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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간한한(間間閑閑)
큰 지혜는 툭 터져 시원스럽고, 작은 앎은 사소하게 따지기나 좋아한다는 말이다.
間 : 사이 간(門/4)
間 : 사이 간(門/4)
閑 : 한가할 한(門/4)
閑 : 한가할 한(門/4)
출전 : 장자(莊子) 제물편(齊物篇)
매일 말의 성찬(盛饌) 속에 살아간다. 쉴 새 없이 떠들어대는 언어에는 실속이 없다. 사람들은 그저 있기 불안해 자꾸 떠든다. 약속하고 장담하며 허세를 부린다. 아무 문제 없다고, 끄떡없으니 나만 믿으라고 큰소리 친다.
정작 문제가 생겼을 때 그는 어느 틈에 숨고 없다. 아니면 그럴 줄 몰랐다고 남 탓만 하고 운수에 허물을 돌린다. 끝내 반성하지 않는다.
허목(許穆)은 기언서(記言序)에서 이렇게 말했다. '경계할진저. 말을 많이 하지 말고, 일을 많이 벌이지 말라.
戒之哉; 毋多言, 毋多事.
말이 많으면 실패가 많고, 일이 많으면 손해가 많다.
多言多敗, 多事多害.
안락을 경계하고 후회할 일은 행하지 말라.
安樂必戒, 毋行所悔.
문제없다고 말하지 말라, 그 화가 오래가리라.
勿謂何傷, 其禍將長.
괜찮다고 하지 말라. 그 재앙이 길고 크리라.
勿謂何害, 其禍長大.
못 듣는다고 말하지 말라. 귀신이 사람을 엿보고 있다.'
勿謂不聞, 神將伺人.
'말을 적게 함이 귀(貴)에 해당하고, 저술을 많이 함은 부(富)에 해당한다.
少言語以當貴, 多著述以當富.
맑고 밝음을 지님이 수레에 해당하고, 좋은 글을 곱씹는 것은 고기에 해당한다.'
載淸明以當車, 咀英華以當肉.
명나라 육소형(陸紹珩)이 '취고당검소(醉古堂劍掃)'에서 한 말이다. '귀하게 되고 싶은가? 말수를 먼저 줄여라. 부자로 살고 싶은가? 저술 풍부한 것이 바로 부자다. 좋은 수레를 자랑하는 대신 마음을 맑고 밝게 지니는 것이 어떤가? 병을 부르는 고기로 배불리지 말고 아름다운 글을 읽어 되새기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그는 또 말한다. '한 발짝 헛디디면 천고의 한이 되고, 다시 고개 돌리니 백 년 사는 인생일세.'
一失脚爲千古恨, 再回頭是百年人.
길어야 백 년 인생이 도처에서 실족해서 천고의 한만 길게 남긴다. 돌이켜보면 그때 내가 왜 그랬나 싶은데 수습하기엔 너무 늦었다. 탐욕 탓이다.
장자(莊子)는 '제물편(齊物篇)'에서 이렇게 말한다. '큰 지혜는 툭 터져 시원스럽고, 작은 앎은 사소하게 따지기나 좋아한다. 큰 말씀은 기세가 대단해도, 잗다란 말은 공연히 수다스럽다.'
大知閑閑, 小知間間.
大言炎炎, 小言詹詹.
간간(間間)한 작은 지식을 버리고, 한한(閑閑)한 큰 지혜 속에 노닐고 싶다. 염염(炎炎)한 큰 말씀에 귀 기울이고, 첨첨(詹詹)한 잗다란 말을 내버려야지.
허목(許穆)은 '기언서(記言序)'에서 이렇게 말했다. '경계할진저. 말을 많이 하지 말고, 일을 많이 벌이지 말라. 말을 적게 함이 귀(貴)에 해당하고, 저술을 많이 함은 부(富)에 해당한다. 맑고 밝음을 지님이 수레에 해당하고, 좋은 글을 곱씹는 것은 고기에 해당한다(少言語以當貴, 多著述以當富. 載淸明以當車, 咀英華以當肉).'
