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 ‘KBS 비바! K-리그’ 화면 캡쳐
[어메이징 싸커] ⑪ 수원 블루윙즈, 에두의 못다 이룬 꿈을…
98, 99, 2004년에 이어 작년 2008년마저 우승컵을 거머쥐며 명실상부한 K-리그의 ‘절대 강호’로 자리 매김했던 수원 블루윙즈가 예상치 못한 침체기에 빠졌다. 시즌 전, 겨울 이적 시장에서 마토, 조원희, 이정수 등이 빠져나가 올 시즌 어느 정도 어려움은 있을 것으로 보였지만 이 정도 일 줄은 몰랐다. 수원은 22일 현재, 16라운드까지 진행된 K-리그에서 15개 팀 중 4승 5무 6패 승점 17점으로 11위를 달리고 있다.
거기에 몇 시간 전 종료된 포항과의 ‘피스컵 코리아 2009’ 8강전은 지난 1차전 원정 경기에서 0-3의 패배를 당한 데 이어, 오늘 홈에서 벌어진 2차전마저 0-1로 패배하며 지난 시즌 컵대회 우승의 영광을 재현하지 못하게 되었다. 지난달 24일, J-리그 나고야 그램퍼스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원정 경기에서 에두가 골을 터뜨렸음에도 1-2로 석패하며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를 마감해야 했던 수원. 불과, 채 한 달이 되지 않은 시기에 또 다른 대회에서 조기 탈락하고 만 것이다.
그러나 수원은 아직 ‘K-리그’와 ‘FA컵’ 2개의 대회가 남아있다. 현재, K-리그 선두인 FC서울이 10승 3무 3패 승점 33점으로 수원과 승점이 거진 2배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수원의 K-리그 우승을 논하기는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K-리그는 여타 축구 선진국과는 다르게 풀리그가 아닌 6강 플레이오프 제도를 통해 우승팀을 가리기 때문에, 시즌 종료 시점까지 6강 안에만 들면 우승 가능성은 생기기에 꼭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현재 수원으로서는 시즌 내내 진행되는 K-리그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올 시즌은 FA컵 우승을 위해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FA컵 32강전부터 참가한 수원은 32강에서 노원 험멜, 16강에서 부산 아이파크, 8강에서 전남 드래곤즈를 연이어 격파하며 4강에 안착한 상태다. 현재로서는 우승 가능성이 희박한 K-리그보다는 충분히 승산이 있는 FA컵이다.
여기에 수원에게는 FA컵을 반드시 우승해야만 하는 확실한 명분이 있다. 수원은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아픔을 잊지 않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내년 시즌 아시아 전역에 제대로 된 ‘강자’ 수원의 모습을 똑똑히 보여주고자 하는 그 명분 말이다. 그리고 추가로 에두의 못다 이룬 꿈을 이뤄주기 위한 나름 가슴 아픈 사연도 있다.
여러분이 위에서 보았던 ‘KBS 비바! K-리그’에서의 ‘에두’ 이미지는 지난 2008년 5월 19일 방송된 장면을 캡쳐하여 사용하였는데, 이 두 장의 사진만으로… 그에 쓰여 있는 글귀만으로 지금 이 순간 에두가 한국에서 이루고자 하는 소망과 목표 그리고 꿈을 알 수 있다.
