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은 가물다고 해서 그래도 물이 있는 계곡단풍은 볼만 하지 않을까? 하고
순천향의대의 황교수와 의논하여 북한산 진관사 계곡으로 산행코스를 잡았다.
이 코스는 계곡 옆으로 올라가다가 마지막에는 치고 능선으로 붙는 길로
약간 힘이 들어 다니는 등산객들이 많치는 않는 코스이다,
오늘 모인 사람들은 나의 십여년 선배로 아직도 현역에서 환자를 보고계시는 박선생님.
그리고는 내가 최고령자, 황교수, 원자력병원의 정선생, 내가 같이간 우리병원 병동 수간호사, 순천향 신장실 식구들,
인공신장관련회사 직원 둘, 총 11명으로 합동 등반이라할까?
이 직원들도 산이 좋아 따라 온 것이고 내려와서 계산은 반드시 1/n이다.
일행을 기다리고 있으니 웬 사람이 명함을 주면서 11인승 승합차가 있으니 바로 앞에 대기 하고 있으니 이용하란다.
진관사입구까지는 만 이천원, 딱 인원수도 맞고 비싸지 않아 타고 출발한다.
진관사 일주문옆으로 우회로가 있어 다리를 지난다.
극락교라 지나다 떨어지면 극락으로 직행하면 얼마나 좋을까.
건너고 나니까 세심교를 지나며 마음을 씻고
멀리서 대웅전을 보면서 합장을 하면서
잠깐 쉬는 사이에 각각 자기 소개를 하고.
원래 자기 소개를 할 때는 술한잔씩 돌리면서 하면 훨씬 분위기가 살아 나는데.
무거운 짐은 나이순으로 먼저 덜어야 하므로 내가 어제 저녁에 구워온 환자가 보낸 서산의 황토 고구마를 나누어 먹는다.
초입부터 만나는 가파르고 위험한 길에는 쇠줄이 설치되어 있고
왼쪽 저 아래는 물이 보인다.
이런 물가 바위에 앉아 갖고 온 음식을 나누어 먹고
최고령자인 박선생님은 머리가 가을 햇빛을 받아 빛나고.
배를 먹다 들켰다.
여성 산악인의 포스가 느껴지는 우리병원 수간호사
저 왼쪽에 보이는 산이 진흥왕의 순수비가 있는 비봉.
원래 순수비는 국립박물관에 전시하고 저기에는 똑같은 모양의 복제비가 서있다.
박선배가 비봉이라면 가 본적이 있는 것 같은데 하시길레.
예, 가 보았지요. 마지막 피치가 힘들고 내려다보면 무서운 곳으로
내가 기억하기는 거의 십년이 다 되었나 같이 이곳을 오른 적이.
멋진 폼이나 스마트폰으로 찍은 탓으로
비봉가는 길이나 향로봉 가는 길이나 둘다 비슷하나 경사가 비봉 쪽이 더 심하다,
역시 단풍나무 단풍이 아름답다.
여기에서 비봉 올라가는 길은 이런 곳이 여러군데가 나와서 재미있다.
둘레길인 줄 알고 따라 나온 간호사들은 이렇게 힘이 들줄은 몰랐다며.
우선 차림에서 신발이 부실하니 고생을 하지.
저 위 왼쪽이 쉬기는 좋은 자리이다.
능선 부근에는 틀림없이 등산객들로 혼잡스러울 터 이니까.
그늘지고 약간 넓고 전망 좋은 자리를 잡고
주섬 주섬 싸온 것들을 내어 놓는다.
과일과 김밥, 내가 가지고 간 마른 과일은 노인네 눈에 좋은 블루베리,
여성들의 요로감염 예방을 위해 크란베리, 그리고 지난 밤에 볶은 호두이다.
정상주가 없을쏘냐. 진관사가는 도중 들른 수퍼에서 산 막걸리에 소주로 폭탄.
제일 연장자인 박선생님에게 건배를 제의 하였다.
부지런한 황교수는 그새 일본차를 만들고.
하늘을 보니까 전형적인 청명한 가을 날씨.
이런 좋은 산행은 복이 있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이다.
신선처럼 놀다가 저멀리 속세의 시내를 바라본다.
역시 오늘 산행은 힘이 들구나.
어제 저녁 상록회관에 친구 딸 결혼식에 갔다가 친구들과 한잔 마신 김에
이차를 우겨서 나의 단골 "옥토버 훼스트"에서 술좀 마시고
새벽에 일찍 잠이 깨었더니 엉기는 것은 당연지사.
사진이 없어 일단 여기에서 끝내고 승가사 옆으로 하산하여
나의 단골 할매두부집에 들어가니 아줌마들이 반긴다.
빈대떡에 두부김치, 맥주에 소주까지,
나중 두부찌개까지 시켜먹고 오늘의 즐거웠던 산행을 종료.
참석자 모두들 "행복하세요."
첫댓글 등산으로 체력이 단련되면, 이런 험한 코스도 쉽게 다닐수 있나봅니다.
아닐쎄,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