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이닥쳤다 미친놈들이 문자가 왔다 미친년들이 친척에게 헛소리를 해댔다 미친놈이 친척은 필요 없다 돈벌이로 밖에 벌이도 안 된다 장례식에 가나봐라 그 개새끼들은 조폭 흉내를 내거나 바쁜 척 한다 명절은 혼자가 좋다 깨어보니 세상은 변했다 세 시간 사이에 세상은 미쳤다 그래 고맙다 하기에는 형제였던 이들아
절필2
감각으로 받아들인 인상은 그 어떤 사상 체계나 사색 방법보다 기억을 간직하는 최상의 배양토였다. *
음악가와 사무라이는 악기와 칼을 빼어들면 자신은 사라지며 일체 - 통로가 된다.
무한한 반복을 통해 격투자와 용사들은 살인 기계, 전투 기계가 된다. 육체와 정신 - 기관들을 최대한 끌어올린 감각은 기계적으로 작동한다.
나는 문장이다. 리듬이다. 감각은 오롯이 감지하고 반응한다.
가지기 위해 잃었다.
절필은 절필이 아니다. 한낱 낱말이다.
*헤르만 해세 <기우사> 중
절필3
동생이 말했다. 죽는 편이 도와주는 거다.
아빠가 말했다. 성직자가 되라.
엄마가 말했다. 자식으로 생각 안 한다.
빌이 말했다. 마음 떠난지 오래다.
리가 말했다. 실망했어요.
진이 말했다. 너무 하는 거 같다.
고모가 말했다. 미국 가지마라. 죽는다.
삼촌이 말했다. 부모님한테 해준게 뭐 있노.
ㅊ가 말했다. 오래 좋아할 여자 없다.
ㅊ가 말했다. 글로만 보고 싶은 인간이다.
내가 언어다.
절필4
파괴하고 파괴한다 창조되고 창조된다
맛이 가도 언어를 잃지 않는다.
잃는 순간 파괴일 뿐이다. 창조하지 않는 파괴는 무용하다. 휴지쪼가리보다 가볍고 졸작보다 가치 없다.
주먹다짐을 해도 링위에서 고성방가를 해도 무대에서 노상방뇨를 해도 필름에서
나는 보는 사람이다. 주먹다짐을 하고 고성방가를 하고 노상방뇨를 하는 파괴하는 파괴자를 본다.
나는 관대하다. 보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 나는 거만하다. 보는 것을 비웃는다. 나는 비열하다. 보는 것을 창조한다.
첫댓글 절필3 맘에들어요.. 걍..논리적 객관적 다 배제하고 걍 느낌이 그래요
저한테는 어려운 글이네요. 이상이나 김수영의 시랑 비슷한 느낌 같기도 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