브라질 출신의 에두는 지난 2007년 1월 혜성과 같이 K-리그에 등장했다. 2003년까지 브라질에서 선수 생활을 한 에두는 2004년부터는 독일 분데스리가 ‘VfL 보훔’과 ‘FSV 마인츠 05’를 거쳐 K-리그에 입성하게 되었다. 특히 마인츠에서는 ‘수원 블루윙즈’ 차범근 감독의 아들인 차두리와 잠시나마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로, 차두리가 적극적으로 추천하여 수원의 푸른 유니폼을 입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나름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선수 생활을 했던 에두도 K-리그 이적 첫해인 2007년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리그와 컵 대회를 포함해 총 34경기에 출전한 에두는 7골 4도움을 기록하는 나름 준수한 성적을 선보였지만, 더 큰 활약을 기대했던 차범근 감독과 수원 구단 관계자, 더불어 서포터즈 ‘그랑블루’를 만족하게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당시 카메라를 통해 본 에두의 모습은 무척이나 힘겨워 보였다. 무언가 풀리지 않는다는 표정이 역력했고, 접해보지 못한 환경 등에 굉장히 힘들어하는 모습이었다. 그런 에두의 모습을 보며 필자는 그 낯선 외국인에 대한 왠지 모를 연민의 정을 느꼈다. 당시 부진에 빠져있었지만, 왠지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사라지는 그런 여타 외국인 선수들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그가 어느 정도의 노력을 하는지는 매 경기 달라지는 그의 모습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조금씩 K-리그에 적응해가던 에두는 어느 순간부터 짧았던 머리를 기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2008년이 되었고, 혹시나 그가 떠나지는 않았을까 노심초사하며 K-리그 개막을 기다렸던 필자에게… 에두는 그렇게 2008시즌이 시작함과 동시에 그전과는 180˚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2008 K-리그 대전과의 개막전에서부터 2골을 몰아치며 그는 2008년 대활약을 예고했다.
실제로 에두는 2008시즌 리그와 컵 대회를 합쳐 총 38경기에 출장해 16골 7도움을 기록하며, K-리그 최고 공격수 중 하나로 우뚝 섰다. 에두의 폭발적인 활약에 힘입어 수원은 전남을 꺾고 컵 대회를 우승한 이후, 정규리그마저도 1위를 차지하며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하였다. 이어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온 ‘숙적’ FC서울을 상대로 1차전 원정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2차전 홈에서 2-1로 승리하며 2008 K-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단 1경기로 우승컵의 향방이 갈라지는 이 중요한 경기에서 에두는 또 다시 빛을 발했다. 전반 36분, 에두는 서울 진영 문전 안으로 공을 몰고 파고들어갔고 당황한 FC서울의 수비수 김치곤이 거친 태클을 하며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페널티킥을 유도한 에두는 당시 주장 송종국에게 키커를 양보했고, 송종국은 이것을 그대로 성공시키며 이 골은 우승을 결정짓는 결승골이 되었다. 수원은 리그와 컵 대회 모두를 제패하는 일명 ‘더블’을 달성하였고, 에두가 그토록 바라던 소원 중 한 가지였던 K-리그 우승은 그렇게 이루어졌다.
국내를 깔끔하게 정복한 수원과 에두는 이제 그렇게 갈망하던 아시아 정복에 나섰다. 시작은 순조로웠다. 지난 2007, 2008시즌을 우승하며 J-리그 2연패의 대기록을 세운 ‘가시마 앤틀러스’를 홈으로 불러들여 4-1의 스코어로 대파했다. 이어 ‘싱가포르 암포스’를 상대로 원정임에도 2-0의 승리를 거두며 승승장구한 수원. 그러나 조별예선 마지막 남은 상대였던 ‘상하이 선화’와의 원정 경기에서 1-2의 스코어로 예상치 못한 패배를 당하며, 수원의 아시아 정복 계획은 조금씩 틀어져만 갔다.
2주 뒤, 상하이를 홈으로 불어들인 수원은 2-1로 승리하며 복수에 성공했으나, 홈에서 대파했던 가시마와의 원정 경기에서 0-3의 패배를 당하며 다시금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마지막 6차전은 암포스와의 홈 경기. 이 경기에서 승리해야만 2위로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수원은 누구나 예상한대로 깔끔하게 3-1로 승리하며 16강행 열차 티켓을 아슬아슬하게 거머쥐었다.
에두가 한국 땅을 밟고 나서 그린 장밋빛 청사진은 그렇게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 같았다. 하지만, AFC 챔피언스리그에는 UEFA 챔피언스리그와는 다른 치명적인 오류가 있었다. 16강 경기가 조별 예선 1위로 진출한 팀의 홈 경기장에서 단판 승부로 진행되는 것이었다. 수원의 상대는 조별 예선에서 울산 현대를 홈, 원정 구분없이 3-1과 4-1의 스코어로 대파했던 나고야 그램퍼스. 만만치 않은 상대였고, 거기에 원정 경기여서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으로 보였다.
