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11월25일 야고보 아저씨의 샬롬묵상--하느님은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엘 리]

11월25일 연중 제33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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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은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루카20,2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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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부활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두가이 몇 사람이 예수님께 다가와 물었다.  “스승님, 모세는 ‘어떤 사람의 형제가 자식 없이’ 아내를 남기고 ‘죽으면, 그 사람이 죽은 이의 아내를 맞아들여 형제의 후사를 일으켜 주어야 한다.’고 저희를 위하여 기록해 놓았습니다. 그런데 일곱 형제가 있었습니다. 맏이가 아내를 맞아들였는데 자식 없이 죽었습니다. 그래서 둘째가, 그다음에는 셋째가 그 여자를 맞아들였습니다. 그렇게 일곱이 모두 자식을 남기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마침내 그 부인도 죽었습니다.  그러면 부활 때에 그 여자는 그들 가운데 누구의 아내가 되겠습니까? 일곱이 다 그 여자를 아내로 맞아들였으니 말입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이 세상 사람들은 장가도 들고 시집도 간다. 그러나 저 세상에 참여하고 또 죽은 이들의 부활에 참여할 자격이 있다고 판단 받는 이들은 더 이상 장가드는 일도 시집가는 일도 없을 것이다. 천사들과 같아져서 더 이상 죽는 일도 없다. 그들은 또한 부활에 동참하여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 그리고 죽은 이들이 되살아난다는 사실은, 모세도 떨기나무 대목에서 ‘주님은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라는 말로 이미 밝혀 주었다. 그분은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사실 하느님께는 모든 사람이 살아 있는 것이다.” 그러자 율법 학자 몇 사람이 “스승님, 잘 말씀하셨습니다.” 하였다. 사람들은 감히 그분께 더 이상 묻지 못하였다.   나는 어려서부터 죽음을 많이 대하였는데 어른들의 죽음을 목격하기도 하고, 죽은 시신을 지키며 같이 자기도 하고, 염습에 참여하여 염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 중에도 가장 어려운 일은 역시 임종하는 사람 옆에서 죽음을 준비하는 순간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고 자식들에게‘나를 살려 달라.’고 떼를 쓰는 사람들과 죽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사람들의 옆에 있을 때 가장 견디기 안타까운 고통을 체험하였습니다. 죽음은 전혀 다른 세상으로 느껴지며 또한 반갑게 맞이할 수 없는 것입니다. 열심히 세상을 살다가 죽음을 당당하게 맞이하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존경스럽고 그분의 삶을 닮고 싶은 마음이 가득합니다. “나도 저분처럼 그렇게 죽을 수 있을까?” 하는 자문을 여러 번 반복합니다. 그리고 그 분들처럼 그렇게 당당하게 죽게 해달라고 주님께, 임종자의 주보이신 성 요셉과 성모님께, 그리고 수호성인께 기도한답니다.     나는 가정사정으로 군 입대를 세 번이나 연기하고 스물세 살의 늦은 나이에 군대에 갔습니다. 그때는 지금의 아내 베아뜨릭스는 나와 결혼하지도 않은 사이였는데 나를 대신해서 집안의 살림과 동생들의 뒷바라지를 모두 하면서 나에게 입대하도록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훈련을 받으면서 나는 거의 매일 아내와 사랑의 편지를 주고 받았습니다. 그런데 며칠동안 편지가 끊어졌습니다. 훈련병 생활의 막바지에 있던 어느 날 저녁 사단참모부에 근무하는 일등병이 나를 찾아 내무반에 왔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묻는 것이었습니다. “네가 성당에 다니는 oo 이냐?” 나는 군기가 가득 들어서 부동자세로 “네 그렇습니다.”하고 답변하면서 ‘성당에 다니는 것이 군대에서 무슨 중죄라도 진 것’처럼 굳어져 있었습니다. 그는 내무반장의 허락을 받아서 나를 데리고 훈련소 매점에 데리고 갔습니다. 그러더니 아주 눈에 익은 애인의 편지를 대여섯 장 내어 놓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 편지인지를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내 편지를 확인해 주었고, 그 일등병은 찹쌀떡을 내어놓으면서 나를 안심시키고 자신을 소개하였습니다.   그는 부산 사람인데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상학과에 다니던 준재였습니다. 