니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자살률은 3년째 하락하고 있음에도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이 64.2명(2013년)으로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특히 남자 노인들의 자살률은 2013년 102.3명으로 여전히 인구 10만명당 100명을 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독거노인을 방문해 안부를 확인하는 '기본 돌봄 서비스' 수혜자는 2014년에 20만명이다. 보건복지부는 서비스 독거노인 대상자를 2015년에는 22만명까지 늘린다. 선우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지금은 저소득층 중심으로 방문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앞으로 중산층 이상 독거노인도 늘어날 전망"이라며 "독거노인을 서로 만날 수 있게 연계하는 서비스 등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도와 행정적으로는 정부나 지자체가 주도적으로 시행하지만 종교 및 사회단체들도 이러한 노인 복지 서비스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특히 노인들이 종교 시설을 이용해 소외되지 않고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게 앞장서서 최대한 지원해야 한다.
노인 도우미가 독거노인 말동무… '老老케어' 활발 "또래 노인들이 와서 말동무해주니 얼마나 고맙소. 나는 하루 중 말동무들이 찾아오는 시간이 제일 좋아요."
요즘 각 지자체에선 여유가 있는 노인을 모아 독거노인을 돌보게 하는 '노·노케어(老老care)' 사업이 활발하다. 2014년 서울시 25개구가 노노케어 일자리로 고용한 노인은 6731명이고, 돌봄 대상인 독거노인은 5741명이다. 노인 인구는 급증하고 돌볼 노인은 많은데, 노인 복지를 담당하는 한정된 공무원들이 일일이 독거노인을 돌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노노케어는 정부가 벌이는 노인 일자리 사업 중에 하나다. 노노케어 일자리에 지원할 수 있는 사람은 65세 이상 중 기초연금을 받는 저소득 노인이다.
서울 동작구는 2005년부터 노노케어 사업을 시행해왔다. 2014년에는 노인 142명을 고용해 독거노인 338명을 돌보게 했다. 노노케어를 하는 노인은 2인1조로 지역 독거노인을 찾아, 3시간 정도 말동무가 돼주고 어디가 아픈지 물어보는 등의 활동을 한다. 이렇게 월 10회씩 독거노인을 방문하면 수당 20만원을 받는다.
노노케어 일자리에 참여한 70대 할머니는 "나이가 들면 가장 힘든 것이 외로움"이라며 "월 20만원 용돈도 받고, 외롭게 지내는 노인 친구도 사귀어 일이 전혀 힘들지 않다"고 말했다. 동작구청의 한 관계자는 "외로운 독거노인은 혼자 방치되다 고독사(孤獨死)하는 경우가 많은데, 노노케어는 이를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정경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젊은 사람이 독거노인을 방문하는 것도 좋지만 정서적 공감대를 나누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노인끼리는 '몸이 어디 아프냐' '나도 어디가 안 좋다'는 식의 대화 등을 나누면서 공감대 형성이 쉽고, 추억을 되새길 수도 있어 노노케어 제도가 어느 정도 긍정적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은퇴 후 40년 살기… 미리 설계하면 장수는 리스크 아닌 축복 "내 같은 동네 할배, 뭐 볼 거 있다고 이까지 왔노." 부산 남구 우암동의 부둣가. 13m 높이의 크레인 운전석에 앉아 컨테이너박스를 트레일러에 옮겨 싣는 작업을 마치고 내려온 K(72)씨가 헬멧을 벗자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이 날렸다. 얼굴엔 살짝 검버섯이 내려앉았다.
그는 젊은 시절 크레인 기사로 15년을 뛰었고 크레인을 천직으로 생각했지만, 몸담았던 중장비 회사에서 사무직으로 승진해 현장을 떠났다. 1999년 퇴직 후 두 달 집에서 쉬었지만 몸이 근질거렸다. '놀 바엔 차라리 천직이라고 생각한 크레인이나 더 탈까'하고 마음먹었다. 그는 곧바로 후배가 운영하는 중장비 회사로 나가 크레인 운전대를 다시 잡았고, 11년이 흘렀다. 그는 "사지 멀쩡하고 30년 가까이 갈고 닦은 특기들이 다 있을텐데 은퇴했다고 다 버리고 집에서 팽팽 놀면 그거야말로 '살아있는 시체' 아니냐"고 반문했다.
