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량발호(跳梁跋扈)라...
어제 아침 내가 쓴글 아래에 '跳梁跋扈'라 쓴 글이있다. '도량발호'로 '도량'(跳梁)과 '발호'(跋扈)를 결합해 만든 사자성어이다.
답글 이라면 짧은 사자성어지만 좋은 답글이다. 그런데 한참 전에 어떤 댓글은 이러했다.
"어떤 새끼 정치글만 안쓰면 아주 좋은 고향밴드 입니다."
"재수없게 혼자 정치글 존나게 논하네 극우보수 우파 밴드가 니끼가 할배야"
모르는 고향 후배도 아닌데 같은면 이웃동네 군생활도 같은 부대에서 근무한 후배다. 내가 변한건지 후배가 변한건지 모를 일이다. 단지 바램이 있다면 좀 품격을 갖추었으면 한다.
'도량발호'는(跳 뛸도, 梁 들보 량, 跋 밝을 발, 扈 막을 호)로 제멋대로 행동한다는 뜻이다. 주로 권력자나 악인이 법과 규율을 무시하고 함부로 날뛰어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는 상황을 묘사할 때 사용된다. 지금 대한민국 정치인 중 누구에게 더 맞는 말인지는 각자가 판단할 몫이다.
비슷한 성어로 '안하무인'(眼下無人), '횡행무도'(橫行無道) 등이 있다. 반대 의미의 성어로는 '안분지족'(安分知足), '자중자애'(自重自愛)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도량'(跳梁)은 장자(莊子)의 소요유(逍遙遊)편에 '도량소축'(跳梁小丑)이란 말로 등장한다. 도량은 '거리낌 없이 제멋대로 날뛰는 것'을, 소축은 '보잘것없는 악인'을 각각 의미한다. 즉, 도량소축은 '제멋대로 행동하지만 결국 큰 인물이 되지 못하는 소인배'를 비유하는 말이다.
'발호'(跋扈)는 후한서(後漢書)의 양통열전(梁統列傳)에 나온다. 후한의 8살 황제 질제(質帝)가 간신이자 권신인 양기(梁冀)를 '발호장군'(跋扈將軍)이라 부르며 비난한 것에서 기원했다.
여기서 '발'(跋)은 '사납게 굴다', '호'(扈)는 '통발'을 각각 뜻한다. '발호'는 마치 통발에 갇힌 물고기가 사납게 몸부림치는 모습처럼 '권력을 남용하거나 전횡하는 것'을 비유한다.
'도량발호(跳梁跋扈)'가 우리 문헌헌 최초로 등장한 것은 조선 문인 서거정이 1447년에 쓴 작품 오원자부(烏圓子賦 고양이의 노래)에서 쥐가 이리저리 날뛰는 모습을 '도량발호'라는 표현으로 묘사했다.
마치 자신이 권력의 원천인 양 행동하는 권력자들이 종종 있다. 그들은 국민을 섬기기보다는 국민 위에 군림해 국민들을 이용하기를 즐긴다. '권력의 사유화'이며 '주객전도'(主客顚倒)다. 이런 지도자들이 많을수록 국민들의 삶은 더욱 고단해진다.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고 했다. 권력은 영원하지 않다. 잘못 휘두른 권력은 결국 자신을 해치는 '비수'(匕首)가 될 수 있다.
지난해 12월 계엄, 탄핵, 목포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등 그 충격의 혼돈한 분위기는 주말마다 전국에서 탄핵 찬반시위로 현재진행형이다.
2024년 영국 브리태니커는 미디어 영상에 노출되어 사고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잃어버린 현상을 나타내는 '뇌 썩임(brain rot)'을, 대한민국의 교수신문은 '도량발호(跳梁跋扈)'를 사자성어로 발표했다.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의 사자성어는 '군주민수(君舟民水)'가 꼽혔다. '백성은 물이오, 임금은 배다'… 강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강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뇌 썩임'은 미디어 영상에 지나치게 노출된 현재의 우리들의 모습을 '도량발호'는 권력을 가진 자들을 빗댄 성어다. 이 성어가 쓰였던 당시의 정국을 통해 권력의 올바른 방향이 사회의 안정을 이루는 길인 것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입법부 대통령, 행정부 대통령이 따로따로 존재하는 나라다. 개인적인 느낌은 입법부 대통령이 최고의 실세인 나라다. 그러다 보니 '정조'라 '이순신'에 비유한 몰염치한 주변인들도 있다.
명심해야할것은 자신들의 직위나 위치를 남용하면 사회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결국은 국민의 손에 의해서 끌어내려진다는 것이다. 권력은 항상 국민에 의해 주어진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25년은 권력을 가진 자들을 향한 경고와 비판의 메시지가 함축된 사자성어가 아닌, 보다 밝고 긍정적인 의미가 담긴 사자성어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