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 인사로,
“날씨가 많이 풀렸지요? 건강 조심하세요!”라는 말을 가끔 들으시죠?
당연히 자주 그런 인사를 하실 것이고......
여기서,
추위나 더위의 정도를 나타내는 부사는
‘많이, 적게’가 아니라, ‘상당히’ 나 ‘꽤’를 써야 바릅니다.
오늘은 으뜸과 버금에 대해서 말씀드려볼게요.
몇 년 전, 제주도에서 만든 책자 중에,
‘제주도!, 하와이에 버금가는 관광 도시로 개발!’이라는 글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버금가는’이 잘못 쓰였습니다.
‘버금’은 “으뜸의 바로 아래 또는 그런 지위에 있는 사람이나 물건”을 이릅니다.
그리하여 만년 차점(次點) 낙선자에게 하는 말로
“그는 선거를 했다 하면 늘 버금이었다”고 하고,
큰아들이 나약하여 둘째아들을 보위에 앉히려 할 때
“나약한 맏이를 폐하고 억센 버금을 세운다”라고 합니다.
곧, ‘버금가다’는 “으뜸의 바로 아래가 되다”로,
“왕에 버금가는 실세”라고 하면 ‘제2인자’란 뜻이 됩니다.
‘버금가다’는 ‘다음가다’라는 뜻이지 동등하다거나 같은 수준이라는 말이 아닙니다.
그런 뜻으로 쓰려면 ‘맞먹다’나 ‘같다’를 써야 합니다.
곧,
‘제주도!, 하와이에 맞먹는 관광 도시로 개발!’이라고 써야하는 거죠.
‘맞먹는’을 쓰지 않고, ‘버금가는’을 쓰면,
만 년 일등은 하와이고 잘해야 이등이 제주도라는 말이 됩니다.
그런 뜻으로 이 문장을 만든 것은 아닐 거잖아요.
‘버금가다’는 참 좋은 우리말입니다.
상황에 맞게 잘 살려쓰면 좋겠습니다.
어제 스타킹 동안선발대회를 보았는데...
최종 심에서 5명을 뽑아놓고 등위를 가리는데 말이지요.
상의 종류가 참으로 묘했습니다.
동상 2명, 은상 1명, 금상 1명 그리고 대상 1명이었어요.
무슨 운동경기도 아닌데... ^^* 올림픽에서 금메달 위애 더 좋은 게 있었던가? ^^*
각종 경연대회를 보면 ‘최우수’에서 ‘최’는 ‘가장 높다’는 뜻으로,
절대 두 개가 될 수 없는데 어떻게 최우수상이 여러 명이 나오기도 하는 세상입니다.
가장 높다는 상인 최우수상보다 더 높은 상을 ‘대상’이라는 말로 꾸며 놓았으니..
이게 말이 되나요?
어떻게 대상이 최우수상보다 높죠?
그럼 그 위에 클 태를 써서 ‘태상’도 하나쯤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러다 그보다 더 높은 상을 만들어야 한다면 참 진 자를 넣어서 ‘진태상’이라고 만들 건가요?
우리 어른들이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짓을 하니, 애들이 그걸 배워서
‘오리지날 울트라 슈퍼 캡 짱’이라는 소리나 하고 다니는 겁니다.
바로 이런 상을,
으뜸상, 버금상, 아차상으로 나눠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꼭,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으로 나눠
말도 안 되는 한자를 써야만 품위 있는 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으뜸상, 버금상, 아차상!
얼마나 좋아요.
제 말씀이 좀 심했나요?
제가 받지 못했기에 그냥 한 번 뒤대봤습니다. ^^*
오늘도 보람찬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드림