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게를 무진장 좋아한다. 어떤 식으로 요리를 했건 게는 맛있다. 그러나 아미노산의 효능이 그 어떤 것보다 진정으로 발현되었을 때가 바로 게장일 때라고 생각한다.
여하튼, 한 접시 2인분에 45000원. 두마리만 달랑 나오는 걸 생각하면 만만한 가격이 아니다.
난 이미 게장을 먹을 생각에 약간의 흥분상태. 해서 눈에도 들어오지 않는 반찬 잘 삭힌 고추와 맛난 갈치젓과 담백한 계란찜에 너른 미역국이 나왔던가 말던가... 그리고.. 드뎌, 게장이 나왔다.. 아흐~
요즘 게장이 예전과 다른 점은 조금 덜 짜다는 것이다. 해서 짐작대로 게살은 조금 허옇다. 그러므로 함께 나온 간장에 그 속살 쪽을 슬쩍 담구어 가지고 앞접시에 놓는다. 가슴이 뛴다. 아흐~~
살 위로 황갈색의 신선한 장을 배경으로 몽글몽글하고 선명한 주황색을 띤 알이 다소곳이 젓가락을 맞는다. 일단 슬쩍 눌러 적당히 집어다가 따끈한 조밥 위로 슬쩍 얹는다. 입안에 침이 고이면서 목구멍이 긴장하기 시작한다. 아흐~~~
배인 간장에 밥알이 살짝 풀어지면서 몇 알 떨어트리면서 입안으로 넣는다. 숨이 차오른다. 씹으면서 알과 잘 배인 신선한 장의 향이 퍼지면서 머리가 몽롱해지고. 아흐흐~~~~
그리고 아작 소리를 내면서 살을 베어무니, 게껍질 사이로 쫀득하고 몽클한 살이 겹겹이 들어오며 입안의 침과 밥이 함께 나뉘고 섞여서 더 이상..... 목젓이 울어버렸다. 아 우우~~~~~~~~~~~~~~~~~~
다들 알겠지만, 게장의 가장 큰 난관은 비린내와 떫은 맛이다. 이 집은 그런 잡냄새와 비린내가 덜하며, 오히려 청량고추의 칼칼하고 맑은 매운 맛이 입안에 끝까지 남아서 간장의 여운을 말끔하게 씻어내는 역활을 한다. 향은 짠 맛으로 가장 쉽게 유지 될 수 있지만, 그것이 이런 경우 끝까지 남게 하는 악재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집은 게장의 향을 죽이지 않는 옅은 생강맛과 붉은 고추가 아닌 매운 청고추의 절묘한 양으로 그 악재를 뛰어넘었고, 향으로는 가늠할 수 없는 나무나 풀잎같은 것이 들어가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게 깔끔하다.
간혹 다른 집 게장을 먹어보면 딱지 앞쪽의 모래 주머니가 달려있는 채로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도 가끔은 떫은 맛을 내게 하는데, 이 집은 게를 비롯해 그것까지 손질이 깨끗하게 되어있었다. 탱탱한 게살의 선도도 좋았고, 장과 살을 누르지 않고 베어내어 담은 솜씨까지 만족스러웠다.
게장의 하일라이트는 역시 딱지에 비벼먹는 밥이다. 살을 다 베어먹고 밥을 넣어 살살 비빈다. 아 우! 그 밥은 진정 달다. 적당히 한쪽으로 몰아가며 먹어가며 남은 간장을 넣어 젓가락으로 구석 구석 후빈다. 그 후벼서 나오는 알은 더 쫀득하니 수줍은 소녀의 버선목같은 맛이다. 아 우!!!
후벼먹다가 나머지 아쉬운 밥을 박박 긁어 넣고 남은 별모양의 장이 몇 알 떠다니는 아직도 콧대 높은 간장을 슬쩍 더 뿌려 마무리한다. 밥도둑은 그렇게 화려한 향을 접는데, 왕궁같던 집 담을 넘어나오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었다. 아 우!
주차장완비, 본관과 별관이 따로 있고, 청결하나 써비스는 특별하지 않다.
cf. 게는 정신적 에너지를 충만하게 하는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원료가 되는 티로신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아이들, 수험생에게 좋은 음식.
게의 단백질은 로이신, 아르기닌 등 필수 아미노산이 많이 들어 있어서 성장기의 어린이에게 좋고 소화성이 좋아서 병의 회복기에 있는 사람이나 허약체질, 노약자에게 매우 좋은 식품이다.
뿐만아니라 저지방 고단백 식이를 해야하는 비만증, 고혈압, 간장병 환자에게 좋다. 게에는 간장과 심장을 강화시키는 타우린이 많은 경우엔 450mg까지 들어 있어서 성인병 예방에 매우 유용하다한편에서는 이런 조개류와 갑각류에 들어있는 것은 콜레스테롤이 아니라 다른 종류의 스테롤이며 이것은 혈중 콜레스테롤치를 오히려 낮추며 동맥경화의 원인이 되는 유해한 LDL(Low density lipoprotein)콜레스테롤을 낮추어 주고 심혈관(관상동맥)질환이나 동맥경화을 예방하고 심장 건강의 지표가 되는 HDL(High density lipoprotein) 콜레스테롤의 비율을 높여준다고 하는 연구 보고도 있다.
첫댓글 맛있긴 한데 너무 비싸요 그런데 설명을 정말 죽이게쓰셔서 넘 먹고파..
엇..근데 자세한 주소가..없네요 T.T
앗.. 죄송.. 신사동 사거리 파리바케트 뒷골목으로 들어가서 왼쪽 첫번째 골목에 있어요. ^^ 검색하셔도 자세한 지도 있어요. ^^;;
초창기에 프로야구선수들이 많이 왔다해서 프로간장게장이 됐다고 합니다.. 한번씩 연예인들도 보입니다..약간늦은 시각에..
저는 소문보다 별로였어요. 전라도게장에 입맛이 길들여져서인지, 싱거운 느낌이 강했다고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