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샘의 문화산책- 김순희 수필집<어쩌다 선생> /소음분쟁은 해마다 증가하고
소음과의 포옹
윗집이 이사 온 후 층간 소음이 심해졌다. 막대기로 바닥을 치는 것 같았고, 탱탱볼을 튕기는 것 같았고 쌓은 블록을 와르르 부스는 것 같았다. 소리로 봤을 때 어린 아이의 존재를 헤아릴 수 있었다. 나 역시 육아 시기가 있었고, 또한 그 고충을 이해하기에 적응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점차 스트레스가 쌓였다. 특히 묵직하면서도 간헐적으로 턱 턱 울리는 소리는 불면으로 힘든 내 상황을 극도로 예민하게 했다. 관리실에 중재 요청을 할까, 인사차 방문해 말을 해볼까, 고민에 휩싸였다. 잘못 했다간 이웃 간에 자칫 분쟁이 생기거나 교양 없는 사람으로 비칠까 전전긍긍하던 중 소음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일층에서 승강기를 탈 때였다, 함께 타는 사람이 우리 집 위층 버튼을 누르기에 혹시나 했더니 윗집 사람이라며 인사를 건넸다. 옆에는 열 살 남짓한 남자아이가 엄마의 팔을 잡고 기우뚱 서 있었다.
소음의 원인을 마주했다. 순간 머리를 크게 얻어맞은 듯했다. 가슴이 바위에 눌린 듯했다. 아이의 한쪽 다리에 교정기가 채워져 있었다. 선천적인 장애인지 후천적인 사고 후유증인지는 궁금하지 않았다. 한창 뛰어다닐 아이가 저러고 있으니 얼마나 갑갑할까 싶어 안타까웠고 옹졸한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더구나 어둠 체험을 하면서 소리의 소중함을 깨달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건만. 어떤 소리든 그렇게 반가웠던 시간이 얼마 지나지도 않았건만, 소리의 고마움을 그새 망각하고 있었다.<중략>
세상살이에 서투른 성격 탓에 유연하게 받아들이지 못했던 소리들이 많았다. 한여름, 지칠 줄 모르고 울어대는 매미소리에 함께 따라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늦은 밤까지 집 앞 공원 놀이터를 집 삼아 노는 아이들의 왁작거림을 막느라 무더위에도 창문을 열지 못했다.
신경을 건드리는 소음이 한순간에 음소거가 되기를 바라며 머리를 감싸곤 했다. 힘겹게 서있는 아이를 보며 곤두섰던 그동안의 감정을 삭였다.
어둠체험,100분의 어둠 여행이 끝날 때쯤 가슴에 차오른 건, 진부하게도 사랑이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소리가 반가웠었다. 그 소중함을 일깨워준 저 아이가 바로 사랑이다, 며칠 안으로 윗집을 방문해야겠다. 아이가 좋아할 만한 무엇인가를 준비해서 간다면 더 괜찮으리라. 비록 진부할지라도 표현할 때에야 비로서 보이는 것이 사랑이므로.
◾김순희 수필가는 강원도 영월산으로 경인교대를 졸업(교육학석사)했으며 학산문학으로 등단 현재 학산문학 편집위원이다. 문체부 발행<위클리 공감>에 에세이를 기고하고 ‘사람들,주목받는 수필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승강기소음 차단구조 의무화 개정안 발의
소음저감매트 소음차단 성능 대부분 불량
최근 국정감사장에는 강화 석모도에 주거하는 주부가 참고인으로 출석 눈물을 흘리며 “아이들은 잠을 먹고 자라요.” 라면서 대남방송으로 밤 3, 4시까지 잠 못이루는 아이들을 위해 정부가 시급히 대책을 세워달라고 울면서 호소했다.(환경경영신문,24.10.25일자)
우리나라는 전체 주택 가운데 공동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이 78.7%(2022 년 기준 , 주택업무편람 ) 에 달할 정도로 공동주택 비율이 높다. 층간소음 문제는 이웃 간 가장 큰 갈등의 요인으로 손꼽힐 만큼 중대한 문제임에도 정부가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해마다 층간소음으로 5, 6만건씩 발생하는데 지속적으로 증가추세이다.
이웃 간 배려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잘 정착되는 것도 층간소음 분쟁을 줄일 수 있다지만 분쟁건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소음분쟁에 의한 갈등에서도 관리주체와의 갈등이 과거는 높았으나 점차 개인간 갈등율이 높아지고 있다.
국토부가 층간소음 저감을 위해 진행하는 주요 사업은 층간소음 성능보강 사업과 층간소음 개선 리모델링 사업 등 총 2 가지다 . 각각 150 억 원, 40 억 원의 예산을 배정받았으나 층간소음 성능보강 사업은 0.7% 만 집행됐고, 층간소음 개선 리모델링 사업은 100% 전액 아예 집행조차 되지 않았다.
층간소음 성능보강 사업은 층간소음 방지용 소음매트 설치 비용을 저리로 융자하는 사업으로 최대 300 만 원까지 무이자나 저금리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실제 층간 소음의 주 원인은 아이들의 뛰는 소리, 발걸음 소리 등 중량 소음인데, 시중에 판매되는 소음저감매트가 이러한 중량 소음을 저감하는 데에는 그리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환경부가 시중에 판매 중인 주요 고급형 소음저감매트를 대상으로 소음차단 성능을 시험해 본 결과 10 개 소음저감매트 중 중량충격음을 차단하는 성능이 있는 것은 단 한 제품에 불과하였으며, 대부분의 소음저감매트는 가전 제품 소음 등으로 대표되는 경량충격음의 차단 성능만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승강기 소음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공동주택의 고층화에 따른 승강기 운행속도 증가와, 전국 각지에 새로 들어서는 재개발 재건축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승강기와 주거공간을 붙여서 설계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입주자들이 가정내에 유입되는 승강기 소음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법에서는 주택 및 시설의 배치, 바닥충격음 차단구조 등에 관한 주택건설기준을 시행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지만, 승강기 소음과 관련된 기준은 미비한 상태다.
이에 국회에서는 주택법 제35조제1항제2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주택건설 기준에 ‘승강기소음 차단구조’를 추가하는 개정안을 김동아 의원이 발의했다.
층간소음의 원인 | 충격음 구분 | 비율(%) |
아이들 뛰는 소리 또는 발걸음 소리 | 중량 | 69.2 |
망치질 | 중량 | 4.2 |
문 개폐, 가구(끌거나 찍는 행위) | 중량, 경량 | 5.4 |
진동(기계진동), 운동기구(런닝머신 등) | 진동, 중량, 경량 | 2.8 |
가전제품(TV, 청소기, 세탁기) | 진동, 중량, 경량 | 3.3 |
악기(피아노 등), 대화(언쟁 등), 부엌조리 | 공기전달음 | 2.6 |
원인미상 등 | 기타 | 12.6 |
자료 :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 층간소음 주요 원인 분석
(환경경영신문www.ionestop.kr김동환 환경국제전략연구소 소장, 환경경영학박사, 시인, 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