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어근인>(시즌2) 제7회 혁신 고전 속의 지혜 1. 혁신은 무엇인가 혁신의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로는 이 천여 년 전 동한(東漢) 때 유명한 제지 전문가 채륜(蔡倫)을 들 수 있다. 채륜은 아주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어릴 때 환관으로 궁에 들어갔다가 상방령(尙方令) 직에 올라 궁의 물건을 만드는 일을 담당하며 온갖 기기와 어용품의 제조를 감독했다. 상방령이 관할하는 업무 중 하나가 바로 종이를 만드는 것이었다. 고고학 발견에 의하면 기원전의 서한(西漢) 때 벌써 마를 원료로 한 마지(麻紙)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마지는 아주 조악해서 사용하기 불편했고 따라서 당시 어떻게 새로운 종이를 개발하느냐가 아주 절박한 문제로 대두되었다. 채륜은 늘 제지소를 찾아 다니며 필요한 원자재를 찾았다. 그가 보기에 나무껍질과 삼베 조각, 헌 헝겊, 낡은 그물 등은 모두 종이를 만들 수 있는 자재였다. 채륜은 반복적인 실험과 연구, 제작을 통해 끝내 품질이 좋은 종이를 만들어냈다. 채륜이 만든 종이는 사용하기에도 편리했고 원가도 아주 저렴해서 빨리 보급되었다. 후에 사람들이 채륜을 제지의 비조라 칭하고 채륜이 만든 종이를 채후지(蔡侯紙)지라 하는 것은 중화민족이 예로부터 무한한 지혜와 혁신의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고 이런 혁신과 지혜는 중국과 세계의 문명에 대해 모두 거대한 추진역할을 했음을 말해준다. 혁신과 연관된 고전은 아주 많다. <시경·대아·문왕(詩經·大雅·文王)>에는 “주수구방(周雖舊邦), 기명유신(其命維新)”이라는 말이 있다. 주(周)나라는 작은 나라이지만 끊임없는 혁신을 사명으로 삼아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역경(易經)>에 나오는 “천행건(天行健), 군자이자강불식(君子以自强不息)”은 군자는 굳세게 운행되는 자연처럼 드팀 없고 끊임없이 영원히 진보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예기·대학(禮記·大學)>의 “구일신(苟日新), 일일신(日日新), 우일신(又日新)”은 날마다, 달마다, 해마다 끊임없이 혁신해야 끊임없이 앞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인류의 문명과 발전, 창조만이 우리가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2014년 6월 9일 중국과학원 제17차 원사대회, 중국공정원 제12차 원사대회에서 이 고전을 인용해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중화민족은 혁신정신이 있는 민족입니다. 우리의 선인들은 일찍 ‘주나라는 비록 옛 나라이지만(周雖舊邦) 그 천명은 늘 새롭다(其命維新)’, ‘하늘의 운행이 굳세니(天行健), 군자는 이를 본받아 굳세게 되기 위해 쉬지 않는다(君子以自强不息)’, ‘하루를 새롭게 바꾸면(苟日新), 매일 새롭게 바꾸고(日日新), 새로운 것도 또 새롭게 바꾸어야 한다(又日新)’고 제출했습니다. 혁신정신은 중화민족의 가장 분명한 타고난 품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시진핑 주석이 이 연설에서 세가지 고전을 인용한 것은 중화민족의 혁신정신을 전승하고 고양하며 고대의 현자를 본보기로 삼아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격려하기 위함이다. 2. 왜 혁신을 해야 하는가 중국 고대의 과학기술역사를 보면 많은 유능한 장인들이 있다. 그 중 한 사람이 바로 삼국(三國)시기 위(魏)나라의 부풍(扶風)사람 마균(馬鈞)이다. 오늘날의 말로 하면 마균은 아주 뛰어난 기계제조사이자 발명가였다고 할 수 있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마균은 읽은 책도 많지 않았고 언변도 없었다. 하지만 마균은 생각하기와 손 놀리기를 좋아했다. 그는 특히 기계분야에 집중했고 많은 발명품을 만들어 내서 끝내는 “천하의 명장(天下之名巧)”라는 명예를 얻게 되었다. 그의 발명품을 보기로 하자. 그는 당시의 직조기를 개조해 효율을 4~5배 향상시켰다. 그는 또 번거(飜車)라고 하는 수차를 만들어 큰 힘을 들이지 않고 물을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끌어 올렸다. 오늘날 물을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끌어 올리려면 펌프가 있어야 하고 펌프를 사용하려면 전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때는 전력이 불필요한 엔지니어링 기계로 기존 수차의 효율을 향상시켜 당시 가장 선진적인 수리시설을 만든 것이다. 그 밖에 중국에는 고대의 과학기술저서들이 아주 많다. 