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4개혁회의 부의장 설조 스님이 17일 오후 7시 우정총국 마당에서 열린 교단자정센터 정기법회에 참석해 설정 스님이 교통사고를 내 교회가던 노파를 숨지게 했다고 폭로했다. 설조 스님은 어떤 이유에서건 "사람을 해친 분이 종단 행정수반인 총무원장이 되서는 안 된다"며 "원로회의가 후대에 오명을 남기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불교닷컴
“외제차건 국산차건, 음주건 맨정신이건, 유가족에게 위로금을 줬건 안 줬건 살인은 살인이다. 설정 스님은 행정수반인 총무원장을 해서는 안 된다.”
94개혁회의 부의장을 지낸 설조 스님이 제35대 조계종 총무원장 당선자 설정 스님이 교통사고를 내 한 노파를 숨지게한 사건을 폭로했다.
설조 스님은 교단자정센터(원장 손상훈)가 17일 오후 7시 우정총국 마당에서 연 자정법회에 참석, “설정 스님은 조계종의 행정수반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원로회의가 후대를 위해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설정 스님이 교통사고를 일으켜 한 노파를 숨지게 한 사건은 학력위조와 막대한 개인재산, 은처자 파문에 이어 35대 총무원장 당선자 인준을 위한 원로회의 하루 전에 터졌다.
“예배가는 노파 치고 도주, 2천만원 보석금내고 풀려나”
설조 스님은 “그(설정 스님)는 1980년대 밤에 (교회에) 예배를 보러가는 이웃교단의 할머니를 친 뒤 예산경찰서로 가서 3, 4일 구류 후 당시 2,000만 원의 보석금을 내고 나와서 사건을 수습한 자”라고 주장했다.
설조 스님은 “산인(山人)의 생각으로는 맨정신으로 살인을 하여도 살인이요, 술을 먹고 살인을 하여도 살인”이라면서 “교단의 행정수반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은 교단의 역사가 그러하고 정화종단의 이념과도 아득히 먼 사실”이라고 했다.
설조 스님은 교통사고 사망사건을 수덕사 주변 지역의 스님들을 통해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 예산과 당진, 홍성에 사는 스님들이 그때의 일을 기억하고 있다. 그 중에는 뺨을 맞고 명치를 얻어 맞으면서도 유가족을 위로하러 간 스님도 있고, 당시 경찰서장은 불자신자였는데 그에게 본사주지 스님(당시 설정 스님)이 구속을 면하게 해달라고 탄원한 스님도 있다.”고 했다.
이어 “그분의 행적과 업적을 보면 종단의 행정수반으로는 판단력이 많이 부족할 것 같다. (사망)사건과 관련된 것 뿐만 아니라 상식적으로 부적합한 인물이어서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설정 스님과 박원자 씨가 공동저자인 인생법문집 ‘어떻게 살 것인가’에는 설정 스님이 성질이 급해 자동차를 몰면 시속 100Km가 성에 안차 150Km를 밟는다는 증언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설조 스님은 설정 스님의 차사고 사망사건은 “생활의 유혹이나 실수가 아닌 생활의 습관에서 벌어진 것”이라고 보았다.
“본사가 1500만 원, 다른 사람이 500만 원 내 보석금 마련”
설조 스님은 당시 음주여부에 대해서는 “그분은 술을 먹었다고 하지 않을 것”이며 “우발적인 사고라고 할 것”이라고 했다.
또 “이 같은 일은 (종단)구성원의 숨은 비사이고 슬픈 일이어서 발설할 사정은 아니다.”면서 “하지만 이코노미스트에 사기협잡집단으로 매도되고 큰스님들은 일언반구도 없었다. 그런데 총무원장이 되도 말을 안할 것이냐”고 했다.
설조 스님은 교통사고 사망사건을 폭로하는 이유를 “그분이 당선하면 부당함을 밝히겠다고 여러 사람들에게 말해왔다.”며 “나도 덕숭문중이고 만공 스님의 법손이다. 문중을 위해서도 이런 일은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옳고 그름을 돌아보지 않고 같은 업의 대중을 빌미로 하여 교단사를 논한다면 정화 조계종은 탄생하지 못했다.”면서 “누군가는 말해야 한다. 혹자는 ‘이런다고 변화가 있겠느냐’며 ‘늙은 몸을 보전하라’고 한다.”고 했다.
