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들은 기업의 생리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으며 미래 사회 기업을 포함한 모든 조직들이 생존을 위해 지금까지 고수해오던 자신들만의 방법들을 버리고 새로운 목표를 향해 조직을 정비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진단한다. 미래 사회 조직의 운명을 짊어지고 갈 영향력 있는 인재를 <C 유전자>를 지닌 C레벨로 명명한다. 지금도 국내 알만한 대기업들은 전통적인 수직 구조의 위계 조직에서 역할 중심의 구조 조정을 해 나가고 있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직급을 과거 부장-차장-과장-대리에서 사원-선임-책임 등과 같이 단순화시켰으며 SK그룹은 아예 연공서열제를 폐지하고 인사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하여 누구나 성과만 있으면 승진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했다. 위의 사례만 보더라도 앞으로의 시대는 조직 사회에서 상사가 사라지는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것은 생각보다 엄청난 시대적 변화가 숨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개개인의 가진 능력에 따라 얼마든지 부를 가질 수 있는 시대인 능력 우선, 엘리트 우선 주의로 흐를 것이다. 기업은 더 이상 단계별 업무 보고를 중심으로 하는 전통적인 중간 관리자를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며 직급조차 파괴해 버릴 것이다. 시대의 파도에 몸을 밑긴 채 배정된 업무만 수행하며 살지 아니면 자신의 역량과 가능성을 직장 내에서 최고 수준까지 끌어 올리며 살지 선택은 각자에게 달려 있다.
C 유전자를 지닌 C 레벨부터 정리해 보자. 여게에서 C 란? Chief의 머릿 글자다. 즉 프랑스어 Chief는 최고 의사결정권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음식계에서 최고위자를 Chef 셰프라고 부르는 것처럼. 영어권에서는 Head로 불리는 C 레벨은 대부분의 기업들에 포진되어 있다. 가령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최고정보책임자(CIO), 최고전략책임자(CSO), 최고운영책임자(COO),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최고기술책임자(CTO), 최고인사책임자(CHO), 최고디자인책임자(CDO) 등 지금의 기업들은 기업을 대표하는 최고 1인자 CEO 혼자만으로 결정할 수 없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그래서 각 기업마다 C 유전자를 지닌 C 레벨의 인재들을 영입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팬데믹 상황 속에서 비대면 재택 근무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CLO 즉 최고법률책임자로 불렸던 용어가 CLO(Chief Listening officer) 즉 최고경청책임자로 전환되고 있다. 다시말하면 기업은 필요하다고 여기는 역할이 점점 더 많아지기 때문에 C 레벨도 점점 다양해 지고 있는 것이다. 기존에 있던 직무를 잘게 쪼갠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역할이 생긴 것이다.
C 레벨에 있는 사람들은 관리자가 아닌 의사결정권자다.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위치에 오른 사람이다. 정교하고 적확한 의사 결정을 할 줄 아는 사람이다. 모든 리스크로부터 자유로운 존재다. 다른 산업으로도 진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C 레벨은 직장에 다니면서도 성장해 간다. 안정적인 급여를 받으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부를 늘린다. C 레벨의 가장 소중한 자산은 시간이다.
그렇다면 평범한 직장인이 C 레벨에 오르기 위해서는 저자는 C 유전자를 지녀야 한다고 강조한다. 유전되는 것이 아니라 훈련되어지는 것이고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C 유전자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단순하게 요약하면 이렇다. 5가지다. 의사결정력, 변화제어력, 운용력, 정치력, 협상력.
일본 기업 소니의 몰락에서 볼 수 있듯이 잘못된 의사결정력은 회사의 성장을 방해한다. C 유전자의 첫 번째 항목은 의사결정력이다. 삼성의 최고의 신의 한 수는 반도체 도입이었다. 반면 최고의 오판은 2005년 안드로이드 인수 건을 놓친 것이다. 코카콜라에서도 뼈아픈 의사결정이 있었다. 1920, 1931년 두 번에 걸쳐 펩시 인수 건을 놓친 것이다. LG전자는 고졸 출신의 조성진 부회장을, 쌍방울은 40세의 김세호 대표이사를, 네이버 웹툰은 김준수 CEO를 발탁한 것은 그들이 가진 장점인 탁월한 의사결정력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팀을 운용하는 능력, 사람에게 충성하기 보다 회사와 맺은 계약에 충실하며 강력한 네트워크(기브 앤 테이크)와 좋은 평판의 정치력, 막판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낼 수 있는 능력 이것이 바로 C 유전자다!
C 레벨에 있는 이들은 맡겨진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던 이력이 있어야 한다. 지금도 여전히 업무에 대한 역량이 높아야 한다. 인성과 태도에 리스크가 없어야 한다. 타인이 당신을 추천할 때 인성 때문에 고민하지 않을 정도의 선한 인성을 소유해야 한다.
내가 몸 담고 있는 교육계에도 적용해 보면 의사결정할 기회를 학교장에서 각각의 부장교사에게 위임해야 한다. 다변화된 시대에 독단적인 판단은 착오를 일으킬 확률이 높다. 학교 내에서도 C레벨에게 권한을 확실히 유임해야 한다. 최고의사결정권을 부여해 주자는 얘기다. 교감, 행정실장을 포함한 각 부장교사들이 그런 역할을 수행하도록 권한을 위임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요즘 학교에는 90년생 즉 젊은 세대의교사들이 대거 들어온다. 그들의 특성을 고려하여 '가르친다'는 관점으로 접근하기보다 어떻게 그들의 의견을 '수용할 것인지'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젊은 세대에게는 '성공해서 떠나라'라는 말이 강력한 동기부여로 작용할 수 있다.
회사와 학교 조직이 차이점이 있지만, 집단지성에 관한 부분도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집단지성의 장점에 대해서는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기에 이 책에서 언급한 (물론 기업가의 관점에서) 집단지성의 단점을 보면, 타인을 존중해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않는 현상(정보신호), 쉽고 편한 것을 따르려는 현상(유리스틱), 최고 발언자의 의도에 동조하는 현상(폭포효과), 집단이 한 쪽 방향의 극단으로 치닫는 현상(집단 극단화)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최선의 해결책을 도출해 낸다더라도 결정이 너무 늦어 진다는 단점도 있다. 그래서 그 대안으로 '무엇이 정답인지 논의 하는 관계에서 결정한 것을 정답으로 만들어가는 관계'로 전환할 것을 생각해 보라고 권면한다.
기업에 대해 경험도, 지식도 없는 자가 두서없이 책을 요약하고 내가 소속되어 있는 학교에 어설프게 적용하다보니 헛점이 많을 것 같다. 읽으시는분들의 넓은 이해를 부탁드린다. 다만 학교의 교직원들도 한 번 쯤은 다른 세계의 책들을 읽어 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