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S'appeler Raoul ( 2021년)
출판사 책소개
자기 이름을 싫어하는, 세상에 하나뿐인 특별한 빨간 곰의 이야기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하는 빛나는 그림책
이름이 좋고 나쁜 것은 글자에 있지 않고, '함께 보낸 시간'에 있다는 것을 말하는 그림책
아주아주 커다란 라울은 독특한 빨간 털을 가진 곰이에요. 하지만 친구들이 자기 이름을 부를 땐, 엄청 작고 못생긴 그저 그런 빨간 곰이 되지요. 라울은 자기 이름을 싫어하거든요. 라울은 자기 이름이 세상에서 가장 이상하고 우스꽝스러운 이름이라고 생각해요. 친구들이 “라울아!”하고 부르면 온몸에 소름이 돋고 기분이 나빠진대요. 못생겼다고 느껴지고 어디론가 확 사라지고 싶대요. 자기 이름이 마치 데굴데굴 굴러가는 커다란 공 같대요.
라울에게는 친한 친구 자코트가 있어요. 라울과 자코트는 호수에서 스케이트도 함께 타고 날아가는 제비들도 같이 보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에요. 라울은 자코트의 이름이 부러워요. 아무도 좋아하지 않을 것 같은 자기 이름과는 달리 멋진 이름을 가졌으니까요. 자코트의 이름은 집 안이나 마당에는 없는 멋진 이름이에요. 신비한 회오리바람 같고, 당당한 여왕님 같고, 또 새콤달콤한 귤이나 자유로운 잠자리처럼 근사하거든요.
하지만 자코트에겐 라울의 이름도 멋진 이름이에요. 달콤한 꿀 같고, 고소한 과자 같은, 맛있는 냄새가 나는 라울의 이름. 자코트는 자기 이름이 싫어서 움츠러들어 있는 친구 라울에게, 라울의 이름이 얼마나 멋진지 그리고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따뜻한 마음으로 느끼게 해 줍니다.
라울은 콤플렉스를 떨치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법을, 자코트는 친구란 어떤 마음을 갖는 것인지를 알게 해 주는 그림책입니다.
■ 그림작가 마르타 오르젤은 그래픽적이고 플랫한 스타일로 이 책을 그렸는데, 라울의 표정이 살아 있어서 금방이라고 말하고 움직일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라울의 감정이 더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작가 앙젤리크 빌뇌브는 어릴적 자신의 이름을 싫어했대요. 대신 동생 이름 ‘클레망틴’을 좋아했다고 합니다. ‘클레망틴’은 유럽에서 주로 먹는 귤(영어식으로 ‘클레멘타인’이라고 함) 이름과 같아서 이 책에서는 새콤달콤한 귤로 등장합니다. 이 그림책을 번역한 정순 번역가도 자기 이름을 싫어했다고 하는데요. 학교에서 선생님이 이름을 부르면 늘 얼굴이 빨개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그림책을 처음 보았을 때 라울의 얼굴 표정이 자기 표정 같았고, 라울의 마음이 누가 자기 이름을 불렀을 때 느낀 감정 그대로라고 느꼈대요. 하지만 지금은 작가도 번역가도 자신들의 이름을 싫어하지 않는 것 같아요. 필명을 쓰지 않는 걸 보면요.
만일 라울이 ‘세상에서 가장 이상하고 우스꽝스러운’ 자신의 이름을 다른 이름으로 바꾸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다행히 친구 자코트가 라울에게 자신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수천 가지 이유를 살짝 알려줍니다. 그리고 절대 이름을 바꿀 수 없는 한 가지 소중한 이유를 따뜻하게 전해 줍니다. 이름이란 문자 그대로의 느낌보다 누가 어떤 마음으로 불러 주는지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지는 게 아닐까요? 서로 부르고 부르는 관계 속에서 상대에 대한 존중과 긍정적인 자기 이미지를 만들어나가는 매개체가 아닐까요?
첫댓글 사랑하는 부모님이 그 이름을 주셨을땐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걸 그때는 왜 몰랐을까요? 사실 이름보다 내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게 더 먼저일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