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Papillon (영화 '버터플라이' 삽입곡) - Michel Serrault & Claire Bouanic음악을 들으려면원본보기를 클릭해주세요.
‘빠삐용(PAPILLON)’이란 말은 ‘나비’를 뜻하는 프랑스어입니다.
이 추운 겨울에 웬 나비이야기냐 하시겠지요?
2002년에 만들어진 참 예쁜 프랑스 영화가 있습니다.
필리프 뮐 감독의 작품 ‘빠삐용’입니다.
나비수집가인 노인 ‘줄리앙’과 그의 아파트 위층에 사는 엉뚱한 여덟 살짜리 꼬마 ‘엘자’가 ‘이자벨’이란 이름의 나비를 찾아나서는 동화 같은 영화입니다.
줄리앙은, 전쟁에서 돌아와 심한 정신질환을 앓는 아들을 위해 나비 수집을 시작합니다. 아들은 책 속에서 청록색 날개의 이자벨을 가리키며 그 나비를 꼭 보고 싶다고 했고 줄리앙은 꼭 보여 주겠노라 약속을 했지만 아들은 죽고 맙니다. 줄리앙은 죽은 아들과의 약속을 위해 계속 이자벨을 찾아 나섭니다.
‘환상의 나비’ 이자벨은 주행성도 야행성도 아닌 황혼나비입니다. 해질 무렵 잠시 나타났다 곧 사라집니다. 주둥이가 없어서 먹지도 못합니다. 세계적으로 거의 멸종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부화를 해서 나비가 되어도 겨우 사흘 밤낮을 살다 죽습니다. 1839년에 스페인 사람이 처음 발견했다는데 그 당시 스페인 여왕의 이름을 따와 ‘이자벨’이란 예쁜 이름을 붙여 주었답니다. 물론 영화 속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엘자는 간호보조원으로 일하는 스물다섯 살된 미혼모의 아이입니다. 일하러 간 엄마가 돌아올 때까지 게임기에 매달려 혼자 시간을 보내야 하는 가엾은 아이지요. 단벌 티셔츠에 하나뿐인 운동화, 당직을 하는 엄마를 기다리며 혼자 긴 밤을 보내기도 합니다. 그런 엘자가, 자신에게 관심을 쏟지 않는 엄마를 골탕 먹일 생각으로 줄리앙의 차에 몰래 숨어 타게 됩니다. 결국 8일간의 여행에 동행을 하게 됩니다.
줄리앙의 간절한 마음 덕분일까요? 그들은 극적으로 이자벨을 발견하게 됩니다. 하지만 엘자의 작은 실수로 눈앞에서 나비를 놓치게 됩니다.
하지만 영화엔 반전이 있습니다. 절망하여 돌아온 줄리앙과 엘자는 둘 다 이자벨을 찾게 됩니다. 그것도 각자 자신의 집에서. 어떻게 된 것이냐고요? 줄리앙은 채집여행을 떠나기 전에 친구로부터 받은 애벌레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름을 알 수 없다던 그 애벌레가 부화가 되었는데 글쎄, 그것이 환상의 나비 ‘이자벨’이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찾아 헤맸던 나비가 자신의 집 안에서 깨어날 날을 기다리며 긴긴 날을 홀로 견디고 있었네요. 엘자는 어떻게 된 것이냐고요? 자신을 사랑해 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원망했던 엄마, 열여섯 살에 아기를 가졌고 그 사실을 알고 도망가 버린 비겁한 남자를 잊고 홀로 엘자를 키우며 사느라 사랑하는 법을 미처 알지 못했던 엄마, 고되게 사느라 항상 엘자의 곁에 있어주지 않던 엄마, 그녀의 이름이 이자벨이었습니다.
엘자의 이자벨은 엄마였습니다. ‘빠삐용(나비)’는 두 사람이 애타게 찾고자 했던 그 무엇이었습니다.
우리도 간절히 찾고 있는 그 무엇이 하나쯤 있지요? 각자의 ‘이자벨’말입니다.
혹시 머언 들판을 헤매고 긴 밤을 지새우며 이자벨을 찾고 있진 않나요?
줄리앙처럼 어쩌면 당신 곁에서 당신의 ‘이자벨’을 품고 있는 알 하나가 따뜻한 손길을, 눈길을, 입김을 기다리고 있진 않을까요?
예쁜 날갯짓을 하며 높이 날아오를 ‘때’를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닐까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하냐고요?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엘자의 엄마에게 들려준 줄리앙의 말이 저의 대답입니다.
“사랑한다고 말해줘. 얼마나 쉬워. 그 쉬운 걸 나도 못 해줬지, 아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해 주세요.
추운 겨울입니다. 줄리앙은 말합니다.
“인생은 순간을 사는 것입니다. 한 순간, 또 한 순간, 또 한 순간. 똑딱똑딱….”
그렇게 순간순간을 살아가다 보면 우리의 삶 속에도 따뜻한 봄날이 찾아오겠지요. 그 계절에 아름답게 날아오를 여러분의 이자벨을 기대하며 이야기를 마무리하렵니다.
인생과 자연과 사랑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 영화의 엔딩을 장식하는 줄리앙과 엘자의 노랫말의 일부를 덧붙입니다. 서로 주고받는 대화식의 노래인데 참 엉뚱한 질문과 기발한 답변입니다.
하지만 가만히 뜯어보면 우리 인생이야기 같기도 합니다. 천천히 읽으시며 음미해 보세요.
배경음악도 감상해 보시고요.
암탉은 왜 알을 품을까요? 알이 닭이 되게 하려고 그러지.
예쁜 꽃은 왜 시들어요? 그것도 그들의 매력인 거야.
왜 악마와 하느님이 있어요? 호기심 많은 사람들의 얘깃거리가 돼주려고.
불은 왜 나무를 태우지요? 그래야 우리 몸을 덥혀주지.
바다는 왜 썰물이 되는 거예요? 사람들이 ‘앵콜!’이라고 외치게 하려고.
해님은 왜 사라져요? 다른 쪽에서 나타나려고 숨는 거야.
늑대는 왜 양을 잡아먹어요? 그들도 먹어야 살지.
세월은 왜 이리 빨리 갈까? 바람이 불어주니까요.
넌 왜 내 손을 잡지? 할아버지랑 같이 있으면 좋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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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햐~ 넘 좋은글이야^^
"빠삐용"...다운 받아서 울 애들이랑 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