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에 읽는 시)
세상살림
임영봉
세상에 돈을 많이 벌어
세상을 돕는 게 맞는가
아니면
세상에 둏은 시를 많이 지어
세상을 돕는 게 맞는가
물론 세상을 살면서
둘다 모두 할 수 있다면이야
세상 더할 노릇이 없겠지만
어디 사람 사는 게 그런가
한쪽이 차면 한쪽은 비는 것
그대는 어느 쪽이 옳은가
이왕이면 다홍치마
나도 좋고 세상도 좋고
***시 해설
이 시 "세상살림"은 임영봉 시인이 인간 존재의 본질과 삶의 가치에 대해 깊이 성찰하는 작품입니다. 시의 형식은 간결하고 명료하며, 질문 형식으로 전개되어 독자가 스스로 생각해보도록 유도합니다. 이러한 형식은 시에 내재된 주제를 더욱 강조하며, 독자가 시인의 의도와 감정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합니다.
내용적으로, 시는 물질적 부와 정신적 풍요의 갈등을 다룹니다. "돈을 많이 벌어 세상을 돕는 게 맞는가"라는 질문은 현실적인 삶에서의 선택과 그로 인한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반면 "좋은 시를 많이 지어 세상을 돕는 게 맞는가"라는 질문은 예술적 가치와 인간의 감정적 측면을 조명합니다. 시인은 두 가지 선택 사이의 균형을 찾고자 하며, 이를 통해 독자에게 자신의 삶에서 어떤 가치를 추구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요구합니다.
시의 결말 부분에서는 "이왕이면 다홍치마"라는 구절로, 아름다움과 즐거움이 함께하는 삶을 강조합니다. 이는 물질적 풍요와 정신적 풍요가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인 상태를 나타내며, 궁극적으로 인간이 추구해야 할 삶의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임영봉 시인은 이 시를 통해 삶의 복잡성과 인간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며, 독자에게 깊은 사유의 여지를 남깁니다. 그러므로 이 시는 단순히 물질과 정신의 대립만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다양한 측면을 아우르는 철학적 성찰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영어 번역
Living in the World
By Lim Young-bong
Is it right to earn a lot of money
To help the world?
Or is it better
To write many beautiful poems
To assist the world?
Of course, if one could do both
While living in this world,
There would be no need for more.
But is human life ever like that?
When one side fills, the other empties.
Which side do you think is right?
If possible, let it be the crimson skirt—
Good for me, good for the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