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행복
이해인
'오늘은 내 남은 생애의 첫 날입니다.'
이 말을 나는 요즘도 자주 인용합니다.
아주 오래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갔을 때 선물의 집에서 조그만 크기의 책갈피 하나를 사게 되었는데, 그 안에 적혀 있는
바로 이 글귀가 마음에 들어서였습니다.
"Today is the first day of the rest of your life."
(오늘은 그대의 남은 생애의 첫날입니다.)
그 순간 이 글이
내 마음에 어찌나
큰 울림을 주었는지! 삶에 대한 희망과 용기, 위로를 주는 멋진 메시지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평소에 늘 "오늘이 마지막인 듯이 살게하소서 !"
하던 기도를
"오늘이 내 남은 생애의 첫 날임을 기억하며 살게 하소서" 라고 바꾸어서 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이라는 말은 왠지 슬픔을 느끼게 하지만,
첫 날이라는 말에는 설렘과 기쁨을 주는 생명성과 긍정적인 뜻이 담겨 있어 좋습니다.
오늘도 새소리에
잠을 깨면서, 선물로 다가온 나의 첫 시간을 감사하였습니다.
'나에게 주어진
새로운 시간,
새로운 기회를 잘 살리도록 노력해야지' 하고 다짐하였습니다.
해야 할 일을
적당히 미루고 싶거나 게으름을 부리고
싶을 적에 나 자신에게 충고합니다.
'한 번 간 시간은 두 번 다시 오지 않아요. 정신을 차리고 최선을 다하세요.
성실하고 겸손하게!'
문득 문득
다시 생각나는 말, 나를 다시 움직이게 하고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말,
삶이 힘들 때 충전을 시켜주는 약이 되는 말
'오늘은 내 남은 생애의 첫날입니다.'
이 말이 있어
나는 행복합니다.
이 말을 계속 되새김 하다 보니 이런 기도가 절로 나옵니다.
'오늘도 싱싱한 희망의 첫 마음으로 내 남은 생의 첫 날을 살게 하소서.
새로운 감탄과 경이로움을 향해
나의 삶이 깨어 흐르게 하소서.'
첫댓글 암투병중이라는 이해인수녀님은 80세의 연세에도 여전히 강의와 시를 쓰면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계시는 것을 보면 이제는 완쾌가 되신것처럼 보이십니다. 오늘에 대한 경쾌한 정의는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과 기대를 함께 주었다고 생각합니다."'죽을만한 나이는 없다". 또한 "이만하면 설만큼 살았다는 나이도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매일마다 '이제는 죽어도 여한이 없다'라고 생각할 만큼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해 충실하게 사는 것이 잘 살다 흔쾌히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