"허리 펴시고, 허벅지 조이시고. 하나 둘 셋 터언…." 지난 1월29일 오후 서울 성북구 종암동의 한 모델학교 사무실. 붉은 런웨이에서 마지막 워킹(walking) 실습이 한창이다. 172㎝ 당당한 체격의 L씨는 군청색 재킷을 펄럭이며 살짝 윙크를 날렸다. 올해로 70세, 평생 다니던 여행사에서 퇴직한 뒤 10년째다. 가끔 모델 일을 나가면 1회에 20만원 정도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그에겐 돈이 목적이 아니다. 그는 1971년 환타 모델로 신문 지면을 장식했던 적도 있었다. 이후 그는 여행사 직원으로 평생을 살았다. 모델 일로는 가족을 부양할 수 없어서였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은퇴 후엔 매달 국민연금(52만원)을 받고, 여행사에서 가끔 맡겨 주는 파트타임 일을 하며 월 100만원 정도 벌고 있다. 그는 "젊었을 때 꿈을 다시 꾸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몇년 전에 102세 할머니가 암 수술을 받았다. 100세 시대가 우리 눈앞으로 성큼 다가온 것이다. 60세에 은퇴한다고 해도 40년을 살아가야 한다. 위 사례의 K·L씨의 경우 이 40년을 노년기가 아니라 새로운 중년기로 개척하는 파이오니어들이다.
한국은 지난 40년 동안 OECD 국가들 중 터키를 제외하면 평균 수명이 가장 많이 늘어났다. 게다가 베이비붐세대(1955~1963년생)의 퇴직이 2010년 시작돼 앞으로 은퇴자 가구가 급속도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우리나라 은퇴자 가구는 272만가구(2011년 가계금융조사)로 추산돼 7가구 중 1가구꼴이다. 준비 없이 닥친 100세 시대를 많은 사람들이 공포로 받아들인다. 장수리스크·건강리스크·자녀리스크·물가리스크의 '신4고(新四苦)'가 노인의 전통적인 '4고(가난·고독·질병·무위)'를 대체했다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장수를 리스크로 받아들이는 것은 소극적인 생각인지 모른다. 한경혜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 교수는 "장수가 왜 리스크가 돼야 하느냐"면서 "인류는 지금껏 오래 살려고 병을 이겨내는 방법을 연구했고, 돈을 모았고, 행복해지려고 자녀를 키웠는데 왜 그것들을 몽땅 리스크로만 치부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강창희 미래에셋 부회장 겸 투자교육연구소장은 "100세 장수는 위험하니 빨리 죽는 게 낫다는 식의 부정적 생각을 가져선 안 된다"며 "100세 장수를 축복으로 만들 수 있도록 생애 설계를 하고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장충동 한국해비타트 본부에서 일하는 G(71)씨는 "은퇴는 죽을 때나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회 통념상 그는 한국전력기술 상무를 끝으로 1998년 퇴직한 은퇴자이다. 하지만 그는 퇴직 후에도 12년째 매주 월·화·목요일마다 경기도 분당 집에서 7시에 나와 서울로 출근한다. 해비타트는 세계 각지에 집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집을 지어주는 비영리단체다. G씨는 이 단체가 외국에 보내는 각종 공문들을 번역하거나 꼼꼼하게 손보는 일을 한다. 여기서 받는 월수입 100만원은 그에겐 덤이다. 그는 환갑이 지나 늦깎이로 시집(詩集)을 냈고, 주말엔 성남 문화원에서 시와 수필 쓰는 방법을 가르친다. 그는 한 달 일정이 빼곡히 적힌 다이어리를 꺼내 보여줬다. 그는 "퇴직 후 여러 일에 시간을 쪼개 쓰면서 나도 모르던 잠재력을 발견하는 때가 많아 깜짝깜짝 놀란다"고 말했다.
사실 우리가 흔히 받아들이는 '60대=은퇴'라는 공식도 1930년대 미국에서 우연한 계기로 만들어진 것이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1930년대 뉴딜 정책을 입안하며 연금을 지급하는 은퇴 연령을 62세로 정했는데, 당시 미국인의 평균 수명이 63세였다. 수명은 계속 늘어 80세에 가까워졌는데, 사람들의 머릿속에 박힌 은퇴 연령만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공자(孔子) 시절에 평균 수명은 38세 정도였다. 공자가 말한 불혹(不惑·40세)은 지금으로 치면 80세 정도 된다. 이제는 100세쯤 돼야 공자 시절의 지천명(知天命)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精吾 문 윤 홍·칼럼니스트·moon475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