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취소모임 대표, 법무장관 지명
여당 대표는 대법원장 타도 선동
배경엔 ‘대장동 무죄’ 판사와 연관
공소취소 의도 안 감추고 노골화
일루셔니스트 후디니를 ‘전설’로 만든 것은 그의 탈출 마술이었다.
그는 자기가 만든 장치로 눈속임을 하지 않고,
기꺼이 타인이 설계한 장치로 들어가 빠져나오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수갑, 족쇄, 압박조끼, 물을 채운 밀크통 등 그 어떤 감금 장치도
그의 탈출을 막지 못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시연하는 생존예술을 보면 후디니를 떠올리게 된다.
다른 이라면 절대 빠져나오지 못했을 수많은 감금장치를 척척
빠져나오는 능력은 실로 감탄을 자아낸다.
신기(神技)를 가지고 태어나신 듯하다.
웬만한 사람이라면 쌍욕 녹음테이프의 공개와 함께 정치생명이 끝났을 것이다.
주변인들이 줄줄이 목숨을 끊고 측근들이 줄줄이 구속됐을 때,
웬만한 사람이라면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정치인으로서 생존을 포기했을 것이다.
선거법 재판에서 법원이 6·3·3 원칙을 지켰다면, 정치를 계속할 수 없었을 것이다.
법원이 체포영장을 기각하지 않았다면, 지금 감옥에 있을지도 모른다.
다른 주자들처럼 패배한 대선의 책임을 지고 대표 연임을 포기했다면,
지금 야인으로 지내고 있었을 것이다.
운도 좋다. 윤석열이 자폭을 할 것이라고 누가 생각했겠는 가?
그 어리석은 쿠데타 시도만 아니었다면
반도체 수퍼 사이클은 그의 것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대통령은 지금 민주당 대표에서도 물러난 상태일 것이다.
우주의 기운이 온통 그에게 몰린 듯하다.
하지만 그의 탈출마술을 구경하기 위해 사회는 비싼 관람 료를 치러야 했다.
대가는 에토스의 붕괴였다.
그사이에 공직윤리가 무너졌다.
무려 5개의 형사재판을 받는 이가 대통령까지 올라가는 판이니,
웬만한 범죄는 공직에 오르 는 데에 아무 방해도 되지 않는다.
그의 탈출 마술은 이제 시즌2를 맞았다.
이번 시즌이 지난 시즌보다 위험한 것은, 이 생존예술가가 지금은
국정의 최고 자리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대통령의 탈출 묘기가 곧 정국운영이 되고,
공소취소와 연임개헌이 아예 국정기조가 되었다.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 정책과 의제를 둘러싼 논쟁이 있었던가?
있었던 것은 오직 공소취소를 “미친 짓”이라 부르는 세력과, 대통령의 아바타가 되어
“기소되었으니 재판을 받으라는 것은 사법의 탈을 쓴 폭력이자 야만”이라
외치는 세력의 대결뿐이었다.
개각은 어떤가?
나머지는 자투리고 알짜는 김승원 후보다.
그는 지인의 부탁으로 식품의약안전처장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 덕분에 실험용 쥐가 먹고 죽은 물질을 사람에게 먹이는
임상시험의 승인이 내려졌다.
이런 이가 법무부 장관이라니 가당키나 한 일인가?
론스타 소송 때 그는 앞장 서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항소 방침을 공격했다.
그가 당시에 법무부 장관이었다면,
항소 를 포기하고 국민의 혈세 7조를 그냥 날렸을 것 아닌가.
그런 이에게 법무부 장관을 맡긴단다. 이게 온당한 일인 가?
그럼에도 대통령은 그를 굳이 후보로 지명했다.
그게 다 대장동 재판에서 사기꾼 남욱의 변호를 맡고,
당에서 공소취소 모임을 주도한 공이다.
결국 빌라도처럼 손 씻고 도망간 전임자를 대신해
자기의 숙원사업(공소취소)을 처리해 달라는 뜻 아니겠는가.
사법부에 대한 공격도 같은 맥락이다.
얼마 전 김민석 대표는 당에 조희대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현수막을
전국적으로 내걸라고 지시했다.
집권여당의 대표가 주석을 옹위하는 홍위병 대장이 되어
사법부의 수장을 ‘타도하라’고 선동을 한다.
이게 정상국가인가?
이 소동의 배경에는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대장동 수괴 김만배에게 무죄판결을 내린 고법판사가 있다.
임기 내에 임명할 22명 대법관을 모두 자기한테 유리한 인물로 채우겠다는 속셈이니,
결국 이 사건도 대통령의 재판 탈출 묘기의 연장인 셈이다.
장윤기 사건은 이른바 ‘검찰개혁’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그걸 빤히 보고도 보완수사권 폐지를 굳이 강행했다.
민심이야 어떻든 계속 검찰을 악마화해 두는 것이 공소 취소에 필요한 명분을 쌓는 데에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일 게다.
거기에 재판소원에 배임죄 폐지까지, 층층이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두었다.
다른 것은 몰라도 탈출묘기 하나만 은 정말 빈틈없이 꼼꼼하고 정교하기가 이를 데 없다.
물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나,
지금 대통령에게 자기만큼 절실하게 급한 국민은 없다.
이제는 그 지저분한 의도를 감추지도 않는다.
노골적으로 트릭을 드러내도 마술사가 대통령이니 말릴 수가 없다.
시즌1의 ‘cathch me, if you can’이 이제 ‘stop me, if you can’으로 변했다.
배를 째라는 얘기다.
아, 후디니는 그 후 어떻게 됐냐고?
온갖 탈출에는 성공했으나, 어처구니 없이 뱃심 자랑하는 차력 쇼를 하다가 목숨을 잃는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
첫댓글 냉철한 비판 잘 읽었읍니다
우리사회 지식인들이 생계형 안주에 타협하거나,
이념과 광장선동을 피해
편한쪽을 택한다는 직식인의 죽음글을 얼마전 보았는데,
그래도 한줄기 희망을
보는것 같습니다.
진짜 나라걱정ㅡ
혁명정부아니면 될까 싶습니다
물극필반 기만즉경이라
했는데ㅡ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