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밀리토리네 강형욱도못말리는댕댕이
2023년 어느 봄날이었어.
우선 이 사진부터 보여줄게.
한쪽 팔꿈치는 드럽게 까맣고
한쪽은 팔꿈치는 드럽게 까맣진 않아…
혹시 두 팔꿈치가 모두 한 사람의 것이야?
맞아. 오늘 들려줄 이야기는
반팔시즌이 오기 전 흑꿈치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을 쳤던 어느 독기씨의 이야기야.
독기씨는 팔꿈치 미백을 위해 집에 있던 레몬과 감자를 갈기 시작했어.
레몬? 감자? 먹으려고?
아니 바르려고. 일종의 민간요법이지.
독기씨는 레몬즙과 밀가루를 섞어 만든
레몬팩을 왼쪽 팔꿈치에,
감자를 갈아 만든 감자팩을
오른쪽 팔꿈치에 각각 바르기로 했어.
미백에 효과가 있는 걸 빨리 찾기 위해
독기씨가 고안한 방법이었대.
반팔 시즌까지 시간이 촉박했거든.
그런데 효과는 있었을까?
ㅇㅇ 효과가 있으니까 이런 글을 쓰셨겠지?
아니야.
아쉽게도 독기씨의 팔꿈치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어.
그래도 레몬팩을 발랐던 왼쪽 팔꿈치는
어느 정도 미백효과를 보였었대. 다시 착색되기는 했지만...
알다시피 레몬에는 미백에 도움을 비타민C가
많이 들어 있잖아?
하지만 팔꿈치를 완전 미백하기엔 양이 턱없이 부족했던 거야.
아무튼 민간요법에서 큰 효과를 보지 못한 독기씨는
‘비장의 카드’를 준비하기로 했어.
그래, 문명의 이기를 이용해보자.
유튜브를 찾아보던 독기씨는 흑꿈치를 하얗게 만들려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어.
세 가지씩이나??
첫 번째는 까매진 각질제거야.
흑꿈치라는 게 사실 팔꿈치에 쌓인 각질이
검게 착색된 것이기 때문에
각질제거가 우선적으로 진행되어야 하거든.
그래서 독기씨는 매일 샤워 후
토너에 적신 화장솜으로 팔꿈치를 한번 더 닦아줬어.
근데 왜 하필 브링그린 토너야? 이거 혹시 광고 아니야?
미안해. 독기가 세븐틴 덕질하느라고
브링그린 토너를 박스째 사놨거든.
(흡족)
독기씨는 화장솜을 토너로 충분히 적셔준 후
꾹꾹 눌러주면서 팔꿈치를 정성스레 닦아줬어.
토너 성분이 팔꿈치에 잘 스며들도록 말이야.
이 단계가 없으면 이후에 바를 앰플도 크림도 다 겉돌 뿐이야.
독기씨의 경우 각질 찌꺼기가 매번 화장솜에 붙어나왔었지.
그렇다고 너무 빡빡 문지르면 안 되는 게
아까 독기씨가 뭘 했다고 했지?
샤워?
맞어. 각질을 한번 닦아낸 상탠데
한번 더 빡빡 문지르니까 많이 아팠던 거야.
아무튼 각질제거가 끝나고 독기는 다음 스텝을 향해 나아갔어.
두 번째로 독기씨가 했던 건 미백이야.
화장솜으로 각질을 밀어줬더니 색도
연해지고 부들부들해졌지만 여전히 착색이 남아 있었거든.
아까 민간요법으로 레몬팩을 했을 때
금방 돌아오긴 했지만 미백효과가 있었다고 말했잖아?
그래서 독기씨는 다크써클 없애려고 구입했던
베리홉 미백앰플을 팔꿈치에 바르기로 했어.
어머! 저거 비싼 거 아냐?
하지만 어쩔 수 없었어.
저 당시 독기는 흑꿈치 때문에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거든.
레몬보다 비타민C가 몇십배 더 들어가있다고 하니
더 빠르고 강력한 미백효과를 기대하는 것도 있었어.
그렇게 독기는 앰플 두 방울을 조용히 자신의 팔꿈치에 떨어뜨렸어.
얘는 여드름 잘못짜서 시커멓게 착색된 자국도
2주만에 없앤 전적이 있었기 때문에 독기씨는 기대하는 바가 굉장히 컸어.
하지만 아까운 바도 없지 않았어.
단순히 하얗게만 되면 상관없겠는데, 바르면 광도 좀 나거든.
독기는 팔꿈치에 광내고 싶었던 건 아니라서. 하지만 다른 방도는 없었어.
그래서 단 두 방울의 앰플에 염원을 담은 독기는
자신의 팔꿈치를 흡사 신줏단지 모시듯
조심스럽게 또 정성스럽게 문질러줬어.
각질제거도 끝냈고, 미백도 끝냈고,
마지막으로 남은 한 가지 보습을 할 시간이야.
보습은 사실 별 거 없어.
최대한 자극이 적고 유분이 적은 걸로
바디로션 바르듯 발라줄 뿐이니까.
평소에 쓰던 닥터지 수딩 크림이야.
독기씨는 자기 전 팔꿈치에 발라주고 잤어.
유분기가 많은 걸 발라주면 옷에 묻는 게 많아서 찝찝했거든.
그렇게 흑꿈치 루틴을 지키다 보니
어느덧 2주라는 시간이 흘렀어.
독기의 팔꿈치는 밝아졌을까?
성공했을 거 같은데
2주 후의 사진을 보여줄게.
???
처음 보여줬던 팔꿈치가 독기씨의 팔꿈치였구나.
맞아. 2주 동안 개처럼 구른 탓에
독기씨는 흑꿈치라는 절망 속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어.
팔꿈치는 얼굴보다 더 착색되기 쉬운곳인데
인간 눈이 거기까지 안 닿는 바람에
자기혼자 더 순식간에 까매진대.
나는 이제 내 꿈치 방치 안하려고.
다시 또 감자팩 갈고싶지 않거든.
“독기씨의 팔꿈치 이야기를 들은 당신의 생각은?”
※정리
>각질제거(브링그린 티트리 토너)
>미백(베리홉 미백앰플)
>보습(닥터지 수딩크림)
각각 2주 넘게 꾸준히 ‘덕지덕지’ 바르면 차도가 생김
첫댓글 ㅋㅋㅋㅋ도랏나 음성지원되네
2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