명나라 육소형(陸紹珩)이 '취고당검소(醉古堂劍掃)'에서 한 말이다. 귀하게 되고 싶은가? 말수를 먼저 줄여라. 부자로 살고 싶은가? 저술 풍부한 것이 바로 부자다. 좋은 수레를 자랑하는 대신 마음을 맑고 밝게 지니는 것이 어떤가? 병을 부르는 고기로 배불리지 말고 아름다운 글을 읽어 되새기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莊子 內篇 齊物論 2
日夜相代乎前 而莫知其所萌
齊物論 2
大知閑閑, 小知間間.
大言炎炎, 小言詹詹.
큰 지혜는 여유롭고 한가하고 작은 지혜가 서로 틈을 엿본다. 큰 언설(言說)은 시비에 구애되지 않고 작은 언설(言說)은 말이 많고 수다스럽다.
其寐也魂, 其覺也形開, 與接為構, 日以心鬥.
그들(小大之知與言者)은 잠을 잘 때도 꿈을 꾸어 번잡스럽고, 깨어 있을 때는 온 몸이 사물에 열리어 이들과 더불어 접촉하여 번잡스러워져서 날마다 마음을 써서 다툰다.
縵者窖者密者, 小恐惴惴, 大恐縵縵.
이들은 너그러운 자도 있고 음흉한 자도 있고 꼼꼼한 자도 있는데, 그들은 작은 두려움에는 벌벌 떨고 큰 두려움에는 어쩔 줄을 몰라 망연자실해 한다.
其發若機栝, 其司是非之謂也.
그들의 마음(혹은 감정)이 외물 세계에 표출되는 것은 날아가는 화살같이 빠른데, 그것을 일러 시비(是非)를 따진다고 말한다.
其留如詛盟, 其守勝之謂也.
그들이 마음에 남겨두어 악착같이 지키려고 하는 것은 맹세를 지키려고 하는 것과 같은데, 그것을 일러 승리를 지키려고 집착한다고 말한다.
其殺若秋冬, 以言其日消也.
그들이 쇠미해져 가는 것이 가을, 겨울(秋冬)과 같다는 것은 그들이 날로 소멸되어 가는 것을 말한다.
其溺之所為之, 不可使復之也.
만약 그들이 이러한 것들(시비를 따지고 승리를 지키려고 집착하는 것과 같은 것들)을 행하는 바에 푹 빠져 버린다면 이들을 다시 되돌릴 수가 없다.
其厭也如緘, 以言其老洫也.
그들이 (외물에 대한 욕망에) 억눌리는 것은 꼭 감싸(밀봉)는 것과 같다는 것은 그들이 늙어가면서 분수를 넘어 욕심을 부린다는 것을 말한다.
近死之心, 莫使復陽也.
이처럼 죽음에 가까운 마음은 다시금 살아나게(빛나게) 할 수가 없다.
喜怒哀樂, 慮歎變慹, 姚佚啟態, 樂出虛, 蒸成菌, 日夜相代乎前, 而莫知其所萌.
기쁨과 분노 그리고 슬픔과 즐거움, 앞날에 대한 근심과 지나간 것에 대한 탄식 그리고 변심과 집착, 경솔함과 안일함 그리고 욕심부림과 치장함, 이러한 감정들은 소리(음악)가 아무 것도 없는 빈 곳에서 나오고, 눈에 보이지 않는 수증기가 버섯을 키우듯, 그 원인이 눈에 보지지 않는 것과 같이, 밤낮으로 눈앞에서 서로 번갈아 나타나지만 그것들이 발아한 곳을 알지 못한다.
已乎, 已乎.
(그러니 알려고 하는 것을) 그만 두어라. 그만 두어라!