그래서 사단 사령부 경리참모실에서 복무하고 있는 주00 베드로 일병인데 일과 후 사무실 청소를 하던 그의 눈에 띈 것은 정성들여 쓴 여러 통의 편지가 쓰레기통에 있더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호기심으로 그 편지를 보았는데 훈련병인 내게 보내는 편지인데 봉투는 없고 내용물만 있어서 그 편지를 아무리 뒤져 보아도 이름 두 글자와 주님을 의지하고 어려움을 견디며 최선을 다해서 훈련을 받으라는 격려의 내용과 내가 궁금하게 여기는 집안의 여러 얘기들을 적고 있더라는 것입니다. 그는 밤을 새워가며 3,500여 신병교육대에 가서 훈련병 전체의 인사기록카드를 뒤졌더니 내 이름과 같고, 성당에 다니는 사람이 세 명이 나오더랍니다. 그래서 그 편지를 들고 찹쌀떡 세 개를 사가지고 나를 제일 먼저 찾은 것입니다. 그리고 용기를 내어 기도하고, 주님과 성모님을 의지하면서 열심히 살도록 나를 격려 하여 주었습니다. 그날 나는 너무 감동을 받아서 베드로 일병을 붙잡고 엉엉 울었습니다. 나는 훈련을 마치고 카투사에 선발되었고, 통역병으로 근무하게 되어서 우리는 베드로 형제와 많은 편지를 주고 받으며 서로 우정을 키웠습니다. 일주일에 적어도 두통의 편지를 보내고 받았습니다. 그런데 한 7개월이 지나서부터 거의 세 달이 지나도록 그의 편지가 오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참으로 궁금하였지만 다른 방법이 없어 궁금하게 기다리고 있었는데 세 달이 지나서 나는 아주 짤막한 편지를 받았습니다. “나는 병실에서 그대의 편지를 읽고 있다.”라고 쓰고 그간의 경과를 간단히 적고 있었습니다.   그는  백일 전쯤 대전에 가서 업무를 보고 부대로 복귀하기 위해서 기차를 탔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이 타서 객실 승강대에 매달려가고 있었는데 기차가 커브 길을 돌고 있을 때 옆에 있는 초등학생 아이가 떨어지는 것을 잡아당겨 놓고 자신이 기차에서 떨어진 것입니다. 그 초등학생의 어머니가 기차를 세우고 국군 통합병원에서 세 번의 뇌수술로 살아나서 내 편지를 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 가까워졌습니다. 그러나 그는 많이 우울해졌고 그 좋던 머리가 많이 아프고 쑤신다고 하였습니다. 나는 의가사 제대를 하였고, 병장으로 진급한 그 친구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월남전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지명 받은 군인을 대신해서 월남에 자원 파병되었습니다. 월남에서 온 그의 마지막 편지는 “덤으로 얻은 생명, 내게 베풀어 주신 주님의 은혜와 그대의 기도에 감사한다.”라고 쓰고 있었고, 지금까지 그는 내 곁에 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의 삶은 전혀 덤으로 얻은 생명이 아니었습니다. 나는 지금도 그의 사진을 코팅해서 쳐다보면서 그를 그리워합니다. 그리고 하느님 앞에서는 모두 산 사람이라는 주님의 말씀과 부활에 참여할 자격이 있다고 판단된 사람으로 그는 선택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그를 볼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그는 지금 주님의 팔에 안겨 이 묵상을 보고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이 부족한 나를 위해서 기도하고 있을 살아있는 다정하고 사랑하는 형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형제를 주신 주님께 감사하고 있답니다.   저희에게 생명을 주시고 거룩하게 축복하여 주시는 좋으신 주님, 저희는 당신께서 저희를 선택하시고 사랑을 베풀어 주심에 감사와 찬미를 드립니다. 저희에게 부활에 참여할 수 있는 은총을 내려주시고 당신 앞에서 살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심에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주님 잘 죽을 수 있도록 당신의 성령으로 인도하여 주시고, 저희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죽은 후에 만날 수 있도록 특은을 베풀어 주소서. 저희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죽은 후에는 꼭 보고 싶나이다. 저희의 불손한 이 청원을 내치지 마소서. 자비의 주님!! -선교사랑방 야고보 아저씨-

[루시루시]

코 끝이 찡해 옵니다. 날씨처럼 스산한 제 마음에 여운을.......

[백의천사]

가슴이 찡합니다. 감동적인 묵상글을 통해서 살아계신 하느님을 다시 생각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야고보 형제님! 그리고 사랑하는 엘리자매님!

[푸른구름]

하늘에서 주님의 팔에 안겨 계실 친구분과 지금도 서로의 통교를 믿고 계신 엘리님,소중한 기억을 고맙게 읽었습니다. 좋은 나눔 감사드립니다.

[엘 리]

푸른구름님!! 이 글은 야고보형제님이 나누시는 글을 저는 그저 전달해드리는 것이랍니다. 늘 관심과 사랑 감사드려요. 주말 행복하세요

[이창순]

산이들의 하느님께서 저희를 내치지 마시도록 기도합니다.

[김은주]

주님께서는 살아있는 자들의 하느님이심을 굳게 믿게 해주세요.

[manim]

죽든지 살든지 하느님의 품안에 있기를 소망하며...... 감동적인 묵상 잘 하고 갑니다. 좋으신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