전반 21분과 후반 22분에 오가와, 다마다에게 연속 골을 내준 수원. 이대로 끝난다면 힘겹게 16강에 진출한 의미가 없어지는 상황에서 우리의 에두가 또 한 건 해냈다. 후반 24분, 김대의가 왼쪽 측면에서 올려준 땅볼 크로스를 에두가 논스톱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가른 것이었다. 이후 남은 시간 동안 수원은 이를 악물고 추가 골을 넣기 위해 달려들었지만, 적지에서 또 다시 골을 집어넣기란 쉽지 않았다. 경기는 그렇게 1-2의 스코어로 끝이 나며 수원과 에두의 아시아 정복의 꿈은 한순간에 끝이 나고 말았다.
관심이 많은 축구팬은 익히 알고 있겠지만, 수원과 에두는 2007년부터 3년 계약을 하였다. 그렇다. 계약은 바로 올해까지다. 에두의 꿈이자, 소망이자, 목표였던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이렇게 허무하게 무산된 마당에 수원과 에두는 앞으로 어떤 가이드라인을 세워야 할까. 우선 수원은 어떻게 해서든 반드시 에두와 재계약을 해야 한다. 그리고 늦게나마 발동이 걸려서 기적적으로 K-리그 우승을 했으면 좋겠지만, 지금까지는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희박하기에 위에서 언급한 대로 FA컵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그 후에 수원은 에두와 함께 다시 한번 아시아 정복에 나서는 것이다.
수원의 롤모델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다. 바로 오늘 수원에게 쓰라린 패배를 안겨준 포항이다. 포항은 2007년 K-리그 우승과 함께 이듬해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했지만, 당시 조 1위만 8강에 진출할 수 있었던 리그 규정에 가로막혀 조별 예선에서 탈락하며 고배를 마셔야 했다. 그리고 포항은 지난해 비록 리그 우승은 놓쳤지만, FA컵을 우승하며 다시 한번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기 위한 도전에 나섰고, 지금의 수원과는 다르게 8강에 안착하며 우승을 위한 레이스를 계속하고 있다.
아쉽게도 포항은 지난 FA컵 8강전에서 성남에게 2-1로 패하며 4관왕의 꿈은 무산되었지만, 그래도 남은 대회에서는 우승에 여지가 충분히 남아있는 포항. 이런 포항을 수원은 롤모델로 삼아 내년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나서야 한다. 다른 것 없이 똑같은 길만 가면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에 리그 우승을 했으니 올 시즌 FA컵을 우승하고, 포항처럼 아시아 무대에서 쉽게 지지 않는 그런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면 되는 것이다.
필자는 본인이 현재 거주하는 경기도 남양주시의 유일한 스포츠 팀. K3리그 ‘남양주 시민축구단’의 존재를 알고 나서는 어느 순간부터 수원과 에두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마음속으로나마 꾸준히 그들을 응원하고 있다는 것은 변함없다. 남자가 봐도 멋있는… K-리그가 그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을 외국인 선수인 에두를 내년, 내후년에도 계속 K-리그에서 보고 싶다. 수원 구단 측에서 반드시 에두와 재계약하여 올해 FA컵을 우승하고, 내년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다시 한번 진출하고 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행복해 할 에두의 모습을 꼭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꿈을 이룬 에두의 행복한 미소는 어떤 모습일지 무척이나 궁금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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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에두의 복화술 ㅎㄷㄷㄷㄷㄷ
에두 가지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미 님은 빅버드의 퐌타지스타
어쩜 이렇게 내생각과 같을까..에두 ㅠ
★☆★에두신찬양★☆★
에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짐캐리 하이!!!!!!!!!!!!!!!
간만에 정독했다. 헉헉~
에두 지금 오히려 살짝 부진한게 거 마음에 놓이는 아이러니한 상황.. 제발 남아줘.. K리그의 역사가 되어죠..ㅠㅠ
에두 가지마ㅠㅠㅠㅠㅠ사랑해요 에두
혹시나 이적하더라도 그팀이 케이리그팀이었으면 좋겠음... 물론 수원에 남는게 젤 좋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