旦暮得此, 其所由以生乎.
사람이 아침 저녁으로 이러한 감정들을 가지지만, 그것들이 어떤 원인되는 바에 따라서 생겨났겠는가!
(註)
○ 閑閑(한한) : 한가롭고 여유가 있는 모양을 일컫는 말이다.
○ 間間(간간) : 이기거나 이익을 위해 남의 허점이나 틈을 엿보는 모양을 일컫는 말이다.
○ 炎炎(담담) : 시비(是非)에 구애 받지 많고 담담하다를 뜻한다.
○ 詹詹(첨첨) : 말이 많고 수다스럽다.
○ 魂交(혼교) : 혼(魂)이 교제를 하다. 즉, 꿈을 꾸다. 잠 잘 때조차 꿈을 꾸어서 정신이 번잡스럽고 혼란스러운 상태를 말한다.
○ 形開(형개) : 온 몸(身體)이 깨어나 외물과 접하여 번잡하고 혼란스러움을 일컫는 말이다.
○ 與接為構(여접위구) : 與接(여접)은 與接物이다. 외부 사물과 접하여 서로 얽어 매다는 말이다.
○ 日以心鬥(일이심투) : 매일 마음으로써 서로 다투다는 말이다.
○ 縵者(만자) : '너그럽다', 혹은 '우유부단하다'를 말한다.
○ 窖者(교자) : 음흉하다, 마음이 깊다, 물건을 보관하기 위해 판 구덩이를 말한다.
○ 密者(밀자) : '꼼꼼하다', '깐깐하다'를 말한다.
○ 惴惴(췌췌) : '두려워하다', '벌벌 떨다'를 말한다.
○ 縵縵(만만) : '어쩔 줄 몰라 망연자실하다', '두려워 맥이 풀리다'를 말한다.
○ 發若機栝(발약기괄) : 發(발)이란 마음속의 감정이 표출되는 것을 말한다. 機栝(기괄)은 활의 일종인 쇠뇌의 오늬로 화살머리를 활시위에 끼워넣게 만든 부분이다.
○ 司是非(사시비) : 시비(是非)를 따지다. 司(사)란 '주재하다', '판별하다'는 뜻한다.
○ 留如詛盟(류여저맹) : 留(류)란 마음속에 남겨서 꼭 붙잡고 있는 것이다. 저맹(詛盟)은 둘 다 맹세라는 의미이다. 맹세를 지키듯 마음속에 악착같이 붙잡고 있다는 뜻임.
○ 殺(살) : 쇠(衰)와 동의어이다. '쇠하다'. '쇠미해지다'를 뜻한다.
○ 日消(일소) : '날로 소멸되어 가다'. '날로 쇠퇴해 가다'를 말한다.
○ 溺之所為之(익지소위지) : 그렇게 행위 하는데 빠지다(행위 하는 것을 탐닉하다)는 의미한다.
○ 厭也如緘(엽야여함) : 厭(엽)은 '억눌리다'. 즉, 일상의 욕망이나 감정에 억눌리는 것을 말한다. 緘(함)은 '봉하다', '싸다', '꿰매다'를 의미한다.
○ 老洫(노혁) : 洫(혁)은 분수에 맞지 않게 지나치다. 늙을수록 욕심이나 편견이 더욱 심해져 가다는 말이다.
○ 近死之心(근사지심) : 근사(近死)는 근어사(近於死), 즉 '죽음에 가까운', '죽어가는'을 말한다.
○ 復陽(복양) : 陽(양)은 '빛나다'. 즉, 여기서는 生(살아나다)과 같다.
○ 慮歎變慹(여탄변접) : 앞날에 대한 근심과 과거에 대한 탄식 그리고 지난 날의 마음의 변심과 현재의 것에 대한 집착의 4가지 마음을 일컫는 말이다.