예를 들어 송(宋) 나라 심괄(沈括)의 유명한 <몽계필담(夢溪筆談)>, 명(明)나라의 송응성(宋應星)이 쓴 <천공개물(天工開物> 등은 고대 중국의 과학기술을 기록해 중국 문명의 발전과 번창을 위해 거대한 추진역할을 했다. 이와 관련된 고전을 보면, 전국(戰國)시기 유명한 묵가(墨家)의 저서인 <묵경(墨經)>에 “역, 형지소이분야(力, 形之所以奮也)”라는 말이 있다. 역량은 물체가 이동하고 변화하는 수단이라는 것이다. 즉, 역량의 개념을 소박하게 한정 지은 것이다. 내용이 아주 풍부한 <묵경>은 위대한 저서이다. 오늘날의 시각으로 봐도 이 저서는 철학과 물리학, 수학 등 많은 분야의 지식을 아우르며 아주 중요한 과학적 가치를 보유한다. 시진핑 주석은 2018년 5월 28일 중국과학원 제19차 원사대회, 중국공정원 제14차 원사대회에서 <묵경>의 이 고전을 인용해 과학기술의 혁신과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건설에서 혁신의 중요한 의미를 강조하면서 “제1의 원동력인 혁신이 고품질의 과학기술공급을 제공하고 현대화 경제체계구축의 버팀목임을 충분하게 인식해야 합니다. ‘묵경(墨經)’에 ‘역, 형지소이분야(力, 形之所以奮也)’라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원동력은 물체운동의 원인이라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2016년 1월 18일, 시진핑 주석은 성부급 주요 지도간부들의 중국공산당 제18기 5중전회 정신 학습 전문 세미나에서 “발전의 원동력이 발전의 속도와 효과, 지속가능성을 결정합니다. 중국처럼 경제규모가 큰 나라들이 원동력문제를 잘 해결하지 못하면 경제의 지속가능 발전을 실현하고 경제총량과 국민소득의 증가목표를 달성하기 어렵게 됩니다. 물론 조화로운 발전과 녹색발전, 개방발전, 공유발전도 모두 발전의 원동력 증대에 유리합니다. 하지만 핵심은 혁신입니다. 혁신을 틀어쥐면 경제사회발전의 전 국면을 장악하게 되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3. 어떻게 혁신을 할 것인가 명(明)나라 때 호북(湖北)의 한 약사가 북방에 만다라 꽃이라고 하는 신기한 약재가 있다는 말을 듣고 결연히 고향을 떠나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북방에 이르러 끝내 만다라 꽃을 찾았다. 의서에는 이 꽃을 복용하면 어지럽고 현기증이 난다고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그 약사는 이런 약초의 성질을 알아보기 위해 몸소 약초를 복용했다. 과연 머리가 어지럽고 눈앞이 아찔했다. 약리학의 분석에 의하면 이 만다라 꽃은 대뇌를 자극하는 동시에 말초신경을 마비시키는 약효를 가진다. 이런 약초를 직접 맛본 약사가 바로 후세 사람들로부터 “약의 성인(藥聖)”이라 불린 이시진(李詩珍)이다. 16세기전의 중의약을 체계적으로 총화한 그의 저서 <본초강목(本草綱目)>은 인류의 근대 과학 및 의학발전에서 중대한 기여를 했으며 오늘날까지도 중국 의약보고 중의 귀중한 유산으로 인정된다. 이시진은 신기한 약초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몸소 실천하고 끊임없이 혁신했기 때문에 중의약을 집대성한 저서를 펴낼 수 있었던 것이다. 전국(戰國)시기 애국시인 굴원(屈原)은 <초사·이소(楚辭·離騷)>에서 “역여심지소선혜(亦余心之所善兮), 수구사기우미회(雖九死其犹未悔)”라고 썼다. 그 의미는 내가 바라는 바이고, 내가 추구하는 이상이기 때문에 이런 추구와 이런 이상을 위해서는 목숨을 바친다 해도 후회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여기서 아홉 번 죽는다는 구사(九死)는 생명을 바침을 과장적 수법으로 묘사한 것이다. 이 고전에서 굴원은 이상을 위해서라면 생명도 서슴지 않는 강한 의지를 가졌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하면 혁신을 위해서라면 “목숨을 바친다 해도 후회하지 않는” 의지가 있어야 온갖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고, 실패한다 해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궁극적으로 성공의 정상에 오를 수 있는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2018년 5월 28일 중국과학원 제19차 원사대회와 중국공정원 제14차 원사대회에서 굴원의 이 고전은 인용해 혁신을 위한 의지를 강조하면서 “혁신은 원래부터 구사일생의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또한 바라는 바이니(亦余心之所善兮) 이 한 목숨 바친다 해도 후회하지 않는(雖九死其犹未悔)’ 호방함을 갖추어야 합니다. 과학기술자들은 강력한 혁신의 자신감과 의지를 가지고 자신을 하찮게 보지도 말며 잘났다고 뽐내지도 말아야 합니다. 과학기술자들은 과감하게 난제를 극복하고 탁월함을 추구하며 승리를 향해 나아가 과학기술 경쟁과 미래발전의 고지를 선점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