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은 그 말을 듣고 한마음으로 목소리를 높여 하느님께 아뢰었다." (24)
사도행전 4장 24절부터 30절까지는 베드로와 요한의 말을 들은 신도들의 반응이 공동(합심)기도로
나타났음을 기록하고 있다. 이것은 초대 교회가 무엇보다 기도에 힘쓰는 공동체였음을 잘 보여준다.
특히 본문에서는 그들의 기도드리는 모습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 그들의 기도는 '한마음으로'
드리는 기도였다. 이에 해당하는 희랍어 '호모튀마돈'(homothimadon)은 '함께', '동시에' 등의
뜻을 지닌 '호무'(homu)와 '열정', '열망'등의 뜻을 지닌 '튀모스'(thimos)의 합성어에서
유래하며 '하나의 열정으로', '일치된 마음으로'란 뜻을 지닌다.
당시 기도를 드리는 사람의 수효가 얼마나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성령 충만한 신도들이 하나의 지향
(intention)을 갖고 기도를 드린 것 만큼은 분명하다. 이것은 공동기도를 명령하신 예수님의 권고와도
조화를 이룬다.(마태18,19)
그리고 '목소리를 높여'(eran phonen ; 에란 포넨)는 열정적으로 했음을 보여 준다. 이것 역시 전심
전력으로 기도하라는 성경의 명령과 조화를 이룬다.
"너희가 나를 찾으면 나를 만나게 될 것이다. 온 마음으로 나를 구하면 내가 너희를 만나 주겠다."
(에페29,13-14ㄱ)
이런 기도는 사도행전 4장 31절에 나오는 바와 같이, 하느님의 가시적 응답을 받을 수 있었고 또한
말씀 전파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었다.
"이제, 주님! 저들의 위협을 보시고, 주님의 종들이 주님의 말씀을 아주 담대히 전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저희가 그렇게 할 때, 주님께서는 손을 뻗으시어 병자들을 고치시고, 주님의 거룩한 종
예수님의 이름으로 표징과 이적들이 일어나게 해 주십시오."(29-30)
사도행전 4장 24-28절이 하느님께 대한 찬양과 역사적 사건을 근거로 한, 과거를 회상하는 기도였다면,
9-30절은 현실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 구체적인 간구의 내용이다. 이 간구의 내용은 모두 세 가지이다.
첫째는, 본문에 나타난 대로, 수석 사제들을 주축으로 하는 유다교 세력의 위협을 간과하지 말고,
감시해 달라는 간구이다. 둘째는, 29절 하반절의 내용으로 담대히 주님의 말씀을 전하게 해달라는
간구이다. 셋째는, 예수의 이름으로 표징과 이적들이 계속 일어나게 해달라는 내용이다.
여기서 '저들의 위협을 보시고'에서 '보시고'는 희랍어로 '에피데'(ephide)인데, '에페이돈'(epheidon)
의 명령법으로서, 기원을 나타낸다. '에페이돈'은 '위에서', 또는 '어떤 것을 향하여'라는 의미가 있는
'에피'(ephi)와 '보다'란 의미를 지닌 '에이도'(eido)의 합성어에서 유래한 단어로서, '위에서 보다'
또는 '어떤 대상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보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에피데'는 그리스도교인을 핍박하는 유대 종교 지도자들을 주목해서 보시고 그들의 손으로부터
건져 달라는 의미가 있는 표현이다.
"이렇게 기도를 마치자 그들이 모여 있는 곳이 흔들리면서 모두 성령으로 가득 차 하느님의 말씀을
담대히 전하였다." (31)
사도행전 4장 24-30절에 기독된 신도들의 기도가 끝나자, 그들이 모인 기도의 장소가 진동하였다.
여기서 '흔들리면서'에 해당하는 '에살류테'(esaliuthe)의 원형 '살류오'(saliuo)는 바람에
의해 갈대와 같은 물체가 흔들리는 상태를 묘사하거나(마태11,7) 감옥의 문을 열게 할 만한 큰 지진을
묘사하는데도 사용된(사도16,26) 동사이다.
따라서 제자들이 모인 곳이 흔들인 이유는 지진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현상은 신도들의 간절한
공동기도가 하느님께 가납되었다는 가시적 증거이며, 동시에 곧 이어지는 성령의 강한 임재와 연결이
된다. 땅이 흔들리는 현상은 거룩하신 하느님의 임재로, 인간의 오감을 통해 알게 하시는 방법이기도
했다.(탈출19,19 ;이사6,4)
한편, 본절에서 공동으로 기도한 신도들이 '모두' 성령이 충만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는 초대 예루살렘 교회의 일체성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이때 이들이 경험한 성령충만은 사도행전
2장 4절에 나오는 오순절 성령 강림때 이들이 경험한 성령 체험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오순절에 있었던 일은 성령세례와 성령충만이 동시에 일어난 일이다. 오순절의 성령 세례는 이를
경험하는 자의 입장에서는 일회적으로 이루어지는 사건이다.
반면에, 일반적으로 말하는 성령충만은 성령세례로 인하여 구원을 경험한 사람들이 더욱 영적으로
충만한 역동적인 삶을 살게 하기 위하여 반복적으로 주어지는 현상이다. 특히 본절의 성령 충만은
말씀을 담대히 전하기 위한 성령의 특별한 임재로 볼 수 있다.
출처: 피앗사랑 글쓴이: rig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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