○ 姚佚啟態(조일계태) : 경솔함과 안일함 그리고 욕심부림과 치장함의 4가지 태도를 말한다.
○ 樂出虛(악출허), 蒸成菌(증성균) : 결과에 대해서 원인이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로, 즉 소리가 보이지 않는 빈 곳에서 나오고, 보이지 않는 수증기가 버섯을 키우듯이 한다는 말이다.
○ 相代乎前(상대호전) : 번갈아 가며 우리 앞에 나타나다를 말한다.
○ 萌(맹) : '싹이 트다', '발아하다', '일어나다'를 의미한다.
○ 已乎(이호) : 已(이)는 지(止)와 같다. '그만두다', '멈추다'를 의미한다.
○ 旦暮(단모) : 아침과 저녁, 하루 종일을 의미한다.
○ 所由以生乎(소유이생호) : 원인에 근거하여 생겨난 것인가! 원인이 있어 생겨난 것이 아니다는 의미의 반어법이다.
▶️ 間(사이 간)은 ❶회의문자로 簡(간)과 통자(通字), 閒(간)은 본자(本字)이고, 间(간)은 간자(簡字)이다. 옛날엔 門(문)속에 月(월; 달)을 쓰거나 또는 門(문)속에 外(외)를 쓰기도 하였다. 중국에서는 집의 대문이나 방문을 모두 門(문)이라 한다. 閒(한)은 방문으로 달빛이 비치다에서 틈을 말하고, 후에 間(간)자가 생겨 間(간)은 사이, 閒(한; 閑(한)은 '여가' 또는 '조용함'으로 나누어 사용한다. ❷회의문자로 間자는 '사이'나 '틈새'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間자는 門(문 문)자와 日(해 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금문과 소전에서는 月(달 월)자가 들어간 閒(틈 한)자가 '틈새'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閒자는 어두운 밤 문틈으로 달빛이 비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어두운 밤에야 달빛을 통해 문틈이 벌어져 있음을 알 수 있었으니 閒자가 '틈새'라는 뜻을 더 잘 표현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후에 閒자가 시간에 틈이 있다는 의미에서 '한가하다'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자 해서에서는 間자가 만들어지면서 '틈새'라는 뜻을 대신하게 되었다. 그래서 間(간)은 (1)집 간살의 수효(數爻)를 세는 말 (2)집 간살의 면적을 나타내는 단위로서, 보통 일곱 자(210cm) 평방 또는 여덟 자(240cm)나 아홉 자(270cm) 평방을 이름 (3)여섯 자 곧 180cm를 단위로 하여 거리를 세는 이름 (4)성(姓)의 하나 (5)둘의 사이 (6)주로 간에로 쓰이어 어느 경우든지 가릴 것 없이의 뜻을 나타내는 말 (7)무엇이 존재하거나 또는 무엇으로 사용되는 곳이라는 등의 뜻으로 ①사이 ②때 ③동안 ④차별(差別) ⑤틈, 틈새 ⑥간첩(間諜) ⑦혐의 ⑧사사로이 ⑨몰래, 비밀히 ⑩간혹 ⑪사이에 두다, 끼이다 ⑫섞이다 ⑬이간하다(헐뜯어 서로 멀어지게 하다), 헐뜯다 ⑭간소하다 ⑮검열하다 ⑯엿보다 ⑰살피다 ⑱틈을 타다 ⑲섞이다 ⑳참여하다 ㉑범하다 ㉒차도(差度)가 있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사이 뜰 격(隔), 틈 극(隙), 한가할 한(閑)이다. 