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오후......우리 세화 고등학교는 언제나 조용하다. 그도 그럴것이, 딴 학교처럼 점심 식사 뒤 쉬는 시간에 농구나 축구, 또는 친구와 놀기 등 다양한 체육 활동과 인성 교육을 하는게 아니라 애들이 교실에 틀어박혀서 자습서를 보고 있는 탓이리라.....;;; 나와 싸이코 이호준, 그리고 철의 다리 홍진기는 복도에서 빈둥빈둥 놀다가 복도에서 나와 노는 애들이 없자 탄식을 하며 운동장으로 나왔다.
먼저 이호준이 말을 꺼냈다
"야, 우리 축구공도 없는데 창던지기(?????) 할래?"
"뭔 헛소리다냐;;"
홍진기가 맞받아 쳤다. 사실, 체육관에선 축구공도 안빌려주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그나마 있는 축구공도 바람이 빠지고 너덜너덜한 것이 실상이였다. 괴력의 힘을 보유한 이재용이 힘껏 걷어차도 전방 20m를 넘게 날아가는 것을 못보았다;; 그만큼 축구공의 질은 떨어지며, 덩달아 그것을 사용하는 애들의 다리 근육의 힘이 정비례로 같이 감소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학 공식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우리는 이호준의 명안(??ㅡㅡ??;;;)으로 창던지기를 하기로 했다. 그러나 순수하게 나뭇가지만 던지기만 하면 그걸로 그냥 단순한 놀이로써 끝나는 것이였다. 그런데 갑자기 이호준이 호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반짝이는 2001년도짜리 500원을 자랑스럽게 내놓는 것이였다. 그리곤 외쳤다.
"오백원이오!! 누가 먼저 멀리 가나 봅시다!!"
나와 홍진기는 눈이 벌게져서 그 제안에 찬성했고, 우리는 돈을 모아서 천원을 걸었다. 즉, 모두 1500원이 걸린 셈이였다. 이 엄청난 돈은 세화 매점에서 파는 천상의 음식 치토스를 3봉지나 먹을수 있는 금액이며, 동양 중학교 매점에서는 쉬는 시간 내내 링도넛을 사먹을 수 있을 뿐더러 망고 하나를 더 사먹을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다. 어쨌든 우린 혈안이 되서 창던지기를 시작했다. 마침 주위에는 세화 여고 배구부가 쓰던 것인 듯 장작이 수십 더미가 놓여 있었다. 우린 그것을 풀러서 날랜 장작을 하나씩 집어 들었다... 아아, 그것이 사건의 시작이였다. 일단 내가 먼저 던졌다.
"붕!!"
"오우~"
그러나 소리만 컸지 날아간건 채 15m도 안되었다;; 너무 긴장한 탓이였나;; 그다음은 진기 차례였다.
"잘보라구 이얏!!"
"휙!!"
"와우~"
이번엔 좀 컸다. 진기가 그 터미네이터 달리기로 도움 닫기를 해서 날린 장작은 큰 반원 궤도를 그리며 날아가더니만 운동장 한가운데 푹 떨어졌다.... 이호준은 순간 경악하더니 이번엔 장작 두개를 들었다... 우리가 왜 그러냐고 묻자, 그는 자신의 힘을 보여준다 하면서 진기의 터미네이터 달리기를 따라해서 달리기 시작했다.
"탁탁탁!!"
"미끈(?) 퍽!!"
그게.......... 전부였다;; 그는 잘 되지도 않는 터미네이터식 달리기를 하다가 돌맹이에 걸려서 넘어진 것이였다. 어쨌든 경기의 정식 규칙상 그가 던진건 무효였다;; 이호준은 처참하게 울부 짓었지만, 어쩔수 없었다. 진기 혼자 1500원을 가지고 히히닥 거리고 있을 무렵, 언제 나타났는지 이재용이 다가왔다. 그리곤 돈을 보더니 자기도 한번 하고 싶다는 것이였다. 우리는 속으로는
'니가 왜 하는데 이 띱때야'
하고 싶었지만 그의 주먹에서 풍기는 살기 덕분에 입을 다물고 있었다. 이재용은 확실히 달랐다. 그는 도움 닫기를 두세걸음 큰 보폭으로 뛰더니 마치 디아블로에 나오는 덱스((dex:한국어로 번역하면 명중률)10000000000짜리 자벨린(투창) 아마존처럼 엄청난 힘으로 장작을 날렸다. 아니, 쏘아 올렸다는 표현이 더 어울렸다. 그 장작은 마치 BGM-106 토마호크 미사일처럼 공중을 향해 힘차게 날아 올랐다. 우리는 흥분하여 외쳤다.
