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ew Life, 5월의 일기, epilogue
내가 빗속을 걷고 싶다면 당신은 소나기 되었고
당신이 눈길을 걷고 싶다면 나는 눈보라 되었네
내가 해변을 걷고 싶다면 당신은 수평선 되었고
당신이 별들을 보고 싶다면 나는 밤하늘 되었네
지금 우린 가진 것도 없는 연인
지금 우린 아무 것도 없는 연인
그러나 한 가지 우리에겐 사랑이 있어
소나기 같은 사랑 눈보라 같은 사랑
내가 해변을 걷고 싶다면 당신은 수평선 되었고
당신이 별들을 보고 싶다면 나는 밤하늘 되었네
지금 우린 가진 것도 없는 연인
지금 우린 아무 것도 없는 연인
그러나 한 가지 우리에겐 사랑이 있어
수평선 같은 사랑 밤하늘 같은 사랑
그러나 한 가지 우리에겐 사랑이 있어
소나기 같은 사랑 눈보라 같은 사랑
사랑
사랑
우리 사랑
사랑♪
4반세기 전쯤으로 거슬러, 그 즈음에 이혼의 아픈 사연을 갖고 있던 조영남이 대형가수 패티김과 함께 어느 무대에서 열창했던 곡의 그 노랫말 전문이다.
노래로야 그렇게 불렀겠지만, 나는 그 노래를 부르는 조영남의 모습에서, 애타는 그 심정을 읽었다.
그 곡 제목, 곧 이랬다.
‘우리 사랑’
문경 우리들 텃밭 ‘햇비 농원’을 찾았다.
5월의 달력이 다하는 그 어느 날이었다.
꽃의 계절이랍시고, 앞뜰과 텃밭에 온갖 꽃들이 피어나 있었다.
빨간 장미꽃도 피어났고, 보랏빛 붓꽃도 피어났고, 어디서 그 씨앗이 날아왔는지 올부터 피어난 매발톱꽃도 있었다.
그 한 송이 한 송이 꽃들을 보면서, 생각의 세계에 잠겨들었다.
지난 5월 한 달에 내게 다가온 사연들에 대한 생각이었다.
내 국민학교 중학교 동기동창인 안휘덕 내 친구와 부부동반으로 충북 괴산의 산막이 옛길을 걷고, 이웃마을 함창의 아름다운 장미 공원을 찾았던 사연도 생각했고, 상주에서 있었던 바리톤 최들품의 ‘아리아리’ 공연에 발걸음 했던 사연도 생각했고, 사촌처남 부부와 충북 음성의 젠스필드cc에서 골프라운딩을 한 사연도 생각했고, 텃밭의 첫 수확인 꽃다지 오이를 따먹은 사연도 생각했고, 이른 아침에 들판으로 나가 성주봉 그 봉우리로 솟아오르는 아침 태양을 가슴에 담은 사연도 생각했고, 물 댄 논에 모내기 하는 농부와 인연을 튼 사연도 생각했고, 농원 앞뜰에 아내가 새롭게 가꾼 채송화 꽃밭의 사연도 생각했고, 안휘덕 친구에 역시 같은 국민학교 동기동창으로 대학교수를 역임한 박병학 친구와 부부동반으로 문경새재 옛 과것길을 오른 사연도 생각했고, 서울 근교의 경기 고양에 사는 처제네 집을 찾아 하룻밤 지새운 사연도 생각했다.
그 사연들 모두에 가득한 사랑이 함께 했다.
그 중에서도 특별히 내 마음에 담겨든 사연이 하나 있다.
나와 아내가 적을 두고 다니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우리 서울시민교회 담임이신 권오헌 목사님께서 나와 친구로서 공유하는 페이스북에 게시한 한 장의 사진이 그랬다.
장애를 가진 교인들의 모임인 희망부가, 그 희망부를 맡고 계시는 서경진 목사님의 인도로 교회 가까운 어린이 대공원에서 찍은 사진이었다.
권 목사님의 그 게시에는 다음과 같은 한 줄 글이 덧붙여져 있었다.
‘서울시민교회 희망부 모임(어린이 대공원) 공원이 가까와서 좋아요’
굳이 긴 설명이 필요 없었다.
100여 명의 교인들 얼굴 하나하나에서 그냥 우리들 사랑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5월에 쓴 나의 일기는 그 한 장 사진으로 끝맺음이 되고 있었다.
댓글을 붙여야 했다.
이리 붙였다.
‘함께 하고 있는 그 풍경만으로도, 그저 가슴 찡한 감동입니다. 저렇게 함께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로서는 하나님의 이 세상 지으심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게 되니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