용례로는 한 작물 사이에 딴 작물을 심어 가꿈을 간작(間作), 어떤 한 곡 도중에 삽입하여 연주하는 것을 간주(間奏), 물건과 물건과의 거리를 간격(間隔), 군음식을 먹음을 간식(間食), 주기적으로 그쳤다 일어났다 함을 간헐(間歇), 어쩌다가나 가끔을 간혹(間或), 잠깐 끊임이나 쉴 사이를 간단(間斷), 군음식을 먹음 또는 그 음식을 간식(間食), 사물 사이의 틈을 간극(間隙), 하루 또는 며칠씩 거름을 간일(間日), 차이 따위와 함께 쓰이어 순간적이거나 아주 적음을 나타내는 말을 간발(間髮), 어떤 시각에서 어떤 시각까지의 사이를 시간(時間), 극히 짧은 시간을 순간(瞬間), 어느 일정한 시기에서 어떤 다른 일정한 시기까지의 사이를 기간(期間), 일반 백성의 사회를 민간(民間), 한 해 동안을 연간(年間), 그리 멀지 않은 과거로 부터 현재까지의 동안을 저간(這間), 일정한 지점 간의 사이를 구간(區間), 두 사물의 사이를 중간(中間), 제나라와 초나라 사이라는 뜻으로 약한 자가 강한 자들 사이에 끼여 괴로움을 받음을 이르는 말을 간어제초(間於齊楚), 여러 세대를 통하여 드물게 나는 뛰어난 인재를 일컫는 말을 간세지재(間世之材), 머리털 하나 들어갈 틈도 없다는 뜻으로 사태가 단단히 급박하여 조그마한 여유도 없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간불용발(間不容髮), 세상에 드문 뛰어난 인물을 일컫는 말을 간기인물(間氣人物), 개와 원숭이의 사이처럼 매우 사이가 나쁜 관계를 일컫는 말을 견원지간(犬猿之間), 눈 한 번 깜짝하거나 숨 한 번 쉴 사이와 같이 짧은 동안을 일컫는 말을 순식간(瞬息間), 얼음과 숯 사이란 뜻으로 둘이 서로 어긋나 맞지 않는 사이 또는 서로 화합할 수 없는 사이를 일컫는 말을 빙탄지간(氷炭之間), 세 칸짜리 초가라는 뜻으로 아주 보잘것 없는 초가를 이르는 말을 초가삼간(草家三間), 복수 강가의 뽕나무 숲 사이라는 뜻으로 음란한 음악 또는 망국의 음악을 일컫는 말을 상간복상(桑間濮上), 손짓하여 부르면 대답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를 일컫는 말을 지호지간(指呼之間), 서로의 차이가 썩 심함 또는 썩 심한 차이를 이르는 말을 천양지간(天壤之間), 잠을 자면서 꿈을 꾸는 동안이라는 뜻으로 사물을 좀처럼 잊지 못함이나 이룰 수 없는 일에 너무 지나치게 몰두함을 이르는 말을 몽매지간(夢寐之間), 한 말들이 말 만한 작은 집이란 뜻으로 한 칸밖에 안 되는 작은 집을 이르는 말을 일간두옥(一間斗屋), 풀 사이로 민간에서 삶을 구한다는 뜻으로 욕되게 한갓 삶을 탐냄을 이르는 말을 초간구활(草間求活) 등에 쓰인다.