"고도 3천 5백피트, 엔진 이상무, 현재 좌표 128,254, 연료 충분합니다. 예상 각도 구령대 앞, 최고 속도로 순항중임, 아마 구령대까진 충분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감탄을 하며 장작을 바라 보았다. 그때였다. 우리는 구령대에서 알 수 없는 살기를 느꼈다. 우린 장작이 예상대로 떨어진다면 누가 맞을지 한번 재보았다;; 결과는;;;;; 최악 정도가 아니라 경악할 정도 였다. 거기서는 우리 학교 최고 짱이라고 불리우는 백발 체육 선생님이 체육관에서 키우는 개와 함께 나른한 오후를 즐기고 있었다. 그리고 그 표정에는 평온함마저 느껴졌다;; 그러나;; 우리가 보기에는 마치 좀 있다 날벼락을 맞을 사람처럼 느껴졌다..;; 오늘따라 체육관에서 기르는 덩치 큰 개는 마치 지옥문을 지키는 전설의 동물 켈베로스 같았다;;; 먼저, 그 장작을 던진 장본인인 이재용이 사색이 된채 발끝 각도를 최대한 눕혔다. 아마 도망치기 위한 준비일 것이리라, 그리고 이호준이 멍한 눈으로 그것을 바라보았고, 홍진기는 터미네이터 발목을 마지막으로 점검하고 있었다. 물론 나도 그러했다;; 역시 결과는 예상대로 였다. 커다란 각도를 그리며 날아간 장작은 구령대를 향해 무서운 속도로 하강을 하고 있는 중이였다;;
"oh, shit!"
우리들중 누군가가 이렇게 외침과 동시에 이호준이 그 상황에서도 떠들어 대기 시작했다.
"구령대와의 거리 이백 피트, 백오십 피트, 백 피트, 오십.... 으악!! 탈출해!!"
우리는 냅다 뛰었다;; 먼저 철의 다리 홍진기가 앞서 나갔다. 그러나 너무나 뒤늦은, 또한 너무나 안일한 대책이였다;;
"텅!!"
아슬아슬하게 백발을 벗어난 장작은 구령대를 강타하면서 금속성 굉음을 내었다. 우리는 그 소리를 듣고 더 뛰었으나 야밤에 100km 밖에서 미동하고 있는 개미 새끼도 본다는 자동 열추적 적외선 백발 눈에 우리가 안 띌리가 없었다;; 하긴 누가 봐도 우리가 뭔가 일을 저지르고 뛰는 것으로 보였으리라;; 우리가 도망가는 것을 본 축구하는 우리반 아이들도 덩달아 겁먹기 시작했다;; 먼저, 이준구가 스탠드에 앉아서 매점표 뜨거운 커피를 원샷 했으며, 골기퍼 자리에서 나른히 햇빛을 받던 권순용이 사색이 된채 일어섰다;; 우리는 곧 백발의 호령에 구령대 앞으로 전원 집합했다;; 그리고 백발의 무시무시한 질책이 시작 되었다.
"누군가ㅡㅡ+"
소름끼치도록 낮고 매서운 추궁이였다;; 이재용이 먼저 떨떠름한 표정을 하며 나갔다. 그리고 백발의 살기 어린 손에 뺨다구를 유린 당하였다;; 그걸로 끝났으면 다행이였다.
"너희 네명! 담임 선생님 모셔와"
"헉"
우리의 운명도 여기가 끝인가 했다;; 담탱이한테 사실대로 말하니 담탱이는 그 많은 선생님이 계신 가운데서도 우리를 구타하려고 각목을 찾기 시작했다. 좌우 악력 170kg르는 우리 담탱이의 각목을 맞고 버틴 자는 철의 다리 홍진기밖에 없었다;; 그리고 오늘 그 전설을 처음으로 경험하는 것이였다;; 이호준은 벌써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었다. 그런데, 구세주가 나타났다. 한송이의 진달래꽃같은 향기가 어디서 뿜어져 나오는 것이였다;; 화학 선생님이라고 직감한 우리는 고개를 일제히 돌렸다;; 우리 담탱이도 얼떨결에 각목을 슬그머니 내려 놓았다;; 화학 선생님은 우리를 향해 눈웃음을 남기시고는 교무실 커피를 타러 가셨다. 담탱이는 무엇을 느꼈는지 우리에게 그냥 가라고 하면서 손목까지 잡아주며 다음부터는 그런짓 하지 말라고 하셨다;; 필시 화학 선생님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것이리라;; 우리는 그 얄팍한 상술에 이용당한 것이였다;; 그날 오후, 최악의 악몽이 다시 찾아왔다;; 지리 선생님 몸이 안 좋으셔서 오늘 지리 수업은 백발이 대신한다는 것이였다;; 아! 생각 나는게 있었다;; 아까 백발이랑 지리랑 테니스 치는 거 봤는데 그때부터 지리 선생님이 보이지 않이셨다. 단지, 우리가 추측 할 수 있는 것은 백발의 출현과 지리 선생님의 갑작으런 조퇴가 맞물려 있다는 것이였다;; 우린 울며 겨자먹기로 수업 시간 내내 기합 받았다;; 젠장;; 어째서 일이 이렇게 풀리지 않는 것일까........;;
-다음 회에 세화 일기(3)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