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엔 생일이 학기초에 돌아오는 관계로 거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넘어가곤 했었다.
그러던것이 군대에 가서는 확실하게 축하를 받았었고 사회에 나와서는 이제 나이 먹었으니 별다른 의미도 없고...
식솔이 딸린 가장이지만 객지에 혼자 나와있는 입장이다보니 아무래도 생일과 같은 기념일은 별다른 의미를 두고싶지 않은데 새벽부터 핸드폰이 부르부르 울어대는 것이 심상치가 않다.
저녁에는 식사약속이 있을 것 같아서 아침에 운동을 하게 됐고 레벨업휘트니스에 가서 몸 좀 풀고 트레드밀에서 워킹에 이어 조깅모드로 런닝을 6Km 채워주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한다.
그런데 그러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핸폰이 부르부르~
너무나 많은 축하 메시지가 쏟아지다보니 일일이 답신하는 것을 포기하고 나중에 한꺼번에 인사하는 것으로 미뤄놓는다.
요란했던 SNS와 대조적으로 정작 아침상은 라면, 미역 비슷한 것이 들어갈 음식이 그것밖에 없다보니...다시마를 듬쁙 넣고 스프는 쬐금만 넣어 밍밍하게...김목사가 된 김모씨가 있었으면 한참 또 시끄러웠을텐데 ㅎㅎ
그러고 난 뒤 출근길에 그래도 명색이 기념일인데 옷도 잘 입고 간답시고 양복바지를 입고 잔차를 탔는데 뭐가 허전하다 싶던 것이 현장에 도착해서야 알게되었는데... 사무실 열쇠가...지갑도...
상현동 사거리에 대형 교통사고가 나서 차들이 줄지어 밀려있는 가운데 잔차를 타고 숙소까지 찬바람을 뚫고 왕복.
점심땐 어제 식사약속을 잡았던 영감님이 까맣게 잊어버려 느즈막히 함바에서 혼밥.
한술을 더 떠서 저녁식사까지도 이 패턴을 이어가나 싶었는데 대 반전이 일어난다.
집사람이 버스를 타고 올라오는 깜짝쑈.
거기다가 수도권에 사는 두 누나도 지난주의 약속을 잊지않고 챙겨 때아닌 야탑역의 축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