▶️ 閑(한가할 한)은 ❶회의문자로 閒(한)은 본자(本字), 闲(한)은 간자(簡字), 嫺(한)과 통자(通字)이다. 門(문)과 木(목)의 합자(合字)이다. 마소가 멋대로 도망치지 못하게 우리의 입구(入口)에 가로지른 나무로, 전(轉)하여 '간을 막다', '막다'의 뜻으로 음(音)을 빌어 '한가하다', '틈'이란 뜻으로 쓴다. ❷회의문자로 閑자는 '막다'나 '한가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閑자는 門(문 문)자와 木(나무 목)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閑자는 나무로 만든 울타리를 뜻하는 것으로 본래의 의미는 '막다'였다. 울타리는 산짐승이 넘어오지 못하게 하거나 가축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만든 나무 우리를 말한다. 閑자에 木자가 쓰인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래서 閑자는 '마구간'이나 '목책'이라는 뜻으로도 쓰였다. 집 주위로 울타리를 친 모습은 외부와의 단절을 연상케 한다. 그래서 閑자는 무엇에도 관심이 없다는 의미에서 '등한시하다' 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여기에 더해 외부와의 단절로 자신만의 시간이 생겼다는 의미에서 '한가하다'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참 많은 것을 연상케 하는 글자이다. 그래서 閑(한)은 ①한가하다 ②등한하다(무엇에 관심이 없거나 소홀하다) ③막다 ④보위하다(보호하고 방위하다) ⑤닫다 ⑥아름답다 ⑦품위가 있다 ⑧조용하다 ⑨틈, 틈새 ⑩법(法), 법도(法度) ⑪마구간(馬廏間) ⑫목책(木柵)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틈 극(隙), 사이 간(間),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바쁠 망(忙)이다. 용례로는 할 일이 없어 몸과 틈이 있음을 한가(閑暇), 일이 없어 한가함을 한산(閑散), 현직이 없어서 놀던 벼슬아치를 한량(閑良), 한가하고 고요함을 한적(閑寂), 심심풀이로 하는 이야기를 한담(閑談), 한가하고 조용하게 살음을 한거(閑居), 한가하고 일 없는 사람을 한인(閑人), 한가하여 자적함을 한적(閑適), 심심풀이로 놀러 오는 한가한 손님을 한객(閑客), 쓸모없는 일을 한사(閑事), 한가로이 누워 있음을 한와(閑臥), 조용하고 한가한 지방을 한지(閑地), 심심풀이로 하는 이야기를 한화(閑話), 무심하게 버리어 둠을 한각(閑却), 윤이 흐르고 아름다움을 한려(閑麗), 한가롭고 여유가 있음을 한유(閑裕), 배워서 그 일에 익숙해짐을 한달(閑達), 대수롭지 않게 여겨 내버려 둠을 등한(等閑), 시간의 여유가 있어 한가함을 유한(有閑), 한가하고 조용함을 장한(長閑), 심심함을 잊고 시간을 보내기 위하여 어떤 일을 함을 파한(破閑), 농사일이 그다지 바쁘지 아니하여 겨를이 있음을 농한(農閑), 말려서 못 하게 하는 범위를 방한(防閑), 매우 조용함을 심한(深閑), 조용하고 한가로움을 정한(靜閑), 청아하고 한가함을 청한(淸閑), 한가한 말과 자질구레한 이야기라는 뜻으로 심심풀이로 하는 실없는 말을 이르는 말을 한담설화(閑談屑話), 쓸데없는 이야기는 그만 하고라는 뜻으로 글을 쓸 때 한동안 본론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써 내려가다가 다시 본론으로 돌아갈 때 쓰는 말을 한화휴제(閑話休題), 심심풀이로 하는 군말을 일컫는 말을 한담객설(閑談客說), 심심풀이로 붓 가는 대로 쓰는 글을 일컫는 말을 한담만문(閑談滿文), 쓸데없는 일에는 손을 대지 말 것을 이르는 말을 한사막관(閑事莫管), 중요하지 않고 일이 많지 않아 한가로운 벼슬 자리를 일컫는 말을 한사만직(閑司漫職), 평화롭고 한가하여 마음 내키는 대로 즐김을 일컫는 말을 안한자적(安閑自適), 세상의 시끄러움에서 벗어나 한가하게 지내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물외한인(物外閑人), 놀기만 하는 한가한 공자라는 뜻으로 의식의 걱정 없이 한가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유한공자(遊閑公子), 바쁘지 아니한 모양이나 한가로이 느릿느릿한 모양을 일컫는 말을 유유한한(悠悠閑閑), 어부와 나무꾼의 한가로운 이야기라는 뜻으로 명리를 떠난 이야기를 이르는 말을 어초한화(漁焦閑話)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