이어 “독립선언 33인이 미친 것이 아니다. 독립선언서를 읽는다고 조선이 독립될 것이라고 생각했겠느냐”면서 “조선이 자주민이고 자주국가라는 씨앗을 심기 위해 각오하고 외쳤던 것”이라고 했다.
▲ 17일 우정총국 마당에서 열린 교단자정센터 법회에서 말하는 설조 스님.ⓒ불교닷컴
“양심·올바름의 씨앗 심기 위해 외쳐야 한다”
설조 스님은 “누군가는 외쳐야 한다. 양심을, 올바름의 씨앗을 심기 위해 외쳐야 한다. 병든 나라여도, 병든 종단이어도 해야 한다.”고 했다.
설조 스님은 종단 내부가 아닌 공개된 외부에서 사건을 폭로하는 것에 대해 “사회구성원으로서 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스님은 "숫자가 많다고 해서 옳은 것이 아니다. 오직 부처님 법에 맞느냐 맞지 않느냐에 따라 옳고 그름이 정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처님의 유훈대로 한국은 수행과 교화의 방편으로 종헌종법을 만들어 종단을 설립해 국가에 신고해 종단을 운영하고 있다.”며 “종헌종법은 불자들과의 약속이고 부처님 유훈을 실천하는 방편이다. 이는 이 시대에 불교가 정의롭고 바르게 수용하겠다는 약속이다. 또 불자와 국민, 정부와의 약속”이라고 했다.
또 “정화 당시 기성종단은 7,000여명의 대처승과 종정, 중앙종회, 총무원을 장악하고 있었다. 10여개의 독신승 거주사찰을 제외한 1,700여 개의 사찰을 실제 관장하고 있었지만, ‘불법에 대처승은 없다’는 부처님 유훈의 대의에 어떨 수 없이 종단을 250여 명의 독신 수행승들에게 넘겨주고 나갔다.”고 했다.
“불법에 대처승 없다…250여 비구 계란으로 바위 깨”
설조 스님은 “250여명의 독신승들 중에는 상당수의 사미와 사미니 노스님들도 있었다.”며 “하지만 250여명의 뜨거운 구도심과 불법답게 살겠다는 원력이 계란으로 바위를 깬 것과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라고 했다.
스님은 “오늘의 종단 현실은 사기협잡집단을 넘어서 ㅇㅇ자가 행정수반을 하겠다는 형편”이라며 “큰스님들께서는 영국의 유력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서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이 ‘사기협잡집단’이라고 보도해 국내 유수 언론기관에서 인용보도하였어도 그에 대한 이의나 대책이나 개선에 대하여서 한 말씀도 없으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ㅇㅇ자가 총무원장으로 당선되어 종단 최고기구인 큰스님들의 원로회의에서 인준에 관하여 논의하게 됐다”면서 “총무원장은 평승려 이상의 수행과 상식적인 사고를 넘어 고결한 언행을 하는 승려여야 한다.”고 했다.
설조 스님은 “오늘 교단 현실이 아무리 암혹하더라도 사기협잡집단에 가까운 불의한 자들보다는 순수 수행인들이 더 많이 않겠냐”며 “소순한 다중이 불의한 무리의 위압에 눌려 불의에 대항하지 못하는 현실을 직시하시고 원로 스님들께서는 부처님을 믿는 이들의 신심을 굳건히 이끌어 주고 믿음이 약한 이들을 부축하여 부처님 법이 이 땅에 넓게 굳건히 유지되도록 이끌어 주시기를 앙망한다.”고 했다.
“치사 사건 낸 총무원장 인준 오명 남기지 말길”
또 스님은 “산중의 어른인 원로스님들이 후대에 총무원장 자격이 없는 사람, 물의가 있고 치사 사건을 낸 분을 총무원장으로 인준했다는 오명을 대대로 남기지 말기를 간곡하게 부탁드린다.”면서 “원로스님들이 후배들에게 욕먹지 않는 스승이 되기 위해서라도 내일 바르게 처리해 달라. 나도 업이 같은 사람이다. 저 역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말씀올린다.”고 했다.
<불교닷컴>은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사건과 관련, 음주 여부 등 정확한 해명을 요청했으나 "근거 없는 주장을 사실인양 질의한 것은 모두 허위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일부 언론에 보낸 보도자료에서는 "수행자로서 평생의 아픔으로 간직하고 살아가고 있는 교통사고를 음주 사고로 왜곡시키거나... 여의도 삼류 정치판에서 조차 보지 못하는 추악한 행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